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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연민철은 여기까지 말하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연재준은 바로 일어나 그의 등을 문질러 준 다음 컵에 물을 따랐다. 자기 아버지의 이런 모습을 보고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혈압이 높은 것 외에 다른 병이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었다.

그러나 연민철은 물컵을 받지 않고 오히려 연재준의 손목을 꽉 잡았다. 물컵이 흔들리면서 넘쳐 나온 물에 연재준의 손등이 빨갛게 데었다.

연민철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아들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그의 눈동자는 흐리고 어두운 빛이 번쩍였으며 마치 죽음을 앞둔 야수 같았다.

그는 기침 때문에 70세 노인 같은 목소리로 한마디 한마디 힘겹게 내뱉었다.

“재준아, 네가 어렸을 때부터 나와 네 어머니의 일로 항상 나를 원망했던 걸 알아. 나는 너에게 미안하고 네 어머니에게도 정말 미안하구나.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내가 할 수 있는 보상은 해운그룹과 연씨 가문을 모두 너에게 넘겨주는 거야. 앞으로 해운그룹과 연씨 가문은 모두 네 것이 될 거야.”

윤미숙은 방문 밖에서 차가운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

연재준은 여전히 허리를 굽혀 연민철의 등을 천천히 두드려 주면서 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침대 위 등이 그의 차가운 옆모습을 비추고 있었지만 어두컴컴해서 얼굴이 다 보이지 않았다.

연민철은 이어 말했다.

“해운그룹이 여기까지 온 건 쉽지 않아. 이제 해운그룹이 네 것이니 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꼭 장부를 찾아야 해! 누구도, 어떤 일도, 해운그룹의 걸림돌이 될 수 없어!”

연재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었다. 연민철은 말을 마치자 힘이 다 빠진 듯 손을 툭 떨구었고,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숨을 몰아쉬면서도 눈은 여전히 허공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제정신이 아닌 듯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난 이미 고해양을 이겼어, 난 이미 널 이겼어...해운그룹은 쓰러지지 않을 거야. 재준아, 해운그룹은 망하면 안 돼. 나는 고해양에게 질 수 없어. 그렇지 않으면 죽어도 눈을 감을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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