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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2화

이혁재가 서덕궁에 도착했을 때 노현재만 혼자 남아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는 얼굴에 난 상처도 신경 쓰지 못한 채 초조하고 굳어진 얼굴로 주위를 둘러봤다.

“재준이는? 나한테 보낸 위치가 서덕궁 아니었어?”

노현재가 고개를 들어 대답했다.

“재준이 형이 갑자기 해양그룹에 관심이 생겨서 지욱이 형을 끌고 현씨 어르신네 집에 갔어. 재혁이 형, 얼굴이 왜 그래? 싸웠어?”

이혁재는 해양인지 호수인지에 관심이 없는 듯 풀썩 앉았다.

“현재야, 취할 수 있는 술로 몇 병만 가져다줘.”

노현재는 게임을 끄고 일어나 등 뒤의 선반에서 한 병을 골랐다.

“왜 무슨 일이야?”

이혁재는 아무리 속이 없다고 해도 자기 아내가 바람피운 이야기를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없어 얼굴이 굳은 채 양주 한 병을 따서 잔에 부었다.

“넌 아직 어려서 몰라. 예쁜 여자일수록 힘들다는 것만 알아둬.”

노현재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둘은 26살 동갑이었으며 이혁재는 자신보다 생일이 3개월 빠를 뿐이었다.

노현재도 연재준과 서지욱이 떠난 뒤 게임 몇 판 하다가 게임을 할수록 기분이 우울해졌다. 그래서 그도 양주를 들어 자신의 잔에 절반 따랐다. 술잔에 일렁이는 불빛을 나른하게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내가 알지.”

단숨에 술을 삼키고 두 사람은 이내 말이 없었다. 그저 한 잔 또 한 잔 술만 마시기 시작했다. 두 사람 모두 거의 취기가 돌자 이혁재는 입가를 문질렀다. 멍이 든 부분이 여전히 욱신거렸다.

“흥, 그러고도 변호사라고. 유죄 확정 전에 변호도 안 해주고 사형선고 하다니. 그러기 전에 나한테 물어보면 어디 덧나? 내 말 보다 전 애인의 말이나 믿고, 대체 누가 남편이야?”

“여자들은 가끔 이렇게 억지를 부려. 한 번 죄를 지으면 갚아주고도 계속 마음에 담아두고 눈치를 줘. 하지만 다른 사람이 그녀 앞에서 내연녀를 두둔하잖아? 오히려 이틀도 안 가 그를 용서하고 결혼까지 한다니까.”

노현재는 혀를 차며 웃었다.

“맞아. 여자는 정말 이상한 것 같아.”

이혁재는 그가 여자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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