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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당신은 방법이 있나봐요

정욱은 듣자마자 차를 몰고 세움 그룹으로 향했다.

방매향은 정욱의 전화를 받고 하던 일을 멈추고 내려가 그와 합류했다.

“대표님께서 오늘 사직 수속을 밟으라고 합니다. 마땅한 이유를 찾아 남들이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정욱은 말투가 공손하고 경의에 차 있어 이미 방매향의 정체를 알고 있는듯했다.

방매향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경계심을 가졌다.

“무슨 일이지?”

“아직은 괜찮습니다. 대표님께서 비밀 조직이랑 진검승부를 펼칠 생각이라 매향 씨에게 피해 갈까 봐 염려되어 사직하고 본가로 돌아가 있는 것이 안전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알겠어. 지금 신청할게.”

“네. 아래층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방매향은 급히 인사팀을 찾아 대충 핑계를 둘러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인사팀은 극구 그녀를 잡았지만 까딱없었다.

“갑자기 왜 그러세요. 언니가 가면 세움 그룹의 업적이 절반으로 줄어들 거예요.”

“모든 자원과 인맥은 그대로 남기고 갈게. 내 손에 있는 인맥도 다른 동료한테 넘겨줄 거야.”

방매향은 그녀의 속셈을 단번에 알아챘다.

때때로 회사가 당신에게 서운함을 표현하는 것은 종종 당신이라는 사람에 대한 서운함이 아니라 당신의 능력과 자원에 대한 서운함이었다.

반면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직원들은 오늘 오전에 사직서를 제출하면 오후에 바로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정도였다.

왜냐하면 그들의 자리는 너무도 쉽게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팀은 머쓱해서 웃고 말았다.

“놀랐잖아요. 전 헤드헌터가 스카우트한 줄 알았어요. 만약 연봉을 올리고 싶은 거라면 저한테 말하시면 됩니다. 제가 상사한테 직접 얘기할게요.”

“그럴 필요 없어. 자, 내 사직서야. 오후에는 일이 있어서 못 나올 것 같아. 인수인계는 이미 마쳤어.”

“하지만 언니 직계 상사는 심 매니저인데, 지금 휴가 중이라 사직서를 수리할 수 없어요.”

“그럼 이제 출근하고 수리해도 돼. 이 며칠은 휴가를 낸 셈 치지 뭐, 급한 건 아니니까 괜찮아.”

인사팀은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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