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1141 - 챕터 1150
1265 챕터
제1141화
“내가 여기에 오는데 비비안 씨 허락을 받아야 해요? 당신은 심재경의 임시 비서일 뿐이면서 나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단기문이 비비안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비비안은 깜짝 놀랐다. 단기문이 늘 소탈하게 행동하는 사람이라 대화하기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막되게 굴었던 것이다. 비비안은 억지로 침착하게 말했다.“저는 심 대표님이 부르셔서 온 거예요.”단기문이 물었다.“재경이가 왜 당신을 여기에 보냈는데요?”비비안은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대표님은 강문희 씨가 혼자 힘들까 봐 청소를 책임지라고 하셨어요.”“그런데 지금 도와주러 온거 맞아요?”단기문은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다가 조롱하는 어조로 말했다.“여기에 향수를 누리러 온거 아니고요?”비비안은 고개를 숙여 자기가 아직 잠옷 차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방금까지 자고 있다가 배가 고파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심재경의 말을 듣고 거위 구이를 사 들고 심재경을 만나러 갔는데 그가 만나주지도 않은 일을 생각하더니 화가 치밀었다.“이게 다 당신 때문이잖아요. 저한테 거위 구이를 사서 대표님 가져다드리라고 해서 이렇게 된 거잖아요. 심 대표님은 만나지도 못하고 돌아오다가 차가 고장나서 길에서 밤을 새웠다고요. 아니면 왜 지금까지 잤겠어요. 이건 모두 당신 때문이에요.”단기문이 웃음을 터뜨렸다.“그건 당신이 멍청해서 그런 거죠. 왜 내 탓을 해요? 아무튼 내가 본 것은 당신이 해가 떴는데도 게으름을 피우고 자고 있다는 거예요. 심 대표가 모르니 전화해서 알려줘야겠네요.”말을 마치고 단기문은 휴대폰을 꺼내서 전화를 하려고 하였다.비비안은 즉시 당황해하며 단기문의 팔을 붙잡았다.“안 돼요. 하지 마요.”단기문이 웃으며 말했다.“입 다물라고요?”비비안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대표님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불가능한 건 아닌데... 일 하나만 도와줘요. 그러면 당신이 일을 하지 않은 사실을 얘기하지 않을게요. 어때요?”비비안은 기운이 하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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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2화
단기문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정말이에요?”안이슬이 대답했다.“당연하죠. 그러니 저를 귀찮게 하지 마세요.”단기문은 팔짱을 끼고 흥미진진해하며 물었다.“그럼, 얘기해 봐요. 선생님은 1이에요? 0이에요?”“1, 0이요? 그게 뭔데요?”안이슬의 당황한 표정을 보고 단기문은 크게 웃었고 안이슬은 그를 정신 환자를 보는 듯했다.“병이 있으면 병원에 가봐요.”“저 멀쩡해요. 아무 병도 없어요.”단기문이 고개를 저었다.“선생님은 여자를 좋아하신다면서 1과 0도 모른다는 게 말이 돼요? 선생님이 여자를 좋아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네요. 역시 선생님은 남자를 좋아하는 게 맞아요.”안이슬은 그제야 1과 0이 동성연애자들의 용어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렇다, 그녀는 확실히 동성연애자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차별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서로를 좋아하는 것은 마음이 정하는 것이기에 세간에서 접수하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틀리다고 하는 건 아니다. 어찌 보면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과 여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다 똑같이 좋아하는 감정일 뿐이다. 그 누구도 거기에 대해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본인만 행복하면 된다.아앙~샛별이가 깨자 안이슬은 서둘러 샛별이 방으로 들어갔다. 생별이가 다리를 허우적거리며 슬프게 우는 모습을 보고 안이슬이 검사를 했는데 응가를 한 거 아니어서 바로 물을 줬다. 샛별이는 목이 말라서 울었는지 물을 마시고 나서 천천히 울음을 멈췄다. 안이슬은 다른 일도 거의 다 끝냈기에 샛별이를 안고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샛별이를 안고 모자도 씌어주며 준비했는데 샛별은 안아주는 것만으로 너무 기뻐했다.단기문이 껌딱지처럼 그들을 따라다니자 안이슬이 물었다.“그렇게도 할 일이 없어요?”“저 지금 일하고 있잖아요?”단기문이 말하면서 의자에 앉았다.“무슨 말씀이세요?”안이슬이 의아해하며 물었다.“명확하잖아요. 저 여기에 일하러 온 거예요.”“심 대표님이 저를 감시하라고 시키셨어요? 그렇게 저를 못 믿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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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3화
심재경은 연속 며칠 동안 빡빡한 일정으로 지쳐가고 있다가 잠깐의 휴식 시간을 이용해 안이슬과 샛별이 상황을 알아보려고 전화했는데 단기문이 받지 않자, 불안해하면서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 그리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안이슬에게 전화했는데 그녀의 휴대폰은 어젯밤에 잘 때 무음으로 해놨었고 또 현재 샛별이 재우느라 전화가 오는 걸 전혀 몰랐다. 두 사람이 모두 전화를 받지 않자, 심재경은 불안해하더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호텔을 나와 차를 운전해서 집으로 향했다.단기문은 전혀 자기를 남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아주 편안하게 거실의 소파에 누웠다. 그는 자기 자신을 서운하게 대하지 않는 사람이다....비비안은 단기문이 말한 곳에 가서 옮겨야 할 물건들을 보고 충격을 받아 두 눈을 부릅떴다. 그건 그냥 물건이 아니고 가구들이었는데 이사 규모였다.‘이것들을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하루 종일 해도 다 못 할 것 같은데! 날 죽이려고 작정했나 봐.’그녀가 휴대폰을 꺼내 이삿짐센터를 찾으려는 순간 전화벨이 울렸는데 단기문의 메시지였다.「사람을 부르지 말고 비비안 씨가 직접 해요. 사람을 부르면 비밀을 지켜줄 수 없어요.」비비안은 메시지를 확인하고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러다가 그녀는 단기문이 어차피 현장에 없기에 직접 하는지 안 하는지 모를 거라고 생각하고는 일단 약속하고 이삿짐센터 사람들을 부르려는 생각에 시원하게 동의했다.「알았어요.」「아, 그리고 물건을 두는 곳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서 당신이 직접 하는지 안 하는지 휴대폰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니 절대 거짓말을 하지 말아요. 거짓말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저는 재경이에게 전화하는 거로만 끝나지 않을 거예요.」비비안은 분노가 치밀어 두 손은 주먹을 불끈 쥐고 씩씩거리며 메시지를 보냈다.「뭘 어떻게 할 건데요?」「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거죠. 재경이한테 당신을 해고하라고 할 거예요. 제가 비록 회사 일에 참견은 안 하지만 주주로서 당신 같은 비서 한 명쯤 해고 해달라는 제안은 들어 줄 거예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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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화
송연아가 말했다.“괜찮아요. 그리고 아줌마가 계시잖아요.”송연아는 얼마 전에 아이를 오랫동안 봐준 한혜숙을 크루즈 여행을 보냈는데 반평생 고생만 한 한혜숙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강세헌은 가이드도 섭외했는데 말이 가이드지 사실은 여러 나라 언어가 능숙한 경호원이었다. 한혜숙의 안전을 보장함과 동시에 여행을 도와줄 수 있어 한혜숙은 아무것도 걱정할 것 없이 재미있게 즐기기만 하면 된다.“저 요즘 계속 졸려요.”구애린이 말했다.“임신 기간에 워낙 잠이 많아요.”“언니도 찬이 윤이 임신했을 때 그랬어요?”구애린이 또 물었다.송연아는 곰곰이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저는 조금 메스꺼운 거 말고 다른 건 괜찮았던 것 같아요.”구애린은 턱을 괴고 말했다.“왜 임신은 10개월이나 해야 할까요, 너무 힘들어요. 저 최근 인터넷에서 임신이 여자에게 어떤 영향이 주는지를 검색해 봤는데 충격을 받았어요. 어떤 여자들은 뱃살이 많이 트던데 언니는 없어요?”송연아가 고개를 저었다.“아주 조금 있어요.”아이를 낳은 여자와 임신을 안 한 여자의 배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는데 송연아는 비록 두 아이를 낳고 특별한 운동도 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회복하였지만 그녀가 의사인지라 스스로 주의를 했더니 상태가 아주 좋았다.“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그거 모든 여자가 다 그런 건 아니에요. 사람마다 달라서 어떤 사람은 있고 어떤 사람은 없고 그래요.”찬이가 놀러 뛰어가자, 구애린은 송연아의 옆에 앉아서 귓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오빠는 꺼리지 않아요?”송연아는 구애린의 갑작스러운 물음이 약간 부끄러웠다.“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네요?”구애린이 웃었다. 그렇다 구애린은 이제 다시 최초의 밝고 활달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정말로 사람은 좋은 사람과 같이 있으면 좋아지는 것 같다. 그녀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건 모두 진원우의 덕분이다.“딸기 먹고 싶어요.”구애린이 갑자기 말했다.“씻어다 줄게요.”송연아가 일어서며 말했다. 지금은 딸기가 제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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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5화
방은 조용했고 살짝 열어놓은 창문으로는 옅은 바람이 들어왔는데 차갑지 않고 오히려 상쾌한 느낌을 주었다. 심재경은 침대 옆에 조용히 앉아 안이슬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잠자는 모습에는 가식도 거짓도 없었는데 그 순간이 심재경은 너무 좋아서 시간이 그냥 이렇게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돌려 샛별이를 보았다. 샛별이는 엄마가 곁에 있어서 그런지 아주 편안하게 푹 자고 있었다. 역시 아이들은 엄마가 옆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는 이불을 끌어다가 안이슬과 샛별이에게 덮어주었다.안이슬은 잠결에 희미하게 눈을 떴는데 눈앞에 있는 사람 그림자를 보고 단기문인가 하면서 정신을 차렸는데 누군지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심 대표님?”안이슬은 벌떡 일어나서 옷을 정돈하고 침대에서 내리며 물었다.“한 달 동안 일이 아주 바쁘다고 하시지 않으셨어요? 어떻게 이렇게 빨리 돌아오셨어요?”그녀는 자다가 일어나서 조금이라도 부적절한 데가 있을까 봐 옷깃을 여미고 또 여미었다. 그런 모습을 본 심재경은 일부러 냉정한 어조로 말했다.“매일 샛별이를 보여 달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오늘 전화를 왜 안 받았어요?”안이슬이 서둘러 사과했다.“죄송해요. 깜빡 잠이 들었어요.”심재경이 샛별이를 바라보며 또 말했다.“당신은 아이를 돌보는 사람이에요. 다시는 오늘처럼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해요.”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다시는 절대 이런 상황이 없게 조심하겠습니다.”심재경이 고개를 끄덕였다.“밥 좀 줘요. 배가 고파요.”안이슬은 샛별이를 봤는데 아직 곤히 자고 있었다. 그녀는 심재경이 자기의 신분을 알아챘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듯이 계속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선을 지키며 말했다.“네. 드시고 싶은 거 있으면 말씀하세요. 만들어 드릴게요.”“아무거나요. 편식하지 않으니 빨리 되는 걸로 주세요. 밥 먹고 다시 돌아가야 해요.”심재경은 안이슬을 쳐다보지도 않고 일부러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안이슬은 방을 나와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는데 심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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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6화
심재경은 무의식적으로 피하면서 냉정하게 말했다.“어디에 갔다 와요? 집안 일을 도와주라고 했잖아요?”비비안이 말했다.“다른 사람 도와주러 다녀왔어요. 지금 바로 들어가서 집 청소할 거예요.”말하면서 바로 뛰어 들어가서는 식탁에 놓여있는 식기들을 보고 곧바로 정리하여 주방으로 가져갔는데 허겁지겁하다가 그릇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소란스러운 소리를 들은 안이슬이 샛별이를 안고 왔는데 비비안이 깨진 그릇을 줍고 있는 모습을 멀리에서 보고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심재경은 미간을 찌푸렸다.‘도움이 되는 인간이 아니네.’그는 꼼짝하지 않고 서서 안이슬이 비비안을 내보내라고 하면 당장 쫓아내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안이슬은 분명 비비안을 좋아하지 않고 그녀가 하는 일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입을 열지 않았다. 비비안과 함께 사는 게 끔찍할 정도로 싫었지만 말이다.“대표님, 일하러 가진다고 하지 않았어요?”안이슬이 물었다.비비안은 심재경이 자기를 보고 있지 않은 것을 눈치채고 일부로 접시 파편에 손을 긁고 소리쳤다.“아야, 아파.”심재경은 안이슬에게 물었다.“비비안 씨가 선생님에게 도움이 돼요?”결국 심재경이 타협했다. 자기가 저지른 일을 수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먼저 물었지만 안이슬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대표님께서 선택한 사람이니 특별한 생각이 있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냥 베이비시터로서 대표님의 결정에 따를 뿐입니다.”심재경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렇다면 저도 할 말이 없어요.”심재경이 가려고 하자 비비안이 달려와서 불쌍한 척을 했다.“대표님, 저 손에 피가 나요.”가여워하려고 해도 전혀 불쌍해 보이지 않았고 여우라고 하기에는 또 그렇게 총명하지도 않았다. 심재경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말했다.“가서 약을 사요.”심재경이 말하면서 안이슬이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서 힐끗 쳐다봤는데 그녀의 시선은 전부 샛별이에게 있었는데 그녀는 샛별이 외 그가 비비안을 어떻게 대하든 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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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7화
안이슬에게 있어서 비비안이 방에 들어가서 자는 게 조용하고 좋았다. 심재경이 비비안을 대하는 태도를 생각하더니 그녀는 심재경이 심리적으로 비정상이라고 생각했다.‘분명 비비안이 집안일을 도와줄 능력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계속 집에 두려고 하다니. 설마 고의로 나 열받게 하려는 건가? 언제부터 저렇게 유치해졌지?’아앙~그때 갑자기 샛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는데 그 울음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안이슬이 방으로 달려가서 안아주자, 샛별이는 스위치를 누른 것처럼 울음을 뚝 그쳤는데 눈물자국이 남아있는 얼굴로 안이슬을 쳐다보는 모습은 너무 불쌍해 보였다. 모르는 사람은 아마 샛별이가 괴롭힘을 당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샛별이의 부드러운 표정은 얼음도 녹일 듯싶었다.안이슬이 아이의 눈물을 닦아주며 물었다.“샛별이 배고파?”샛별은 말을 알아들었는지 입을 오므리고 있었는데 안이슬은 자기를 침대에 내려놓는 순간 가시에 찔린 듯 또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안이슬은 하는 수 없이 눈물이 그렁그렁한 샛별이를 안고 분유를 타기로 했다.“샛별이 안아달라고 우는 거야? 그럼 이모 어떻게 분유를 타지?”안이슬이 분유 통을 입에 넣어주자, 배가 많이 고팠는지 바로 힘차게 빨아들였다.안이슬은 샛별이를 토닥거리며 말했다.“샛별이 많이 배고팠나 보네. 그래도 체할 수 있으니 천천히 먹어.”비록 아무 반응도 없었지만, 그녀는 샛별이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웃었다. 어찌나 열심히 먹었는지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올라왔고 안이슬은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분유를 먹는 게 힘들었는지 다 먹지도 못하고 또 잠들었는데 안이슬이 분유 통을 입에서 빼자, 샛별이는 아직 배가 부르지 않았는지 눈을 뜨고 두리번두리번 분유 통을 찾았다. 안이슬이 하는 수 없이 분유 통을 다시 입에 넣어줬는데 샛별이는 많이 졸렸는지 먹지 못하고 입에 문 채로 또 잠들었다. 안이슬은 샛별이를 흔들어서 깊은 잠이 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분유 통을 입에서 뺐는데 이번에는 눈도 뜨지 않고 찾다가 그대로 다시 잤다.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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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8화
송연아는 윤이 더러 꽃다발을 구애린에게 주라고 했다. 꽃다발을 방은 구애린은 윤이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윤이 고마워.”윤이는 작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었는데 송연아를 닮았다.“우리 윤이 크면 무조건 미남이 될 거야!”“지금 칭찬하는 거 맞아요? 미남이라면 여자답다는 거 아니에요?”“언니, 제 말은 그게 아니잖아요.”구애린이 웃었다.“우리 윤이 나중에 꼭 대장부가 될 거야.”“고모.”윤이는 이제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간단한 단어들을 말할 수 있었다. 구애린은 그의 머리를 만지며 물었다.“형아는 어디 있어?”“학교 갔어요.”윤이가 우윳빛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윤이 너무 귀여워.”구애린이 웃었다.“언니, 제가 병원에 있는 거는 어떻게 알았어요?”구애린이 고개를 들고 송연아를 보며 물었다.“원우 씨가 아침에 세헌 씨에게 전화하는 걸 제가 받았거든요. 그래서 알았어요.”“아, 그래요. 정말 부끄러워요.”“그래서 정확히 어떻게 된 거예요? 왜 넘어졌어요? 애린 씨, 특히 임신 초기에는 적어도 3개월 동안은 각별히 조심해야 해요.”송연아가 말하자 구애린은 손가락을 꼬며 말했다.“아침에 일어나서 원우 씨에게 밥을 해주려고 주방에 갔는데 바닥에 물이 있는 것을 보지 못해서 그만 넘어졌어요.”구애린은 실제 상황은 너무 부끄러워서 말할 수 없었다. 아침을 하려던 건 맞는데 미끌어 넘어지게 된 것은 진원우가 뽀뽀하려고해서 피하다가 실수로 넘어진 것이었다. 그런데 이건 너무 부끄러워서 차마 말할 수 없었다. 만약 이번 일로 아이를 잃었다면 그녀는 무조건 후회했을 것이다.“앞으로는 임신했다는 걸 절대 잊지 말고 꼭 조심해요. 뭘 먹고 싶어요? 내일 해 올게요.”송연아가 이불을 여며주며 물었고 구애린은 고개를 저었다.“특별히 먹고 싶은 거 없어요.”구애린은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송연아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의사가 뭐래요?”“별일 없대요. 그냥 침대에 누워 있으면 된대요. 사실은 집에 가도 되는데 원우 씨가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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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9화
구애린은 사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뭐든 원망하지 않고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진원우는 구애린이 입원했기에 휴가를 신청하고 이틀 내내 구애린을 돌봐주었는데 지금도 먹을 것들을 들고 병실에 들어와서 송연아를 보고는 웃으며 인사했다.“오셨어요?”송연아도 고개를 끄덕했다.“다시는 넘어지지 않게 잘 돌봐줘요. 임신 초기에는 특별히 조심해야 해요.”진원우도 어색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이번에는 저의 부주의로 애린씨가 다쳤어요. 앞으로 꼭 주의하겠습니다.”“엄마, 배고파요.”윤이가 송연아의 옷을 잡고 말했다. 송연아는 윤이를 품에 안고 검은 머리를 만지며 윤이의 작은 얼굴이 강세헌을 점점 닮아가는 것을 느꼈다. 찬이와 윤이는 모두 강세헌을 똑 닮았다. 어릴 때는 조금 살이 찌고 포동포동하기만 해서 별로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크면서 이목구비가 점점 비슷해졌다. 윤이는 검은 눈동자를 부릅뜨고 말했다.“엄마, 해물파전 먹고 싶어요.”송연아가 그를 안고 말했다.“윤이 뭐 좀 먹어야겠어요.”구애린이 말했다.“네, 얼른 가봐요. 우리 윤이 배고프면 안 되니까요.”진원우가 말했다.“제가 먹을 것을 사 왔는데 윤이에게 먹여요.”“아니에요. 애린 씨에게 줘요. 윤이는 편식이 심해서 좋아하는 거 아니면 안 먹어요. 저희 오늘은 이만 가고 내일 또 올 거예요.”송연아가 웃으며 말했다.“언니, 힘들게 안 오셔도 돼요. 원우 씨가 휴가를 냈어요. 그리고 저 정말 괜찮은데 이렇게 챙겨주면 오히려 죄송해요. 저 며칠만 있다가 퇴원할 거예요.”구애린이 송연아를 향해 눈을 깜빡이자, 송연아는 생각하더니 알았다고 했다.“알았어요.”그때 진원우가 걸어오며 말했다.“제가 모셔다드릴게요.”“그럴 필요 없어요. 기사가 기다리고 있어요.”진원우는 기사가 있다는 걸 알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밖에 나오자 기사가 송연아를 보고 문을 열었다.“사모님.”송연아는 윤이를 안고 차에 타며 말했다.“저희가 자주 갔던 한식집으로 가주세요.”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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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0화
젓가락도 이제 제법 사용하는데 잘못해서 옷에 떨어뜨리더라도 옷을 갈아입으면 되었다. 어차피 집에 가정부가 많아 각자 역할이 있기에 송연아가 직접 할 것이 없었으므로 부담이 없었다.윤이가 배부르게 다 먹자 오후 5시가 되어 그들은 바로 찬이 픽업하러 갔다. 두 아이가 크면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송연아는 두 아이를 한 방에서 같이 자게 했다. 샤워할 시간이 되자, 찬이는 이제 스스로 씻을 수 있었고 윤이는 아직 어려서 송연아가 씻어주었는데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찬이는 제법 어른처럼 앉아서 책을 보고 있었다.송연아가 윤이 몸을 닦아주면서 찬이에게 물었다.“뭘 봐? 왜 갑자기 우리 찬이가 많이 큰 것 같지?”찬이가 눈을 깜빡이며 대답했다.“저는 형이니까요.”송연아는 그의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어머, 우리 찬이 다 컸네.”윤이는 옷을 다 입자, 바로 찬이에게 달려들었고 찬이는 밀어내며 말했다.“나를 깔지 마!”“형, 형.”윤이는 찬이 얼굴에 뽀뽀하며 친근하게 불렀다.두 아들이 다정하게 노는 것을 보고 송연아는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말했다.“찬이야, 윤이 잘 보고 있어. 엄마 샤워하고 와서 이야기 해줄게.”찬이가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시고 다녀오세요. 제가 윤이 넘어지지 않게 잘 볼게요.”찬이는 지난번에 윤이가 침대에서 떨어져서 많이 울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송연아는 찬이를 보며 웃었다.“엄마는 우리 찬이 믿어.”샤워하러 간 그녀는 한 시간이 다 되어서야 샤워를 마치고 나왔고, 머리를 말린 다음 긴팔, 긴바지로 갈아입고 아이들의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찬이와 윤이가 침대 위에서 신나게 놀고 있었는데 이불이 모두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기에 송연아는 개의치 않아 하며 문을 닫고 침대 쪽으로 걸어가서 윤이를 안아 내리고 말했다.“찬이도 내려와.”찬이가 스스로 침대에서 내려오자 송연아는 침대를 다시 정리하면서 집에 가정부가 없는 일상을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찬이는 비록 저절로 샤워할 수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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