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Chapter 111 - Chapter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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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어찌 자신의 딸로 술법을 행할 수 있단 말인가? 미친 짓에다 목숨까지 위험한 일이니 낙운희가 도망갈 수밖에 없었다.낙청연의 말을 듣고 난 낙용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녀의 손은 저도 모르게 소맷자락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해치려던 게 아니었다!”낙청연은 바로 물었다: “낙부인은 그 공자(公子)의 혼을 불러 낙운희의 몸을 빌려, 낙태부를 만나 다년간의 한을 풀어주려고 하신 거죠?”말을 듣더니 낙용은 몹시 놀란 표정이었다.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녀를 보더니 말했다: “너……어떻게 알았느냐?”낙청연은 어떻게 이토록 자세하게 알고 있는 걸까?그녀는 대체 누구인가!낙해평의 딸이 맞는 건가!낙청연은 여전히 담연하게 웃었다. 그 여유 있는 모습은 매우 심오하고 헤아릴 수 없었다.“제가 말했다시피 그분은 이미 윤회하였습니다. 당신들은 그의 혼을 불러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불결한 것들을 불러들여 낙운희의 몸을 점유하게 할 것입니다!”낙청연은 오늘 밤에 생긴 일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낙용은 당연히 알아들었다. 다만 너무 놀랐다. “너……어떻게 이런 것을 알고 있느냐?!”“그건 말씀드리기 좀 곤란하나 부인은 그저 제가 당신들을 해치지 않는다는 것만 믿으시면 됩니다!” 낙청연의 웃음은 간절했다.낙용은 미간을 찡그리더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금방 발생한 일들을 돌이켜보더니 긴장한 나머지 이마에 식은 땀이 났다.낙청연은 정말 재주가 있었다. 만약 오늘 그녀가 없었더라면 낙운희는 오늘밤 화를 면치 못했을것이다!“오늘밤, 너무 고맙구나!”낙용은 일어나더니 아주 정중하게 낙청연을 향해 예를 행했다.낙청연은 깜짝 놀라서 황급히 그녀를 부축했다. “부인, 말씀이 과분하십니다!”“따지고 보면, 저는 부인을 고모라고 불러야 합니다.”낙용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낙청연이 고모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분명히 일전에 그녀가 낙청연을 대하는 태도는 안 좋았거늘.낙용은 앉더니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우리 집과 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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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내가 이런 사실들을 너에게 말해준 것은 너의 집에 대한 우리 집의 태도를 알려준 것이다.”“네가 낙해평을 대신해 세객(說客)이 되려고 왔든지, 아니면 착한 사람이 되어 우리 두 집 관계를 만회하려고 왔든지, 무엇이든 간에 괜한 짓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게다!낙용의 어투는 각별히 확고했다: “우리는 영원히 낙해평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이 말을 듣고 낙청연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일 때문이었구나.그녀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입가에 한 줄기의 쓴웃음을 띠더니 말했다: “고모, 지나친 걱정을 하셨습니다. 아버지는……저를 미워합니다. 심지어 태부의 수연에도 참석하지 못하게 합니다. 뚱뚱하고 추한 저의 얼굴이 그를 망신시킨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제가 이토록 태부부와 접근하려고 애를 쓰는 겁니다.”그녀의 직언은 낙용을 깜짝 놀라게 했다.낙청연을 보더니 미간을 더욱 찡그렸다. “낙해평의 마음속에는 그의 공명과 관록밖에 없으니, 이건 그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구나!”원인을 알고 나니 낙용은 낙청연에 대해 동정심이 생겼다.“그래서, 네가 대신 혼을 한 것도 아버지를 벗어나기 위한 것이었냐?” 낙용은 추측하여 물었다.낙청연은 살짝 놀랐다. 그녀는 쓴웃음을 띠며 말했다: “예, 맞기는 하지만 다는 아닙니다. 그 중의 연유는 일시에 명확하게 말하기 어렵습니다.”낙용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진지한 어투로 말했다: “아버지를 겁낼 필요 없다! 우리 아버지의 수연에 시름 놓고 참석하거라! 누구도 너를 막지 못할게다!”이 말을 듣던 낙청연은 기쁜 나머지 급히 일어나서 예를 행했다: “감사합니다. 고모.”낙청연은 고모, 고모 하면서 어찌나 달게 부르던지 낙용은 듣다 보니 바로잡으려 하지 않았다.바로 이때, 밖에서 조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뒤이어 방문이 부딪혀 열렸다.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두 사람은 모두 깜짝 놀라 신속하게 밖으로 달려갔다.바로 낙운희의 방으로 뛰어 들어가는 어떤 사람의 그림자를 보았다.“운희!” 낙용은 크게 놀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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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너무 괴이하다.“고모, 제가 둘째 할아버지를 좀 뵈러 가도 되겠습니까?” 낙청연은 물었다.낙용은 생각하더니 말했다: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가보거라.”“예.”뒤이어 낙청연은 낙운희의 맥을 짚어보더니 약 한 첩을 처방하여 낙용에게 주었다. 낙용은 매우 의아해했다. “네가 의술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낙용은 즉시 처방전을 임옥미(林玉薇)에게 주면서 약을 지어오라고 했다.낙청연은 무심코 처방전을 들고 나가는 계집종을 봤는데 바닥에는 축축한 발자국이 몇 개 남아 있었다.이상하다. 요즘은 모두 맑은 날이었고 비가 온 적이 없었다.어째서 축축하단 말인가?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계집종이 후원에서 일을 한다면 물에 축축하게 젖어 있을 수 있겠다 싶었다.“고모, 태부부에 있는 불결한 것들은 아직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좋기는 쑥(艾草)으로 깨끗하게 청소하여 액운을 없애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내일 준비하여 되도록 빨리 그것들을 몰아내겠습니다. 태부부에 있는 모든 초혼번을 재가 될 때까지 태워 항아리에 넣어서 깊은 산속의 땅속에 묻어야 합니다.’낙용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래! 지금 바로 준비하도록 하마!”“밤이 늦었으니, 오늘 밤은 옆방에서 쉬도록 하거라. 객방은 음산하니 가지 말거라.”이 일을 언급하니 낙용은 갑자기 미안해졌다.처음에 낙청연을 객방으로 보낸 것은 그녀가 겁을 먹고 다시는 태부부에 얼씬거리지 못하게 하려던 것이었다.그들은 낙해평 그리고 낙해평의 딸들과 얽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오늘 밤, 낙청연이 이렇게 큰 도움을 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참으로 그녀의 능력을 얕잡아 봤다!낙용이 가자, 낙청연은 방으로 돌아와 쉬었다.이날 밤은 평온했다.-다음날, 날이 밝았다.낙청연은 밖에서 물을 뿌리고 쓸고 닦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낙용은 직접 나와서 쑥 잎을 들고 하인들이 물을 뿌리고 쓸고 닦는 것을 감시하고 있었다.그녀는 옆방으로 가서 낙운희를 살펴보았다.낙운희는 아팠다.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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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정문 쪽 벽에는 그림 한 폭이 걸려있었다. 지금 그 그림은, 큰불이 한 여인과 한 어린아이를 미친 듯이 태우고 있었다. 처참한 비명은 생생하게 귀에 들렸다.그들은 안간힘을 다해서 도망치려고 하지만 결국 도망치지 못하고 큰불에 삼켜버리고 만다.불에 타 죽지도 않고 도망치지도 못한다.“청연?”낙랑랑은 멍하니 서 있는 낙청연을 불렀다.낙청연은 그제야 생각에서 깨어나, 다시 한번 눈여겨봤다. 그 그림은 어떤 온화한 여인이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뒤돌아보는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그림 중의 사람은 살아있는 것처럼 생동감이 있었고, 얼굴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낙청연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낙랑랑을 따라 방으로 들어왔다. 낙청연은 더욱 놀랐다. 방 안에는 온통 비슷한 그림들이 걸려있었다.여인의 단독 화상(畫像) 있었고, 아이의 단독 화상도 있었다.모두 같은 화사(畫師)의 그림이 아닌 것이 보였다. 각자의 화풍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또한 분명한 건 화상중의 용모는 모두 낙태부의 묘사에 의하여 그려냈다는 것이다. 최종 나타난 용모는 모두 닮은 듯하면서도 또 동일한 사람이 아닌 느낌이었다.방 안에는 온통 화상이 걸려 있었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빼곡한 사람뿐이었다. 낙청연의 눈에는 한 폭의 화상마다 모두 큰불에 타는 장면이 보였고, 처참한 비명이 들렸으며 그녀를 닭살 돋게 했다.너무 섬뜩했다!설사 그런 것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빼곡히 걸려있는 화상들과, 커다란 흑백색이 온 방 안을 유난히 답답하게 했다.그 온 방의 화상 뒤에, 시커먼 단향목 의자에 백발의 노인이 누워있었다. 그는 흰색 긴 옷을 입고 있었고 아무렇게나 튼 상투는 헐렁해져 있었고 나른한 기색을 띠고 있었다.낙청연은 더 자세히 보았다. 낙태부의 이마는 넓고 눈은 맑았으며 박식복록상이었다. 그러나 숨결이 약간 혼탁했다. 아마도 화상들의 영향 때문인 것 같았다.면상과 안색은 병은 없는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둘째 할아버지.” 낙청연은 앞으로 다가가더니 예를 행했다.낙태부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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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낙랑랑은 낙청연의 사연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다. 어린 시절 그녀들의 관계 또한 좋았다. 비록 어머니는 허락하지 않았지만, 특수한 장소에서 우연히 만나면 항상 함께 놀곤 했다.낙청연이 큰 병을 앓고 뚱뚱해지고 나서부터 그녀들은 완전히 왕래가 끊어졌다.낙청연은 그 뒤로 다시는 외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운희의 상황을 둘째 할아버지께서 알게 되면 걱정하시고 괴로워하실 거예요. 하물며 할아버지께서 보고 싶어 하시는 사람의 혼을 부르려다가 저런 일을 당하셨으니 자책도 하실 거고요, 둘째 할아버지께 이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것이 좋을 듯싶어요.”낙청연의 이 말을 듣더니, 낙랑랑의 눈동자는 반짝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웃으며 말했다: “역시 네 생각이 깊구나!”“청연은 여전히 어릴 때처럼 총명하구나!’그동안 바깥에 사람들이 낙청연을 멍청이라고 비웃을 때마다 그녀는 몇 번이고 용기를 내어 그들과 논쟁하다가 항상 그들에게 비참하게 괴롭힘을 당하곤 했다.그녀는 낙청연을 위해 변명할 능력이 없었다. 매번 이 일을 생각하면 유감스러웠다.오늘 만나보니, 그녀는 여전히 어릴 때와 다름없었다.낙청연은 낙랑랑의 눈에 고인 눈물을 보더니 마음속으로 한순간 감개무량했다. 그녀들은 어릴 때 아마도 아주 친한 사이였던 것 같다.그녀는 다정스럽게 바로 낙랑랑의 팔짱을 끼고는 말했다: “낭언니, 둘째 할아버지의 방에 있는 그 화상들은 다 어디서 가져온 거예요? 어째서 나는 계속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지요?”낙랑랑이 대답했다: “처음에는 할아버지 본인이 직접 화사를 모셨다, 할아버지는 그분들의 화상을 갖고 싶어 하셨지. 하지만 몇 명을 모셔도 할아버지 마음속에 모습을 그려내지 못했다 더구나.”“후에 이 소식이 어떻게 퍼졌는지 태부부에 아부하는 사람들은 전부 화상을 뇌물로 보내 더구나.”“할아버지는 너무 그리운 나머지 잘 그렸던 못 그렸던 전부 다 남겨두었지, 아마도 그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였을것이다..”“그래서 긴 세월 동안 이렇게 많은 화상을 모으게 된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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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낙청연은 작은 목소리로 낙용의 귀에 대고 자신의 방법을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낙용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정말 그게 가능하냐?”“저만 믿으세요.” 낙청연은 웃으며 확신에 찬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낙용은 사람을 쉽게 믿지 않았다. 하물며 어젯밤에서야 생각이 좀 바뀐, 여태껏 전혀 알지 못했던 사람을 어떻게 믿을 수 있단 말인가?그러나 낙청연의 자신만만한 모습에는 이상하게도 믿음이 갔다.“그래, 그럼 부탁하마! 일이 성사되면 섭섭지 않게 챙겨주겠다!” 낙용은 팔을 들고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낙청연은 그녀를 부축하며 말했다. “그런 서먹한 말씀 마셔요, 고모를 도와주는 게 저한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까.”이건 사실이다. 그들을 도와주는 건 확실히 낙청연에게도 도움이 된다.이 말을 들은 낙용은 낙청연에게 더 호감이 갔다.목적이 없는 게 아니라 아주 명확하지만 반감을 일으키진 않고 오히려 진심이 느껴졌다.낙청연은 부에서 주의해야 할 일들을 당부하고 혼을 불러오는 물건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 지도 자세하게 알려줬다.그리고 곧바로 태부부를 떠났다.낙용은 사람을 보내 그녀를 배웅하려 했으나 태부부에 하인이 얼마 남지 않은데다 남은 하인들은 부의 일까지 처리해야 하니 바쁜 것 같아 낙청연은 거절했다.-섭정왕부.“왕야, 이걸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낙월영은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흘렸다.부진환은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고 울음소리에 신경이 곤두서 짜증이 가득했지만 꾹 참고 낙월영을 달랬다.“걱정 말거라. 고 신의가 널 치료해 줄 테니 다 나아질 거다.”그러나 낙월영은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고 신의께서도 원래대로 돌아오려면 절반의 희망밖에 없다 하지 않았습니까… 혹시라도 돌아오지 못한다면…”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소유도 머리가 아파 왕야 앞으로 가서 말했다. “왕야, 고 신의께서 천산설련이 큰 효과를 볼 거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몇 년 전 엄가에서 낙태부에 준 선물에 천산설련이 있었습니다. 왕야, 태부부에 가보시는 게 어떻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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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갑자기 뒤에서 위엄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엊저녁, 왕비는 우리 부에 있었습니다!”고개를 돌려보니 낙용이 비단함을 든 계징종 몇 명을 데리고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낙청연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부진환도 살짝 놀라더니 공손하게 예의를 차렸다: “낙부인."낙용은 웃으며 앞으로 걸어오더니 낙청연을 슬쩍 보고 말했다: “청연이가 우리 부에 큰 도움을 줬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인사는 해야 할 것 같아 특별히 귀한 약재들을 들고 왔지요.”낙청연이 큰 병을 앓고 나서 뚱뚱하고 못생겨졌다는 것도 낙랑랑이 알려줘서 알았다.태부부에는 해마다 많은 사람이 선물을 보낸다. 하지만 너무 귀한 건 받을 수가 없으니 사람들은 점점 약재를 선물하기 시작했다. 태부의 병을 치료하고 몸 보신을 해주라면서 말이다. 이러면 후환이 남지 않고 남의 입에 오르내릴 일도 없기 때문이다.낙청연한테 소용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운희의 목숨을 구했으니 기본적인 예는 차려야 한다.낙청연은 기뻐하며 연신 감사 인사를 올렸다: “감사합니다, 부인.”낙용은 갑작스라운 호칭의 변화에 놀랐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깜짝 놀란 건 부진환이다. 낙청연이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낙부인께서 직접 인사까지 올리러 온 것일까?경도의 높은 분 중에서도 낙부인은 어렵기로 소문난 분이다.누구든지 그녀의 눈 밖에 나면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다.낙용은 고개를 돌려 부진환을 보더니 말했다. “왕야, 왕비는 엊저녁 우리 부에 있었습니다. 온저녁 있었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부인께 폐를 끼쳤습니다. 들어오셔서 차라도 한 잔 하고 가십시오.”“그럴 필요 없습니다. 선물을 전했으니 이만 가보겠습니다.” 말을 마친 낙용은 몸을 돌려 떠났다.계집종들도 얼른 비단함을 섭정왕부의 시종에게 전달했다.비단함을 열어보던 소유는 깜짝 놀라 다급하게 말했다: “왕야, 이건…”부진환도 시선을 돌리더니 깜짝 놀라고 만다.모두 진귀한 약재들이었다.그중, 천산설련도 덩그러니 놓여있었다!부진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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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부진환은 서방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그렇게 소유는 정오가 돼서야 보고하러 돌아왔다.“왕야, 태부부 하인은 입이 너무 무거워서 왕비가 낙운희를 찾아 데리고 왔다는 것밖에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낙부인이 왕비를 부에 하룻밤 머물게 한 거랍니다.”“소인 태부부 밖에서 반 시진 넘게 머물렀습니다. 부에 하인들은 청소하느라 바빴고, 어젯밤 무슨 심각한 일이 있었는지 다들 말을 아껴서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이를 들은 부진환은 신경이 곤두섰다.낙청연은 대체 무슨 속셈인가!낙운희를 데리고 태부부로 돌아가서 낙부인이 직접 찾아와 인사를 올린 것인가? 그럴 리는 없다!하물며 선물한 것은 모두 진귀한 약재들이다.생각에 잠긴 순간, 익숙한 발걸음과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왕야…” 낙월영은 아파서 말도 제대로 못 했고, 너무 울어서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부진환은 마음이 덜컥 내려앉아 미간을 찌푸리며 보지 않으려고 했지만 저도 모르게 문밖으로 뛰쳐나갔다.“월영아.”낙월영은 그의 품에 안겨 울기 시작했다: “왕야, 저 너무 아픕니다…”왕야께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으니 얼굴을 치료하는 약을 얻지 못한 게 분명했다. 그러니 낙월영은 직접 찾아와 울고불고하는 수밖에 없었다.낙월영은 알고 있었다. 부진환은 낙월영의 눈물을 보지 못한다는 걸.“조금만 참아보거라. 본왕이 꼭 방법을 생각해 약을 찾아줄 테니.” 그리고는 사람을 불러 낙월영을 데려다주라고 했다. “고 신의를 모셔서 통증을 가라앉히는 약이라도 좀 처방받거라, 어서!”낙월영이 떠나자 부진환은 피곤한 듯 이마를 주물렀다.소유는 안쓰러워하며 말했다: “둘째 아씨 얼굴을 고치지 못하면 매일 왕야를 찾아올 겁니다.”“어떤 수를 쓰든 천산설련을 찾아야 한다!” 부진환은 두통을 꾹 참으려 말했다.그러자 소유는 난감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사람을 보내 경도의 모든 의관을 찾아 헤맸지만 천산설련은 없었습니다. 너무 귀한 물건이라 찾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지금 당장 찾을 수 있는 건 왕비 손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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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날이 어두워지고 나서 제일 먼저 들려온 건 부운주에 관한 소식이었다.“왕비, 지금 부에 난리도 아닙니다. 다들 누가 5황자께 손을 댔다는 일만 의논하고 있습니다! 들어보니 상태도 아주 심각한 것 같습니다!”낙청연은 깜짝 놀라 다급하게 물었다: “5황자께 손을 대? 무엇 때문이냐?”무려 5황자다. 누가 감히 5황자에게 손을 댄단 말인가?“전하는 말에 의하면… 공자들이 왕비를 의논했답니다. 왕비를 비웃고 얕잡아 봤는데, 마침 5황자께서 지나가던 길이라 왕비를 위해 몇 마디 했답니다. 그런데 그 공자들은 오히려 왕비께서 부도를 지키지 않고 5황자와 사통하며 못생긴 데다 여기저기 내통한다고 모욕했답니다.”“5황자께서는 화가 치밀어 올라 먼저 손을 댔지만 너무 허약한 나머지 그 무리에 맞아 일어나지 못해 쓰러진 채 왕부에 들려왔다고 합니다. 정말 너무 안타깝습니다!”등 어멈은 안타까워하며 말을 꺼냈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도 마음이 아팠다. 그녀를 위해 이 지경이 되다니…“등 어멈, 5황자의 상태가 어떤지 보고 오거라.”저녁 시간이라 직접 가면 다른 사람 입에 오르내릴 게 분명하니 낙청연은 일단 등 어멈을 보내 상태를 알아보라고 했다.등 어멈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방을 나섰다.-부운주가 다쳤다는 소식은 부진환의 귀에도 들어왔다.이 소식을 들은 부진환은 눈빛이 서늘해지더니 사람을 죽일 듯한 얼굴로 물었다: “손을 댄 자는 누구냐? 어디에서 그랬다더냐?”감히 황자에게 손을 대다니, 간땡이가 부은 게 분명하다!소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대답했다: “망심호의 정자에서 그랬답니다. 그곳에는 어부 한 명밖에 없었는데, 일이 터지고 나서는 쓰러진 5황자밖에 찾지 못했습니다. 그 어부는 누가 누군지 몰라 아직도 손을 댄 사람을 잡지 못했습니다. 5황자께서 깨어나셔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그리고…”소유는 잠깐 머뭇거렸다.“할 말 있으면 하거라!” 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등 어멈이 남각에 갔습니다.”소유는 이 말 한마디만 했지만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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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왕비…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5황자께서도 왕비께 적지 않은 약을 보내왔었습니다. 지금 이렇게 어려운 상황인데…”“뭘 어쩌겠느냐.” 낙청연은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큰 발걸음으로 방문을 나섰다.그리고는 부진환의 서방으로 향했다.부진환은 일부러 부운주를 치료해 주지 않는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이렇게 하는 건 낙청연을 협박해 천산설련을 얻으려는 것이다. 지금 남각에 가도 아마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그러니 부진환을 찾으러 갈 수밖에 없다!늠름한 몸짓의 부진환이 느긋하게 서방의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손가락은 여유롭게 의자의 손잡이를 두드리고 있었고, 너무 평온하다 못해 산만해 보였다.하지만 낙청연의 눈에는 오만하기 그지없었다.낙청연을 본 부진환은 놀란 기색 하나 없었다. 심지어 의도가 무엇인지도 물어보지 않았다. 마치 모든 걸 꿰뚫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왜 5황자께 약을 써주지 않는 겁니까? 섭정왕부에서 죽으라고 그러는 겁니까?”낙청연은 날카로운 어투로 말했다.부진환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의 차가운 눈동자에는 서늘한 기운이 풍기고 있었다.“운주를 위해 직접 본왕을 찾아오다니. 두 사람, 아주 각별한 사이인가 보구나.”그 의미심장한 어투는 날카롭다 못해 베일 것 같았다.낙청연은 숨이 탁탁 막혀 더는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낙청연이 아니다. 부진환에게 죽기 살기로 매달리며 좋아하지 않는다. 비록 이 몸에 남은 원한과 억울함이 그녀를 괴롭히지만, 이런 감정은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라 생각했다. 낙청연을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는 건, 정말 가소로운 일이다!“그럼 말해보시죠. 조건이 무엇입니까?” 낙청연은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천산설련.”역시, 부진환은 그 이름을 꺼냈다.둘은 서로의 목적을 뻔히 알고 있었다.정말 숨 막힐 정도로 손발이 척척 맞았다.“좋습니다. 드리겠습니다! 지금 당장 5황자를 치료해 주시죠!” 낙청연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승낙했다.낙청연이 과연 이렇게 쉽게 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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