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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나쁜 자식

그 말을 들은 신연지는 말문이 막혀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 나쁜 자식!

하지만 화가 나기도 잠시, 600억이라는 금액을 단기간에 무슨 수로 구할지 너무 막막했다.

신연지는 짜증을 가득 안고 택시를 잡아 진유라의 골동품 가게로 향했다.

점원이 그녀를 보자마자 깍듯이 인사했다.

“사장님은 2층에 계세요.”

“감사해요.”

그녀는 곧장 2층으로 올라갔다. 손님을 배웅하고 돌아온 진유라가 그녀를 보자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네가 이 시간에 어쩐 일이야?”

신연지는 힘없이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 말을 들은 진유라는 경악하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남자가 너무 비겁한 거 아니야? 재경그룹 그 돈 없으면 망한대? 어떻게 여자한테 그런 비겁한 짓을 할 수 있어?”

신연지는 박태준의 의도 따위에는 관심 없었다. 회사도 멀쩡하니 잘 돌아가고 있었다.

“어떻게 할 생각이야?”

진유라가 물었다.

“그때 그 인간이랑 결혼한 것도 결국엔 빚 때문이었잖아. 그런데 박태준 말이야. 이렇게까지 비겁한 수를 두는 걸 보면 이혼하기 싫은 게 아닐까?”

신연지는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그런 상상은 해본 적도 없지만 그건 그대로 끔찍했다.

“아니면 일단은 이혼하지 마? 박태준이 인성이 쓰레기 같지만 잘생기고 돈도 많잖아. 무제한으로 긁을 수 있는 카드까지 주고. 부부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생활 요즘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그걸 바라는데.”

신연지는 약간 넋이 나가 있었다.

3년 동안 자신의 정신력을 갉아먹은 결혼 생활을 떠올리자 혐오밖에 남은 게 없었다.

“이혼은 내 선택이야. 유라야, 괜찮은 손님 있으면 의뢰 좀 맡아줘. 나 뭐든 할래.”

그녀는 급하게 돈이 필요했다. 작업실 월급은 고정 월급이고 대부분 국가 고고학팀에서 출토한 문물이라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기에 그녀에게 돌아오는 보너스가 거의 없었다. 돈을 벌려면 결국 개인 의뢰를 받아야 했다.

잠시 침묵하던 진유라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괜찮은 의뢰가 하나 있는데 네가 받기 싫어할 것 같아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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