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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유월영은 그 말에 잠시 멈칫했다.

서정희는 몸을 약간 허우적거리다가 웨이터가 주문한 음식을 가져오는 순간 실수로 쟁반에 부딪혔다. 웨이터는 즉시 사과했지만 서정희는 쟁반에 놓여있는 음식을 와락 잡아 바닥에 거칠게 떨어뜨렸다.

“날 양식집에 데려간 것도 길거리 음식을 먹으러 간 것도 결국엔 당신이 가서 그 사람이 따라간 것뿐이에요. 산책도, 영화도 그 사람은 다 당신을 따라간 거예요.”

“당신과 난 다른 기숙사에 있어 당신을 만날 가능성이 없어서 그 사람은 날 기숙사까지 데려다준 적이 없었죠. 내가 단 한 번만이라도 데려다주라고 간절히 부탁해도 그 사람은 한 번도 데려다주지 않았죠. 전부 단칼에 거절했어요!”

서정희는 15일 동안 쌓였던 감정을 더는 억누르지 못하고 전부 쏟아냈다. 주변 사람들이 그녀를 핸드폰으로 찍는 것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유월영은 그녀를 올려다보며 큰 충격을 받았고 눈동자도 약간 떨리고 있었다.

“게다가 그 사람이 나와 사귀게 된 것도 그날 당신과 현시우가 함께 있는 모습을 봐서 현시우를 질투해 충동적으로 내린 결정이었죠.”

서정희는 비운의 주인공처럼 애처롭게 웃었다.

“왜 내가 당신을 죽음으로 몰아넣게 되었는지 궁금하다고요? 만약 당신이 나라면 자기가 누군가에게 쭉 도구로만 이용된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그 사람을 증오하지 않을 자신이 있어요? 월영 씨, 당신이 그 사람과 함께 있게 된 사실을 내가 안 순간 내가 얼마나 억장이 무너졌는지는 알기나 하나요?”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그 사람은 아직도 당신만을 좋아하고 심지어 당신과 함께 있게 되었죠. 그 사람이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어 얼마나 만족스럽고 행복해하는지를 알게 되었을 때 난 당신을 죽여버리고 싶었어요. 내가 몇 년 동안 쭉 마음속에 고이 간직한 남자가 오직 당신만을 바라보니까요.”

‘도구로 이용됐다고...’

유월영은 이 상황이 무척이나 혼란스러웠다.

누가 더 도구로 이용되었는지 따질 생각은 없었지만 서정희가 털어놓은 이 얘기는 그녀가 난생처음 듣는 얘기였다.

서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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