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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9화

현무는 계획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지만, 다섯 살짜리 꼬마에게는 좀 시기상조였다. 하지만 이성준은 그런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성준의 엄숙한 표정을 보니 바로 계획을 하나 만들어 내야 할 것 같았다.

현무는 골똘히 생각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고 매일 엄마와 아빠와 함께 있고 싶어요.”

“엄마를 기쁘게 해주는 것과 함께 있는 것을 동시에 이룰 수 없어.”

“왜요?”

현무가 공부해서 잘하고 매일 학교 갔다 오면 자연스레 백아영을 볼 수 있고 그녀도 즐거워하는 게 일상이었다.

“너 그동안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잊었어?”

현무가 네 살 되기 전까지 백아영은 그의 곁에 있어줄수 없었다. 백아영이 돌아온 후, 비록 온 가족이 드디어 모였지만, 우여곡절이 끊이지 않았고 때마다 백아영은 떠나야 했고, 항상 바쁜 일상에 기쁠 때도 있었지만 힘들 때가 더 많았다.

현무는 그런 백아영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

“엄마는 나와 함께 있어서 기분이 나쁜 거예요?”

어린 현무의 얼굴에 미안한 기색이 돌기도 전에 이성준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너 때문이 아니야. 엄마가 놓인 상황 때문이지. 남원에서 해도 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일들과 언제든지 생기는 변화 때문이야.”

“만약 누군가가 이 짐을 대신 나눠주고, 그런 일들을 완전히 해결해 주고, 엄마가 마음껏 여행을 다닐 수 있게 해준다면 매일 즐거워할 거야.”

현무는 어리지만 총명해서 즉시 이성준의 뜻을 알아차렸다.

“아빠, 제가 엄마의 일을 나누어서 해도 돼요?”

이성준은 확신에 차서 말했다.

“너는 할 수 있어.”

“그런데 힘들 거야. 엄청 힘들 수 있어. 대신에 엄마를 오랫동안 못 볼 텐데, 그래도 할래?”

현무는 힘든 것은 두렵지 않지만, 오랫동안 백아영을 볼 수 없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현무는 머뭇거렸다. 그는 섭섭해서 고뇌했다.

“나 그냥 엄마랑 여행 가면 안 돼?”

이성준은 자애로운 아버지의 미소를 지었다.

“네가 경영대를 일찍 졸업하면 돼.”

현무는 지능이 높아서, 월반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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