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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아름아, 아빠는...”

이준혁이 갈라진 목소리로 말을 고쳤다.

“삼촌 대디도 너 사랑해. 그것도 많이 많이.”

두 사람은 미련 가득한 표정으로 서로 애정을 토해내고 있었다.

윤혜인은 이 광경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복잡해지면서 살짝 질투가 나기도 했다. 어렵게 키워낸 아이가 며칠만에 낯선 남자에게 호감을 보이니 말이다.

정신과 의사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곽아름이 가끔 자폐 증상을 보이는 건 애정 결핍의 표현이라고 말이다. 곽아름에게 좋아하는 아빠를 찾아주면 모든 문제가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다.

보통 남자라면 윤혜인도 진지하게 고민해 봤을 것이다. 하지만 곽아름이 호감을 보이는 사람은 건드리면 안 되는 전남편이었다.

“아름아, 착하지. 엄마 말 잘 들으면 엄마 허락받고 삼촌 대디랑 주말에 놀이공원 보내줄 수도 있어.”

이준혁이 앞으로 다가와 윤혜인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에 곽아름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물었다.

“엄마, 진짜 그래도 돼요?”

윤혜인은 바짝 쳐든 곽아름의 얼굴을 보고 거절할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여지를 두는 걸 잊지 않았다.

“엄마가 주말에 바쁜지 안 바쁜지 보고. 아름아, 일단 홍 아줌마랑 들어가 있어. 엄마는 삼촌이랑 할 얘기가 있어서.”

곽아름은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 삼촌 대디, 그럼 굿나잇.”

곽아름이 들어가자 윤혜인이 이렇게 말했다.

“오늘 일은 고마워요.”

“아니야. 고마울 거 없어.”

윤혜인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리고 어제 있었던 일도 사과할게요.”

경찰의 말에 의하면 연규성이 그녀를 먼저 구하긴 했지만 이준혁이 힘을 보태서야 그녀를 안전하게 호텔에서 구해낼 수 있었다고 했다.

늦게 전해진 감사 인사에 이준혁의 목젖이 움직이더니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 사실 나도 하고 싶었어.”

그도 남자였는지라 윤혜인의 그런 모습을 보고 충동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윤혜인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를 의심했다. 곽아름이 없으니 이준혁도 딱히 말을 조심하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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