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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순간 충격에 뒤로 나뒹군 조연아는 벽에 등을 쾅 하고 부딪혔다.

게다가 깨진 창문 유리가 팔과 다리에 박혀 어느새 피가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극심한 고통에 정신이 번쩍 든 조연아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어떻게든 테이블을 붙잡고 다시 일어서려던 그때, 또 굉음이 이어졌다.

위이잉!

그와 동시에 호텔에 경보음이 울리고 스피커를 통해 직원의 급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투숙객 여러분, 지금 속히 비상통로를 따라 6층으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귀중품 챙기지 마시고 일단 몸부터 피하세요!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여러 번 반복되던 직원의 목소리가 어느 순간 뚝 끊겼다.

‘이젠 정말 완전히 정전인 건가?’

고통을 억누르며 자리에서 일어선 조연아는 애써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보았다.

“쾅!”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부는지 겨우 연 방문이 세게 닫혀버리는 동시에 쨍그랑 소리와 함께 복도 창문까지 깨져버렸다.

돌풍이 복도를 휘몰아치고 온갖 물건들이 나뒹구는 사이로 사람들의 절망적인 비명소리가 언뜻언뜻 들려왔다.

한편, 어둠속에서 조연아는 휴대폰 플래시 불빛을 빌어 붐비는 사람들 사이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윽!”

그러다 어딘가 부딪힌 조연아가 그대로 넘어지려던 순간,

누군가 그녀의 손목을 덥섞 잡았다.

“괜찮아요?”

낯선 남자의 목소리였다.

겨우 중심을 잡은 조연아가 고개를 들어보니 선글라스를 쓴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뭐야?’

조연아는 순간 자기 눈을 의심했다.

한치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선글라스라니. 미친 사람인 건가 싶을 정도였다.

“많이 다친 것 같은데.”

말과 동시에 남자가 허리를 숙였다.

“자, 업혀요.”

널찍한 등짝을 멍하니 바라보던 조연아의 머릿속에 순간 매화마을에는 온갖 사람들이 다 모이니 조심하라는 만두의 말이 스쳐지났다.

“괜찮습니다. 제가 알아서 갈 수 있어요.”

하지만 말과 달리 벽을 겨우 짚고 걸음을 옮기는 그녀의 다리는 후들거리고 있었다.

“그 꼴로 어떻게 계단을 오른다고 그래요. 아, 설마 내가 나쁜 사람일까 봐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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