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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이준혁이 뱉은 말 한마디는 마치 끓는 기름 솥에 물을 부은 것처럼 정신 사납게 윤혜인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윤혜인은 한참이나 멍하니 서 있었다. 이준혁이 전의 반지를 꺼내며 해명했다.

“이 반지는 할머니가 나한테 남겨준 거야.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평생 서로를 사랑하셨어. 당시에 너한테 이 반지가 나한테는 어떤 의미인지 잘 해석 못 해준 것 같아.”

이어 그는 큰 캐럿의 핑크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내 두 반지 모두 윤혜인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

“이 반지는 제작한 거야. 오랜 시간을 거쳐 드디어 받았지. 우리 재결합하자.”

강경한 그의 말은 윤혜인이 하고 싶었던 말을 모두 틀어막았다. 마치 뭔가 다급하게 만류하려는 모양새였다.

윤혜인은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보며, 한참이나 침묵을 지키다 울음기를 겨우 삼켜냈다. 모든 게 너무 늦었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그와 함께할 용기도, 자신도 없었다.

모든 사람이 축복해 주지 않는 사랑은 애초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었을 것이었다.

윤혜인은 반지를 빼서 이준혁에게 돌려주며 차갑게 말했다.

“준혁 씨, 저는 명확하게 표현한 줄 알았어요.”

이준혁이 차가워진 표정으로 반지를 건네받지 않으며 물었다.

“무슨 뜻이야?”

“어제는 그저 사고예요. 더 이상 얽히고 싶지 않아요.”

이준혁이 입술을 달싹이기를 반복하며 말을 이었다.

“사고? 어제 네가 얼마나 적극적이었는지 잊었어? 얼마나 나를 원했는지 기억나지 않는 거야? 사고... 다섯 번이나 사랑을 나눠놓고 사고라고?”

그의 말로 인해 윤혜인은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입술을 짓이긴 그녀가 답했다.

“취했었잖아요.”

그녀는 마음을 먹은 듯 작정하고 말을 이어 나갔다.

“어제 준혁 씨가 아니더라도, 다른 남자였어도 그랬을 거예요. 저도 성인이에요, 성적인 욕구가 있는 게 부끄러운 일은 아니지 않나요?”

그녀의 말에 상처받은 이준혁이 냉소를 지으며 큰 몸으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성욕이 생길 때, 내 이름을 불렀어. 그런데 네 말을 믿으라고?”

이준혁으로 인해 불편해진 윤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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