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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이성준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 은퇴할 생각이야.”

‘역시!’

백아영이 머릿속으로만 하던 황당한 추측을 이성준 입으로 직접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믿기지 않았다. 왜 이성준이 갑자기 도망 오려 했던 건지, 그리고 왜 그 큰 짐을 위정과 선우경진한테 내던졋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성준은 그들을 훈련하고 있었다.

수단이 좀 잔인했을 뿐이다.

“왜 갑자기 은퇴하고 싶은 거야?”

백아영은 아직 앞날이 밝은 이성준이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성준은 백아영을 응시하며 길고 가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쓱쓱 만졌다.

“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어.”

이성준은 우여곡절이 끊이지 않아 수많은 고통을 겪었다.

이성준의 괴로운 심정은 눈에 훤히 비쳤다. 그는 사실 오래전부터 은퇴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영아, 앞으로 남은 생 동안 나는 네가 조용하고 평온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은퇴하고 쇼핑센터를 떠나면 원한도 모두 훨훨 털어 버릴 수 있다. 두 사람은 세계 여행하며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기만 하면 된다.

백아영의 머릿속은 멍해졌다.

백아영은 이성준이 은퇴하고 싶어 하는 이유가 자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성준이 계획한 미래에 항상 그녀가 있었다. 그의 미래는 온통 백아영 한사람이었다.

백아영은 감동되어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녀가 환상하던 미래는 정말 기대할 만한 것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선우경진과 위정을 너무 과대평가한 것 같아.”

겨우 보름밖에 안 되었는데, 그들은 고통을 호소하며 참지 못하는데 정말 큰 일이라면 더 감당하기 어려워할 게 뻔했다.

이성준은 눈썹을 찡그리며 잠시 사색한 끝에 결론을 내렸다.

“현무 이제 다섯 살이니까 남자 다 됐지.”

백아영은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설마 현무에게 맡길 생각은 아니지?”

이성준은 담담하게 되물었다.

“안 될 게 뭐가 있어?”

‘안 될 게 뭐가 있겠냐고? 현무 이제 겨우 다섯 살인데!’

이성준은 여전히 꿈쩍하지 않았다.

“내가 다섯 살 때,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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