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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김초현의 하얀 얼굴이 피범벅이 되었고, 상처도 두 줄이나 생겼다. 피가 뺨을 타고 흘러내려 목을 붉게 물들였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고 곧 흘러내렸다.

눈물이 얼굴의 핏물과 뒤섞였다.

그녀는 절망을 느꼈다.

소지한 장군을 맞닥뜨리자 그녀는 절망감을 느꼈다.

왜 그때 살려달라는 소리를 듣고 불바다에 뛰어들었을까?

한 사람을 구하겠다고 화상을 입은 뒤 10년 동안 고생하고 억울한 일을 겪었다.

화상으로 인해 그녀는 친구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그녀와 친했던 친구들도 모두 그녀를 멀리했다.

반 친구들도 전염병을 상대하는 것처럼 모두 멀리 피했다.

그녀는 가족에게도 미움을 받고 부모도 그녀를 무시해버렸다.

화상을 치료하고 나서 그녀는 지난 10년간의 고생이 가치 있다고 느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다시 절망에 빠졌다.

“장군님, 제발 살려주세요, 이거 저희와 상관없는 일이에요, 모두 김초현의 짓이에요.”

“김초현의 짓이니까 김초현에게 가주세요, 살려주세요, 제발 저희를 놓아주세요.”

김초현은 소지한의 무표정한 얼굴을 보았고, SW 그룹 사람들의 애원하는 소리를 들었다. 지금 SW 그룹의 목숨은 모두 그녀 손에 달려 있었다.

“말 안 해?”

소지한은 냉정한 표정으로 손을 살짝 흔들었다.

곧 두 남자가 들어왔다. “부용수님.”

“김초현을 데려가 경매장에 내놓도록 하여라. 나는 강중 전체에다 우리 SW 그룹을 건드린 대가가 무엇인지 알려주도록 하겠다. 난 SW 그룹을 정리한 뒤 이예천을 상대할 것이다.

“네.”

두 사람이 걸어와 김초현이 묶여 있는 밧줄을 풀었다.

그들은 김초현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다니 개 목줄을 잡고 끌어당기듯이 김초현을 끌고 방을 나섰다.

김초현은 얇은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원피스가 땅에 끓리자 원피스는 닳면서 피부가 벗겨지기 시작했다.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그녀는 큰 소리로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용서를 구하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강중 호텔 꼭대기 층에서 경매가 진행 중이었다.

이번 경매에서 SW 그룹이 내놓은 물건들은 모두 값어치가 없는 물건들이었지만 경매 가격은 모두 수십 배 이상에 달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강중에서 유명한 사람들이었고 모두 어떤 상황인지 대충 파악하고 있었다.

SW 그룹은 이예천에 의해 파산당했다. 소지한은 이번 경매로 자금을 모아 다시 일어서려는 목적이었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들은 모두 물건들이 가짜고 값어치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억지로 한두 개씩 사야 했다.

그들은 오늘 돈을 내지 않으면 소지한에게 찍힐 것이기 때문에 얻을 이득이 없다고 생각했다.

물건 하나가 팔리기 시작했고 곧 다른 물건이 나왔다. 이 그림은 화월산거도다.

경매사는 경매에 참여한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이번 그림의 최저가는 15억으로 호가 가격은 1억 원입니다.

또 다른 화월산거도가 나오는 것을 보고 경매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저번에 부서졌던 그림이 가짜라는 것을 깨달았다.

밖에서는 SW 그룹의 파산 원인이 김초현이 이예천에게 전화를 하면서 파산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이예천은 SW 그룹의 소명의 말을 듣고 SW를 파산시켰다.

진짜 화월산거도는 매우 가치가 높았기에 저번에 팔렸던 가격은 전혀 아깝지 않았었다. 근데 또 가짜를 꺼내서 15억을 제시하다니. 이건 명백히 사람을 기만하는 행위다.

“QA 그룹은 20억을 제시하겠습니다.”

“GB 그룹은 22억을 제시하겠습니다.”

“ZA 그룹은 24억을 제시하겠습니다.”

가짜인 줄 알면서도 소지한에게 아부하기 위해 각 그룹들은 잇달아 경매에 참여했다. 가치도없는 가짜 그림의 가격이 계속해서 올라갔다.

결국 이 가짜 화월산거도는 한 그룹이 42억이라는 고가에 낙찰받았다.

모두가 다음 경매 물건을 기다리고 있을 때 두 명의 남자가 여자를 끌고 왔고 그 여자는 머리가 산발이 된 채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하이힐 한 쪽이 벗겨져 있었고 무릎은 모두 까져 피가 줄줄 흘렀다.

이 광경을 보자 경매장에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모두 굳어졌다.

김초현은 바로 경매에 올랐다.

그녀의 얼굴은 경매장에 있는 사람들을 향했다.

경매장에는 수십 명의 사람이 앉아 있었다.

김초현의 피투성이 된 얼굴을 보고 놀란 사람들은 얼굴이 굳어지며 숨쉬기조차 힘들어했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본 김초현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수십 명의 사람들 중 한 사람도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김초현의 양옆에는 무장한 사람들이 지키고 있었다.

소지한은 경매장 앞으로 나와 김초현의 머리를 잡아당기며 냉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희 SW 그룹은 강중에서 제일가는 그룹입니다. 누구라도 저희 그룹에 맞선다면 죽음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김초현의 얼굴을 칼로 베었다.

“아...”

김초현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고통스러운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제발 죽여주세요, 절 그만 좀 죽여주세요.”

김초현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서 죽어서라도 이 순간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녀는 소지한에게 계속 죽여달라고 빌었다.

호텔 밖

강서준과 이혁은 밖에서 기다리다 시간이 다 되자 미리 준비한 가면을 쓰고 호텔로 들어갔다.

하지만 입구엔 무장한 군인들이 자리 잡고 있었기에 그들은 정문이 아닌 뒷문으로 들어갔다.

가면을 쓴 채 경매가 열리고 있는 호텔 꼭대기 층으로 간 강서준과 이혁은 경매장에 들어서기도 전에 김초현의 고통스러운 비명 소리를 들었다.

이 소리를 듣자 그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얼굴이 굳어졌다. 그의 분노가 발바닥부터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이혁은 강서준의 뒤를 따라오다 순간적으로 강서준의 몸에서 나오는 엄청난 기운을 감지했다.

이 기운으로 인해 그는 무서워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강서준을 몇 년 동안 따라다니면서 이런 기운은 딱 한 번 본 적이 있었다.

1년 전 남황대란으로 수만 명의 흑룡군이 적군에 의해 처참하게 몰살당했을 때 강서준은 분노하며 혼자의 몸으로 적군 본진으로 돌격했다.

그 전투는 피로 강물을 물들였다.

그 전투는 시체가 산처럼 쌓였었다.

그 전투에서 강서준은 적진 대장의 머리를 따 귀환했다.

지금 경매장에서는 소지한이 칼을 김초현의 목에 대며 굳은 표정을 한 채 묻고 있었다. “다시 한번 기회를 줄게, 10년 전에 네가 구한 사람이 도대체 누구야?”

“쾅!”

경매장의 문이 갑자기 벌컥 하고 열렸다.

“나다.”

가슴에 가득 찬 분노와 살기 어린 고함소리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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