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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널 좋아하는 거잖아

“저기요?”

성혜인이 의문스럽다는 듯 다시 한번 불렀다.

생각에 빠져있던 온시환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빌려 간 만큼만 돌려주시면 됩니다.”

“아니에요, 받으세요. 저는 약속을 잘 지키는 편이거든요.”

도박장의 아마추어가 하룻밤에 4000억을 이겼다. 게다가 여자라니. 그녀가 이 돈을 갖고 이곳을 멀쩡히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었다.

그래서 최고의 방법은 이 돈을 처리하는 것이었다.

덕분에 돈을 빌릴 때 했던 약속이 최고의 이유가 되었다.

온시환은 되려 심정이 더욱 복잡해졌다. 2000억을 두고 갖지 않겠다니, 왜 저러는 거지?

아무리 반승제의 디자이너라고 해도 얻는 보상은 얼마 안 될 것이었다. 그녀가 한평생 일해도 2000억이라는 금액은 손에 넣기 힘들었다.

설마... 반승제 앞에서 잘 보이려고?

온시환은 더 망설이지 않고 받았다. 그리고 반승제의 어깨를 툭툭 치며 얘기했다.

“기혼자는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이지?”

기혼자라는 단어에 임팩트를 주며 성혜인을 흘깃 쳐다보았다. 아마도 들었을 것이다.

반승제는 가만히 있다가 이 말을 듣고 의문스럽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가정은 그냥 장식품이라는 것은, 온시환이 더욱 잘 알 텐데.

온시환은 생각을 정리했다. 성혜인이 돈이 목적이 아니라면 그럼 반승제가 목적이다. 바로 반승제를 좋아한다는 것.

“승제야, 아직도 모르겠어? 혜인 씨, 널 좋아하는 거잖아.”

반승제 수중의 칩이 하마터면 떨어질 뻔했다. 적잖이 놀란 그의 속눈썹마저 파르르 떨렸다.

“어디를 봐서?”

온시환은 눈짓으로 칩을 가리키며 말했다.

“2000억.”

그들 눈에 2000억은 껌값이겠지만 일반인들한테는 평생도 갖지 못할 금액이었다.

하지만 성혜인은 별로 감흥도 없다는 듯 온시환에게 떠넘겼다. 반승제의 호감을 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온시환은 이것 외의 이유를 떠올리지 못했다.

“결혼했대, 남편이랑 사이 엄청 좋다던데.”

담담한 어투였지만 옆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반승제는 고개를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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