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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주윤학은 딸을 보며 말했다.

“무슨 일이야?”

“할아버지는 바이오 의약품을 전혀 쓰신 적이 없어요.”

주아름이 대답했다.

주윤학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그럼 할아버지 건강검진은 뭐냐?”

“건강검진 보고서는 진짜예요.”

주아름은 고개를 숙이며 말을 이어갔다.

“할아버지 말로는 이민혁이 자신을 치료해줬고, 그 사람이 알려준 공법으로 수련해서 몸이 나아진 거래요.”

주윤학은 천천히 자리로 돌아갔다. 그는 이 사실이 진짜인지 감히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주아름은 자신을 속일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니 바이오 의약품을 쓰지 않고도 건강이 기적처럼 호전됐다는 건, 이민혁의 능력과 공로가 맞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의 무력한 모습을 본 주아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가 우리더러 직접 이민혁한테 사과해서 용서받으래요, 안 그러면 집도 못 돌아오게 할 거라 하시면서요.”

주윤학은 침묵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얼굴의 표정에서, 그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몸부림을 알아챌 수 있었다.

그때, 김현욱이 그들을 향해 급히 달려오며 주윤학에게 물었다.

“본부장님, 이민혁은 사기꾼입니다. 저 사람은 제 회사를 빼앗아 갔습니다. 본부장님은 이민혁과 원수지간이었죠? 빨리 저 사람 치워버려 주세요. 이런 사람은 살아있으면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올 게 분명하다고요.”

막다른 길에 몰린 김현욱은 주윤학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주윤학은 깊게 한숨을 내뱉더니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민혁을 향해 허리를 굽혔다.

“죄송합니다, 이민혁 씨. 제가 오해했습니다. 부디 저의 무지를 용서해주세요.”

주아름도 서둘러 그를 따라나섰다.

“죄송합니다, 제가 틀렸어요. 제가 이민혁 씨를 억울하게 했습니다. 정중하게 사과드릴게요.”

두 사람이 90도로 허리 굽혀 사과의 말을 하는 것을 본 김현욱은 그대로 땅에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곁에서 바라보고 있던 사람들은 저마다 놀란 소리를 내뱉었다.

‘본부장님 같은 사람이 이민혁한테 사과한다고? 대체 무슨 일이 발생 했길래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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