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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그녀를 구해주다

신은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냥 가버렸다. 그를 기다리거나 그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볼 마음이 전혀 없었다. 떠날 때 그가 손에 들고 있던 밀크티도 가져갔다.

하이힐 소리는 멀어져 갔지만 박태준의 텅 빈 손은 여전히 허공에 있었다.

공예지는 손으로 땅을 짚고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관절 부위의 상처는 그녀의 움직임에 의해 다시 벌어져서 새빨간 피가 그녀의 하얀 종아리를 따라 흘러내렸다.

옆에 지나가던 사람이 입을 열었다.

"아이고, 여자애가 이렇게 피를 많이 흘려서 쓰나? 정말 나쁜 짓을 했네. 빨리 사람을 데리고 병원에 가서 붕대를 감아주지 않고 뭐해? 남자 친구가 맞긴 해?"

박태준은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눈살을 찌푸렸다.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입만 열면 허튼소리를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다만 그가 말하기도 전에, 공예지가 먼저 소리를 내어 설명했다.

"아주머니, 이분은 제 남자 친구가 아니에요."

그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구급차라도 불러드려요?"

"괜찮아요, 대표님. 이 까짓 상처는 괜찮아요."

그녀는 휴지로 종아리의 핏자국을 닦아냈다. 그러자 다리의 오래된 흉터도 드러났다.

공예지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그를 향해 웃으면서 말했다. 평소의 성격을 되찾은 듯했다.

"아까는 제가 너무 무서워서 은지 씨의 오해를 산 것 같아요. 미안해요."

박태준은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서서 차를 향해 걸어갔다.

차 문을 여니 신은지가 뒷좌석에 앉아 밀크티를 마시고 있었다. 소리를 들은 그녀가눈동자를 젖히면서 말했다.

"공예지 씨... 전예은 씨랑 좀 닮지 않았어?"

그녀는 고개를 돌려 공예지 쪽을 바라보았다. 공예지는 이미 가서 택시를 잡았는데 아직 바짓가랑이를 내리지 않아서 상처가 보였다. 상처의 피는 멈췄지만 여전히 매우 충격적이었다.

신은지는 의미심장하게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래? 자세히 보지 않아서 모르겠어."

박태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신은지는 웃는 듯 웃지 않는 듯 느릿느릿 빨대를 물었다.

"그렇구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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