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41 - 챕터 50
1359 챕터
제41장
가게로 들어선 순간 임립이 눈살을 찌푸렸다. 평소에 가는 곳에 비해 식당의 수준이 너무 낮았다. 평소라면 절대 이런 곳에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테이블 위의 기름때를 보았을 때 그는 가버리고 싶은 충동이 생겼지만 목정침이 한 말을 생각해 참았다."연아! 여기!" 한눈에 온연을 알아본 진몽요가 주위 사람 시선은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일어서서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다.온연의 얼굴에 마침내 미소가 번졌다. 온연은 진몽요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진몽요는 삼 년 전이랑 똑같았다.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그녀가 늘 상상해오던 진몽요의 모습이었다.진몽요는 혼자 온 게 아니었다. 옆에는 전지도 있었는데, 허세 가득했던 삼 년 전과 다르게 많이 성숙해 보였다. 그의 눈동자는 웃음이 담긴 것 같으면서도 호수처럼 깊었다.임립을 보자 진몽요가 의아한 듯 그녀에게 물었다. "이분은…?"낯을 가리지 않는 임립이 진몽요에게 자기소개를 했다. "임립이라고 해요."진몽요는 더 묻지 않고 직원을 불러 주문을 했다. "연아 뭐 먹을래? 임립씨는 뭐 드실래요?"온연이 입을 열기도 전에 임립이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 "저는 신경 쓰지 마시고 시키세요." 어차피 그는 먹을 생각도 없었다. 질색하는 그의 말투를 알아챈 진몽요가 난감해해했다. 전지는 살짝 눈을 내리깔았다. 전지의 생각은 읽기가 어려웠다.이 자리가 불쾌해지는 게 싫었던 온연은 말을 돌리며 분위기를 환기 시켰다. "몽요야 너 내 입맛 잘 알잖아. 그냥 네가 시켜줘."진몽요는 음식을 몇 가지 주문하고는 메뉴판을 직원에게 돌려줬다. "연아, 너 내가 여기로 돌아온 게 얼마나 기쁜지 모르지? 자그마치 삼 년 만이야. 드디어 여기로 돌아왔어. 하늘에 낀 미세먼지 옛날에는 너무 싫었는데, 지금은 그것조차도 향기로워. 나 집이 너무 그리웠어!"온연은 죄책감이 들었다. "미안해.. 다 나 때문이야.."진몽요는 털털하게 손을 흔들었다. "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네 탓 한적 있어? 난 너네 오빠가 목정침인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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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장
따발총처럼 온연에게 질문을 쏟아내는 진몽요에 온연은 정신이 없어졌다. "아니야, 내가 잘못 부딪힌 거야. 그 사람 나한테 손찌검 한 적 한 번도 없어. 괜한 의심하지 마. 그 사람 나한테 잘해줘. 진짜야."이마의 상처는 아침에 강연연이 때려서 생긴 것이었다. 설명하기 복잡해서 그녀는 그냥 얼버무렸다.진몽요가 감탄했다. "하긴…목정침 좋은 사람이잖아. 잘생겼지, 돈 많지, 게다가 너네 그렇게 오래 알고 지냈는데. 너만 좋다면 난 네가 뭘하든 응원해. 난 영원히 네 편인 거 알지?"그녀의 말에 온언은 감동했다. 날 조건 없이 믿어주는 사람이 있는 거야말로 인생에서 제일 행운스러운 일이 아닐가 싶다.음식은 빠르게 상에 놓여졌다. 임립이 젓가락질을 하지 않는 걸 보자 진몽요는 마음이 불편했다. 비록 그녀도 부잣집 딸이었지만 그녀는 유난 떠는 부자들을 꼴사나워했다. 그녀는 일부러 그의 그릇에 음식을 집어줬다. "임립씨 좀 드세요. 연이 친구면 내 친구나 마찬가지인데. 사양 말고 드세요."임립은 온연을 쳐다보더니 마지못해 수저를 들어 음식을 맛보았다.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이곳의 환경 자체가 그를 거북하게 만들었다. 구역질이 나는 걸 억지로 참으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맛있네요…"그가 불편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온연은 신경 쓰지 않았다. 친구를 만나는데 달린 '혹'이 그녀도 맘에 들지는 않았다. 식사 시간이 끝나자, 임립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얘졌다. 밖에서 전화를 받고 온 전지가 그들에게 말했다. "저 일이 생겨서 먼저 가볼게요."진몽요가 황급히 그를 붙잡았다. "같이 가!"전지는 살짝 미소 지으며 그녀의 옷을 여미어주었다. "그래."다정해 보이는 행동과 상반되게 그의 눈동자에 비치는 감정이 너무 냉랭했다. 연인의 분위기가 그들에게서 느껴지지 않았다. 식당에서 나온 임립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온연씨, 집에 갈 거죠?"진몽요는 온연과 더 얘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진짜로 급한 일이 생겨 미안한 듯 그녀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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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장
그 짧은 답장을 그는 한참을 걸려서야 보낼 수가 있었다.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지? 고자질도 할 줄 모르는 건가?…다음날 임립은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 들리는 소리에는 그가 병원에 갔다고 했다.온연은 죄책감이 들었다. 어제 진몽요가 제멋대로 굴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 진몽요는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임립이 체면을 차리는 바람에 어제의 봉변을 당하게 된 것이다.어젯밤 목정침은 방에서 자지 않았다. 밤사이에 밖으로 나간 건지 그녀는 잘 알지 못했다. 뭔가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그녀는 느낄 수가 있었다. 그들 사이에 평화로운 일상이란 존재할 수가 없었다.점심시간 때 진몽요가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연아, 오늘은 나 혼자야. 점심 같이 먹을 수 있어? 회사 앞이야."온연은 바로 가방을 들고 밖으로 걸어갔다. "금방 내려갈게."아래에서 두 사람은 만났다. 오늘 진몽요의 상태가 왠지 모르게 이상했다. 온연이 그녀에게 물었다. "왜 그래 몽요야? 무슨 일 있어?"진몽요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코트에 떨어진 눈을 세게 털어냈다. "일단 밥부터 먹자. 추워죽겠다!"진몽요는 집 근처 고급 레스토랑으로 그녀를 데려왔다. 그녀는 자리에 앉은 후 신속히 음식을 시켰다. 그녀에겐 참을성이 전혀 없어 보였다.그것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걸 확신시켜주었다. "몽요야, 전지랑 무슨 일 있어?"진몽요는 따뜻한 물이 담긴 컵을 움켜쥐고 한참을 가만히 있다 그녀에게 대답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전지는 나랑 약혼이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귀국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 우리 미래에 대해서 계획하지도 않고. 삼 년 전에 그 일 생기고 먼저 외국으로 같이 가준다고 해서 나 엄청 감동했어. 그래서 생각도 안 해보고 아버지한테 그 사람 투자해 주라고 부탁했어. 3년 동안 그 사람이 해외에서 쓴 돈 다 우리 집에서 대준 거야.""얼마 전부터 말이 없어져서 내가 물어봤어. 왜 그러냐고. 그 사람이 그러더라. 국내가 더 좋다고. 아픈 어머니 돌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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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장
온연의 정신이 조금 아득해졌다. "잘 모르겠어…깨어났을 때 걔 옷을 입고 있긴 했는데… 너무 오래된 일이고, 그날 또 너무 취해서,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 무슨 일이 일어난 것 같긴 해…됐다. 이 얘긴 그만하자. 나 밥만 먹고 금방 들어가 봐야 해. 아 그리고 임립 유난 떠는 게 아니라 진짜 비위가 약한 거야. 오늘 회사에 나오지도 않았다니까. 그 사람 우리 회사 대표야. 그 사람 잘못되면 나 밥줄 끊겨. 장난 그만 쳐."진몽요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안 죽어. 나도 전지 때문에 거기 간 거잖아. 걔 옛날부터 거기 좋아했어. 비록 환경은 좀 별로여도 걔한테는 나름 추억 있는 곳이야. 걔 매번 고급 레스토랑에 데리고 갈 때마다 표정 썪어서는 사람들 다 불편하게 하고. 난 상관없지만. 임립이랑 무슨 사이야? 옛날에는 모른던 사람이잖아."온연이 임립에 대해 설명했다. "목정침 친구야. 어제는 나 감시하러 왔다고 할 수 있지."그 말에 진몽요는 어이가 없었다. "헐…. 어쩐지 심개 얘기 못하게 막더라니, 남자들 너무 무섭다."갑자기 온연의 눈에 익숙한 그림자가 들어왔다. 목정침이었다. 목정침도 이 레스토랑에 온 것이었다! 목정침 뿐만 아니라 강연연도 옆에 있었다…자신의 말에 대답이 없지 진몽요가 이상함에 그녀에게 물었다. "뭐 봐?"온연은 황급히 일어서 진몽요의 시선을 가렸다. "아니…아무것도 아니야…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진몽요는 손을 휘적휘적 거리며 그녀에게 대답했다. "갔다 와, 빨리 갔다 와. 음식 곧 나오겠다."진짜로 화장실에 가려던 게 아니었던 온연 계속 그 자리에 서있었다. 목정침과 강연연이 귀빈실로 들어간 후에야 다시 자리에 앉았다. 진몽요는 바보를 보는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화장실 간다며? 서있으면 그게 도로 들어가?"온연의 마음이 붕 떴다. "갑자기 가기 싫어졌어…"목정침과 강연연이 여기에 있다는 걸 알아버린 온연은 혹시라도 진몽요가 그들을 발견할까봐 내내 귀빈실을 쳐다보며 밥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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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장
임립은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온연이랑 온연 친구."강연연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입을 꾹 다물었다. 그녀는 목정침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목정침의 얼굴에 아무런 변화가 없자 그녀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생각보다 그가 온연을 신경 쓰지 않은 것 같았다. 그녀는 오히려 온연에게 그와 같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임립은 목정침이 침착한척하는 모습이 아니꼬웠다. 그는 일부러 말을 이어나갔다. "걔 친구가 갑자기 나한테 화내던데. 점심시간 두 시간은 줘야 되는 거 아니냐며. 온연이 밥을 쫓기듯이 먹는다고. 참 이상하단 말이지. 점심시간은 충분했을 텐데. 아직 시간도 안됐고. 한 끼 더 먹는다고 해도 충분할 시간인데…되게 급하게 가더라고.."목정침의 몸은 얼어버렸고 눈에는 그림자가 끼었다.그의 반응에 임립은 그제서야 만족한 듯 입을 다물었다.음식이 금방 준비되려는데 목정침이 갑자기 몸을 일으켰다. 재킷을 집어 들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 "나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강연연이 급히 다가가 그의 옷깃을 잡았다. "정침 오빠~ 오늘 같이 밥 먹는다고 약속했잖아요."목정침은 부드럽게 웃으며 그녀를 달래주었다. "다음에, 착하지." 하지만 그의 눈에는 부드러움이 느껴지지 않았다.강연연은 밀당을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목정침은 그녀가 질척거리는 걸 싫어했다. 애교도 적당히 부려야 통한다. 그녀는 갑자기 까치발을 들어 얼굴에 입을 맞췄다. "거짓말하기 없기~" 목정침의 표정이 냉랭해졌다. 그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망설임 없이 자리를 떴다.강연연은 제자리에 어리둥절해하며 얼어있었다. 예전부터 알던 사이였지만 오늘 만난 그는 좀 달라 보였다. 항상 다정했던 목정침이 다른 사람으로 변한 것 같았다.한참을 어리둥절해 있다 그녀는 겨우 진정하고 자리에 앉았다. 여전히 달콤한 말투로 말을 했다. "임립 오빠, 나 오빠 회사로 찾아간 거 정침 오빠한테 말 안 했지?"임립은 어깨를 들썩이며 대답했다. "내가 그렇게 한가해 보여?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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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장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온 온연은 따뜻한 물로 샤워를 했다. 그녀는 유씨 아주머니가 건네주는 홍차를 한 모금 마셨다. "고마워요, 유씨 아주머니~"유씨 아주머니가 자애롭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연이 너, 요즘 말하는 게 점점 이뻐진다. 옛날에는 너무 내성적이었어. 학교 졸업하고 직장 생활 해서 그런가. 역시 시간 지나면 변한다니까. 평소에 도련님이랑 얘기도 좀 하고 그래. 도련님도 말이 없으시잖니. 둘이 같이 입 꾹 다물면, 앞으로 어떻게 살려고 그래?"목정침 얘기가 나오자 온연은 웃기만 할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문쪽에서 갑자기 임집사의 말이 울려 퍼졌다. "도련님."목정침이 돌아온 걸 안 유씨 아주머니는 급히 주방으로 들어가 얼른 저녁 준비를 하라고 주방장을 닥달했다.온연은 홍차를 들고 소파로 걸어가 앉았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행동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머릿속에는 목정침과 강연연이 팔짱을 끼며 레스토랑으로 들어오던 장면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마음에서 차올랐다. 마치 심장에 안개가 낀듯했다.집으로 들어온 목정침은 한기가 묻은 외투를 벗어 임집사에게 건넸다. 그는 온연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들은 마주 앉아 밥을 먹고 있었지만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다. 적막한 공기가 밥맛을 떨어지게 하는 것 같았다.유씨 아주머니가 마지막 음식을 책상에 올려놓고는 웃으며 말했다."이건 '연연다자'라는 음식이에요. 많이 드세요."온연과 목정침이 동시에 손에 있던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유씨 아주머니는 그들에게 반찬을 집어주며 말했다. "드세요."온연은 유씨 아주머니가 난감해 할까봐 억지로 젓가락을 들어 계속해서 밥을 먹었다. 하지만 목정침이 몸을 일으키더니 위층으로 올라갔다.영문을 모르는 유씨 아주머니가 나지막이 그녀에게 물었다. "연아, 또 도련님이랑 싸웠니?"온연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요, 신경 쓰지 마시고 보던 일 보세요."유씨 아주머니는 한숨을 쉬더니 다시 주방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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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장
"콜록콜록…"갑자기 목정침이 마른 기침을 했다.유씨 아주머니가 그를 걱정하며 주방으로 걸어갔다. "요 며칠 도련님이 서재에서 주무셔서 그런지 감기에 걸리신 것 같아요. 제가 컵을 가져올 테니 사모님이 조금 이따 약 좀 가져다드리세요."온연은 정신을 가다듬고는 유씨 아주머니를 따라 주방으로 걸어갔다. 컵 하나를 챙겨 따뜻한 물을 받고는 약을 챙겨 거실로 걸어갔다. "약 좀 드세요."목정침은 인상만 찌푸릴 뿐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고집스럽게 물과 약을 그의 앞으로 가져다 놓았다. "드시면 좀 나으실 거예요."결국 그가 귀찮았는지 싫증을 내며 말했다. "치워."그녀는 잠시 얼어있다 이내 약과 물을 내려놓고는 식탁으로 돌아갔다. 식탁에 차려진 음식을 보자 그녀는 입맛이 없어졌다.얼마 후 목정침은 몸을 일으켜 위층으로 올라갔다. 옷을 갈아입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녀는 또 한 번 물과 약을 들고는 그에게 다가갔다. "유씨 아주머니가 시키신 거예요."그녀의 행동이 귀찮은 건지 아님 그녀가 주는 약만 아니면 되는 건지 그는 이번에는 거절하지 않고 냉랭한 표정으로 약을 먹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버렸다.온연은 빈컵을 들고 그 자리에 서서 그가 멀리 사라지는 걸 바라보았다. 숨을 깊게 들이쉰 그 순간 마치 짙은 안개를 들이 마신 듯 숨쉬기가 어려워졌다.회사에 도착하자 새로운 주임임 이리가 온연을 향해 걸어왔다. "임대표님이 찾으세요."이리는 임립이 본사에서 데려온 직원이었다. 짧은 머리에, 하이힐, 오피스룩, 유능한 여성의 모습이 사람들에게 야무지다는 첫인상을 가져다주었다. 미워할래야 미워 할 수가 없었다.온연은 그녀에게 대답하고는 임립의 사무실로 걸어갔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방 안에서 울려 퍼지는 기침소리에 묻혀버렸다.그녀가 들어갔을 때 임립은 휴지를 들고 재채기를 하고 있었다. "잠깐, 거기 서있어요. 가까이 오지 마요. 그쪽한테 감기 옮기면 나 정침이한테 죽어요. 비상 그룹이 계속 정침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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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장
임립은 경소경을 째려보았다.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지만 그의 눈동자는 어두워지고 있었다. "난 한가해서 좋은데? 알아서 하라 그래. 너랑 정침이는 외동이라 좋겠다. 아무도 너네랑 재산싸움 안 하잖아. 부럽다. 난 사방이 적이야."경소경은 요즘 제일 핫한 업계 소식을 꺼내며 화제를 돌렸다. "정침이 회사에 일이 좀 생겼나 봐. 같이 일하던 주얼리 공장에서 사고가 생겼다나. 누가 주얼리 원재료를 200억씩이나 빼돌렸데. 아무래도 못 버티고 망할 것 같아."임립은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말했다. "고작 200억인데 뭐. 정침이한테는 타격 없지. 그 공장이 재수 없었네."마침 온연도 그 뉴스를 보고 있었다. 공장 이름을 제대로 확인했을 때 온연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홍영', 진몽요네 공장이잖아?그녀가 급히 진몽요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진몽요가 부탁은커녕 그녀에게 전화도 하지 않을 거라는걸 온연은 알고 있었다.진몽요를 찾으러 갈지 말지 고민하고 있던 그때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온연씨 맞으시죠? 전지라고 합니다. 좀 만날 수 있을까요?"전지가 그녀에게 연락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진몽요네 집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려면 전지를 통해 얘기해보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녀는 급히 대답했다. "네! 어디신데요?"전지가 대답했다. "지금 회사 밑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하얀색 캐딜락이에요."반차를 낼 겨를 도 없이 온연이 아래로 내려갔다.전지의 차를 탄 그녀가 그에게 물었다. "몽요는요? 지금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예요? 제 전화도 안 받아요!"전지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당신한테 부탁하고 싶지 않아서 안 받는 걸 거예요. 지금 그 사람 도와줄 수 있는 건 당신뿐인 거 알죠? 무슨 일이 생겼는지 대충 아는 것 같은데. 손해 본 원재료값만 200억이에요. 위약금까지 계산하면…아마 파산할 수도 있어요. 이렇게 찾아오는 거 이기적인 거 아는데, 그래도… 부탁은 해봐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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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장
목정침은 담담하게 웃었다. "그래도 네 언닌데 속 좁게 굴지 마."그의 미소를 보자 강연연은 화가 풀려버렸다. 그녀는 불편한 마음을 억눌렀다. 어차피 붙잡지도 못할 거 착하게라도 보여야지. "그럼 다음부터 이런 일 없기~"목정침은 대답 없이 그녀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냈다. 하지만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의 눈빛은 다시 냉랭해졌다. 여덟시 반이 다 되어서야 그가 집으로 돌아왔다. 온연은 허기에 속이 불편했지만 돌아온 그를 보자 정신을 차렸다. "왔어요?"목정침은 담담하게 '응'이라고 대답하고는 항상 그랬듯 방으로 돌아가 샤워를 했다.이미 식어버린 음식을 보자 그녀는 왠지 모를 허무함에 휩싸였다. "유씨 아주머니, 음식 좀 데워주세요."목정침이 내려왔을 때 음식은 이미 다 데워져 있었다. 유씨 아주머니가 그만 입방정을 떨어버렸다. "도련님, 오늘 저녁은 사모님이 준비하신 거예요. 얼른 드셔보세요!"목정침은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식탁에 앉았다. 그녀가 할 말이 있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온연이 나지막이 말했다. "이미 드시고 오신 거면 안 드셔도 돼요."그는 젓가락을 들어 느긋하게 밥을 먹기 시작했다. "할 말 있으면 해."이렇게 빨리 간파하다니. 그녀는 긴장감에 입을 열지 못했다. 한참을 뜸 들이다 입을 뗐다. "몽요네 말이에요. 좀봐주시면 안 돼요? 빚이 너무 많이 생겨서 파산할지도 모른대요. 경찰이 범인 찾을 때 까지만이라도요. 네?"그는 놀란 듯 젓가락을 식탁에 내려놓았다. 그가 그녀를 냉랭하게 쳐다보았다. "고작 그딴 얘기 하려고 그 고생하며 밥 차린 거야?""네…." 그녀가 솔직하게 대답했다.목정침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공사 구분 좀 해. 집에서 그딴 바보 같은 일 얘기 너랑 하기 싫어!"그녀가 어떻게 그의 성격을 모르겠는가? 회사일만큼은 칼같이 구는 사람이 고작 몇 마디로 봐줄 리가 없다."목정침….그냥 없던 일로 해달라는 게 아니에요. 기회 한 번이라도 주면 안 돼요? 200억, 당신한테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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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장
이렇게 보니 그녀가 큰 잘못을 하긴 한것 같다. 그녀는 후회감에 괴로워졌다."몇 년 동안 생일을 안 챙겨드려서 깜빡 잊고 있었네! 내 정신 좀 봐. 연이한테 귀띔이라도 해줬어야 했는데." 유씨 아주머니가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온연이 무기력하게 일어섰다. "됐어요. 괜찮아요. 제가 한번 가볼게요."쉬운 듯 말하긴 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두려움에 떨리고 있었다. 서재로 들어갈 용기도 없었다. 그녀는 홍차 한 잔을 우려 서재로 들고 갔다. 그녀는 손을 들어 방문을 두드렸다. 방 안에서 분노가 섞인 목정침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꺼져!"여기서 물러설 수 없었던 그녀는 이를 악물고 문을 열고 들어섰다. "생일인지 몰랐어요…"목정침은 손에 있던 책을 아무렇게나 바닥에 집어던졌다. 그의 얼굴에는 냉랭함이 가득했다. "꺼지라고!"온연이 허리를 숙여 책을 주우려는데 그가 휙 하는 소리와 함께 방에서 사라졌다.그가 한동안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든 온연은 그를 이렇게 보낼 수가 없었다. 그녀는 구걸하는 말투로 그에게 소리쳤다. "목정침! 하라는 데로 할 테니까…한 번만 도와줘!"목정침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무엇인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잠시 뒤 그가 사납게 몸을 돌려 그녀에게 걸어왔다. 그가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잡았다. "뭐? 넌 항상 다른 사람 위하는 일에 정의롭더라!"그녀의 손에 들려있던 홍차가 바닥에 떨어지며 산산조각이 났다. 바닥에 쏟아진 뜨거운 홍차가 그녀의 얇은 슬리퍼로 스며들었다. 냉랭한 공기 속에서도 그녀는 발등에서 따끔함을 느낄 수 있었다."당신도 똑같지 않나요? 모든 사람한테 친절하고 따뜻하면서, 나한테만…" 그녀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허… 네가 자격이나 있어?" 그는 냉소를 내뿜으며 그녀를 밀쳐냈다. 그녀의 허리가 의자에 부딪혔다. 너무 아팠지만 소리 내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통을 참았다. 책상을 짚으며 그녀가 일어섰다. "맞아요…저 자격 없어요. 절 그렇게 싫어하시면서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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