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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윤혜인이 분노에 찬 눈으로 이준혁을 노려봤다.

“무슨 헛소리예요! 어젯밤에는 분명 서로가 원해서 한 거잖아요!”

이준혁도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녀의 목에는 여전히 어제 남겨둔 흔적이 있었다. 그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서로가 원해서 한 거면, 더 해도 되잖아?”

윤혜인이 눈을 피하며 답했다.

“안 돼요. 더 이상 안 할 거예요. 이제 더 얽히면 안 돼요.”

이준혁은 그녀가 피하지 못하게 턱을 잡으며 눈을 맞췄다.

“혜인아, 속이려고 하지 마. 어제 그 반응은 거짓이 아니야. 너도 여전히 나 사랑하잖아, 안 그래?”

“준혁 씨, 당신이 밤 일을 잘해서 그래요. 그런 쾌락은 고급스러운 장난감을 사도 얻을 수 있어요.”

윤혜인은 어두워진 이준혁의 표정을 모른척하며 말을 이어 나갔다.

“더 이상 얽히고 싶지 않다는 거 진심이에요. 이러는 거 정말 별로예요. 깔끔하게 물러나 줘요.”

문현미의 말에 동의한 이상, 윤혜인은 약속을 지켜 이준혁이 단념하게 할 생각이었다.

윤혜인은 이준혁의 오만함이 절대로 다른 사람이 그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걸 용납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윤혜인은 손톱을 손바닥 깊숙이 박으며 가슴에 맺힌 통증을 덮으려 했다.

“준혁 씨, 이 세상에 여자가 저만 있는 것도 아니고, 더 이상 집착하지 마요. 없어 보여요.”

남자의 얼굴은 순식간에 흉악하게 변했다. 하지만 그 속에 감춘 상처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는 그녀를 응시하며 또박또박 물었다.

“이게 네 진심이야?”

윤혜인은 잠시 멈칫하다 입을 열었다.

“네, 진심이에요. 앞으로는 저희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요. 더 이상 연락하지 마요.”

“모르는 사람?”

그녀의 대답이 그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었다.

윤혜인의 얼굴은 평온한 상태로 아무런 감정의 변화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몸 아래 감춰둔 손바닥은 이미 검붉게 변해있었다.

쉬운 일인 줄 알았는데, 내뱉고 나니 너무 가슴이 아팠다.

누군가가 그녀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는 것 같았다. 너무 아팠다.

이준혁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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