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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이 말 한마디로 인해 루장월은 완전히 부모님께 실망해 버렸고 그 뒤 3년간 다시는 그들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았었다. 몇개월 전 갑자기 불 지펴진 생각으로 연락했지만 그 마저도 통하지 않게 되기 전까진 말이다.

그땐 헛웃음 밖에 안 나왔다. 독한 정도로 따지면 그녀의 부모님처럼 자식과의 완전히 절연해버리는 사람들이 어디 있겠나.

지금 어머니 목소리를 들어보니 괜찮아 보이시는데 그럼 신경끄고 각자 갈 길 가면 되겠다.

차가 담긴 보온병을 들고 루장월은 다시 비서실로 돌아갔다.

금방 자리에 앉자 마자 방천이 어제 그 서류를 또 다시 그녀의 책상 위에 던져 놓더니 제법 우쭐대며 승리감에 도취해 말했다.

“내가 이미 사장님이랑 말해봤는데 콕 찝어서 너 보고 맡으시라네!”

그래 뭐.

엉망진창인 사무실에서 한시도 더 있고 싶지 않았는데 차라리 잘 됐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곧장 서류와 가방을 들고 자리를 떴다.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방천의 두 눈은 여전히 이글이글 블타오른다.

회사에서 나온 루장월은 일단 근처 카페에 가서 커피부터 시키고 의자에 앉아 서류를 들여다 봤다.

30분 정도만으로도 그녀는 이미 전반적인 프로젝트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현재의 핵심은 진 사장더러 그 날 사인 못했던 보충 협약에 사인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 이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필경 그 날 그들에게 약점 잡혀 역겨움을 참으면서 겨우 계약서에 사인한 진 사장이거늘 오늘 다시 찾아간다고 해도 8,9할은 거절당할게 뻔하니 말이다.

루장월이 골머리를 앓으며 이 어려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고민하던 그때 누군가 테이블을 가볍게 똑똑 두드렸다.

섬섬옥수같은 손가락을 따라 위로 쭉 시선을 올리다보니 옅은 미소를 띤 심소흠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오늘 은색 테두리에 여전히 우아해보이는 안경줄이 달린 안경으로 바꿔끼고 왔다.

조금은 의외였던 루장월은 한 쪽으론 서류를 덮고 한 쪽으론 허리를 곧게 세우며 말했다.

“심 교수님이 어쩌다 이쪽에 오셨어요? 또 동생한테 군만두 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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