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1131 - 챕터 1140
1265 챕터
제1131화
심재경의 주의력을 분산시킬 수 있었다. 그러면 그도 자신에게 그렇게 신경 쓸 시간이 없을 것이다.“연아야, 우리 가야 해.”강세헌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송연아가 일어서며 말했다.“이슬 언니, 우리 이제 가봐야 해요.”안이슬도 따라서 일어났다.“네가 왔는데 물 한잔 제대로 따라주지 못하고...”송연아가 웃었다.“언니는 그냥 언니 딸이나 잘 안고 있어요.”“우리 둘은 사돈이 될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송연아의 말에 안이슬은 그녀를 쳐다보았다.“아들이 아직 어린데 벌써 며느리를 볼 생각을 하는 거야? 빨리 늙고 싶은 거지?”송연아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저는 이제 일을 안 해서 온종일 이런저런 생각만 하게 되더라고요.”송연아가 일을 하지 않으니 그녀에게서 생기가 빠져나간 듯한 느낌을 안이슬은 느꼈다.여자가 가정을 위해 희생하는 것은 대부분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제는 조선 시대도 아니니 여자들도 자신이 하는 일이 있어야만 활기찬 삶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와 송연아는 이미 예전의 자신을 잃고 오직 자식들을 위해 살고 있었다. ... 시간은 오후 4시쯤 되고 안이슬은 휴대폰을 확인했다. 심재경한테서 아직 전화가 오지 않는 걸 봐서 아마도 아직 바쁜 모양이다. 하여 안이슬은 샛별이를 아기 침대에 눕혔다. 샛별이의 곁에 서 있는 것만으로 그녀는 외롭지 않다고 느꼈다. 분유를 준비한 후, 안이슬은 샛별이에게 분유 병을 건넸다. 샛별이는 혼자서 분유 병을 입에 물었고 안이슬은 저도 모르게 샛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최근에 아이의 식욕이 좋아졌다고 느낀 안이슬은 하루에 두 번만 분유를 먹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나머지는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어서 이렇게 되면 샛별이가 빨리 분유를 끊고 완전히 이유식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에게 먹일 것을 고민하고 있던 안이슬은 전화벨 소리에 놀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심재경한테서 영상통화가 온 것이다. “대표님.”안이슬은 바로 휴대폰을 들어서 카메라가 샛별이에게로 향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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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화
안이슬은 조금 난처했다. 그녀의 물건들은 이미 그 방안으로 다 넣어놨기 때문이다. 지금 그녀는 샛별이를 돌봐야 했기에 다시 방을 정리할 시간이 없었다.비비안의 간절한 눈빛을 보고 안이슬은 이 방이 심재경의 방과 제일 가깝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시 그녀는 이 방이 샛별이의 방과 가까워 샛별이를 돌보기 편하기에 선택하게 되었다. “방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될까요?” “안 돼요. 나는 이 방이 좋아요. 왜 내가 갖고 싶은 걸 뺏으려고 해요?”비비안은 짐을 들고 다시 거실로 돌아갔다. 이 보잘것없는 베이비시터가 감히 그녀를 거절하다니! 그녀는 반드시 대표님에게 이 사실을 일러바치겠다고 결심했다. “대표님, 강문희 씨랑 방을 바꾸고 싶어요. 제가 있을 방은 거실에서 너무 멀어 청소하기가 힘들어요.”비비안은 심재경 앞에서 애교 섞인 말투로 연약한 척을 했다. 뒤에 있는 안이슬은 다소 무력감을 느꼈다. 그녀는 여자들이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항상 누군가가 그들을 도와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젊고 예쁜 것이 최고의 밑천이었다. 안이슬은 비비안을 탓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약간의 수단을 썼을 뿐이다. 하지만 안이슬은 이런 방식을 싫어했고 경멸했다. 안이슬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의견도 내뱉지 않았다. 그녀는 지시에 따라 일을 하는 것뿐이다. 비비안과 충돌이 생길 경우, 그녀가 샛별이에게 해를 끼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이슬은 양보하기로 하고 짐을 챙기러 방으로 들어갔다. 영상 통화 중이던 심재경은 안이슬이 방으로 돌아가는 장면을 보고 미간이 찌푸려졌다.그가 방금 잘못 듣지 않은 거라면 안이슬은 이 방을 내주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그녀는 방으로 짐을 정리하러 갔을까? 심재경은 입술을 깨물며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그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강문희 씨, 당신은 정말 마음이 넓은 사람이네요. 당신이 그렇게 이해심이 많다면 저도 도와주죠.’“문희 씨가 방을 옮겼잖아요. 비비안 씨가 그 방을 써요.”비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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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3화
끝내 안이슬은 심재경의 서류를 열어보지 않았다.저녁 열 시쯤에 송연아가 그들이 돌아간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정말 오는 것도 급하게 오고 가는 것도 급하게 가네.”안이슬은 답장을 보냈다.「조심해서 가.」너무 급하게 왔다가 간 탓에 함께 식사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 기회가 또 있을 것이니 괜찮았다....아침 일찍, 안이슬은 서류를 기사한테 주었다. 그리고 오전 열 시쯤까지 바쁘게 돌아쳤다.비비안은 그제야 방에서 하품하며 걸어 나왔다.“먹을 게 있어요?”꼬박 오전을 자고 일어났더니 비비안은 배가 고팠다.“비비안 씨, 저는 베이비시터이지 요리사가 아닙니다. 제 책임은 샛별이를 돌보는 것이에요.”아침 식사는 원래 임수영이 준비했었지만, 안이슬은 샛별이에게 이유식을 만들어야 했기에 남은 재료로 자신이 먹을 것을 간단히 만들었을 뿐이지 비비안한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오늘 그녀는 샛별이를 데리고 밖에 있는 정원으로 나가 햇볕을 쬐려고 했다. 밖의 햇살이 너무 좋았고 샛별이도 밖에 나가서 활동할 필요가 있었다. “흥, 요리하는 거 뭐 대수라고! 누구나 할 수 있잖아!”비비안은 절대로 이 베이비시터에게 꿀리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저기가 주방이니 당신이 알아서 해결하세요. 저는 샛별이와 잠깐 놀러 갈게요.”안이슬은 필요한 것들을 챙겨서 밖으로 나갔다. 샛별이는 바깥세상에 매우 호기심이 많았고 정원에 도착했을 때 시선은 날아다니는 나비를 계속 따라갔다. “샛별아, 아줌마가 나비를 잡아줄까?”그 말을 하면서 안이슬은 샛별이를 안고 달렸다. 나비에 가까워질 때마다 샛별이는 작은 손바닥을 활짝 펼쳤다. “이이어야...”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샛별이는 옹알이만 했지만, 그 작은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 차 있었다. 그 모습에 안이슬의 마음이 녹아내렸다. 그녀의 아이는 매일 행복해야만 했다. 이 장면을 지켜보는 이가 있었는데,바로 단기문이 보고 있었다.“심재경 집에 이렇게 열정적인 베이비시터가 왔다니, 몰랐네.” 샛별이는 안이슬의 옷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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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4화
비비안과 안이슬이 동시에 고개를 돌려서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오는 남자를 발견했다.그 사람이 바로 단기문이였다.“단... 단 대표님...”비비안은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이런 모습을 단기문에게 보여줄 줄 생각지 못했다.단 대표님?안이슬은 단기문을 훑어봤다. 비비안이 아는 사람이고 단 대표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회사 사람인 듯했다. 그리고 대표님이라고 불리는 사람이라면 능력 있는 사람일 것이다.어떻게 여기에 나타난 거지?단기문은 안이슬을 못 본 듯한 사람처럼 비비안을 놀리고 있었다.“주방을 폭발시키러 간 거예요? 심 대표님이 안 계시니 집을 다 태워버릴 생각이에요? 쯧쯧, 비비안 씨가 집을 이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것을 심 대표님이 알게 되면 쫓아내고 손해배상금을 받아내지 않겠어요?”안이슬은 자신의 시선을 거두었다. 두 사람이 알고 있는 걸 보면 나쁜 사람은 아닌 듯하니 안이슬은 자신이 더 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안이슬이 들어가려 할 때, 단기문이 그녀에게 관심을 보였다. “비비안 씨, 이분 소개 좀 해줄래요?” 안이슬은 걸음이 멈추고 단기문을 바라보았다. “이분은 심 대표님이 데려온 베이비시터, 강문희 씨예요.” “문희 씨, 이분은 심영의 주주 중 한 분인 단 대표님이세요.” 안이슬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사람이 주주라는 게 의외였다. “단 대표님, 별일 없으시면 저는 이만 샛별이를 데리고 낮잠을 자러 가보겠습니다.”“단기문.” 안이슬이 뒤돌아봤다. 그가 갑자기 왜 이렇게 한마디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내 이름은 단기문이라고 해요.”그가 덧붙였다. 비비안이 소개했지만, 그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안이슬은 그에게 별다른 호기심이 없었고 샛별이를 꼭 안고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안이슬의 얼굴에는 별다른 표정이 없었고 대답한 후 빠르게 방으로 들어갔다. 주방에서 나는 냄새에 안이슬은 본능적으로 숨을 참았고 샛별이가 그 탄내를 맡지 않게 더 빨리 걸었다.단기문은 안이슬을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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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화
비비안의 손이 허공에서 굳어졌다. 단기문은 스스로 앞치마 끈을 묶고 비비안의 실망하는 표정을 보며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았다.“심재경이 남성시의 거위 구이를 좋아했던 것 같은데 사다 줘요. 일하느라 힘들 텐데 그걸 보면 좋아할 거예요.”단기문의 말을 들은 비비안의 표정이 밝아졌다.‘그래, 이렇게 관심을 표하면 분명 좋아할 거야!’그런데…“다른 집 것은 안 돼요? 남성시는 너무 멀잖아요. 갔다 오는 데만 반나절이에요.”비비안이 말하자 단기문이 속으로 멀지 않으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단기문은 심재경의 부탁을 받고 비비안이 안이슬에게 허튼짓을 못하게 지키고 있는 것이기에 일부러 비비안을 따돌리려고 얘기한 거였다.비비안이 망설였다.“사다 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심 대표님 부탁으로 집을 청소하고 정리를 해야 해서요.”단기문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건들거리며 말했다.“왜요, 저는 뭐 비비안 씨를 도와줄 만큼 한가해 보여요? 아니면 모든 남자가 다 순순히 말을 들어줄 만큼 본인이 예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비비안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제가 언제요?”“그렇게 생각하는지 아닌지는 본인이 잘 알겠죠. 나 당신같이 서둘러 남자 품에 뛰어드는 여자들 많이 봤는데 비비안 씨의 수법은 너무 싸구려에요. 나는 내성적이고 조신한 여자를 좋아해요.”비비안은 입술을 깨물며 본인이 서둘러 남자 품에 뛰어드는 여자라는 것을 절대 인정하지 않았다.“단기문 씨와 얘기하지 않을 거예요. 저를 모르면서 함부로 얘기하지 마세요.”비비안은 말을 마치고 바로 나갔다. 단기문은 그녀가 멀리 가자, 심재경에게 전화를 했는데 걸리자마자 다짜고짜 한마디 했다.“너 제 정신이야? 비비안이 어떤 의도인지 알면서 그냥 해고하지 왜 계속 옆에 두고 있어?”심재경도 바로 해고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건 안이슬이 직접 자기에게 이야기하길 바랐기 때문에 비비안이 어떤 심보인 것을 알면서도 집으로 들인 것이다.“내가 봤을 때 너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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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6화
안이슬은 잘 모르는 사람과 얘기하기 싫어서 주방에 들어가서 아기 용품을 씻었다.“점심에 뭐 드실 거예요?”“네?”안이슬은 이 남자는 왜 매번 이렇게 갑자기 사람을 놀라게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비비안 씨는 밥할 줄 모르던데, 강문희 씨도 못 하는 거 아니에요?”그렇지 않고서는 비비안이 주방을 폭파할 때까지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안이슬은 좀 있으면 어차피 임 언니가 돌아오면 된다고 생각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이슬이 대답하지 않자, 단기문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점심은 제가 할 건데 뭘 드시고 싶어요?”안이슬이 의아해하는 표정을 보고 단기문이 서둘러 해명했다.“저 남자여도 요리를 제법 잘해요. 선생님한테만 알려드리는 건데 저 아직 싱글이에요. 저 같은 남자 많지 않아요. 강 선생님 혹시 남자 친구 있어요? 없으시면 저랑 잘 지내보시지 않을래요?”안이슬은 이같이 가벼운 남자는 싫었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실내 살균기를 세척하고 주방을 나섰는데 단기문이 쫓아가며 말했다.“드시고 싶은 거 있어요?”“전 음식 가리지 않고 다 잘 먹어요.”안이슬은 한마디만 하고 바로 그의 시선을 벗어났다. 단기문은 안이슬이 분명 자기를 나쁜 사람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내가 그렇게 나쁜 사람으로 보이나?’“저 나쁜 사람 아니에요. 제가 나쁜 사람이면 재경이가 저를 부르지 않았겠죠. 그렇게 경계하시지 않아도 돼요. 매일 그렇게 이것저것 경계하고 사시는 거 피곤하지 않아요?”안이슬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점심을 하신다고 하지 않았어요. 나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으니 어서 점심 하러 가세요.”단기문이 말했다.“지금 상황을 그냥 지나가려고 하시는 같은데요?”“아니에요. 제가 사람과 대화하는 걸 잘못해서 그래요.”단기문은 심재경과 약속했기에 어쩔 수 없다는 듯 두 손을 벌리며 말했다. “알았어요.”안이슬은 바로 방에 들어가 숨어서 샛별을 지켰다. 약 1시간 정도 지나서 단기문이 밥 먹으러 나오라고 하자 안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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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7화
안이슬은 충격에 휩싸인 채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이 남자의 말뜻은 심재경이 내 정체를 알아챘다는 건가? 그러면서 내색을 안 하는 거야?’안이슬은 순간 심장이 몹시 두근거렸는데 억지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만약 계속 생각하다 보면 여기에서 계속 지낼 수 없을 것 같았다. 샛별이 옆에 계속 남아서 보살피려면 들켰더라도 그녀는 모른 척해야만 했다. 만약 이대로 정체를 밝히고 나면 심재경과 같은 집에서 아무렇지 않게 지낼 수 없기에 샛별이를 위해서라도 끝까지 모르는 체해야 했다.“저는 결혼했었어요. 이제 결혼에 얽매이는 것도 싫고 또 남자는 더더욱 싫어요.”그러고는 열심히 밥을 먹었다.단기문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역시 두 사람 비슷한 데가 있단 말이야. 어쩜 똑같이 똥고집이지.”안이슬이 심각하게 말했다.“그런 말도 안 되는 장난하지 마세요.”단기문이 말했다.“저 농담한 거 아니에요.”그때 갑자기 샛별이 울음소리가 들려오자, 안이슬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젓가락을 내려놓고 곧바로 샛별이 곁으로 갔다. 잠에서 깬 샛별이는 피부가 새하얀데 울어서 눈시울이 빨개졌고 눈가에는 눈물이 구슬처럼 맺혀있었다. 안이슬은 휴지로 눈물을 살포시 닦아내고 일으켜 주었다.“우리 샛별이 배고파?”안이슬이 진작에 준비한 분유 병을 샛별이 앞에 보여주자, 바로 울음을 그쳤다.“샛별아, 양아빠도 보러 왔어.”단기문도 작은 딸랑이를 들고 샛별이와 놀아주었다.“우리 샛별이 양아빠 기억하나 보네. 아이고 착해라.”안이슬은 샛별이가 단기문을 보고 환하게 웃어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샛별이가 웃느라 분유가 옆으로 흘러나오자 안이슬이 닦아주었다.잘 먹은 샛별이는 기분이 좋아서 카펫 위에서 손을 휘젓고 발버둥을 쳤는데 마치 춤추는 것 같았다.무엇 때문에 그렇게 기쁜지 단기문이 장난감으로 놀아주자, 손을 내밀고 장난감을 가지려고 했다. 바로 그때 심재경의 영상통화가 왔다. 단기문은 발걸음을 멈췄는데 심재경인 걸 확인하고는 받았다.“강 선생님은?”단기문은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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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8화
심재경은 그런 안이슬과 샛별이를 바라보고 있었고 휴대폰 거치대처럼 휴대폰을 들고 있는 단기문은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단기문, 샛별이 안 보여, 조금 왼쪽으로 해봐.”그러자 단기문은 왼쪽으로 조금 움직였다.“단기문,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봐.”심재경의 불평불만을 들으며 단기문은 계속 위치를 조정하더니 결국은 참지 못하고 화를 냈다.“심재경, 나 휴대폰 거치대나 하려고 온 거 아니야.”그리고는 휴대폰을 안이슬에게 주고 옆에 앉아서 씩씩거렸다. 안이슬은 다시 휴대폰을 잘 세팅해 놓자, 샛별이가 휴대폰 속의 심재경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 모습에 심재경은 마음이 사르르 녹았는데 당장이라도 집에 가서 샛별이를 잘 안아주고 싶었다. 다만 지금 팀의 진척이 너무 늦어서 마음대로 자리를 비울 수가 없었는데 오늘 들어오는 자료를 보면 판단할 수 있었다.“샛별아, 조금만 기다려줘 아빠 금방 돌아갈게.”“대표님, 돌아오시는 거예요?”안이슬은 지금 이대로 샛별이와 둘이 지내는 게 편하고 좋았다. 그런데 심재경이 돌아온다고 하니 불편할 것 같았는데 마침 그때 심재경이 고개를 저었다.“아직 조금 더 걸려야 해요. 하지만 가능한 빨리 돌아갈 수 있게 할게요.”아까 말은 그냥 아이에게 한 말이었는데 안이슬이 믿었던 것이다.‘휴, 오지 않는다니 다행이다.’“그런데 비비안 씨가 안 보이네요?”‘그러네, 어디 갔지?’안이슬도 그제야 비비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는데 단기문이 오고 나서 비비안이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저도 잘 모르겠어요. 나간 것 같은데 아직 돌아오지 않았어요.”비비안은 그때 길에 있었는데 옆좌석에는 거위 구이를 가지고 서둘러 심재경이 있는 곳으로 달리고 있었다. 심재경은 곧바로 단기문이 수작을 부렸다는 것을 알아챘지만 안이슬만 귀찮게 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다.심재경은 잠깐 망설이다가 말했다.“방까지 옮기게 해서 미안해요.”안이슬은 개의치 않아 하며 고개를 저었다. 여기에 딸이 있기에 딸 옆에만 있을 수 있다면 어떤 방이든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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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9화
안이슬은 여전히 영상화면을 등지고 말했다.“제 옷 단추가 열려 있는 것을 보시고도 말씀해 주시지 않으셨잖아요. 그러시고도 존중한대요?”“그래요? 저는 못 봤는데요. 설마 제가 보기를 원하신 건가요?”심재경은 일에 지쳤는지 몸을 뒤로 젖히고 관자놀이를 누르고 있었다.그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다. 그런데 확실히 그는 남자였고 또 안이슬은 그가 좋아하는 여자였기에 생각이 전혀 없던 것도 아니다. 그런데 남자로서 아무 느낌이 없었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 그는 몸도 생리적으로도 너무나 건강한 남자인데 말이다.안이슬은 샛별이를 위하여 이를 악물고 분노를 억지로 참으며 앞으로 각별히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했다.“대표님, 샛별이 잘 시간이에요. 영상 끊을게요.”그녀는 여전히 등을 돌리고 말했는데 심재경은 거절했다.“제가 월급을 드리는 거니까, 제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제가 무리한 요구를 하는 건가요?”안이슬은 할 말을 잃었다.“…”그녀는 지금 심재경이 월급을 주고 고용한 베이비시터이기에 고용주의 요구를 존중해야 했다.하지만…‘왜 지금 이 순간 거부감이 느껴지는 거지?’그녀는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안이슬은 샛별이를 안고 천천히 돌아섰지만, 심재경과 눈은 마주치지 않았다. 심재경은 안이슬이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반응해 주기를 바라며 줄곧 눈길 떼지 않고 바라봤다. 그런데도 안이슬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전혀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렇게 몇 분 동안 대치를 하다가 결국 심재경이 참지 못하고 굴복했다.“샛별이 돌보느라 고생이 많아요.”“아닙니다.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편히 쉬세요.”말을 마치자마자 심재경은 영상 통화를 끊었는데 휴대폰 화면이 어두워지자, 안이슬 눈에 고였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안이슬의 기분을 감지한 듯 오리를 가지고 놀던 손을 멈췄다.“음… 이… 아…”안이슬은 감정을 추스르고 샛별이를 껴안았다.“엄마는 네가 자라는 걸 옆에서 지켜보고 싶단다.”안이슬은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감정을 추스르고는 샛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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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화
안이슬은 비비안의 일에 신경을 쓰기 싫어서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다.“이봐요? 무슨 뜻이에요?”비비안은 안이슬이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했다.“강문희 씨, 거기 서요.”비비안은 화가 잔뜩 올랐다.안이슬은 그녀를 건드리고 싶지 않아 돌아서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심 대표님이 당신을 만나주지 않은 걸 왜 저한테 그래요. 제가 만나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니잖아요.”말하면서 안이슬은 비비안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그런데 왜 꼴이 그래요?”“휴, 돌아오는 길에 차가 고장나서 견인차를 불렀는데 휴대폰이 또 배터리가 다 되어서 차에서 밤을 새웠어요. 저 지금 씻지도 못했어요.”안이슬이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럼 어서 가서 씻어요. 저도 옷 갈아입으러 가야겠어요.”“저기요!”비비안은 심재경에게서 받은 화를 풀지 못한 듯 다른 사람은 감히 건드리지 못하니 안이슬에게 화풀이했다.“그게 무슨 태도예요? 지금 저를 지시해요?”“…”안이슬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고 상대하기도 싫었지만, 비비안이 계속 소리를 지르자 참다못해 안이슬이 차가운 얼굴을 하고 말했다.“이른 아침부터 왜 이래요? 좀 조용해요. 이러다가 샛별이 깨면 저 심 대표님께 비비안 씨가 성격이 안 좋고 목소리도 높아서 샛별이가 잠을 잘 수가 없다고 다 말씀드릴 거예요.”비비안의 표정이 어두워지면서 자기가 협박을 받았다는 생각에 그만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저를 고발하겠다고요? 어이가 없어서!”비비안은 너무 화가 치밀었는지 발까지 쿵쿵 굴렀다.안이슬은 냉정하게 그녀를 보며 말했다.“남자들은 부드럽고 온순한 여자를 좋아해요. 그런데 지금 당신을 봐요.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고 표정도 일그러지고 심 대표님이 만나주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만났더라면 아마 진작이 해고했을 거예요.”안이슬이 비비안의 아픈 상처를 콕 집어서 말하자, 그녀는 순식간에 온순해졌다. 비록 화가 났지만, 안이슬의 말을 생각하며 억지로 참았다.‘그래 참자, 참아...’비비안이 천천히 마음을 진정시키자, 안이슬은 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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