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 중 가장 약한 것은 고려 검조였지만 그것 또한 다른 두 사람에 비해 상대적인 것뿐이었다. 이 일반 병사들 앞에서 고려의 검조 역시 매우 강한 존재였고 심지어 그는 자신의 장검을 꺼낼 필요도 없이 진기만으로도 주위의 모든 병사들을 쓸어버렸다. 그렇게 전후로 몇 분도 안 되는 사이에 이 병사들의 시체가 곳곳에 널브러졌다. 결국 그 많았던 병사들은 세 사람에 의해 전부 죽어버렸고 상신은 그 중 몸집이 가장 큰 병사 앞으로 다가가 그의 가슴에 칼을 찔렀다. 그 후 상신은 그 병사의 가슴 쪽에서 무언가를 잡아냈는데 자세히 보니 그것은 손바닥 크기의 양가죽이었다. 즉 그건 역시 이 공간의 지도였던 것이다. “저들도 지도의 존재를 알았어.” 이 장면을 본 하천은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저 녀석들도 분명 나처럼 이곳을 허망하게 누비다가 병사들을 만났고 그 병사들의 몸에서 지도를 발견한 거야.” “저 남은 지도를 합치면 분명 신령 묘지의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있을 텐데.” 이때 상신은 그 양가죽에 새겨진 지도를 보면서 흥분한 듯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하천은 여기에 더 오래 머물 생각은 없었다. 이미 저기 있는 상신 등 세 사람은 모두 하천과 원한을 가지고 있었다.때문에 만약 그들에게 발각되어 3대1로 붙는다면 그건 분명 하천에게 불리한 싸움이 될 게 뻔하니 말이다. 그러니 하천은 얼른 몸을 돌려 이곳을 떠나려 했다. 그런데 하천이 이제 몇 걸음 움직였을 때 발 밑의 빙판에 갑자기 촘촘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안 돼.” 하천은 순간 심장이 철렁했고 맞은편 빙판 속에서는 갑자기 5미터 길이에 가까운 커다란 손이 뻗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손은 온통 새까맣고 표면에는 서리가 잔뜩 쌓여 있었는데 곧이어 온몸이 검은 털로 뒤덮인 한 괴물 한 마리가 살기를 내뿜으며 그 빙판을 뚫고 나왔다. “이건 무슨 괴물이지?” 하천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그 괴물을 쳐다보았다. 족히 10미터는 되어 보이는 이 괴물은 온몸에 근육들
“그래, 좋아.” 하천은 큰 소리로 외치더니 고려 검조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럼 당신부터 죽여야겠네.” 하천은 말을 끝내자마자 미종구보를 시전하며 번개와 같은 속도로 검조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비록 세 사람 중 검조의 실력이 가장 약하다고는 하지만 그가 상신과 만왕 등과 연합을 한 이상 하천이 그들 셋을 함께 상대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때문에 현재 하천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최적이 돌파구를 찾아 이 현장에서 도망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의심할 여지없이 그 돌파구는 바로 검조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하천은 이미 포악한 기운을 내뿜으며 검조를 향해 돌진했고 하천의 기운을 느낀 검조는 잔뜩 긴장했고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 당황한 가운에 검조는 급히 장검을 꺼내 하천의 공격을 막으려 했지만 하천의 힘은 너무 강했고 순식간에 그의 장검을 날려 버렸다. 이어 하천은 곧바로 천궐도로 검조를 내리쳤다. 검조는 급히 진기로 막아보려 했지만 그 진기는 순식간에 천궐도에 의해 부숴졌고 검조는 비명을 지르며 저 멀리 날라가 버렸다. “별 것도 아니면서.” 이 모든 것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고 하천은 곧바로 저 멀리 도망가기 시작했다.“젠장, 검조는 생각했던 것보다 실력이 더 약하잖아.” 이때 보고만 있던 상신과 만왕이 급히 하천을 쫓아갔다. 두 사람의 속도는 아주 빨랐고 점점 하천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한편 부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검조 또한 몸에서 단약 하나를 꺼내 입에 넣더니 순식간에 다시 체력을 회복했다. “하천, 넌 오늘 반드시 여기서 죽게 될 거야.” 검조는 큰소리로 포효하더니 하천을 향해 달려갔다.이때 하천은 줄곧 앞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사실 그의 속도로 이 몇 사람을 따돌리는 건 일도 아니였다. 그러나 그를 당황하게 만든 것은 뜻밖에도 그가 도망치는 중에 앞에 각종 병사들이 연이어 빙판을 뚫고 나타나고 있는 것이었다. 이 병사들의 실력은 하나같이 강한 편은 아니었지만 문
이때 하천의 진기는 놀라운 속도로 회복되었고 곧 그는 다시 컨디션을 절정의 상태로 회복했다. “날 죽이겠다고?” “그게 가능할 것 같아?” 최상의 상태로 돌아온 하천은 순식간에 검조 앞에 나타났고 한 주먹으로 그의 가슴을 세게 후려쳤는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검조는 완전히 사분오열되었다. 이 모든 것은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고 옆에 있던 상신과 만왕은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런데 만왕이 아직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멍해 있을 때 검조 머리 위에 있던 핏빛 소용돌이는 이미 그의 머리 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곧이어 그 핏빛 소용돌이는 온통 만왕을 뒤덮어 버렸다. “크아악!” 만왕은 그 핏빛 소용돌이 속에서 고통스러운 듯 울부짖었다. 바로 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한 사람의 그림자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질주해 오더니 순식간에 만왕을 그 핏빛 소용돌이 안에서 잡아당겼다. 이로 인해 하천 또한 큰 충격을 입고 몇 걸음 뒤로 물러났는데 표정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대신관?” 하천은 이 결정적인 순간에 훼방을 놓은 녀석이 대신관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원래 피의 저주를 이용해 먼저 검조를 해치운 다음 만왕과 상신까지 모조리 해치우려 했던 하천의 계획이 대신관으로 인해 무너진 것이다. 그리하여 하천은 갑자기 나타나 훼방을 놓은 대신관을 보면서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저 자식이 방금 시전한 것은 피의 저주라고 하는데 한 권의 기서에서 나온 공법입니다.” 대신관이 말했다. “피의 저주는 방금처럼 핏빛 소용돌이를 만들어내 다른 사람 체내의 진기를 모조리 흡수하여 자신의 힘으로 전환시킬 수 있습니다.” “때문에 방금 저 자식은 고려 검조의 진기를 흡수하고 다시 최상의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 피의 저주에 일단 잘못 걸려들면 그 후과는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대신관의 말을 들은 상신과 만왕은 그제야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렸다. 동시에 만왕은 만약
한편 하천은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아내고 맞은편의 상신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마침내 반격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상신은 죽은 만왕에게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이미 자신을 향해 엄습해오는 강렬한 살기를 느꼈다. 이때 하천은 순식간의 한 줄기의 잔영으로 변하여 상신을 향해 돌진했다. 챙챙- 하천의 천궐도와 상신의 손에 있는 낫은 끊임없이 부딪쳤지만 이미 하천은 절대적인 실력으로 상신을 깔아뭉개고 있었다. 잠시 후 상신은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진기가 끊임없이 소모되고 있음을 느꼈고 짙은 위기감이 온몸을 휩쓸었다.“안 돼. 계속 이렇게 가다가 여기서 죽게 될 거야.” 상신은 상황이 이렇게 180도로 변할 줄은 전혀 상상도 못했고 방금까지도 궁지에 몰렸던 하천에게 자신이 당할 거라고는 더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이때의 상신은 더 강력한 수단을 쓰지 않는다면 몇 회합 안에 하천에 의해 죽게 될 수도 있었다. “죽음의 심연!” 상신은 갑자기 포효하며 두 손으로 하늘을 떠받쳤는데 허공에는 갑자기 수십 개의 검은 소용돌이가 나타났다. 삽시간에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검은색 기운들이 솟구쳐 나오기 시작했고 미친 듯이 하천을 향해 몰려왔다. 이 기운들은 흉악하기 그지없었고 하천이 아무리 천궐도로 쪼개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젠장!” 그리하여 하천은 쏜살같이 뒤로 물러나더니 곧바로 온몸의 진기를 동원하여 성세황 운서의 힘을 끌어올렸다. “해상승월!” 순간 하천의 뒤에는 거대한 바다가 생겨났고 그 위에는 둥근 달이 솟아올랐다. 하천은 곧바로 그 달 앞으로 뛰어올랐다. “가라!!!” 하천의 외침과 함께 그 달이 뿜어내고 있던 은은한 빛은 갑자기 공포스러운 기운으로 변했고 순식간에 상신이 만들어낸 소용돌이 속으로 발사되었다. 순간 하늘을 뒤덮고 있던 검은 기운들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고 그 소용돌이조차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이 모습을 본 상신은 큰 충격을 먹었고 하천을 보면서 온통 막막한 느낌이 들었다. “엄청난 기
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대신관의 몸은 순식간에 폭발하면서 거대한 기운이 사방으로 파급되었고 이화 노조 또한 함께 폭파되었다. “젠장!” 대신관의 있던 위치는 폭파되어 거대한 구덩이 만들어졌고 이 모습을 본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만약 대신관을 잡고 있던 것이 하천이었다면 이미 그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방금 대신관을 잡고 있던 것은 이화 노조였기에 다행히 하천은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었다. 하천은 재빨리 이화 노조 앞으로 뛰어갔고 그의 몸에 무수하게 생긴 균열들을 보면서 약간 마음이 아파왔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화 노조의 몸은 단단한 철로 만들어졌기에 방금 그 폭파로도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의 몸에 난 균열 또한 충분히 복구 가능한 정도였다. 그리하여 하천은 다시 대신관과 상신 등이 사라진 곳으로 향했고 그 곳에는 양가죽으로 만들어진 지도가 각각 하나씩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 양가죽은 도대체 무슨 원인인지 그 격렬한 폭발로도 전혀 망가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순간 하천은 이 양가죽은 절대 보통 물건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하천은 도대체 왜 이곳에 이런 지도가 나타난 것인지 그리고 누가 이 신령의 묘지에 들어왔던 것인지 점점 더 궁금해졌고 이 지도를 만든 사람 또한 절대 평범한 사람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 흩어진 지도들이 왜 병사들의 손에 있었고 그건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누군가 처음부터 설계해둔 음모인 건지 하천은 점점 더 생각이 많아졌다. 그리고 하천은 이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이 신령의 묘지가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모든 것은 마치 누가 처음부터 설계해둔 판인 것 같았고 서서히 하천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때 하천의 손에는 이미 3장의 지도가 있었다. 그러나 이 지도들은 모두 서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었고 심지어 이런 흩어진 지도들이 아직도 얼마나 남아 있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하천은 분명
“그래도 고맙네.” 구월검군은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시한 후 말했다. “하천 형제는 이 곳에 들어온 후 이상한 일들을 당한 적 없어?” 그러자 하천이 대답했다. “이곳에서 100년 존재하던 R국의 병사들과 흉측하게 생긴 괴물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들 몸에서 이것을 발견했습니다.” 하천은 바로 그 지도를 꺼내며 말했다. “선배님들도 이런 지도를 보신 적 있습니까?” “우리 손에도 있어.” 구월검군이 말하면서 찢어진 지도 한 장을 꺼냈고 고행승도 갖고 있던 지도를 꺼냈다. “이건 우리가 이 공간 안에서 싸운 괴물들 몸에 있던 거야. 이 공간 안에 신기한 괴물들이 아주 많은 것 같아.” “이건 아마 신령의 묘지 지도인 것 같아요. 찢어진 지도들을 전부 모아야만 신령 묘지의 진정한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고요.” “네 말이 맞아.” 고행승이 입을 열었다.“하지만 이 공간은 너무 커. 이 흩어진 지도들을 도대체 언제 다 모을 수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고 말이야.” “하천, 자네는 이 곳에서 다른 반신들을 본 적은 없어?” 그러자 하천이 살짝 멈칫하더니 말했다. “아니요. 전 이곳에서 제 꼭두각시인 이화 노조 외에 다른 반신을 본 적은 없어요.”“하천 형제 좀 다친 것 같은데?” 고행승은 하천 몸에 난 상처와 도처에 금이 간 이화 노조를 보면서 한 마디 덧붙였다. 그러자 하천이 대답했다. “모두 이 공간 안의 괴물들과 싸우면서 생긴 상처예요. 이 안의 괴물들은 정말 하나같이 너무 강하더라고요.” 하천은 끝까지 자신이 상신 등을 만났다는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 하천이 구월검군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고행승에 대해서는 완전히 믿음이 가지 않았기에 이 사실을 숨긴 것이었다. 만약 다른 사람이 하천이 상신과 만왕 등을 죽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것이 사신 무리의 귀에 들어간다면 하천은 또다시 그들 공공의 적이 될 게 뻔했다. 때문에 비밀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고행승은 바보가 아니었고 이미 무언가를
이 세 사람 중 제일 멀쩡한 것은 오히려 왜소한 고행승이었다. 아마 고행승은 수십 년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수행해왔기에 이런 환경이 익숙한 듯했다. “멈추면 안 돼. 멈추면 더 걷기 힘들어져.” 말하면서 고행승은 하천과 구월검군을 강제로 일으켜 세웠고 세 사람은 다시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이때 이화 노조도 하천 일행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는데 그의 몸에도 여러 갈래의 균열이 더 생겨났다. 이것들은 모두 길을 걸어오면서 괴물들과 싸우며 생긴 것이었는데 만약 이화 노조가 강철로 만든 몸만 아니었다면 진작에 살아있지 못했을 것이다. 여전히 찬바람은 쌩쌩 불었고 눈 또한 펑펑 내리며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가장 멀쩡하던 고행승조차도 점점 벅차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전방에 갑자기 흰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하천 일행 쪽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지금까지 하도 많은 괴물들과 싸워왔던 이들은 순식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전투 태세를 취했다.하지만 이 사람이 점점 가까워질 수록 하천은 반가움을 금치 못했다. “백리?” 그랬다. 이 사람은 바로 다른 이가 아닌 백리였던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동안 백리가 무엇을 겪었는지는 모르지만 기진맥진한 하천 일행과는 달리 그는 여전히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하천!” 백리 또한 하천을 발견하고 미소를 지었다.이때 백리를 발견한 하천은 너무나도 기뻤다. “여러분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겁니까?” 하천 일행의 초췌한 모습을 본 백리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그리고 너무나도 멀쩡하고 기운 넘치는 백리에 하천 일행이 더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형님, 이 공간에서 이상한 것들을 만나지 않은 겁니까?” “당연히 만났지.” 백리가 대답했다. “병사들도 만나도 설괴도 만났어. 참, 그리고 그들에게서 이런 것도 발견했지.” 말하면서 백리는 찢어진 지도 두 장을 꺼냈다. “아마 이게 이곳의 지도인 거 같아. 그런데 아쉽게도
“허허.” 백리는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그럼 여기서 다른 사람들은 만난 적 있어?” 그러자 하천은 갑자기 엄숙한 표정으로 백리의 귓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2 세계의 상신과 만왕은 이미 제 손에 죽었습니다.” “뭐라고?” 백리는 깜짝 놀랐고 하천은 계속 말했다. “그 외에도 동영의 대신관과 고려 검조 또한 죽였고요.” “너 정말 대단해.” 백리는 참지 못하고 감탄했다. “나도 이름 모를 서방의 반신을 한 명 만났는데 우리 H국에 대한 반감이 아주 컸어. 그래서 나도 그를 죽여버렸어.” “하하.” 하천이 웃으며 대답했다. “이번에 신령의 묘지를 찾는 사람은 너무 많아서 도대체 누구와 누가 사이가 좋고 나쁜지를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절대 이 소식을 다른 누구에게 누설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의 보복을 당할 지도 모릅니다.” “맞아.” 백리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너 언제까지 이 열매들 담을 거야?” “이 공간 안에 들어온 반신은 적어도 30명이 넘어. 그러니 다른 사람이 진짜 신령의 묘지 위치를 찾아내기 전에 우리도 서둘러야 해.” “서두를 필요 없습니다.”하천은 여전히 자신의 손목 보호대에 영과를 담으며 말했다. “이 공간에서 찢어진 지도가 나타난 이상 분명 이 지도를 완벽하게 맞춰야만 진짜 묘지의 위치를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 손에는 이미 이렇게 많은 지도들이 있으니 절대 다른 사람들이 먼저 그 위치를 알아낼 수 없을 겁니다.” “네 말이 맞는 것 같구나.” 백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천이 영과를 담는 것을 묵묵히 지켜보았다.한편 구월검군과 고행승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옷까지 벗어 허겁지겁 영과를 담고 있었다. 아마 힘겨웠던 여정이 그들에게 트라우마가 되었던 모양이다. 심지어 구월검군은 그렇다 쳐도 이미 열악한 환경에 익숙해진 고행승조차도 끊임없이 영과들을 담는 모습에 백리는 그들이 얼마나 힘들었기에 이러는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렇게 이들이 정신없이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