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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4장

청삼을 입은 집사의 말에 하현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그저 흥미로운 눈길로 산길 방향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하 총관이 땅바닥에 널브러지던 그때 한참 전부터 서 있던 도요타 센추리가 쓱 지나가면서 문이 활짝 열렸다.

그러자 몸집이 크지 않은 깡마른 노인이 차에서 내렸다.

머리는 올백으로 뒤로 곱게 젖혀져 있었고 하얀 겉옷을 휘날리며 다가왔다.

희미하게 감도는 바람을 헤치며 그는 마치 신선처럼 다가왔다.

“천도 어르신!”

그 모습을 본 청삼 입은 집사들은 무릎에 자석이라도 붙은 것처럼 땅바닥에 얼른 무릎을 꿇었다.

항도 하 씨 가문 노부인의 최측근 고수, 천도가 등장한 것이다!

하현의 눈길도 덩달아 흥미로운 빛으로 가득한 채 그의 모습에 쏠렸다.

전설로 불리는 항도 하 씨 가문 전신이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사람들 사이를 뚫고 나왔다.

천도의 기세는 하현을 압도할 듯했고 천천히 정원을 거닐 듯이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며 걸어 나왔다.

줄곧 하현의 뒤에 서 있던 하수진의 안색이 갑자기 일그러졌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하현의 앞을 가로막고 나서며 말했다.

“문주의 호위대는 어디 있지?”

하수진의 명령과 함께 방금 도착한 수십 명의 문주 호위대들이 험악한 얼굴로 하현과 하수진 앞을 가로막았다.

“문주 호위대?”

천도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

“이놈, 네놈이 감히 노부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나한테도 당당히 떠들어 댈 수 있겠군. 흥! 참으로 순진한 놈이구만!”

입을 열지 않던 천도가 희미한 미소를 띤 채 말했다.

“항도 하 씨 가문 문주 호위대도 결국 항도 하 씨 가문 사람이야.”

“그들이 감히 노부인에게 등을 보이겠다고?”

“네놈이 조금 가진 실력으로 우쭐대더니 감히 노부인을 상대할 생각을 해?”

“노부인의 명령을 귓등으로 들었군!”

“하현, 네놈의 생각과 행동이 너무 유치해서 내가 할 말을 잃을 지경이야.”

“문주의 체면을 봐서 내 특별히 12시간을 더 주지.”

“문주 부인의 체면을 봐서 하 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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