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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도윤지

심지안이 눈을 깜박이며 그들을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수백억이 그렇게 입에 올리기 쉬운 금액이었습니까?”

“우리한텐 어렵지, 그 쪽한텐 쉽죠.”

“죄송합니다만 제 돈도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서요. 본인들 여신님 돕고 싶은 건 이해합니다만... 약지에 결혼반지를 끼고 계신 걸 보니 결혼하셨을 거라 예상됩니다. 공익사업을 하고 싶으면 정식 루트를 선택하고 아내분과의 공동재산 탕진하지 마세요. 어디 가서 멍청하게 이용당하지도 말고요.”

“뭐...”

그 사람은 말문이 막혀 얼굴이 벌게졌다.

임시연도 흐려진 안색으로 마이크를 움켜쥐고 심지안을 바라보았다았다.

“그 말은 제가 지금 사기를 치고 있다는 건가요?”

“그럴 리가.”

“그럼 무슨 뜻인데?”

“내 말은...”심지안이 말끝을 흐리더니 호쾌한 표정으로 가까운 곳의 단상을 가리키며 살며시 웃었다.

“장소 대여비 내고 가라고.”

이 부지는 성씨가문이 사들인 땅이었기에 사용하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이에 임시연이 급히 얼굴에서 난감한 기색을 지우고 고귀한 듯 우아한 자태를 유지했다.

“활동이 끝나면 바로 결제할게.”

심지안이 입꼬리를 올려 말았다.

“아, 그리고 점심엔 중단해야 해. 직원들 휴식하니까.”“...”말을 마치고 멀어져 가는 심지안을 바라보며보며 임시연은 괘씸한 마음에 자기 손바닥을 힘껏 꼬집었다.

그래. 두고 봐. 며칠만 지나면 넌 설설 기게 될거니까...“안녕하세요. 혹시 심지안 씨 맞는가요?”

한 대학생 차림의 여자아이가 다가와 물었다.

여자아이의 얼굴을 본 심지안은 처음 보는 사람임을 알았다.

“누구신지?”

“아, 전 고청민 후배예요. 인터넷에서 이상한 소문들 때문에 한 번 보러 왔어요.”

심지안을 응시하는 도윤지의 눈에 적의가 숨겨져 있었다.

“청민 씨는... 집에 있어요. 연락 안 해보셨어요?”

“전화가 안 통해서요. 혹시 무슨 일 생긴 건가요?”

도윤지가 관심 있는 듯 물었다.

심지안이 잠시 멈칫하더니 대답했다.

“아니요. 지금 집에 있고 당분간은 밖에 나다니기 어려워요.”

“아, 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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