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951 - 챕터 960
1170 챕터
제951화 너무 공교롭다
침실에서 무진이 뛰쳐나가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덜컥 내려 앉는 듯한 성연이 강운경에게 신신당부를 했다.“고모, 할머니 보고 계세요.”성연이 혼자 나가는 게 불안했던 강운경은 나가지 말라고 할 생각이었다.하지만 말을 하기도 전에 성연은 이미 무진을 쫓아 나갔다.무진을 쫓아가며 성연은 비서 손건호에게 연락했다.이전에 휴대폰에 번호를 저장해 두었더니 이럴 때 편했다.본래 고택 가까운 곳에서 대기 중이던 손건호는 성연의 연락을 받은 즉시 옆에 있는 수하들에게 신호를 보냈고, 수하들은 바로 경계 태세를 갖추었다.성연이 무거운 음성으로 말했다.“손 비서님, 사람들을 좀 데리고 오셔서 고택 주위를 살펴 주세요. 의심스러운 사람이 보이면 꼭 잡아야 해요.”“네, 작은 사모님.” 손건호가 즉시 대답했다.고택에 침입한 사람의 배후에는 분명 사주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이 귀신 소동을 벌인 사람을 잡는다면 오늘 밤 사건의 진상도 파악이 되겠지.손건호와의 전화를 끊은 후, 성연은 다시 무진이 간 방향을 따라 뛰어갔다.무진이 검은 그림자를 쫓고 있지만, 그림자의 동작이 정말 너무 빨랐다.또한 새카만 밤중에 전신에 검은 옷을 입은 그림자를 식별하기는 어려웠다.결국 그림자는 무진을 따돌리고 달아나버렸다.쫓기는 과정에서 상대방은 녹음기를 집어 던졌다.무진이 녹음기를 주워 들고 켜니 바로 강운경과 성연이 들었다는 그 괴이한 방울 소리가 흘러나왔다.무진의 뒤를 쫓아갔던 성연의 귀에도 자연히 이 방울 소리가 들렸다.쫓아온 성연을 돌아본 무진이 물었다.“너 왜 따라 나왔어?”성연이 대답했다.“무진 씨가 걱정되어서요.”“어떤 상황인지도 모르는데 다음에는 절대 따라오지 마.” 무진이 볼 때 성연은 겨우 어린 여고생일 뿐이다.만약 그 놈이 나쁜 마음을 먹었다든지 성연을 인질로 삼기라도 한다면, 저항할 능력이 전혀 없는 성연이 다칠 수밖에 없었다.그런 상황에 자기 혼자라면 괜찮겠지만 성연이라면 끝장이다.그러니 성연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보호받아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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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그 음성은 어떻게 된 거야
세 사람이 침실에서 안금여를 지켜보고 있는 동안 구급차가 도착했다.안금여는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겨졌다.구급차에 많은 인원이 탈 수 없었기에 성연과 강운경을 차에 태운 무진이 직접 운전해서 구급차의 뒤를 따라 갔다.무진의 옆 조수석에 앉은 성연이 위로의 말을 건넸다.“걱정 안해도 될 거예요. 할머니는 아무 일 없으실 거예요. 그냥 조금 놀라신 것뿐, 괜찮으실 거예요.”“만약 정말 이 일이 둘째, 셋째 일가에서 벌인 짓이라면, 절대 저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강상철, 강상규가 감옥에 들어간 것은 자신들의 업보였다.만약 저들이 계속해서 WS 그룹을 자신들 뒷돈을 챙기는 수단으로 이용했다면 WS 그룹은 머지않아 저들의 손에 무너지고 말 터였다.그러나 저들은 끝까지 알지 못했다. 자신의 이익 외에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스스로를!강명재와 강명기가 이번에 돌아온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본가의 입장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 많은 사람들을 고택으로 불러들였다.무진은 여태껏 그 사람들에게 양심 좀 가지라고 지나친 요구를 한 적도 없었다. 저들이 분수에 맞게 처신하기만 한다면 서로 조용히 지낼 수 있었다.그러나 저들이 또다시 자신의 마지노선을 건드린다면, 무진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지금은 아직 증거가 없어요. 두 당숙, 나쁜 마음을 품은 것 같으니 무진 씨도 조사할 때 조심해요.”성연이 옆에서 당부했다.무진의 두 당숙 강명재와 강명기는 저들의 아버지 강상철, 강상규보다 수단이 더 대단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강상철, 강상규는 나이가 많다 보니 죽을까 겁을 내었고. 또 무진의 할아버지와 친형제간이었다. 그렇기에 무진을 비롯해 본가를 상대할 때에 약간은 꺼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두 당숙은 꼭 그렇지는 않을 터였다.할아버지에 의해 쫓겨난 마당에 무슨 좋은 마음을 품고 있겠는가.그러니 저 두 당숙이 돌아왔으니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었다.아니, 저들은 웃으며 인사하고서 뒤에서는 심리전을 펼치며 가장 심약한 쪽을 공략한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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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예전 같지가 않아
병원.무진과 성연, 그리고 강운경이 병실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여기는 강운경의 남편 조승호의 병원이다. 최근 병원 일이 바빠지자 원장인 조승호는 직접 병원을 진두지휘해야 했다.며칠 내내 이어진 수술로 집에 돌아가지도 못했다.그렇지 않았다면 집에서 강운경과 함께 있었을 것이다.병실은 무진과 성연이 지키면 되니, 조승호를 귀찮게 할 사람은 없었다.두 시간 후에 안금여가 깨어났다.담당의는 가족들에게 검사 결과를 설명했다.“회장님이 많이 놀라신 듯합니다. 며칠 쉬시면 좋아지실 겁니다.”“선생님, 감사합니다.” 성연이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의사를 배웅했다.무진과 강운경 또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히 안금여는 안정을 찾았고 별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을 텐데. 다행히 어쨌든 깨어난 것이다.강상문은 최근 북성에 머물고 있었다.그러나 자신의 일 때문에 고택이 아닌 다른 곳에서 지냈다.어머니 안금여가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들은 강상문이 즉시 달려왔다.창백한 얼굴로 병상에 누운 안금여를 본 강상문이 가슴을 움켜쥔 채 안금여를 불렀다.“엄마, 괜찮아요? 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요?”“괜찮아.” 안금여가 힘없이 옆으로 고개를 저었다.안금여를 보고 또 살펴보던 강상문은 얼굴에 핏기가 없는 것을 빼면 다치거나 아픈 곳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마음을 놓았다.안금여가 드디어 깨어나 정신이 돌아오자 무진이 물었다.“할머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갑자기 왜 그러신 겁니까?”“할머니, 그때 할머니 모습에 다들 얼마나 놀랐는지 아세요? 하마터면 우리 전부 놀라서 넘어갈 뻔했어요.” 당시 안금여의 모습을 떠올리던 성연은 이제서야 겁이 났다.당시의 안금여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아마 할머니 당신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몰랐을 것이다.놀라서 이성을 잃은 상태였으니까.“그래요, 엄마, 멀쩡하게 화장실에 가셨던 엄마가 어쩌다 그렇게 되신 거예요?” 강운경도 걱정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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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그 해의 이야기
아들과 딸, 손자와 손부 모두가 애타는 마음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안금여가 당시 있었던 일들을 기억나는 대로 말하기 시작하자, 모두 집중해서 들었다.당시 야뇨증이 있던 안금여는 원래 자다가 일어나 화장실에 갔다가 이상한 종 소리를 들었다.귀에 익은 듯하다 싶었는데 소리에 이어서 화장실 창문에 창백한 얼굴의 그림자가 보였다.당시 장면을 떠올리던 안금여가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그림자만 보인 게 아니라 그 그림자가 네 할아버지의 음성으로 계속 나한테 화를 내며 꾸짖었어.”“할머니, 할아버지가 어떻게 할머니를 비난할 수 있어요?” 무진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안금여에게 물었다.무진의 기억에 두 분은 늘 사이가 좋으셨다. 할아버지는 언제나 할머니가 하자는 대로 따르셨고,할머니에게 싫은 소리 한 번 하신 적이 없었다.할머니에게 화를 낸다, 꾸짖는다 하는 이런 단어가 할아버지에게서 나온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맞아요, 엄마.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아버지가 엄마한테 어떻게 그러실 수가 있어?” 강운경은 마음속으로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를 원망했다.엄마 안금여는 자식들과 손자를 키워냈을 뿐 아니라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신 후에는 강씨 집안을 지켜 내신 분이다.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몰인정한 사람이 아니라면, 아버지가 엄마를 욕하실 리가 없다.아이들이 자신을 생각하는 말을 듣고 안금여가 불현듯 웃으며 말했다.“오래 전 일이야. 당시 동남아의 일부 사업 경쟁자들이 귀신 소동을 벌였어. 당시 나는 너무 놀라서 뱃속의 아이를 지키지 못하고 네 아버지와 크게 싸웠지. 그 일로 몇 년이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다 나중에 다시 임신을 했고. 그 이후 그 기억을 떠올릴 겨를도 없었다. 그런데 오늘 밤 누가 일부러 그 기억을 떠올리게 한 거야.”안금여도 정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분명히 아주 오래 전의 일인데다 동남아시아에서 있었던 일이었다.누가 이곳에서 귀신을 가장한 연극을 벌였는지 알 수가 없었다.이전에 그 일이 있었을 때에 그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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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5화 양심 없는 치들
안금여는 잠시 말을 멈추고 숨을 고른 뒤에 다시 말을 이었다.“내가 본 그림자는 아기 모습이었어. 아주 요사스럽고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었어. 하지만 괜찮다. 지금은 하나 겁나지 않아.”당시에 봤던 그 장면은 확실히 공포스러웠다.그러나 당시의 상황을 생각해 보던 안금여는 마음이 놓였다.나중에 아이가 둘이나 생겼다. 그런 귀신 소동을 겪었는데도 말이다.그 일을 벌였던 자들이 짊어진 죄악은 더 무거울 것이다.저들 스스로 부끄러움도 못 느끼는데 자신이 무서워할 게 뭐가 있겠는가?성연이 할머니 안금여의 어깨를 토닥였다.“할머니, 겁내실 거 없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가 할머니 곁에 있을 거예요.”“그래, 너희가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아니면 이 늙은이는 오래 버티지도 못할 게야.”안금여가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한평생 덕을 쌓고 선을 베푼 것은 바로 이날을 위해서였지 싶다.하느님이 이 효심 지극한 자손들을 자신에게 주신 것이다.이 생에 더 이상 여한이 없다고, 이미 족하다는 생각을 하는 안금여.‘더 이상 바랄 게 없어.’“할머니, 이건 모두 할머니의 공덕이지 저희들이 한 게 아니예요.”성연이 안금여를 따라 웃으며 말했다.‘맞아, 모두 할머니 당신이 강인하게 견디신 거야.’다른 노인들이 똑같이 이런 일을 겪었다면 할머니 안금여처럼 담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안금여도 평지풍파를 겪은 사람인지라, 어떤 일도 쉬이 놀라게 할 수 없었다.‘아니, 할머니는 이제 곧 좋아지실 거야.’“무진아, 성연아, 너희들 앞으로 시간 나는 대로 할머니 곁에 있어드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또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아무도 없으면 어떡하니?” 옆에 있던 강상문이 두 사람에게 당부했다.자신은 밖에 일이 있어서 시시때때로 어머니 안금여 옆을 지킬 수가 없었다.강운경 또한 자신의 가정을 가지고 있었다.남은 두 사람, 무진과 성연에게 달렸다.두 사람이 번갈아 오면 된다. 어차피 안금여의 곁에는 반드시 누군가 지키고 있어야 하니까.고택에 고용인이 많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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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6화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다
무진과 성연은 조금 전 할머니 안금여가 말한 일들을 돌이켜 보았다. 가슴 저 밑에서 치미는 분노가 아무리 해도 가라앉지가 않았다.성연의 눈동자가 더욱 짙어지며 눈에 차가운 빛이 들어찼다.“이런 무지막지한 수작으로 연약한 할머니를 겨냥하다니!”“범인을 잡기만 하면 절대 편히 숨쉬게 하지 않을 거다.”무진 역시 무거운 음성으로 말했다.만약 이번에 할머니 안금여에게 무슨 의외의 사고라도 발생했다면 저들 둘째, 셋째 일가는 한 명도 빼놓지 않고 그냥 두지 않을 거였다.이번에 저들은 진짜 무진의 마지노선을 건드렸다.안금여는 두 사람의 음성을 듣고 웃었다.“이번 일은 너희 두 당숙의 짓이 분명해. 저들이 아마 저들 아버지 강상철, 강상규에게서 옛날 그 일을 들어 알게 된 모양이야. 그러나 지금 증거를 찾지 못한 상태에서 저들을 처벌할 수는 없어.”무진이 서릿발 같은 음성으로 말했다.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다.”증거는 아직 없지만 두 당숙이 암수를 쓸 수 있다면 자신은 왜 안 된다는 말인가.저들에게 한 번 경고해야 한다. ‘지금 북성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게 해야 해.’자신이 WS 그룹을 경영하는 이상, 저들에게는 이래라저래라 할 권리가 없다.성연도 무진의 의견에 찬성했다.성연 역시 저들을 한 번 제대로 손 봐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렇지 않으면 저들은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며 일을 벌일 것이다.“무진아, 네가 무엇을 하려고 하든 또 무엇을 하고 싶든 네 할머니와 고모는 무조건 너를 지지할 거야. 그러나 저들을 꺽고 집안을 지킬 사람은 너 하나뿐이야. 저들과 상대할 때에 반드시 조심해야 해. 절대 일시적인 기분으로 나서서는 안돼. 알겠지?” 아이가 없는 강운경은 오빠와 올케의 아이인 무진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다.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오빠와 올케를 볼 면목이 없게 될 테니까.“고모, 저도 알고 있습니다.” 지금 많은 가족들을 자신이 보호해야 한다. 그러니 무진은 절대 자기자신을 걸고 모험을 하지 않을 것이다.지금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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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7화 너와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어
다음 날 오후, 할머니 안금여는 퇴원했다.고택으로 돌아온 후, 무진은 더 많은 경호원을 배치해 고택 주변을 지키게 했다.작정하고 빈틈을 노린 사람은 막을 수 없다쳐도, 최소한 귀신 소동을 벌인 사람은 잡을 수 있을 것이다.소파에 앉은 채 밤새도록 잠을 자지 못했던 성연은 정신이 약간 혼미해졌다.소파에 기대어 눈을 감은 채 정신을 가다듬었다.성연의 눈 밑에 생긴 다크 서클을 본 무진은 속이 상했다.“또 할머니 간병을 너한테 맡기게 됐다. 널 힘들게 해서 미안해.”“아니에요. 난 할머니 돌보는 게 좋아요.” 외할머니가 살아 계실 때는 제대로 호강 한 번 시켜드리지 못했었다.외할머니가 안 계신 지금, 천행으로 자신을 이처럼 아껴주는 할머니를 만났다. 그래서 성연은 안금여에게 배로 잘해 주고 싶었다.무엇이든 성연 스스로 자원한 일이다. 만약 자신이 원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자신에게 강요할 수 없다.“졸리면 한 숨 눈 좀 붙여. 이따가 돌아갈 때 깨울게.” 두 사람은 원래 고택에 남아서 할머니 안금여를 돌볼 생각이었다.그러나 안금여는 젊은 두 사람의 생활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엠파이어 하우스에 가서 지내다가 일이 있을 때 건너오기로 무진과 타협했다.무진은 할머니가 기분 안 좋을까 싶어 겉으로 승낙하는 척했다.시간이 되는 대로 가능한 한 고택에 머문다면 성연도 반대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면서.“알았어요.” 성연이 하품을 하더니 바로 소파에 쓰러져 잠들었다.도저히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었다.이제 집으로 돌아오니 긴장이 풀리며 졸음이 쏟아진 것이다.도저히 방법이 없다.곧 소파에서 성연의 고른 숨소리가 들려왔다.무진은 성연에게 담요를 덮어준 뒤에 성연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었다.처음에는 자신보다 이렇게 어린 사람을 곁에 두면 마냥 억지를 부릴 거라 생각했다.그런데 하느님이 자신에게 뜻밖의 선물을 주셨다. 이렇게 사리 분명한 성연을 자신의 곁에 보내 주신 것이다.안금여도 무진의 옆으로 다가가서 아무 말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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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8화 나한테 기대기도 하고 좀 그래 봐
안금여는 성연을 서재로 불렀다.이제 막 깨어난 성연은 좀 어리둥절한 채로 눈을 비비며 인사했다.“할머니, 부르셨어요? 근데 무슨 일이에요?”안금여가 고개를 들어 성연을 바라보았다.뚫어져라 쳐다보는 할머니 안금여의 눈빛에 성연이 다소 당황하며 물었다.“할머니, 왜 그러세요?”잠시 후 안금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성연아, 어젯밤에 일이 벌어졌을 때 그때 네가 손을 써서 나를 구한 거니?”성연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재차 물었다.“할머니, 무슨 말씀이세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어요.”비록 얼굴에 티는 내지 않았지만, 성연의 가슴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요동치기 시작하며 찬물을 끼얹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아니나 다를까 안금여를 속이는 건 쉽지 않았다.당시 그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안금여가 알아차렸다니, 정말 말이 안 나올 정도였다.역시 왕년의 베테랑?보아하니 앞으로 손을 쓰더라도 좀 더 신중해야 할 것 같다.하지만 당시 상황이 너무 급박해서 이런저런 것들을 따질 겨를이 없었다.“그래?” 안금여는 반신반의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성연을 바라보는 눈빛은 여전히 예리했다.이러다가는 할머니가 금세 자신을 간파하고 말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앞으로 일을 할 때는 두 번 다시 무모하게 나서서는 안 되겠다.할머니에게 들켰을 때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너무 많았다.성연은 갑자기 피곤함이 엄습했다. 과연 하나의 거짓말을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거짓말을 해야 하는 법.앞으로 무진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제대로 생각할 수가 없었다.“모른다면 됐다. 무진이와 함께 너희 집으로 돌아가. 무진이에게 조심해서 운전하라고 해. 내가 여기서 너희들 걱정할 필요가 없게.” 안금여는 웃으며 평소의 친근한 모습으로 돌아왔다.조금 전의 예리함은 마치 착각인 것 같다.성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럼 할머니, 저희들 가 볼게요. 몸 조심하시고요.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저와 무진 씨에게 전화 주세요.”안금여가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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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9화 마음도 따뜻해졌다
엠파이어 하우스로 돌아오자마자 무진은 여러 가지를 지시했다.곧바로 이터너티 쪽의 수하들에게 두 당숙의 동정을 주시하라고 명령했다.성연도 욕실로 들어가 서한기에게 전화를 걸었다.“너 요즘 한가하지?”지난번에 서한기를 해외로 보내 실종되었던 안금여 일행을 찾게 했었다. 또 당시 스카이 아이 시스템을 동원해서 찾던 중에 여러 방면에서 발각되자 적지 않은 사람들을 보내기도 했다.그러면서 컨디션이 많이 나빠진 서한기에게 며칠 쉬라고 성연이 특별 지시를 내렸었다.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제 서한기의 휴가도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쉬고 있었어요, 보스. 또 무슨 일이 생겼어요?” 서한기의 목소리는 나른했다.성연이 일을 지시하면 서한기는 당연히 거절하지 않을 터였다.그리고 며칠이나 쉬었던 터라 서한기는 자신의 뼈가 흐물해진 느낌이다.‘이럴 때 임무가 있으면 딱이지, 몸도 좀 풀고 말이지.’“요즘은 일이 좀 있어. 네가 우리 애들을 데리고 강명재와 강명기의 범죄 증거들을 수집해 줘. 그리고 나한 테 보고하고.”지금 두 당숙이 돌아와 본가가 점차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 성연은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무진 혼자서 그 많은 일들을 다 처리할 수는 없었다. 도울 수 있다면 최대한 무진을 도와 둘째, 셋째 일가를 철저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그렇지 않고 저들을 남겨 두면 시종 우환 거리가 될 뿐이다.“강명재와 강명기는 이제 막 돌아왔잖아요?” 서한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보스가 강씨 집안으로 시집 간 이후, 서한기가 지금 맡고 있는 임무는 거의 모두 강씨 집안 사람들과 관련 있었다.서한기는 자기 보스가 강씨 집안 사람들에게 속았을까 봐 걱정이었지만, 몇 차례 일을 하면서 알았다. 무진을 비롯해서 강씨 집안 사람들이 성연에게 잘하고 있어서 안심했었다.“그래, 돌아오자마자 가만히 못 있고 어제 할머니를 놀라게 만들어 입원까지 하셨어.”성연이 냉소를 지었다.“들으니까 강명재, 강명기도 대단한 인물이던데요.” 서한기가 턱을 매만지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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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그 놈을 처리할 방법이 있어
서한기 쪽에서 아주 잽싸게 움직여 강일헌이 맡고 있는 지사의 장부에서 문제를 발견했다.성연은 여러 방법을 동원해서 이 정보들을 익명으로 무진에게 보냈다.출처가 불명확한 정보에 대해 무진은 경계심을 가진 채 바로 믿지는 않았다. 그러나 또한 둘째, 셋째 일가를 처벌할 어떤 기회도 놓치지 않았다.무진은 눈 앞의 정보를 노려보았다.만약 이 정보가 사실이라면, 강일헌을 처리할 방법이 생긴 것이다.무진이 손에 들어온 정보를 손건호에게 보여주고는 사실 여부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정보를 본 손건호가 눈살을 찌푸렸다.“보스, 혹시 둘째, 셋째 일가에서 판 함정이 아닐까요?”순전히 호의로 자신들에게 정보를 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어쨌든 이 정보 자체는 둘째, 셋째 일가를 압박하기에 충분한 이용 가치가 있었다.“먼저 가서 알아봐.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고.” 무진도 속으로 의심스러웠지만, 이 정보를 마냥 버릴 수도 없었다.미처 손을 쓸 겨를이 없던 차에 누군가 정보를 보내왔다. 기껍게 받지 않을 건 뭐란 말인가?“알겠습니다.” 무진의 지시를 받은 손건호가 바로 조사를 위해 자리를 떴다.그리고 조사 결과, 그 정보의 내용이 사실임이 드러났다.손건호는 눈 앞에서 보고한 데이터를 보면서도 다소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둘째, 셋째 일가의 간이 커도 너무 크다.저들은 하나같이 WS 그룹을 자신들의 돈세탁 도구로 삼았다.만약 진짜 강상철, 강상규가 관리했다면, 그 결과는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보스, 이 강일헌은 지사의 사업 항목에서 적어도 4억원을 횡령했습니다. 그 안의 빈 곳들을 알아보지 못하게 해 두었지만, 자세히 조사해 보면 찾을 수 있습니다.”손건호가 무진 앞에서 보고했다.무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과연 둘째, 셋째 일가야. 제대로 건실한 사람이 하나도 없군.”예전에 무진은 평소 둘째, 셋째 일가 쪽과 다투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만약 진짜 다투기 시작한다면, 둘째, 셋째 일가의 일들은 무조건 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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