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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비록 할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다 보고 있었고, 마음 졸이고 있었다.

페이버는 두 사람이 이미 이혼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민씨 어르신의 이런 말도 당연히 놀랍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하는 것은 확실히 조금 염치가 없습니다……”

“너랑 내가 말 안 하면 아무도 몰라. 쟤들이 알더라도 우리는 모른다고 하면 돼!”

민씨 어르신은 “눈 가리고 아웅”이 무슨 뜻인지 완벽하게 설명했다.

“연아 아가씨가 그렇게 똑똑하신데, 당연히 아실 거예요. 게다가 지훈 도련님께서는 이미 알고 계신데 연아 아가씨의 찻잔만 못 막았을 뿐이에요…… 지훈 도련님께서는 연아 아가씨가 안 마시길 바랐어요.”

페이버는 옆에 서서 똑똑히 보았다. 연아가 차를 마시려고 할 때, 민지훈의 낯빛이 달라졌고, 그는 막으려고 했으나 한발 늦었다.

민씨 어르신은 기분이 조금 상했다. “나는 쟤들 도와주는 거야. 네 말만 들으면 내가 뭐라도 잘못한 줄 알겠어.”

“어르신, 연아 아가씨가 약을 먹었다는 걸 알게 되신 뒤에 무슨 기분일지 생각해 보셨어요? 연아 아가씨는 이 일이 지훈 도련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생각하실 거예요. 이건 지훈 도련님에 대한 선입견만 키우는 거라고요……”

“선입견? 연아가 지훈이한테 무슨 선입견이 있어? 연아는 지훈이를 제일 사랑하잖아!”

페이버는 민씨 어르신의 말을 듣고 뭐라 해야 할지 몰라서 한숨만 내쉬었다.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조연아는 이미 그때의 조연아가 아니다.

페이버는 이 일이 분명 실수일 거라고 생각했다. 두 사람의 재결합은 애초에 아주 먼 얘기였는데, 이제는 은하계만큼 멀어졌다.

페이버는 그저 고개만 저을 뿐이었다.

……

이튿날, 이른 아침의 한 줄기 햇빛이 굴절되어 방 안을 비추었다.

빛이 환하게 연아의 하얀 두 뺨을 비추자 그녀는 작은 물소리를 들었는지, 희미하게 눈을 떴지만, 마치 폭풍을 겪은 듯 온몸이 아팠다……

그녀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고, 숙취보다 더 심했다.

그녀가 힘겹게 몸을 지탱하고 일어나자, 얇은 이불이 떨어졌다……

온몸의 흔적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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