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Chapter 961 - Chapter 970
1170 Chapters
제961화 40억은 작은 액수가 아니다
강일헌이 착복한 40억은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니었다. 그래서 무진은 이 기회를 빌려서 강명재가 머무는 별장으로 직접 찾아왔다.그러나 저택 안으로 들어가려 하던 무진은 저택 주위를 지키고 있던 경비원에 의해 저지당했다.처음 이곳에 온 탓에 입구에서 제지를 받은 무진은 미간을 찌푸렸지만, 경비원이 저택 내에 보고하기를 끝까지 기다렸다.경비원의 보고를 들은 강일헌은 처음에 자신의 귀가 잘못된 줄 알았다.“뭐라고?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강무진인 게 확실해?”지금 이 곳은 자신의 개인 별장이어서, 아주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아무도 모른다.‘그런데 강무진은 도대체 이곳을 어떻게 찾아온 거지?’‘게다가 뭐 때문에 이런 수고까지 해가면서 나를 찾는 거지?’“확실합니다. 어떻게, 들여보낼까요?” 경비원이 확신을 가지고 대답했다.그 시각, 공교롭게 강명재도 그 자리에 같이 있었다.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못한 강일헌이 아버지 강명재를 쳐다보았다.“아버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강명재가 입꼬리를 당겨 올리며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들어오겠다면 오라 해. 내가 여기에 있는데, 설마 너를 잡아 먹겠니?”졸아든 모습을 보이는 아들이 참 한심하게 생각되는 강명재다.보아하니 강무진이 회사에서 집안 사람들을 하도 많이 쳐내다 보니 그 영향이 없지는 않은 모양이다.지금도 아들 강일헌이 강무진을 무서워하고 있는 게 보였다.‘내 아들이 강무진 그 놈을 무서워한다고?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앞으로 자신의 뒤를 이어야 할 아들이 이러면 어떻게 한단 말인가?변변찮은 놈이라고 생각하며 강명재는 자신의 아들을 향해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지었다.그 많은 돈을 들여 키워 놓았음에도 아무런 패기도 없이 약해 빠진 모습이 정말 화나게 했다.늘 아버지 강명재를 겁내던 강일헌은 그 순간 강명재의 눈동자가 점점 가라앉는 것을 보고 바로 옆에 선 경비원을 향해 다급히 말했다.“가, 가, 빨리 가서 강무진을 데리고 와.”경비원이 밖으로 나간 후에 강일헌은 강명재의 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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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고개를 돌리고 떠나다
무진의 질문 자체는 좋았지만, 강일헌 스스로 이미 대답을 준비해 두었던 부분들이었다.그러다 갑자기 무진이 말했다.“최근에 네가 맡고 있는 계열사의 회계장부를 다시 살펴보았더니, 40억이 비어.”무진의 그 말이 떨어진 순간 강일헌이 당황하며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그러나 강일헌의 곁에 앉은 강명재는 침착하기 그지없었다.그저 눈살을 찌푸린 채 말했다.“계산이 틀린 거 아니냐? 만약 진짜 결손 부분이 있다면 내 돈으로 메꿔 넣으면 되지, 무슨 문제라고.”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로 강명재가 무진의 말을 받았다.40억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대단히 무성의한 반응에 무진이 눈썹을 치켜 세우며 말했다.“회사 전체 재무에까지 관련되는 문제입니다.”크고 작은 계열사들로 이루어진 WS그룹.계열사에서 처리하는 모든 일이 WS그룹 본사와 관련될 수밖에 없다.만약 무슨 부정이라도 저지른다면 바로 WS그룹에 영향을 주게 될 게 자명하다.그래서 이런 문제들에 대해 무진은 아주 엄하게 관리하고 있었다.하지만 별 대수롭지 않은 듯한 강명재의 태도는 무진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자신이 직접 방문해서 언급한 문제에 대해 한마디 말로 대충 끝내 버리려 하다니.‘설마 이 횡령 건에 강명재도 관여했나? 그래서 자기 돈으로 메꿔 넣어서 일을 축소시키려는 의도인 건가?’강명재는 계속해서 대수롭지 않은 듯한 어조로 말했다.“그게 뭐 대수라고, 돈 메꿔 넣으면 되잖아? 그렇게 크게 부풀릴 필요가 뭐 있어?”강명재는 자연히 강일헌보다 머리가 좋았다. 이 일이 커져 봤자 자신들에게 하나 좋을 게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이렇게 대충 덮으려 하는 것이다.만일 무진이 이 기회에 또 다시 회사 경영권을 회수해 간다면. 40억 손실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이 계열사의 경영권은 40억에 그치지 않는다.무진이 강명재의 생각을 모를 리가 있겠는가? 강명재의 속내를 꿰뚫고 있는 무진이 차가운 음성으로 말했다.“규정에 따르면, 이 일은 반드시 경찰에 넘겨야겠지요.”40억 공금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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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감옥에 가기 싫어요
무진은 저들에게 대놓고 싫은 내색을 했다. 오촌 당숙인 강명재의 체면도 일절 세워주지 않았다.무진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로 강일헌은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가슴 속에 차곡차곡 쌓인 분노가 저 밑에서부터 타오르기 시작했다.“만약 강무진, 진짜 나를 건드리기만 해봐, 절대 나 혼자 죽지 않아. 반드시 네 놈도 죽여버릴 테다!”강무진이 WS그룹의 경영권을 물려받은 이후 참고 또 참았다.그래서 어떻게 됐는가? 강무진은 자신의 양보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지금 또 다시 우리 둘째, 셋째 일가 모두를 기어코 감옥에 보내야 만족할 테지!’‘강무진, 그 놈은 진짜 자신을 뭘로 생각하는 거야?’만약 진짜 자신을 감옥에 보내려 한다면, 그 전에 그 놈부터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내가 어떻게 되든지 간에 물귀신처럼 그 놈을 꽉 붙잡고 놔주지 않을 테다!’아버지 강명재가 옆에서 만류했다.“경거망동하지 마. 내가 큰어머니 안금여를 찾아가 무진에게 말하도록 압력을 넣을 테니까.”눈을 가느다랗게 뜬 채 무진의 태도를 생각하던 강명재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지금 강무진 그 놈은 점점 더 미쳐 날뛰고 있어. 우리 같은 집안 어른들도 아예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거지?’언젠가는 강무진 그 놈에게 알려줄 것이다. 필경 강씨 집안에서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말이다.“아버지, 보셨죠? 저 놈, 아버지한테도 이럴 정도인데. 저희가 집에서 어떻게 지냈겠습니까? 강무진 그 놈이 WS그룹 경영을 맡은 이후로 제가 마치 절대군주라도 되는 양 눈 앞의 모든 사람을 공기처럼 취급합니다.”화가 나서 죽을 것 같은 강일헌이 제 아버지 강명재에게 하소연했다.두 할아버지 강상철, 강상규를 감옥에 보내 버린 강무진이 지금 자신을 타겟으로 삼았다.이 분노를 참기만 한다면 남자도 아니다.강무진은 이 강씨 집안에서 진짜 자기 혼자만 발언권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네가 참 뻔뻔스럽게도 말하는구나. 할아버지에게 제대로 배워서 실력을 쌓으라고 너를 집에 두고 갔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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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분통이 터져 죽을 지경이다
성연은 오늘 기혈을 보충해 주는 약재들을 잔뜩 넣고 탕을 끓였다.할머니 안금여를 위해 자신이 끓인 탕을 가지고 고택에 들렸던 성연은 입구에서 강명재와 맞닥뜨렸다.예의상 성연은 ‘당숙님’이라고 부르며 인사했다.하지만 강명재는 성연을 한 차례 흘깃하더니 없는 사람마냥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갔다.성연은 그저 어깨를 으쓱하며 저 오촌 당숙의 무시하는 태도에 신경 쓰지 않았다.어차피 앞으로 깊게 왕래할 사이도 아니니까.둘째, 셋째 일가에서는 성연을 인정하는 사람이 없음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별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들을 성연 자신이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전부 쓰레기 같은 작자들뿐이다.강명재가 고택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던 성연은 지금 고택에는 할머니 안금여 밖에 없음을 가리 늦게 깨닫고 부리나케 뛰어 들어갔다.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보니, 강명재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할머니 안금여를 향해 분노에 찬 말들을 사정없이 쏟아내고 있었다,“큰어머님, 제발 당신 손자 좀 잘 관리하셔야겠습니다. 그러니 제가 무례하다고 탓하지 마세요!”만약 큰집이 자신의 말을 듣는다면, 강명재는 큰집 사람들에게 며칠 더 유예를 줄 용의가 있었다.그러나 큰집에서는 끝까지 아무도 자신들을 안중에 두지 않은 채 저들 마음대로였다.만약 큰집을 눌러 자신의 사람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면 강명재 자신이 이번에 돌아온 의미가 없는 것이다.성질이 그에 못지 않게 만만치 않은 안금여가 강명재의 말을 듣자마자 바로 눈썹을 치켜 올리며 소리쳤다.“무슨 생각이냐?”안금여는 강명재가 지금 왜 여기에 와서 미쳐 날뛰는지 까닭을 알지 못했다.다만 분명 무진이 먼저 행동에 나섰고, 그래서 강명재가 여기에 와서 행패를 부리는 것이라 짐작만 할 뿐.그러나 무슨 일이 있었든 강명재 저놈들의 자업자득이 아니겠는가?그런데도 강명재 저 놈은 감히 이곳에 와서 깽판을 부린다. 저놈들한테는 양심이나 도리라는 게 전혀 없다.어찌 저리 뻔뻔스럽게도 여기를 찾아와서 이 나이 많은 어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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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화 제 존엄성을 되찾는 겁니다
다시 강명재에게 시선을 돌린 안금여가 차가운 음성으로 비웃었다.“도대체 누가 양심에 부끄러운 짓을 해서 내 손자를 화나게 한 거야?”‘만약 강명재 저 놈들 쪽에서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면, 우리 무진이가 저들에게 눈길을 주었을 리가 없지.’‘제 놈들 잘못이 분명한데도 어찌 저리 당당하게 말하는지, 참.’안금여가 생각하기에, 저 둘째, 셋째 일가 쪽 사람들은 어찌나 연기를 잘하는지, 지금도 자신들이 피해자인 척 허세를 부리는 게 분명했다.그룹 내 실적? 저들이 무언가를 제대로 하는 걸 본 적이 없다.그에 반해 남을 모해 하는 일에 있어서는 수단도 가지가지다.강명재는 안금여가 무슨 말을 하는지 뻔히 알면서도 모르는 척 시치미를 뗐다.“큰어머님, 저랑 명기 이제 막 돌아왔습니다. 아무리 우리 같은 집안 어른이 눈에 거슬려도 무진이가 이렇게 해서는 안되지요.”강명재는 슬그머니 딴 데로 말을 돌리며 요점을 흐리려 했다.입만 열었다 하면 사실을 부풀리거나 엉터리로 말하는 강명재이기에, 안금여는 아예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안금여가 입을 다물고 있자 강명재는 기가 더 살아서 신중함은 완전히 내던진 채 안금여 앞에서 마구 떠들어댔다.“그 정도 돈은 저한테 있어서 별 거 아닙니다. 제가 그룹에 환납할 수 있다고요. 하지만 그래도 계속 그 일을 파고 들겠다면 제가 안면몰수하고 끝장을 본다고 탓하지 마세요.”강명재가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무시무시한 위협이었다.한 마디로 돈을 줄 테니 더 이상 따지지 말라는 뜻.그러나 만약 무진이 경찰에 고발한다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우겠다는 의미이다.아직은 서로 완전히 끝장을 본 상태는 아니니 당연히 서로 좋게 좋게 넘어갈 있을 터.그러나 일단 서로를 향해 칼을 들이댄다면 간단하게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아저씨,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무진 씨에게 가서 말씀하시는 게 좋겠어요. 아시겠지만, 할머니께서 회사 일에 관여하지 않으신 지도 오래되신 터라 여기서 말씀하셔도 소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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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화 이만저만 실망이 아니다
당황한 안금여가 뒤로 물러섰고, 강명재는 흡사 이성을 잃은 사람 같았다.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순간, 성연 역시 당황했다. 성연은 소매자락을 더듬어 숨겨두었던 은침 하나를 빼냈다. 동시에 할머니 안금여의 앞을 막아선 채 강명재의 오른쪽 허벅지 혈자리에 침을 찔러 넣었다. 순간 다리에 마비 증세가 온 강명재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움직일 수가 없었다.눈을 휘둥그레 뜬 채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성연을 쳐다보았다.여태 성연을 얕잡아 보았었는데, 놀랍게도 이런 수완을 지니고 있었다.‘은침을 사용할 줄이야.’조그마한 은침의 위력이 어찌나 대단한지 순식간에 자신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은침을 사용할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혈자리를 찾는 것이다. 강명재는 요 몇 년간 해외에서 적지 않게 보았다.성연은 이렇게 한 번 찌르는 것으로 정확하게 자신의 혈자리를 찾아 내었다. 여간한 공력이 아니면 이렇게 할 수 없을 터.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강무진의 약혼녀에게 이런 능력이 있다니.자신의 눈이 번쩍 뜨이게 할 정도였다.강명재가 성연을 쳐다보며 입을 벌렸지만 한마디도 소리가 되어 나오지 못했다.이런 돌발 상황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안금여는 처음에는 성연이 자신을 보호하다 다칠까 걱정했었다.그런데 뜻밖에도 성연이 바로 강명재를 쓰러뜨린 것이다.깜짝 놀란 안금여가 성연을 바라보았다.성연이 뒤를 돌아보며 혀를 살짝 내밀었다. 이걸 봤으니 이제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테지만, 성연은 후회하지 않았다. 무척이나 긴박했던 상황이었다. 강명재가 할머니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을 두 눈 뜨고 지켜볼 수는 없었다. 그녀로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할머니 안금여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자신은 분명 더 후회할 테니까.은침을 놓는 의술이야, 핑계를 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오늘 할머니가 다치셨다면 쉽게 낫기는 힘드셨을 것이다.양쪽 상황을 저울질했을 때, 자신의 신분을 숨겨야 한다는 사실이 그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지지는 않았다.할머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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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네가 여기에 있었던 덕분이야
성연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바로 달려온 강운경과 조승호가 안금여와 성연 앞에 서서 두 사람을 보호했다.두 사람이 무사한 것을 확인한 강운경은 간신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치민 강운경이 바닥에 누워 있는 강명재를 향해 소리를 쳤다.“오라버니, 나이가 드실 만큼 드신 분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하세요? 창피하지도 않아요?”땅바닥에 누운 채 꼼짝도 할 수 없어 강운경과의 대화 자체가 불가능했던 강명재는 그저 강운경이 자신을 욕하는 걸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강운경이 잠시간 강명재를 비난하는 동안에 다리 감각을 회복한 강명재가 자리에서 일어나 큰 소리쳤다.“소란 떨고 싶으면 어디 한 번 제대로 떨어보던가!”겨우 한 마디 뱉은 강명재는 난처한 모습으로 부리나케 고택을 떠났다.강명재가 떠난 후에야 엄마 안금여를 돌아본 강운경이 걱정스럽게 물었다.“엄마, 괜찮아요? 강명재가 엄마랑 성연이한테 어떻게 한 거예요?”강명재는 미친 놈 같았다. 내내 집안에 분란만 일으키고 있다.그리고 엄마 안금여 혼자 집에 있을 때를 노렸다. 노인인 엄마가 자신에게 반격하지 못할 거라 생각하고 안금여에게 이처럼 대한 것이다.만약 성연이가 오늘 여기에 없었다면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겠다.“나는 괜찮아. 그저 생각지도 못했을 뿐이야. 강명재 저 놈이 이리 나올 줄은 정말 몰랐구나.” 안금여는 조금 전의 일을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쿵쿵거렸다.방금 강명재가 달려드는 순간에도 무슨 나쁜 짓을 하려는지 알지 못했다.어쨌든 자신에게 무척 불리했을 것은 분명했다.성연이 나서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꼴이 되었을지 정말 모르는 일이다.“이게 바로 저들 둘째 일가들의 품성이야. 엄마, 앞으로 혼자 집에 있게 되면 절대 저 미친 놈들에게 문 열어주지 마세요. 아니면 전화해서 우리 불러요. 알았죠?” 내내 안금여 생각인 강운경은 옆에서 걱정하며 재차 당부했다.“누가 생각이나 했겠니? 대낮에, 여기 고택에서, 저 놈이 저렇게 날뛸 줄! 조심하는 기색을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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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화 몸이 따라가질 않는구나
엄마 안금여가 무사한 것을 살짝 확인한 강운경과 조승호가 돌아갔다.두 사람은 아직 일이 많이 남은 상태여서 할머니를 잘 돌봐 달라고 성연에게 당부한 후에 떠났다.서재에 들어가며 문을 꼭 닫은 안금여가 성연에게 말했다.“성연아, 조금 전에 강명재 무릎이 꺽어지게 했던 물건을 보여다오.”성연은 할머니 안금여가 자신을 몰래 불러서 뭘 하시려나 하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은침을 보시려고 한 거였다.이 일을 숨길 수 없음을 이미 직감한 성연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할머니의 요구는 전혀 놀랍지가 않았다.은침 일부를 손목에 붙여 놓고 있어서 그 순간 재빨리 꺼낼 수 있었다.성연은 손목에 둘러싸고 있던 은침을 꺼내어 할머니에게 보여 주며 말했다.“할머니, 제가 침구술에 관해 좀 배웠어요. 전문가까지는 아니지만요. 여기 보세요.”너무 많이 노출시키지는 않은 채 적당히 숨기면 되리라 싶었다.안금여도 이 방면에 대한 지식이 없으니 성연이 속이려 마음먹는다면 충분히 속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성연의 손목에 싸인 은침을 본 안금여는 아주 신기하게 여겼다.그러다 갑자기 다시 고개를 들어 성연에게 물었다.“그날 밤 네가 침술로 날 구한 거지?”그때 성연에게 물었지만, 이 아이는 인정하지 않았다.하지만 안금여는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다.어찌 되었던 이 아이는 자신에게 나쁜 마음을 가지지 않았고, 매사 자신을 생각하지 않는가.‘말하고 싶지 않다면 무슨 말 못할 사연이라도 있는 게지.’그래서 안금여는 강요하지 않았다. 만약 끝까지 추궁한다면, 성연이 이 침으로 자신을 두 번이나 구했다는 사실 외에 또 무슨 추궁할 것이 있겠는가?이번에는 성연도 부인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할머니, 그때는 저도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할머니에게 무슨 잘못된 일이라도 생길까 싶어 눈 딱 감고 한 번 해봤어요. 그런데 할머니, 이 일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고 싶지 않아요.”성연의 꼬인 말투에 불안한 기색이 다소 묻어났다.무진은 안금여 만큼 속이기가 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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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사업을 하면서 깨끗할 수는 없다
마침 회사 내에 일이 생겨서 자리를 비울 수가 없었던 무진이 일을 마무리 짓자마자 바로 달려왔다.고택에 도착한 다음에야 무진은 강명재가 한 짓을 들었다.강명재가 전혀 조심하는 빛을 보이지 않고 제 마음대로 미쳐 날뛰었다는 사실에 무진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았다.“당숙이 이런 짓까지 하다니요. 설마 둘째, 셋째 일가에서는 지금까지 받은 경고로도 아직 부족하다는 말인가요?”강상철, 강상규 두 할아버지가 감옥에 들어간 것만 해도 무진이 만만치 않음을 강명재가 깨닫게 하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만약 저들이 더 이상 신중하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무진은 정말 자신이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애초에 저들의 수작에 놀라 심신이 약해진 할머니 안금여가 입원을 하게 되자, 무진이 강일헌의 일에 손을 대었다.비록 강명재가 그럴 듯하게 연기한다 해도 이 일에 대해 모두 아주 잘 알고 있다.감히 고택에 와서 소란을 피울 정도로 간이 클 줄은 몰랐다.‘하, 이러면 안되지.’둘째, 셋째 일가가 계속 제멋대로 굴게 둔다면 할머니 안금여가 제 명에 살지 못할 것이다.무진이 자신을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안금여가 옆에서 충고했다.“무진아, 이번에 진짜 시끄러워지면 분명 강씨 집안이 꽤나 큰 격랑이 일 게다. 강명재가 그 돈을 배상하겠다고 하니, 그것도 괜찮은 것 같다. 여기서 그만두자꾸나.”안금여가 이런 말을 하는 건 모두 회사를 위해서이다.회사의 많은 사람들이 이 일로 인해 흔들리게 해서는 안된다.회사를 안정시키기 위해 많은 심혈을 기울였던 무진이다.조금만 부주의해도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는 것이다.반대로 무진은 이것저것 꺼리는 게 그렇게 많지 않았다.무진은 지금 고요한 강씨 집안을 완전히 뒤집어 놓을 것이다.할머니 안금여도 자신을 막을 수 없다.무진이 입술을 오므린 채 미간을 찌푸렸다.“이렇게 놓아줄 수는 없어요.”할머니가 자신을 위해서 그렇게 말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그러나 만약 강명재가 이곳에 와서 행패를 부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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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0화 시야를 넓혀 주다
성연도 옆에서 안금여를 따라 무진을 설득했다.“이왕에 손을 쓸 타이밍이 아니라면 좀 더 기다려 보는 게 어때요?”성연은 안금여 말에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다.지금 둘째, 셋째 일가에서는 큰집의 허점이 노출되기를 계속 주시하고 있다.저들에게 약점을 잡혀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기어코 그걸 빌미로 해서 시끄럽게 할 것이다.이런 가족 간의 얽히고설킨 관계는 없었지만, 이런 암투들은 숱하게 겪었던 성연이다.이런 일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익히 알고 있었다.이럴 때 무진은 우선 참고 견디는 것이 좋을 터이다.결국 고집을 꺽을 생각이 없던 무진은 절충안을 제시했다.“이렇게 그만 둘 수는 없습니다. 돈이야 들어오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저들은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겁니다. 오늘 이후로 강씨 집안의 어떤 사업도 맡을 수 없을 테니까.”무진이 생각하기에, 경찰에 고발하지 않고 경찰이 이 일에 직접 개입하도록 한 것은 강일헌에 대한 자비였다.누가 앞에서 지나치게 날뛰라 했는가? 무진도 더 이상 그들의 사정을 봐 줄 생각이 없었다.만약 성연과 할머니 안금여가 지금 말리지 않았다면, 아마 오늘 강일헌은 구치서에 구금되었을 터였다.무진의 해결 방식이 다소 지나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경찰에 고발하는 것보다 나은 편이라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할머니, 앞으로 저희가 없으면 집사를 불러 곁에서 할머니를 돌보게 하세요. 다른 사람이 조그만 틈도 타게 해서는 안 돼요.” 마음을 놓지 못한 무진이 연거푸 당부했다.그들 모두 각자의 일이 있어서 언제나 안금여의 곁을 지키고 있을 수가 없었기에 경호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었다.둘째, 셋째 일가 쪽은 하나 같이 삐뚤어진 마음에 제대로 된 인물이 없었다.걸핏하면 역겨운 일을 저질렀다.그로서도 둘째, 셋째 일가의 두꺼운 낯짝은 정말 막을래야 막을 수가 없었다.“아까 네 고모도 여기서 나한테 말하지 않았니? 앞으로 둘째, 셋째 일가에서 왔을 때, 너희들이 없으면 절대 문 열어 주지 말라고 말이다.” 강명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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