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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그 말을 들은 유소희는 화가 치밀어올라 하마터면 또 정신을 잃을 뻔했다.

한참 후, 그녀는 하는 수 없이 무력하게 답했다.

“그쪽 책임자하고 약속 잡아주실래요? 제가 직접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아요.”

그러고는 통화를 끊었다.

그녀는 결혼식이 일으킨 역효과가 벌써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었다. 앞으로 또 어떤 일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유소희는 그저 한발짝 한발짝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

유소희의 부모들 역시 덩달아 보기 좋게 얼굴이 구겨졌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이민혁을 탓하고 있었다. 이민혁 때문에 유씨 가문이 막다른 길로 몰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분노에 차 이를 꽉 깨물었다.

...

저녁.

남지유는 혼자 운전을 해 집으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 그녀는 내내 기분이 좋아서 오늘 밤은 무슨 잠옷 바꿔입을지 생각하고 있었다.

‘잠옷을 몇 벌 더 사야 하나, 집에 있는 건 다 입어봤는데 이제. 새로 사는 건 조금 섹시한걸로 사야 하나?’

그러던 그때, 검은색 미니밴 한 대가 그녀의 차를 긁으며 추월했다.

남지유는 재수 없다고 소리치며 급히 차를 세우고 내려 확인했다.

그러나 이윽고 미니밴에서 열 댓 명의 사내들이 내리더니 이유도 말하지 않고 곧장 그녀를 자신들의 차에 싣고 훌쩍 떠나버렸다.

남지유는 속으로 꽤 놀랐지만, 어떻게든 침착해지려고 노력했다.

일면식도 없는 험상궂은 얼굴을 한 사내들을 바라보며, 남지유는 최대한 편안한 말투로 물었다.

“뭐 하시는 거예요?”

“저희는 그저 명령에 따라 행동할 입니다. 지정된 장소에 가게 되면 알게 되실 거에요.”

한 명의 사내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남지유는 미간을 찌푸렸다.

“당신들은 법을 어겼으니 결과가 매우 심각할 거예요.”

“법을 어겼다라...”

우두머리로 보이는 사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하는 일이 바로 이런 거야. 그러니 마음대로 입 놀리지 마.”

남지유는 뭔가 불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무리들은 목표가 정확하니 분명 그녀의 신분도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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