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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6화

분명 맛있는 음식인데도 백아영은 입맛이 없었다. 심지어 그녀는 몇 입 먹고 난 뒤 배가 아플 정도였다. 그녀는 이성준의 품에 안겨 얼굴빛이 하얗게 질렸다.

이성준은 긴장된 표정으로 그녀를 껴안고 자리에서 크게 화를 냈다.

“윌리엄스, 혹시 음식에 독을 넣은거예요?!”

윌리엄스는 놀라서 얼굴이 창백해져서 급히 변명했다.

“아니요. 제가 어떻게 감히 그런 짓을 할 수 있겠어요!”

백아영은 힘겹게 이성준의 손목을 잡고 힘없이 입을 열었다.

“윌리엄스가 독을 넣지 않았어. 내가...”

“너 왜 그래?”

이성준은 땀을 뻘뻘 흘리며 백아영을 안은 팔뚝을 가볍게 떨었다. 백아영은 몹시 아팠지만 눈길은 부드러웠고 약간 희색을 띠었다.

“윌리엄스에게 실례지만, 국왕께 하룻밤 묵을 방을 빌려달라고 부탁해 줘. 그리고 산부인과 의사를 불러줘.”

이성준이 눈치를 채지 못하자 백아영은 창백한 얼굴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

“방금 맥을 짚었는데, 나 임신했어.”

이성준의 동공은 움츠러들었다가 한참 만에 겨우 회복되었다. 찰나의 놀라움 뒤에는 오히려 걱정이 밀려왔다.

“임심했는데 통증이 이렇게 심해?”

그는 조바심이 나서 윌리엄스에게 의사를 불러오도록 재촉했다. 백아영은 아파서 힘이 없었던 나머지 그의 품에 푹 기대어 있었다.

전에 백아영은 이런 비슷한 환경에서 한 아이가 강제로 유산되었다. 이번에도 그녀는 임신한 사실을 미리 알아차리지 못하고 산에 가서 실랑이를 벌였고, 이로 인해 병세가 심했다. 이 아이를 키우고 싶지만, 고생할까봐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백아영은 가볍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정상적이야.”

‘정상이라니?’

이성준은 다른 여자가 임신을 하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몰랐지만, 백아영이 이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후회하기 시작했다. 진작 알았더라면 둘째를 갖지 않았을 것이다.

8개월 후.

산부인과 수술실 문이 열리자 이성준이 급히 달려들였다. 점잖던 남자는 안달복달한 얼굴로 물었다.

“제 마누라는 어때요? 무사한가요?”

“모녀는 무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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