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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왼쪽에 있던 윤영훈은 비아냥거리면 웃었다.

“연 대표님은 그렇게 바쁘신데 30분밖에 안 늦으셨네요.”

연재준이 입을 열었다.

“집에 갑자기 일이 좀 생겨서 잠시 들리느라 늦었습니다. 여러분의 시간을 뺏으려던 건 아닌데.”

오른쪽은 신현우였다. 그의 화상 회의 배경도 사무실이었고 손에 있는 서류에 사인을 하며 느긋하게 말했다.

“연 대표님, 윤 대표 말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저희도 온 지 5분밖에 안 됐는데요 뭐.”

“5분인가요? 그러면 제가 잘못 기억했네요.”

윤영훈은 트로트를 듣고 있었으며 가사를 따라 부르고 손가락으로 허벅지에 대고 박자를 맞추며 낮게 흥얼거렸다.

“요즘 기억력이 좋지 않습니다. 내가 알기론 왕년에 고해양의 일은 우리 네 가문이 같이 한 걸로 알고 있었는데 돌아가는 상황 보니깐 마치 우리 윤씨 집안에서 혼자 벌인 일 같더라고요. 어쩐지 혼자 개고생하는 사람이 나뿐이라 했더니. 나머지 세 가문은 뭐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 하시니 나도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요. 장부고, 고해양 딸이고 다 될 대로 돼라죠. 그때 가서 장부에 누구 문제가 더 크게 적혀있는지 보고 그 가문에서 고해양처럼 죗값을 받으면 될 것 같은데. 안 그래요?”

윤영훈의 말이 끝나자 사람들의 반응이 모두 달랐다.

연재준의 손에 들린 커피는 뜨거운 김을 내뿜었지만 그의 표정은 차가웠다.

사인을 하던 신현우의 손이 멈칫했다. 오씨 가문을 대표해 나온 오성민은 안경을 추켜 올리고 나서 나긋한 목소리로 그를 달랬다.

“윤 대표, 우리 그런 뜻이 아니란 걸 알잖아. 그래, 우리도 전에는 유현석이 그렇게 자살할 줄 몰랐어. 그에게 직접 물어보면 줄줄 알았지. 게다가 고해양의 딸이 신 대표 밑에서 비서일을 하고 연 대표의 여자 친구이기도 해서 문제없을 줄 알았어.”

“유용우가 그렇게 충성심이 깊어 투신자살할 줄은 생각도 못 했어. 그 딸도 그렇게 도망갈 수 있을지도 몰랐고.”

신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모든 게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죠.”

윤영훈이 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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