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준은 머리카락을 받은 뒤 오윤산에게 말했다.“붓과 노란 종이, 주사를 준비하세요.”“네, 지금 당장 준비하겠습니다.”오윤산은 왜냐고 묻지도 않고 곧바로 사람을 시켜 준비하게 했다.진서준이 요구한 건 아주 흔한 것이라 곧 준비가 되었다.엄재욱은 그 모습을 보고 차갑게 웃었다.“설마 이딴 것들로 오윤산 씨 손녀를 찾으려는 거야?”진서준은 그를 힐끗 보았다.“도움 되지 않는 사람은 입 닥치고 빠지지 그래?”“너!”엄재욱은 진서준의 말에 화가 울컥 치밀어올랐다.진서준은 노란 종이 위에 진지하게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붓을 놀릴 때마다 진서준의 몸에서 많은 영기가 소모되었다.진서준은 선인지로 부적을 무려 연달아 세 장이나 그렸다. 동시에 그의 안색은 눈에 띄게 창백해졌다.허사연은 급하게 타월을 가져와서 진서준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주었다.“흥!”진서준의 모습을 본 엄재욱은 작은 목소리로 같잖다는 듯이 말했다.“연기하긴. 난 이런 것으로 사람을 찾을 수 있다는 걸 믿지 않아!”선인지로 부적 세 장을 그린 뒤 진서준이 말했다.“차를 준비하세요.”“차는 이미 밖에 준비되어 있습니다.”오윤산이 말했다.오씨 일가의 별장 밖에는 비싼 차 십여 대가 있었다.곧 진서준은 부적을 들고 별장 밖으로 나갔고 다른 이들은 진서준의 뒤를 쫓았다.진서준은 머리카락을 부적 위에 놓은 뒤 입으로 주문을 외웠고 곧 부적을 가리켰다.부적 위의 머리카락이 마치 지남침 속 자침처럼 움직이기 시작했고, 머리카락 아래 부적은 순식간에 사라졌다.머리카락이 움직이는 순간, 진서준은 아주 미약한 생명의 기운이 머리카락에서 흘러나오는 걸 느꼈다.그 광경에 권해철 등 사람들은 깜짝 놀라서 입을 떡 벌리고 중얼거렸다.“진 마스터님은 역시 대단하시네요!”권해철은 술법을 아주 오랫동안 배웠지만 이렇게 신기한 술법은 오늘 처음 보았다.이때 머리카락이 움직임을 멈추고 북쪽을 가리켰다. 그것은 1초간 멈춰 있다가 재가 되어 사라졌다.진서준은 곧바로 말했다.“운전해
“진서준 씨, 안에 뭔가 좋지 못한 것이 있는 거 아닐까요?”한제성은 조심스럽게 주변을 둘러보더니 작게 물었다.조금 전 바람이 불었을 때, 한제성은 몸에 소름이 돋았다.늦여름이라 아직도 기온이 30도 좌우였는데 말이다. 그러니 이곳에 좋지 못한 것이 있는 것이 없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안이 확실히 이상해요. 여러분들은 들어가지 않는 게 좋겠어요. 저랑 권해철 씨만 들어가겠습니다.”다른 사람들까지 들어간다면 그들을 지키기 위해 또 신경을 써야 했다.“진서준 씨, 저도 같이 들어가겠습니다!”오윤산은 손녀의 안위가 무척 걱정되었다.진서준은 잠깐 망설이다가 승낙했다.“범인을 만나게 된다면 절대 싸우려고 하지 마세요!”“걱정하지 마세요. 곧바로 진서준 씨께 알리겠습니다!”오윤산은 곧바로 부하들에게 명령해 진서준과 권해철에게 이어폰을 나눠주었다.이 이어폰이 있다면 안으로 들어가서도 계속 연락할 수 있었다.“전 필요 없어요. 전 범인을 만나게 된다면 일격에 그를 죽일 겁니다.”엄재욱은 같잖다는 듯이 말했다.“휴...”오윤산은 한숨을 쉬면서 못 말린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진서준 일행은 준비를 마친 뒤 곧바로 별장 구역 안으로 들어갔다.그곳은 아주 넓었다. 안에는 총 20여 채가 넘는 별장이 있었고 별장마다 적어도 300평 이상이었다.한때 화려했던 별장 구역이었지만 지금은 잡초가 무성했다.이상한 점은 그곳에 벌레 우는 소리도, 새가 지저귀는 소리도 전혀 없다는 점이었다.이렇게 황폐한 곳이면 각종 벌레가 살기에 적합한 데 말이다.“별장 구역이 너무 크니까 따로 가죠. 뭔가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면 바로 저한테 알려주세요.”진서준이 엄숙한 표정으로 당부했다.어렵사리 선인지로를 이용해 오세정의 위치를 파악했는데, 혹시라도 범인을 놓친다면 다시 찾기가 아주 어려워질 것이었다.“네, 바로 진 선생님께 알리도록 하겠습니다.”오윤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어젯밤 창격과 싸운 적이 있었기에 그가
오세정은 창격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녀는 창격이 자신을 속이는 거로 생각했다.“하하, 안 믿으면 말고. 여긴 아주 은밀한 곳에 있어. 아가씨 할아버지가 아무리 대단해도 절대 이곳을 찾을 수는 없어.”창격이 차갑게 웃었다.이때 창격의 몸 주변에서 갑자기 음산한 바람이 불었다.오세정은 뭔가가 속살거리는 소리를 들었다.순간 창격의 안색이 달라졌다.“아가씨 할아버지 꽤 실력 있네. 여기까지 찾아온 걸 보면 말이야.”오세정은 그 말을 듣자 곧바로 흥분해서 소리쳤다.“할아버지, 할아버지...”그러나 창격이 곧바로 술법으로 오세정의 입을 막았다.“입 닥치고 얌전히 여기 누워있어. 잠시 뒤에 아가씨 할아버지를 여기로 잡아 와서 아가씨에게 그가 죽는 모습을 보여줄 테니까.”말을 마친 뒤 창격은 곧바로 몸을 돌려 별장을 떠났다.그 음산한 바람은 창격이 기르는 귀신이었다.별장 구역 전체에 이런 귀신이 서른 마리가 넘었다.당시 별장 구역의 부자들이 갑자기 죽은 이유가 바로 창격 때문이었다.그는 자기가 기른 귀신들에게 부자들을 죽이라고 했고 그 뒤 별장 구역 전체를 점령했다.그렇게 한 이유는 단지 수련할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다.곧장 별장 구역의 가장 안쪽으로 향하던 엄재욱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그는 앞에서 발소리가 들리는 걸 발견했다. 아주 작은 소리였지만 분명히 들렸다.곧 창격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창격은 엄재욱을 바라보면서 차갑게 말했다.“그 노인이 너에게 도움을 요청한 거야?”“쓸데없는 말은 그만 해. 당신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주겠어. 나와 같이 가서 자백하고 벌을 받든지, 아니면 여기서 죽든지.”엄재욱은 창격을 바라보면서 거만하게 말했다.그는 대성 종사였고 인의방 82위인 고수였다. 그러니 빼빼 마른 창격 따위 안중에도 없었다.창격은 그 말을 듣더니 같잖다는 듯이 웃었다.“너 따위 별 볼 일 없는 종사가 감히 내가 죄를 인정하고 벌을 받기를 바라는 거야?”별 볼 일 없는 종사라니?엄재욱의 눈동자에서 분노의 불길이 불타올랐
큰 체격의 악귀 네 마리를 본 순간 엄재욱의 안색이 달라졌다.그는 악귀에게서 종사와 비슷한 수준의 실력을 느꼈다.“미리 얘기해줄게. 이 네 악귀는 내가 99명을 희생해서 키운 거야. 모두 종사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지.”창격은 차가운 미소를 띤 채로 엄재욱을 바라보았다. 그는 엄재욱을 죽은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우습네. 내가 보통 종사인 줄 알아? 난 호국사야. 인의방 82위인 대성 종사라고!”엄재욱이 코웃음 치면서 말했다.“인의방? 82위?”창격은 더욱더 크게 웃었다. 그의 웃음에서 경멸이 느껴졌다.“난 반년 전 인의방 80위인 종사를 죽였어. 그 자식 이름이 기병민이었던 것 같은데.”창격이 웃으며 말했다.엄재욱의 안색이 달라졌다. 인의방 80위인 종사의 이름은 확실히 기병민이었다.하지만 반년 전 그는 갑자기 증발한 것처럼 사라졌다.당시 기병민의 지인들은 그가 어딘가에서 폐관 수련을 하는 줄 알았다.그런데 창격의 손에 죽었을 줄이야!“어때? 이제야 두려워?”창격이 거만한 표정으로 말했다.“내 악귀들의 식량이 되는 걸 영광으로 생각해. 대부분의 놈들은 내 악귀들의 식량이 될 자격도 없으니 말이야!”“입 다물어. 오늘 호국사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겠어!”엄재욱은 버럭 소리를 지르더니 체내의 강기를 전부 두 주먹에 집중했다.그의 두 주먹에서 파란색 불꽃이 타올랐다. 온도가 너무 높아서 공간이 일그러진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죽여버려!”창격이 명령을 내리자 네 악귀는 동시에 엄재욱을 향해 달려들었다.악귀는 소름 돋는 소리를 냈다. 손톱으로 유리를 긁는 듯한 소리라서 들으면 섬뜩했다.엄재욱은 꼼짝하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네 악귀만 보였다.곧 엄재욱은 악귀들과 싸우기 시작했다.악귀에게서 느껴지는 살기는 아주 짙었고, 엄재욱의 강기로 그것을 완벽히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겨우 몇 초 사이, 엄재욱의 몸에 상처가 7, 8개 정도 생겼다.엄재욱은 어느샌가 피투성이가 되었다.겁이 난 그는 지금 당장 도망치
엄재욱은 오윤산의 곁으로 달려가서 그에게 말했다.“저 네 악귀는 종사 수준이에요. 우리끼리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에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해요!”“권해철 씨와 진서준 씨에게 얘기해 뒀습니다. 곧 올 겁니다.”오윤산이 말했다.“잠시 쉬세요. 제가 저 네 악귀를 상대하겠습니다!”말을 마친 뒤 오윤산은 발을 굴렀고, 시멘트 바닥 위에 발자국이 남았다.오윤산은 마치 총알처럼 네 악귀에게로 돌진했다.악귀는 목숨 아까운 줄 모르고 덤벼드는 오윤산을 보더니 같잖다는 눈빛을 해 보였다.퍽!오윤산은 한 악귀와 싸우기 시작했다. 오윤산의 강기가 악귀의 발톱에 부딪혔다. 그러나 악귀는 멀쩡했고 반대로 오윤산은 주먹이 따끔거렸다. 그의 주먹에 둘린 강기가 부서질 것 같았다.그 광경에 오윤산은 큰 충격을 받았다.종사의 강기는 총알도 막을 수 있었으나 이 악귀 앞에서는 한없이 약했다.이때 다른 한 악귀가 오윤산의 옆으로 날아갔다.예리한 발톱이 오윤산의 허리로 날아들었고, 공기 중에서 파열음이 들렸다.오윤산의 안색이 달라졌다. 그는 곧바로 다른 손으로 허리를 향해 날아드는 발톱을 막으려고 했다.다음 순간, 오윤산은 줄 끊어진 연처럼 날아가면서 피를 토했다.퍽...오윤산은 바닥에 세게 부딪혔다. 오장육부가 전부 망가진 기분이 들었다.엄재욱은 그 광경을 본 뒤 두 사람만으로는 악귀들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걸 직감했다.“일단 가죠. 제가 다른 호국사에게 도움을 청할게요.”엄재욱이 말했다.“안 돼요. 제가 떠난다면 제 손녀는 죽을 거예요!”오윤산은 이를 악물고 통증을 참아내며 바닥에서 일어났다.어렵사리 범인을 찾았는데 이렇게 도망친다면 앞으로 찾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엄재욱은 차갑게 코웃음 쳤다.“도망치지 않는다면 여기서 죽을 테데요? 그러면 난 먼저 갈게요!”말을 마친 뒤 엄재욱은 곧바로 몸을 돌렸다.“도망치려고? 그게 가능할 것 같아?”창격은 두 사람을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두 종사를 자신이 기르는 네 악귀에게 먹인다면 악귀는
권해철과 창격은 아는 사이였다. 20여 년 전 두 사람은 싸운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때 권해철은 너무 약해서 창격을 이길 수가 없었다.그리고 창격 또한 권해철을 죽일 수가 없었다.그 뒤로 20여 년 동안 두 사람은 또 몇 번이나 싸웠었지만 매번 무승부로 끝났다.이번에 권해철은 인천의 일을 알고 나서 창격이 한 짓일지도 모른다고 어렴풋이 짐작했다.예전에 진서준이 서울에서 만났었던 악귀도 창격이 키우는 악귀 중 하나였다.그러나 그의 제자 은태산이 그 악귀를 가져갔고, 진서준이 그 악귀를 해치웠었다.“권해철, 지금 당장 꺼진다면 나와 오랫동안 알고 지낸 네 체면을 봐서 이번 한 번은 살려주겠어.”창격이 차갑게 말했다.이때 창격은 조금 전처럼 여유롭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매우 심각한 상태였다.아직 음살 마스터가 되지 못한 그로서는 권해철과 실력이 엇비슷했기 때문이다.만약 권해철이 나선다면 그의 계획이 실패할 수도 있었다.“나보고 꺼지라고? 너한테 그만한 실력이 있어?”권해철은 같잖다는 듯이 말했다.권해철이 수련한 술법은 귀신 같은 것들에 아주 치명적이었다. 무인을 상대할 때보다 그 공격력이 두 배는 더 강했다.그래서 권해철처럼 술법으로 마수를 상대한다면 조금 더 수월했다.게다가 이틀 전 권해철은 진서준이 준 단약을 복용해서 실력이 대폭으로 향상되었다.그 단약이 아니었더라면 조금 전 부적 하나로 일격에 악귀를 소멸시키지 못했을 것이다.“난 너한테 기회를 줬어. 그 기회를 차버린 건 너야.”창격이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저 자식을 죽여버려!”명령이 떨어지자 세 악귀가 아주 빠른 속도로 권해철을 향해 달려들었다.순간 음산한 바람이 불면서 근처에 있던 귀신들이 울부짖기 시작했다.그 소리를 들은 오윤산은 서둘러 귀를 막았다.그 소리는 신경 착란을 일으킬 수 있는 소리였다.권해철은 저번에 보운산에서 자신의 보물들을 전부 잃었었다. 그래서 지금은 부적으로만 세 악귀를 상대해야 했다.만약 그에게 천사검이 있었더라면 세 악귀를 아주 손쉽
“오늘 넌 내 윤회검에 죽을 거야!”창격은 버럭 소리를 지르더니 권해철을 향해 윤회검을 휘둘렀다.권해철은 감히 방심하지 못하고 다시금 뇌검을 만들어 손에 쥔 뒤 창격과 싸우기 시작했다.탁탁탁...금속이 맞부딪히는 소리는 별장 전체에 울려 퍼질 정도로 아주 컸다. 이따금 천둥과 번개가 번쩍여서 아주 살벌했다.조금 전 세 악귀를 상대하느라고 권해철은 진기를 꽤 많이 소모한 상태였다.창격과 검으로 싸울 때 권해철은 체력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검을 쥔 손이 살짝 떨렸다.창격은 상황을 보더니 악랄하게 웃었다.“이 자식, 오늘 넌 분명 죽을 거야!”“웃기네. 진 마스터님께서 곧 도착할 거야. 진 마스터님이 온다면 넌 절대 살아남을 수 없어!”권해철은 아주 똑똑했다. 그는 창격과 전력을 다해 싸울 생각이 없었다. 그는 피하기 시작했다.진서준이 올 때까지 버틴다면 창격은 분명 죽을 것이다.“이 자식, 도망치기만 하네?”창격은 화가 나서 이가 갈렸다.“네가 너무 느린 거야.”권해철은 차갑게 웃으면서 그를 도발했다.“진서준 씨!”오윤산은 진서준이 도착한 걸 보고 흥분해서 외쳤다.창격은 또 한 명이 오자 여기 남아있을 생각이 사라졌다. 그는 오세정을 데리고 도망칠 생각이었다.“난 이 일을 절대 잊지 않을 거야. 음살 마스터가 되면 널 반드시 죽이고 말 거야!”말을 마친 뒤 창격은 몸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다.권해철은 상황을 보다가 서둘러 검을 휘두르면 그를 쫓아갔다.“넌 도망칠 수 없어. 오늘 우리는 악행을 저지르고 다닌 너를 죽여 이곳에서 정의를 실현할 생각이거든.”진서준은 상황을 파악한 뒤 체내의 영기를 이용했다. 그의 손바닥은 투명한 담청색으로 변했고 천둥과 번개가 모이기 시작했다.진서준은 손을 뒤집어 손뼉을 쳤다. 순간 번개가 창격의 종아리를 꿰뚫었다.털썩 소리와 함께 창격은 바닥에 철퍼덕 넘어졌고, 그가 들고 있던 윤회검은 멀리 날아갔다.진서준은 창격의 옆으로 걸어가서 그의 등을 밟고 물었다.“오세정 씨는?”“날 놓
창격은 진서준의 싸늘한 눈빛을 바라보더니 겁을 먹고 침을 꿀꺽 삼켰다.“저... 저기에 있어!”진서준은 창격이 가리킨 별장을 바라보더니 권해철에게 말했다.“권해철 씨, 오세정 씨가 안에 있는지 한 번에 확인해 보세요.”“네!”권해철은 곧바로 오윤산과 함께 별장으로 달려갔다.곧 이어폰에서 권해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진 마스터님, 오세정 씨 별장 안에 있습니다!”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인 뒤 창격에게 말했다.“이젠 죽어!”창격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서둘러 외쳤다.“죽이지 마, 날 죽이지 마! 난 내 모든 걸 너에게 줄 수 있어! 우리 사부님은 마교의 4대 법왕이야. 내가 죽은 걸 우리 사부님이 알게 된다면 분명 너에게 복수하러 올 거야!”진서준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을 죽이지 않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 당신 사부님이 감히 날 찾으러 화진에 온다면 당신과 함께 지옥으로 보내줄게!”말을 마친 뒤 진서준은 창격의 머리를 밟았다.콰득 소리와 함께 창격의 머리가 공처럼 터져 나갔다.창격처럼 극악무도한 인간은 절대 살려둘 수 없었다. 지금 죽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손에 죽을 것이다.진서준은 창격을 죽인 뒤 곧바로 별장에게 달려갔다.조금 전 창격은 오세정의 체내에 음기가 있다고 했다. 진서준은 그녀의 체내에 있는 음기를 빨아들일 생각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오세정의 목숨이 위험했다.“진서준 씨, 어서 제 손녀를 구해주세요!”오윤산은 진서준을 보자마자 그의 손을 잡고 말했다.진서준이 다가갔을 때 오세정은 이미 기절한 상태였다.오세정은 안색이 창백했고 추운 듯이 몸을 움찔움찔 떨고 있었다.진서준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오세정 체내의 음기가 발작했다는 걸 깨달았다.“다들 뒤로 물러나세요. 제가 오세정 씨 체내의 음기를 빨아들일 겁니다.”권해철과 오윤산은 서둘러 뒤로 물러났다.진서준은 오세정의 단전에 손을 올려둔 뒤 체내의 장철결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장철결은 이 세상의 모든 혼탁한 기운을 빨아들일 수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