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Chapter 1261 - Chapter 1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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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1장
당천이 영입되고, 여름 시즌이 다가왔다. 매 계절 초기엔 모든 회사들이 다 바빴고, 목정침의 퇴근 시간도 늦어졌으며 주말에도 대부분 회사에서 추가 근무를 했다.  온연은 주말에 지루할 때면 콩알이를 데리고 진몽요를 불러 같이 쇼핑을 했고, 진몽요도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나와 경소경이 얼마나 아이에게 불친절한지 욕을 했다.  온연은 농담식으로 말했다. “너한테만 잘 해주면 되는 거 아니야? 그 사람한테 아이는 우선이 아니었잖아. 원래 결혼할 계획도 없었던 사람이 너 때문에 결혼이라는 새장 안에 갇혔는데, 적응할 시간 좀 줘야하지 않겠어? 친 자식이니까 언젠간 좋아하게 될 텐데, 넌 뭘 그렇게 걱정하는 거야? 나도 처음엔 목정침씨가 콩알이 안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는 손에서 놓지를 않더라.”  진몽요는 씩씩거렸다. “경소경씨는 달라! 매일 퇴근하고 어머님네 갈 때마다, 내가 애 좀 안고 있으라고 해도 싫다고 하고, 내가 안고 있으면 된 거래. 그게 말이야? 나 혼자만의 아이가 아니잖아? 이것만 보면 그 사람은 얼음 같은 목정침씨 만도 못 해!”  의류 코너에서 쇼핑을 하면서 온연은 예전에 당천이 목정침에게 팔았던 디자인의 실물을 보았다. 디자인은 벌써 출시가 되었고, 마치 영혼을 불어 넣은듯 실물이 그림 보다 훨씬 생동감 있었다,.  진몽요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 보며 투덜댔다. “저거 그 당천 디자이너가 직접 그린 거라던데, 너네 목가네랑 계약했다며? 하긴 이런 뜨거운 감자 같은 일에 손 댈 수 있는 사람도 목가네 밖에 없지. 게다가 이 뜨거운 감자를 제대로 익은 감자로 만들어 놨으니, 다른 회사였으면 분명 회사까지 같이 망했을 거야.”  온연은 자신 있게 미소를 지었다. “목정침씨 손에 들어가면 그렇게는 안되지.”  진몽요는 혀를 찼다. “얼씨구, 너 지금 자랑하는 거야? 그래, 네 남편 잘 났다 잘 났어, 됐지? 목정침씨 보고 처음에 겁먹었던 게 누구였더라? 목정침씨 피한다고 외지에서 디저트 가게 차린 게 누구였었지? 콩알이가 생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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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2장
한참 대화를 나눈 뒤, 진몽요는 그제서야 온연과 함께 화장품을 사러 온 게 생각났다. 뒤를 돌아봤을 때 온연의 표정이 좋지 않자 의심스럽게 물었다. “연아, 왜 그래? 표정이 너무 안 좋아 보이는데? 어디 아파?”  온연은 옅게 숨을 들이마셨다. “응, 갑자기 머리가 좀 어지럽네. 오늘은 그냥 안 살래, 가자.”  진몽요는 그녀의 이마를 짚었다. “빈혈 때문에 어지러운 건가? 너가 너무 말라서 그래, 가서 목정침씨한테 제대로 몸보신 좀 해달라고 해. 이왕 왔는데, 사고 가는 게 낫지 않아? 계산하는 게 힘든 것도 아니고. 넌 앉아서 쉬고 있어, 내가 해줄게, 너가 어느 브랜드 쓰는지 아니까.”  예군작의 시선은 다시 온연을 향했고, 도발이 섞여 있는 눈빛에,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온연은 이 화를 삼키고 옆에 있던 의자에 앉았다. 예군작과 1초라도 더 있다가는 조금이라도 더 위험해질 것 같아 그저 진몽요가 빨리 화장품을 사온 다음에 나가고 싶었다.   고의였는지는 모르지만 예군작은 그 꽃 얘기를 꺼냈다. “몽요씨, 제가 준 그 꽃 폈어요?”  진몽요는 카드를 직원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폈어요, 말 안 해줬으면 까먹을 뻔했네요. 겨울에 폈더라고요, 참 이상한 꽃이에요. 그렇게 오랫동안 키웠는데 한겨울에 피고 말이에요. 근데 계속 엄마 집에 있어서 보러 갈 시간이 없었어요. 제가 마지막으로 봤을 땐 꽃봉우리였거든요. 예전에 꽃이 피면 저한테 알려줄 비밀 있다고 그러지 않았어요? 오늘 마침 만났으니까 물어볼게요, 비밀이 뭔데요?”  온연은 숨이 멎었고 죽일듯이 예군작을 보았다. 예군작은 그녀를 향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정말… 궁금해요? 마음의 준비가 안됐을까 봐서요.”  진몽요의 호기심이 발동되었다. “무슨 비밀이길래 마음의 준비까지 해야 되는데요? 저 멘탈 강해요, 그러니까 얼른 말해요, 흥미 떨어지기 전에요.”  온연은 더 이상 앉아있을 수 없어서 무섭게 일어나서 말했다. “몽요야! 우리 가자, 나 진짜 몸이 안 좋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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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3장
예군작과 아택도 금방 백화점을 떠나 차로 돌아왔다.  옆에 쌓인 여성용 물품들을 보면서 예군작의 미간엔 짜증이 섞여 있었다.  아택은 백미러로 그를 보며 낮게 말했다. “도련님, 기왕 해성에 돌아가셔서 사모님을 만나 뵙기로 하셨으니 옆에 있는 물건들 때문에 이미 결정하신 일에 영향받지 마세요. 만약 도련님께서 지금 다른 행동을 하신다면 어르신이 절대 실권을 넘겨주지 않으실 겁니다.  예군작은 창밖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나도 알아.”  만약 어르신의 압박만 아니었다면 그도 오늘 특별히 밖에 나와 국청곡을 위해 이렇게 많은 물건을 사지 않았을 테다. 예상치 못 하게 이곳에서 진몽요와 온연을 만났고, 온연의 반응을 보니 목정침은 분명 그녀에게 숨기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그 꽃은 다른 사람이 선물한 거였다. 남아프리카에서 특이한 품종이라 국내로 들이는 데 꽤나 고생을 했다. 꽃이 피는 시기가 정확하지 않아서, 세심하게 돌 봐준다면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그는 원래 그 꽃이 피었을 때가 적절한 시기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자신이 전지인 걸 말하려 했다. 그러나 계획을 변수들을 따라가지 못 했고, 계속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발생했으며, 그가 진몽요를 구하기 위해 다리를 다친 일도 그 안에 속했다…  방금 진몽요가 아이를 데리고 온 걸 봤을 때, 그의 질투심이 또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정말 그녀에게 모든 걸 말하려 했으니 지금 상황을 보니 마음대로 행동하면 안될 것 같았다. 만약 그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녀의 곁에 있는 사람은 여전히 그였을 텐데…  저녁, 목가네.  목정침은 오늘 평소보다 일찍 퇴근했다. 식탁에서, 온연은 낮에 진몽요가 예군작을 마주친 얘기를 꺼냈다. “오늘 몽요랑 애들 데리고 쇼핑 갔는데 예군작을 마주쳤어요. 근데 예군작이 당장이라도 자기가 전지인 걸 밝히려는 거 같아서 깜짝 놀랐지 뭐예요.”  목정침은 인상을 찌푸리며 격한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걱정 마, 이번엔 아마 우연히 마주친 거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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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4장
온연이 물었다. “왜 멈췄어요? 계속 해요.”  목정침은 꾀를 부리며 말했다. “너가 밀어주던지, 아니면 너가 데리고 타던지.”  온연은 어렸을 때 그네를 타다가 넘어진 적이 있어 트라우마가 있었다. “아니요, 당신이 데리고 타요, 내가 밀어줄게요. 근데 당신은 다리도 기니까 그네 타기 쉽잖아요. 힘도 안 들 텐데, 왜 나보고 밀어달라는 거예요?”  그는 눈썹을 올리며 말했다. “너도 참여하는 느낌 좀 받으라고, 거기 가만히 얼빠진 거위처럼 서있지 말고.”  이 말은 틀린 게 없었다…  온연은 단념하고 두 사람의 뒤로 걸어간 뒤, 손바닥을 그의 등에 대고 살짝 힘을 실어 밀자, 그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콩알이는 신이 나서 계속 소리를 질렀다. 원래 콩알이는 서예령 앞에서만 몸을 움직이며 신날 수 있었던 게 아니라, 예전에 그녀가 콩알이를 놀아주던 방식이 너무 조용하고 딱딱했던 것뿐이었다. 엄마가 처음이고, 어린 아이와 거의 처음 접촉을 해본 거라 그녀는 아직 배울 게 많았다.  한편, 백수완 별장.  저녁 식사 후, 경소경은 평소처럼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고, 그가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모습이 진몽요는 늘 질리지 않았다. 그녀는 아무 것도 안 하고 주방 벽에 기대어 그를 보고 있었다.  경소경은 참지 못하도 장난을 쳤다. “뭘 그렇게 봐요? 당신도 설거지하고 싶어요?”  그녀는 애교스럽게 콧방귀를 뀌었다. “아니요, 내 손 거칠어 질까 봐 싫다면서요? 나한테 이런 거 시키기 싫은 거 아니었어요? 아이 낳으니까 생각이 변한 거예요? 난 당신 이런 모습만 보고 있는 게 좋아요, 꼭 억울한 며느리 같잖아요.”  그녀의 말에 그는 사레가 들렸다. “며느리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난 상남자라고요! 내가 집안일 한다고 당신이 날 그렇게 생각할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아무것도 안 할 것 그랬네요.”  자리를 다 치운 후 그녀는 비밀스럽게 그를 위층으로 끌고 올라와 불을 껐다. “줄 거 있어요.”  시야가 갑자기 어두워지자 경소경은 안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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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5장
그가 불을 키려고 스위치를 찾자 진몽요가 막았다. “싫어요! 불 끄고 있는 거 좋잖아요, 나 좀 부끄러워요.”  그녀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는 확실하게 알았다. 그녀는 그가 아이를 낳을 때 생긴 튼살을 싫어할까 봐 두려워하는 거였다. 그는 입꼬리를 올리고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웠다. “바보예요? 당신 같이 뻔뻔한 사람이 부끄러울 때도 있어요? 나 당신 안 싫어해요, 내 아이를 낳기 위해서 생긴 자국이니까, 그건 당신의 대한 위대한 찬사죠.”  진몽요는 그의 수작에 걸려 들었고, 그의 입은 모든 말에 능통한 것처럼 애정표현을 할 때는 절대 말을 더듬지 않았다.  경소경은 그녀가 방심한 틈을 타 불을 켰다. 불이 켜진 그 순간, 진몽요는 황급히 이불로 자신의 몸을 가렸다. “당신 미워요! 나 불 키기 싫다고요!”  그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 한참 후.  진몽요는 경소경의 품에 안겼다.  경소경은 그녀의 손을 잡고 더 이상 그녀가 장난을 못 치게 했다. “그만 해요, 나 요즘 좀 힘들어서 그런데, 오늘은 나 좀 놔줄 수 있어요? 앞으로의 날들도 있잖아요.”  그녀는 바보처럼 웃었다. “당신 늙었네요......”  경소경은 그녀가 옛날 얘기를 꺼낼 거 같아서 얼른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오늘 일찍 자요, 나 내일도 회사 가야 해요.”  진몽요는 갑자기 낮에 백화점에서 예군작을 만난 일이 생각났다. 예군작이 국청곡을 위해 물건을 사러 왔다는 건 두 사람의 관계가 좋다는 걸 설명할 수 있었고, 이걸 경소경에게 알리면 그가 긴장을 안 하지 않을까?  안야가 경소경에게 음모를 꾸미려 한 게 어쩌면 예군작이 지시한 게 아닐 수도 있었다. 그 안엔 아마 오해가 있을 테고, 이렇게 긴 시간동안 예군작이 자발적으로 그녀를 찾아가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녀는 생각할수록 예군작이 그런 일을 못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후 그녀는 떠보듯이 말했다. “낮에 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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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6장
진몽요는 갑작스러운 그의 변화에 놀라서 입을 벙긋거리다가 아무것도 말하지 못 했다.  금방 경소경은 등을 돌리고 잠들었고 그녀는 순간 마음이 공허해졌다. 방금까지 괜찮았다가 예군작을 언급했다는 이유 때문에 갑자기 이렇게 변했다…  그녀는 자신이 잠 들고 난 뒤 경소경이 서재에 숨어서 줄담배 핀 걸 몰랐고, 담배를 쥐고 있던 손가락은 쉴 새 없이 떨리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예군작이 전지인 걸 알게 됐을 때의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하기 싫었다. 무너지지 않을까? 그는 그녀의 앞에 너무 많은 감정을 티낼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진정시키는 걸 선택했다. 그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그녀가 예군작을 만나게 하지 않는 거였기에, 여러 방법으로 방어를 한 줄 알았으나 방어하지 못 했다. 다행히 온연이 그 자리에서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  새벽, 해성 국가네.  예군작은 비행기에서 내린 후 바로 예가네로 가지 않고 국청곡을 찾으러 국가네에 갔다. 어르신이 확실히 말했듯이 그는 국청곡을 만나러 온 것이니 조금이라도 미적거릴 수 없었다.  사위가 장애인이 아닌 걸 알고 난 뒤, 국가네 사람들의 태도는 예전과 달라져 그를 좋아했다. 그가 집에 들어오자 여러 사람들은 예군작을 둘러싸고 따뜻하게 안부를 물으며, 그가 오는 걸 알고 국가네 사람들은 특별히 새벽까지 기다렸다.  국청곡 엄마의 미소는 어색할 정도로 짙었다. “군작아, 주방에 야식 좀 만들어 놓으라고 했는데 먹을래?”  예군작은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요, 저는 야식 먹는 습관이 없어서요.”  국청곡 엄마의 미소는 살짝 굳었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래, 청곡이는 이미 잠들었으니 너도 걔 방 가서 쉬어. 둘이 오랜만에 만나서 할 일도 있을 텐데, 우린 방해 안 할게.”  예군작 가볍게 “네” 라고 대답한 뒤, 그가 위층으로 올라가자 국청곡의 엄마는 부자연스러운 미소를 접었다. 그녀는 예군작이 그녀의 체면을 하나도 안 세워줄 줄은 몰랐고, 그녀가 특별히 준비한 야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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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7장
왠지 모르게 이 방에 들어오자 그는 오히려 긴장이 풀렸다. “요즘 잘 지냈어요?”  국청곡은 살짝 벙쪘다. “말했잖아요, 일부러 안부 물을 필요 없다고요. 옆에 사람도 없는데, 굳이 형식적인 절차를 밟아야 해요? 할아버지한테 나쁜 얘기 안 할게요. 내일 돌아가요, 난 여기서 잘 지내고 있어요.”  그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든 신경 쓰지 않았고 아택을 불러들였다. 아택은 그가 국청곡을 위해서 산 물건들을 갖고 들어와 화장대 위를 꽉 채웠다.  국청곡은 마음이 약해졌지만 강제로 정신을 차리려 했다. “당신 호의는 마음만 받을게요, 어차피 주고 싶어서 주는 것도 아니잖아요.”  아택은 두 사람에 싸움에 끼기 싫어서 물건만 두고 나갔다.  예군작은 무표정으로 말했다. “갖기 싫으면 그냥 버려요. 화장품이 비싼 것도 아니고, 내가 산 액세사리도 몇 백만원 밖에 안 하니까 알아서 해요. 날 안 만나고 싶다고 하니 내일 아침에 갈게요. 자요, 나 씻고 올게요.”  그가 욕실로 들어가는 걸 본 뒤 국청곡은 옆에 있던 토끼 인형에 주먹질에 두 번 했다. 그는 늘 여유로운 태도로 그녀를 매우 화나게 만들었다!  욕실의 물소리가 들려서 그녀도 잠이 오지 않았다. 그리고 일어나서 밖으로 나온 뒤, 문 앞을 지키고 있는 아택과 대화를 나눴다. “자러 안 가세요? 예군작씨가 우리 집에서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까 봐요? 예가네 사람들은 의심병이 역시 심하네요.”  아택은 갑자기 어색하게 웃었다. “아니요, 단지 도련님 다리가 불편해서 제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으셔서요. 멀리 나오셨으니 제가 때때로 지키고 있어야죠, 다른 건 없어요. 사모님, 몸도 불편하신데, 늦었으니 얼른 쉬세요.”  국청곡은 벽에 기대어 서 있었고,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잠을 어떻게 자요? 그 사람이랑 만나면 이런 상황일 줄 이미 예상하고 있었어요. 전 이미 그 사람을 안 만날 준비하고 있었어서 그 사람이 할아버지 말을 듣고 저를 만나러 오는 게 아니었어요. 아택씨도 따라서 멀리 왔는데, 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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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8장
예군작은 놀리는 듯한 눈빛이었다. “가리긴 뭘 가려요? 처음보는 것도 아닌데, 옷 갖고 오는 거 깜빡했어요.”  그녀는 등을 지고 옷장 앞으로 그에게 타월을 건네줬다. “부끄러운 줄 좀 알아요!”  그는 타월을 건네받고 허리에 둘렀다. “다 됐어요, 졸려서 잘래요.”  국청곡은 안도한 뒤 조심스럽게 뒤를 돌아 그가 옷을 다 입은 걸 확인한 후 누웠다. “불 꺼요, 불 키고 있으면 잠 못 자요.” 사실 불을 끄더라도 그녀가 잠에 들 수 있을지는 몰랐다. 옆에 다른 사람이 한 명 더 늘어났으니 말이다.  어쩌면 조용한 환경이 잠에 들기 쉬워서 그런지, 임신을 해서 그런 건지, 잠시 후, 국청곡은 눈꺼풀과 싸우기 시작했다. 그녀는 예군작이 있어서 잠에 들지 못 할 줄 알았다…  그녀가 비몽사몽 한 상태에서 편한 자세를 취하려고 몸을 뒤집자 예군작이 말했다. “마음대로 움직이지 말아요.”  그녀는 막 잠에 들 뻔했는데 그에 소리에 놀라서 또 잠이 살짝 깨자, 짜증이 나서 말대꾸를 했다. “내가 내 집에서, 내 방 내 침대에 있는데 왜 움직이면 안돼요? 너무 지나치게 사나운 거 아니에요?”  국청곡의 눈물은 눈가를 따라 떨어졌고, 베게엔 눈물 자국이 남았다. 그는 정말 냉혈한이어서 어떤 상황에서도 따뜻해지지 못 했고 얼마나 함께하든 상관없었다…  다음 날.  국청곡은 점심까지 자고 난 뒤에 일어났고, 얼굴엔 잠에서 덜 깬 피곤함이 묻어났다. 그녀가 하품하면서 내려와 보니, 놀랍게도 예군작은 떠나지 않은 태 거실에서 그녀의 가족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의 연기 실력이 대단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었다. 분명 어른들 상대하는 걸 싫어하면서 또 사이 좋게 지내는 모습은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았다.  그녀가 일어난 걸 보자 그는 웃으며 물었다. “배고프죠? 가서 뭐 좀 먹어요, 우린 이미 먹었어요.”  가족들의 표정을 보고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그에 맞춰서 연기를 했다. “네, 당신이 엄마 아빠랑 대화 좀 나누고 있어요. 밥 먹고 바로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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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9장
국청곡이 밥을 다 먹자, 국가네에서 나온 뒤 예군작은 차에 타서 숨을 내쉬었다.  국청곡을 그를 보고 물었다. “긴장 좀 풀렸어요? 안 와도 된다고 했는데 그렇게 말을 안 듣고 온 거였잖아요, 쌤통이네요. 나도 어른들 상대하는 건 싫어해요.”  예군작은 소리를 내지 않았다. 오늘 그는 일찍 일어나서 잠이 아직 안 깼고, 눈을 감고 컨디션을 회복했다.  국청곡은 자신이 없어졌다. 그가 이미 그녀가 몰래 개인적으로 진몽요와 연락하는 사실을 알게 된 건가? 아마… 아직 모르지 않을까? 아니면 그가 난리를 쳤을 테고 이렇게 침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가 발견하기 전에 그녀가 사실대로 털어놓는 게 나을 수도 있었다.  망설이다가 그녀가 입을 열고 물었다. “나 진몽요씨랑 계속 연락하고 있었어요.”  예군작의 몸이 살짝 굳었다. “그래서요?”  역시 진몽요와 관련된 거라면 그는 반응했다. 아니면 그녀를 무시했을 테다. 그녀는 살짝 속으로 실망했지만 완벽하게 속내를 감췄다. “화 안 나요?”  예군작은 눈을 뜨고 그녀를 보았다. “화 낼 게 뭐 있어요? 당신이 그 사람을 어떻게 할 것도 아닌데요 뭘.”  그녀는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그렇게 그녀가 진몽요에게 아무 짓도 안 할 거라는 걸 확신하는 건가? 그녀는 늘 자신이 그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는 정작 자신 있게 그녀를 다 꿰뚫어 본 건가?  이게 사실이었다. 그녀는 진몽요를 어떻게 할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제멋대로 굴었어도 나쁜 것과 좋은 것 및 흑과 백을 구분할 줄 알았다.  목가네.  온연은 밥을 먹고 콩알이를 데리고 정원에서 놀았고, 진몽요는 온다고 했는데 아직도 오지 않았다.  콩알이가 가끔 성질이 더러울 때도 있어서 그녀는 미리 아이에게 경고했다. “동생이 아직 많이 어려서 아무 것도 몰라. 마치 네가 어렸을 때처럼. 이따가 놀러 오면 절대 때리면 안돼, 알았지?”  콩알이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혼자 놀았고 그녀는 그가 알아들은 걸로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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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0장
당연히, 마지막에 온연은 자신의 아들이 질투할까 봐 감히 더 진몽요의 아이를 안지 못 했다.  진몽요의 아들에게 별명을 지었냐고 묻자 진몽요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남자 애가 무슨 별명이야? 나중에 너네 콩알이가 콩이 됐을 때, 사나이가 됐을 때, 너가 그때 가서도 콩알이라고 부르면 너무 안 어울리지 않아? 그럼 애를 좋아하는 꼬마 아가씨들이 다 비웃을 거야. 별명도 어렸을 때나 귀여운 거지.”  온연은 투덜거렸다. “너 그냥 머리 써서 아이한테 별명 지어주기 싫은 거 아니야? 이렇게까지 논리 있게 말할 정도라니. 별명은 당연히 어렸을 때만 쓰는 거지, 어차피 크면 그렇게 못 불러.”  마침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경소경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당신 진짜 혼자 운전해서 아이 데리고 간 거 아니죠? 본인 운전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서 그래요? 무슨 생각이였어요? 만약에 사고 나면 어쩌려고요? 우리 엄마 기사님한테 데려다 달라고 하면 됐잖아요.”  진몽요는 짜증이 났다. “내가 사고 나길 바라는 거예요? 이미 도착했고, 아무 일도 없었잖아요? 난 유턴을 잘 못 할 뿐이지, 직진할 때는 무슨 사고가 나겠어요? 당신은 일이나 해요.”  그녀는 사실 말로는 귀찮은 척했지만, 사실 매우 기뻐했고, 전화를 끊은 후에도 신나 있었다.  온연은 혀를 찼다. “좋네, 널 걱정해주는 사람도 있고. 이제 네가 자랑할 차례네.”  진몽요는 무언가 떠오른 듯했다. “콩알이 생일은 어떻게 보내려고? 아직 안 지났지? 한 살이면, 좀 크게 해야 하지 않아?”  이 일은 이미 온연과 목정침이 상의했었다. 게다가 콩알이의 생일은 이미 지났다. “이미 지났는데 축하는 따로 안 했어. 목정침씨가… 콩알이 생일은 내가 목숨을 잃을 뻔한 날이라 축하하면 안된데. 정말 축하하려면 내가 위기를 이겨내고 살아남은 걸 축하해야지~ 어쩐지 목가네 사람들은 다 생일 챙기는 걸 별로 안 좋아하더라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랑 달라. 근데 말에는 일리가 있어. 모든 사람의 생일 당일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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