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안에서 각성한 용: Chapter 601 - Chapter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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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1화
한편, 뒷일을 모조리 마치고서 윤도훈은 수도권 군사 구역을 떠났다.모든 일을 끝으로 윤도훈의 벤틀리 뮬상 또한 폐기물이 되어 버렸다.현씨 가문에 이르자마자 차를 바로 문 앞에 주차했었는데, 미처 안에서 폭발이 일어날 줄은 몰랐던 것이다.저택 밖으로 나와보니 롤스롤리스 한 대가 윤도훈을 기다리고 있었다.차 안에 있던 사람은 그를 보자마자 부랴부랴 차에서 내려 공손하게 있사를 했다.동현국과 그의 아내 현진주였다.“윤 선생님, 안녕하세요. 소식 듣자마자 선생님 뵈려고 급히 달려왔어요.”“실례가 안 된다면 댁으로 좀 모셔도 될까요? 제가 꼭 좀 접대해 드리고 싶어서 그래요.”동현국이 윤도훈의 손을 잡고 간절하게 부탁했다.현진주 역시 윤도훈을 집으로 접대하려고 온갖 아첨을 다 떨었다.윤도훈은 본래 바로 도운시로 돌아가려고 역으로 출발하려고 했었다.두 사람이 하도 간절하고 열정적으로 붙잡는 바람에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수도권으로 오기 전에 윤도훈은 이미 넉넉하게 시간을 남겨 두었기에 도운시는 잠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그날 밤, 윤도훈은 동현국네 집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감격스러운 마음과 성의를 표현하기 위해 현진주가 직접 상을 차렸다.동현국은 강진시의 갑부로서 손님을 대접할 때 보통 저명한 호텔을 선택한다.이처럼 집으로 초대하여 아내에게 직접 음식까지 준비하라고 하는 건 최고의 예의라고 할 수 있다.“사모님, 음식 솜씨 제법이시네요.”윤도훈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처음 만났을 때 초췌하기 그지없었던 모습과 달리 현진주는 무척이나 건강해 보였다.윤도훈을 바라보는 현진주의 눈빛에는 시종일관 그 감정이 깊이 배겨 있었다. 감격.“고마워요. 급히 준비하느라 걱정 많이 했는데 입에 맞으시다니 너무 고맙네요. 괜찮으시다면 오신 김에 저희 집에서 좀 머물다 가시는 건 어때요?”윤도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에요.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폐를 끼치다니 전혀요. 우리 집사람 구해주신 분이신데 제가 뭐라도 해드려야죠.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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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다음 날 오전 윤도훈은 동현국 부부의 뜻을 거절하고 도운시로 향하는 버스에 오르려고 했다.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손광선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게 되는데.이미 천운시로 돌아간 그에게서 무슨 일로 전화가 왔는지 궁금했다.“윤 신의, 이른 아침부터 실례가 아닌지 모르겠네요.”수신 버튼을 누르자 전화기 너머 손광선의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윤도훈의 의술에 대해 탄복한 손광선이다.특히나 윤도훈과 교류를 하고 나서는 ‘탁’하고 트이는 것처럼 그를 사부로 모실 만큼.“전혀요. 근데 무슨 일로 전화하셨는지?”윤도훈이 웃으며 말했다.“별로 큰일은 아닙니다만 윤 신의께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그러는데요...”이윽고 손광선은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었다.알고 보니 강양시에서 친구 한 명을 사귀었는데 이름은 구교훈으로 두 사람과 마찬가지로 저명한 ‘신의’라고 한다.그뿐만 아니라 구교훈은 강진시 한의약 협회 회장이기도 하다.오늘 점심에 구교훈의 주최로 교류회가 열리게 되어 있고 손광선도 초대를 받았다고 한다.부득이한 일로 손광선은 미처 참석할 수 없게 되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윤도훈에게 참석 여부를 물으려고 연락한 것이다.“윤 신의께서 백 년이 넘은 약재를 찾으신다고 하셨죠? 점심에 열릴 교류회에서 교훈이가 천년설련을 내놓을 거예요. 도운시에서 강양시까지 그리 멀지도 않고 해서 연락드리는 길인데, 참석하시겠어요?”그 말을 듣고서 윤도훈은 구미가 당겨다.“천년설련이요? 마침 잘 됐네요. 저 지금 수도권에 있거든요. 괜찮으시다면 참석하고 싶은데.”“물론이죠. 교훈이한테 연락해 놓을게요. 곧 전화 갈 거예요.”손광선은 이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낯선 번호로 전화가 왔는데, 구교훈이었다.손솽선이 어떻게 윤도훈을 소개했는지 강진시 한의약 협회 회장인 구교훈은 무척이나 공손한 태도였다.윤도훈이 교류회에 참석하는 걸 허락했을 뿐만 아니라 직접 모시러 오겠다고 했다.한편.구교훈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그린 제약회사 배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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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언짢은 모습이 가득한 채 구연희는 재벌 2세 친구들과 인사를 하고서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가고 싶지 않지만, 구교훈의 명령이라 따라야만 했다.“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네가 직접 가야 하는 거야?”“어느 가문의 도련님인가?”“이수 도련님급이라도 되는 거야? 그런 급이 아니라면 이건 좀 오버인 거 같은데.”재벌 2세들이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그들의 말을 듣고서 훈훈한 외모에 력셔리하게 차려입은 한 청년의 얼굴에서 거만한 모습이 드러났다.청년의 이름은 정이수로 수도권 정씨 가문의 도련님이자 구연희의 추구자이기도 하다.정씨 가문은 허씨 가문과 현씨 가문처럼 수도권 사대 가문 중의 하나이다.물론, 지금은 삼대 가문이라고 해야 한다. 어제 현씨 가문이 없어졌으니.그들도 그 소식에 대해 들은 바가 있다.“우리 할아버지가 그랬는데, 무슨 의학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청년이래. 성이 윤 씨라고 했던가...”구연희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조금 전 구교훈이 전화에서 윤도훈의 이름을 말했을 때 듣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성 씨만 겨우 기억하고.그 말을 듣고서 사람들은 순간 피식 입가에 웃음이 새어 나왔다.“윤 씨? 수도권에 윤씨 가문이나 거물이 있었나?”“처음 들어 보는데.”“설마 사기꾼 아니야? 어르신께서 속으신 거 아니야?”“말도 안 돼. 의학계에서 명성이 자자해지려면, 그것도 한의약 계에서 뛰어나려면 연륜이 그만큼 따라줘야 하는데, 청년이라니.”재벌 2세들은 마냥 우습기만 했다.짜증이 얼굴에 가득한 구연희는 차가운 얼굴로 입을 여는데.“됐어. 안 그래도 짜증 나는데, 그만들 좀 해.”얼짱이 화를 내자, 재벌 2세들은 순간 합죽이가 되어 버렸다.바로 이때 정이수가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연희야, 다들 널 위해서 하는 소리였어. 혼자 가기 싫으면 나랑 같이 갈까? 어떤 놈인지 궁금하기도 하고.”구연희의 추구로서 당연히 그녀가 홀로 젊은 남자를 데리러 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정이수는 이때부터 아직 보지도 못한 윤도훈에 대해 적대감이 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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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윤도훈을 바라보고 있는 재벌 2세들의 눈빛에는 조롱이 가득하다.“하하, 어디 감히 우리 연희님의 차에 오르려고 그러는 거지?”“그러게 말이야. 하마터면 차 바꿀 뻔했어.”“감당할 수 있겠어요?”“얼른 택시비부터 주우세요. 바람에 날아가 버리면 걸어서 오셔야 할 거예요.”언어로 끊임없이 폭행하며 돈을 가리키며 히히덕덕거렸다.그들은 평소에 정이수 ‘부하’들처럼 졸졸 따라다니는데 정이수가 윤도훈을 짓밟자 따라서 짓밟고 있는 것이다.어차피 한눈에 봐도 평범하기 그지없어 보이기 때문이다.촌스러운 옷차림에 차 한 대조차 없으니.매일 돈 많고 세력 있는 사람들과 접촉하다 보니 스스로 안목이 뛰어나다고 여기고 있다.그 누구도 윤도훈을 안중에 두지 않고 있다.윤도훈은 지금 무서울 정도로 덤덤하고 평온한 모습이다.구교훈이 특별히 준비한 ‘이벤트’인 줄 알았는데 착각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마중하러 온 사람인데, 차에 오르지도 못하게 하고 있으니.“할아버지께서 마중 가라고 하셨지, 어떻게 모셔오라고는 따로 당부하지 않으셨거든요.”“목적지로 모셔다 드리는 것이 제 임무이니 택시 타고 따라오시죠.”구연희는 도도한 모습으로 언짢아하며 말했다.“그래요. 앞장서시죠.”윤도훈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눈 감아 주기로 했다.그의 목적은 교류회에 참석하여 천년설련을 보는 것이므로.파란만장한 인생을 겪어온 그이기에 죽을 고비를 수없이 넘긴 그이기에 이 정도는 웃음으로 넘길 수 있었다.윤도훈에게 있어서 그들은 중2병 말기나 다름이 없었다. 유치하기 짝이 없고.윤도훈은 허리를 숙여 10만 원짜리 지폐를 주었다.이윽고 손을 ‘탁’하고 튕기자, 그 돈은 그대로 정이수의 주머니로 들어갔다.돈은 더러울 수 있으나 그만큼 신성하기도 하다. 적어도 존중해줘야 한다는 것이 윤도훈의 마인드이다.그 모습을 보고서 구연희를 비롯한 모든 이들은 어안이 벙벙해지며 눈이 휘둥그레졌다.하지만 그 또한 잠시 또다시 조롱하는 웃음이 들려왔다.“뭐야? 마술이야?”“설마 군대에서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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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수도권뿐만 아니라 외지에서도 소식을 접해 듣고 강진시 한의약 협회에 참석 여부를 밝히기만 하면 구교환은 모두 동의했다.이천강과 이은정도 바로 그러한 소식을 듣고 달려온 것이다.두 사람은 요즘 무척이나 바삐 돌았다.이천강이 강제로 물러앉으면서 수입이 딱 끊기기는 했지만, 그동안 모아 놓은 돈이 있으므로 그 돈으로 새로운 제약 회사를 차릴 생각이었다.관련 절차도 모두 밟았고 공장까지 거의 다 세워졌다.회사로 새로 열려고 마음먹었을 때부터 그는 그린 제약회사에서 가장 먼저 내녾았던 네 가지 약품을 주도로 할 생각이었다.이천강이 그린 제약회사를 관리하고 있을 때 그는 이미 하트 라이트를 비롯한 약품의 제조 방식을 꿰뚫었다.모든 준비를 마치게 되면 두 사람은 그때 네 가지 약품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 성분을 첨가하여 그들만의 약품을 만들려고 한다.당당하게 이진희와 시장을 다투려고 하는 속셈인 것이다.“아빠, 저 오늘 예뻐요?”차에서 내리자마자 이천강을 향해 웃으며 이진희가 물었다.무척이나 꾸미고 온 이은정은 오늘따라 유난히 예뻐 보이기는 했다.이진희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쁜 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인품에만 문제가 없다면 평소에도 제법 꾸미고 다니면 그녀만에 아우라도 있긴 한데.“그럼, 우리 딸이 제일 예뻐.”“오늘 교류회에서 은정이 네가 가장 주목받게 될 거야. 혹시 알아 어느 도련님이 은정이 너한테 반할지? 그럼, 우리한테도 기회가 생기게 되는 거야.”이천강은 뿌듯해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 말을 듣고서 이은정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이놈 불태워서 꼭 해내고 말 거예요.”두 사람이 한창 김칫국을 마시고 있을 때 마세라티를 선두로 한 고급 차 여러 대가 멈춰 서는 것이 보였다.고급 차 가장 뒷자락에 택시 한 대가 유난히 눈에 거슬리는데.“대박! 이런 력셔리한 자리에 택시를 타고 와?”이은정은 택시를 보자마자 웃음이 새어 나왔다.이천강 역시 웃음을 참지 못하고.“참석하기 쉬운 자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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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이천강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럴 수도 있어. 근데 어찌 됐든 저놈이 괜찮다는 걸 봐서는 조심하는 게 좋아.”이은정은 윤도훈을 향해 노려보더니 이를 악물고 분노한 기색을 드러냈다.당장이라도 다가가서 윤도훈을 말로 죽이고 싶지만, 이천강의 말을 감안하여 참기로 했다.이천강의 말에도 일리가 있고 그동안 윤도훈한테서 당한 것도 많고 하니 어느새 트라우마도 좀 생겼다.“흥! 아빠, 우리 그만 들어가요.”이은정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잠깐만... 뭔가 재밌는 일이 있는 것 같은데... 허허.”윤도훈을 바라보는 이천강의 얼굴에 고소해 하는 듯한 차가운 웃음이 번지기 시작했다.홀 입구까지 다가온 윤도훈.구연희와 정이수를 비롯한 재벌 2세들도 함께 하고 있는데 다들 조롱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입구 경호원들마저도 경계하면서도 멸시하는 듯한 시선으로 윤도훈을 훑어보고 있다.조금 전 택시에서 내린 윤도훈을 보았을 뿐만 아니라 군인 차림으로 저절로 시선이 쏠렸던 것이다.오늘 이곳에서 열리게 될 교류회는 아무리 참석 자격을 낮췄다고 하더라도 윤도훈 외에 택시를 타고 온 이는 없었다.택시를 타는 건 그들에게 있어서 빈티 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잠깐만요.”앞장선 경호원이 윤도훈을 바로 막아 버렸다.“뭐 하시러 왔죠?”윤도훈은 덤덤하게 대답했다.“초대받고 왔는데요. 교류회에 참석하라는 초대.”경호원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팀장이 재차 물었다.“교류회에 참석하러 왔다고요? 초대장은 있습니까?”윤도훈은 멍하기만 했다. 구교훈의 초대를 받고 직접 온 것이기에 초대장이니 뭐니 아무것도 없다.구교훈이 사람까지 보내서 그저 따라서 오기만 하는 줄 알았다.그렇게 생각하면서 구연희를 바라보았는데.“아가씨께서 상황을 좀 설명해 드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그 말을 듣고서 경호원들은 일제히 구연희를 바라보았다.“함께 오셨습니까?”구연희는 피식 웃으며 조롱하는 눈빛과 뉘앙스로 입을 열었다.“네? 제가 왜 이런 촌스러운 사람이랑 함께 왔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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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입에 올리기도 싶지 않은 쓰레기만도 못한 인간인데, 대체 할아버지는 어떻게 윤도훈의 말에 넘어간 건지 궁금했다.한의약계에서 명성이 자자하고 걸출한 청년으로 이미지까지 잡아가면서 말이다.재벌 2세들도 비아냥거리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초대장도 없이 들어가려고 그러는 거예요?”“여기가 무슨 서민들이 다니는 시장인 줄 아세요? 함부로 드나들 수 있게?”“가장 낮은 등급이라도 성공 인사 정도는 되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에요.”“빈손으로 택시까지 타고 오고 말이에요. 들어가겠다고 하면 이분들이 ‘안으로 모실게요’할 줄 알았어요?”윤도훈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끓어넘치는 화를 가라앉히려고 했다.이윽고 그는 핸드폰을 꺼내 구교훈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다.“같이 들어가기 싫다는 말이죠? 그럼, 구 회장님께 직접 연락하겠습니다.”그 말을 듣고서 구연희는 순간 안색이 달라졌다.윤도훈이 싫고 언짢아서 좀 모욕을 주고 싶었던 것뿐이다.만약 구교훈이 알게 된다면 화살은 그대로 자기한테로 돌아올 것이 뻔했다.구연희는 즉시 윤도훈의 핸드폰을 쳐버리고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뭐 하시는 거죠? 남자가 줏대 없이 고자질이나 하고 말이에요.”“그렇게 들어가고 싶어요? 그럼, 데리고 들어가면 되잖아요.”말하면서 구연희는 자기 차에서 개줄을 꺼내 윤도훈에게 던졌다.두 손으로 팔짱을 낀 채로 조롱하며 입을 여는데.“자, 그거 목에 걸어요. 경호원한테는 그쪽이 제가 키우는 ‘개’라고 소개하면 들어가게 할 거예요.”순간 재벌 2세들도 경호원들도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다들 분분하 맞장구를 치는데.“그러네요. 초대장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는데, 애완견은 들어갈 수 없다고 하지도 않았어요. 사람은 함부로 들어갈 수 없지만 개는 가능한 거죠.”“자, 어서 예쁘게 착용하시죠. 개처럼 시늉만 내면 들어갈 수 있다고 하잖아요.”“연희님께서 직접 끌고 들어가시겠다는데 영광인 줄 아세요.”한편,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이천강과 이은정도 고소해 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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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힘을 거두고 내리친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저앉기에는 충분한 스냅이었다.구연희의 얼굴에 선명한 손바닥 자국이 떠올랐다.순간 모두가 어안이 벙벙해진 채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고 윤도훈이 무슨으로 배짱으로 구연희를 때렸는지 의아했다.여리여리한 여인을 마주하면서 주저 없이 내리쳤으니 말이다.바닥에 주저앉은 구연희는 얼굴을 부여잡고 겨우 일어났는데, 놀라움이 가득했다.“네가... 감히 날 때려?”구연희는 히스테릭하게 외쳤다.구교훈, 구 신의의 손녀이자 강양 대학의 얼짱으로 지금껏 단 한 번도 이런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다.그 어느 남자라도 구연희 앞에서 어떻게든 잘 보이려고 쩔쩔맸으니 말이다.그렇게 도도하고 고귀했던 구연희인데, 지금 하찮은 남자한테 따귀를 맞은 것이다.그것도 모두가 보는 앞에서.만약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만 있다면 윤도훈은 이미 갈기갈기 찢어졌을 것이다.“미친놈! 네가 감히 날 때려!”“네가 이러고도 남자야?”“세상에 어떤 미친놈이 여자를 때려!”구연희는 이를 갈며 소리를 질렀다.두 눈에는 분노와 억울함으로 차오른 눈물이 가득 고였다.정이수를 비롯한 재벌 2세들은 놀라움에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윤도훈의 따귀에 다들 직접 맞은 것만 같았다.윤도훈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마침내 입을 여는데.“너 같은 여자는 여자도 아니야. 너 같은 여자한테는 매가 답이거든. 내내 참고 있었더니 내가 만만해 보였지?”처음부터 끝까지 윤도훈은 신경 쓰려고 하지 않았었다.서민이라고 하든 택시를 타고 왔다고 하든 그럭저럭 모두 참을 만했다.멸시를 띠고 있는 말과 행동이지만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근데 개줄을 던지면서 모욕하는 건 말이 달라진다.참다못한 윤도훈은 구연희를 비롯한 그들에게 인간이 되는 법을 가르쳐주려고 한 것이다.그리고 윤도훈에게 있어서 여자한테 손을 대면 안 된다는 관념 따위는 없다.아내와 아이에게만 매너만 지키면 그만이지 타인에게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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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윤도훈은 파리를 때려잡는 것처럼 재벌 2세들과 경호원을 ‘죽여’버렸다.순간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면서 다들 어안이 벙벙해졌다.“저 사람 누구야? 너무 건방지잖아.”“정체가 뭐지?”“구 신의 손녀분 아니야? 맞은 거야 지금?”“저기 저 파란 머리는 JD 그룹 도련님 아니야?”“한 방에 여러 가문을 건드리는구나. 인생 다 살았다고 보면 돼.”“정씨 가문은 사대 가문 중의 하나이고 다른 가문들도 만만치가 않은 데 저놈 사달났어.”“어디서 온 놈이지? 오늘 살아서 나가기는 힘들 것 같은데.”시끌벅적해진 가운데 윤도훈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다양했다.고소해하는 사람도 있고 동정하는 사람도 있었다.지금은 시원하게 때리고 있지만 모두가 보기엔 윤도훈은 오늘로써 끝장날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이은정과 이천강은 윤도훈이 미친 듯이 그들을 때리는 것을 보고 표정이 매초 달라졌다.“아직도 저렇게 건방지게 행동하는 거야?”이은정이 이를 갈았다.이유는 딱히 없지만 건방진 윤도훈의 모습만 보면 이가 간지러웠다.말하는 사이에 자기도 모르게 자기 얼굴을 만졌는데, 그 아픔이 다시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이천강은 콧방귀를 뀌며 입을 열었다.“저 미친놈이 여기가 도운시인줄 아나. 오늘 아주 좋은 구경 생겼어. 수도권에서 저놈 가만히 둘 사람은 없거든.”도운시에서 윤도훈은 인맥도 넓고 건방을 떨 자격이 제법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하지만 이곳은 수도권이고 도운시에서 알고 있는 인맥과 세력으로는 커버가 안 될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아무리 실력이 막강하다고 한들 모든 상황에서 먹히지 않는다면서.‘네가 아무리 강해 봤자, 총 한 방이면 끝이야.’만약 일이 커지면 수도권 본 지방 세력에서 경찰이나 군부의 힘을 동원하여 윤도훈을 처리할 것이다.“그만해!”이때 차가운 목소리가 모두의 고막을 찔러왔다.생활 한복을 입은 채 지식인의 향기를 물씬 풍기면서 누군가가 홀로 걸어 나왔다.“구 회장님.”“구 신의께서 나오셨어.”“저놈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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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구교훈은 평소에 손녀인 구연희를 끔찍이 아낀다고 소문이 자자하다.손녀 얼굴에 손바닥 자국이 선명한 것을 보고 얼굴이 점점 어두워지기는 했다.윤도훈을 바라보는 그의 얼굴은 한껏 엄숙해졌고 ‘윤 신의’에서 ‘윤도훈 씨’로 호칭도 변했다.“윤도훈 씨,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에요? 연희한테 마중 가라고 했더니 왜 애를 때리고 그런 거죠? 그것도 교류회 앞에서 어찌 감히! 마땅한 이유를 내놓지 않을 한, 오늘 교류회에 참석하지 못할 거예요.”그 말을 듣고서 윤도훈의 얼굴에 조롱하는 빛이 떠올랐다.“손녀분한테 물으시죠. 도대체 구체적으로 어찌 된 영문인지. 그리고 저 또한 이 교류회에 참석하고 싶은 마음 따위 없어졌어요.”말을 마치고 윤도훈은 바로 몸을 돌려 떠나려고 했다.참다못해 구연희를 때렸을 때부터 윤도훈은 교류회에 참석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먹었었다.“거기 서!”“이렇게 때려놓고 도망가겠다는 거야?”“당장 저 XX 막아! 절대 도망가지 못하게 막으라고!”정이수를 머리를 흔들며 겨우 바닥에서 일어나 윤도훈을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다.QS 리조트의 다른 경호원들이 대문으로 달려와 망설이며 윤도훈의 앞을 막아섰다.조금 전의 모든 상황을 목격한 경호원들이다.한 방에 한 명씩 날려 보내는 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심장이 떨렸던 것이다.윤도훈은 그들을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내가 가고 싶다는데, 이 사람들로 날 막을 수 있을 것 같아?”그러나 바로 이때 누군가가 놀라워하며 소리를 쳤다.“정 선생님, 허 선생님?”“정 선생님, 오셨네요.”“허 선생님 마침 잘 오셨어요.”소리에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두 중년 남자 뒤에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한 고수가 함께 리조트 방향으로 다가왔다.두 사람을 보자마자 정이수를 비롯한 재벌 2세들은 순간 두 눈이 다 밝아졌다.“미친놈! 넌 이제 끝이야! 넌 오늘 여기서 죽게 될 거야! 반드시!”정이수가 윤도훈을 가리키며 이를 갈았다.이윽고 그는 빠른 걸음으로 턱수염이 수북한 위엄이 넘치는 중년 남자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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