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미친 그날 밤: Chapter 1151 - Chapter 1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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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1화
강세헌이 낮게 대답했다.“계속 자고 있어.”송연아는 그의 어깨에 기대면서 말했다.“깨서 더는 잠이 안 올 것 같아요. 내려줘요.”강세헌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송연아는 쑥스러운 듯 고개를 그의 품에 파묻었다....프랑스는 밤이었지만 국내는 벌써 낮이 되었다.안이슬은 샛별을 안고 정원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그녀는 샛별이 앞에서 장난감을 흔들었는데 샛별이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따라갔다. 색깔이 밝을수록 아이의 주의를 더 끌곤 했다.샛별이는 재밌는지 활짝 미소를 지어 보였고 방금 자라난 새하얀 이가 드러나기도 했다.그래서인지 샛별이는 자주 침을 흘렸고 안이슬은 샛별이를 위해 입을 닦아줬다. 샛별이는 목에 턱받이를 받쳤는데 침을 흘려 턱받이가 젖으면 안이슬은 아이의 얼굴이 빨개지지 않게 자주 바꿔주곤 했다. 아이들의 피부는 워낙 얇기에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지 않으면 쉽게 습진이 생겨 피부가 빨개지기 때문이다.안이슬은 조심스럽게 샛별의 모든 걸 신경 쓰며 보살펴줬고, 그 덕분인지 샛별이는 날이 갈수록 포동포동해졌다. 희고 작은 얼굴은 유난히 귀엽기도 했다.비비안은 잠에서 깨어나 보니 주방에 아무 음식도 없이 텅 비어 있었다.안색이 한껏 어두워졌지만 그녀는 배고픈 티를 내지 않고 안이슬에게 물었다.“밥 먹었어요?”안이슬이 대답했다.“네.”“내 거는요?”비비안이 바로 물었다.“대표님께서는 저보고 샛별이를 케어하라고 하셨어요. 저는 음식을 만드는 가정부가 아니라고요. 그래서 당신이 밥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저랑 무슨 상관이 있죠?”비비안은 말문이 막혔고 얼굴도 벌게졌다.“하는 김에 내 거까지 만들 수 없어요? 꼭 내 거 만들어달라고 요구한 것도 아닌데.”그녀는 한참 입을 꾹 다물다가 겨우 이유를 하나 생각해 내며 말했다.“하는 김에 더 만들 수도 있잖아요.”안이슬이 대답했다.“제가 손이 큰 사람은 아니라서요. 앞으로 청소는 비비안 씨가 하세요.”비비안이 두 눈을 크게 떴다.“뭐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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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2화
하지만 안이슬이 고작 화장실을 간 사이에 비비안에게 목덜미가 잡히고 말았다.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샛별이가 더는 침대에 없는 것을 발견해 그녀는 바로 비비안을 찾아갔지만 비비안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집에 설치된 CCTV도 지켜봤지만 카메라는 이미 파괴되어 아무것도 찍히지 않았다.안이슬은 분하기도 하고 조급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침착함을 유지하고는 경찰에 신고한 후 또 심재경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녀는 휴대폰을 꼭 쥐고 있었는데 전화가 연결되자 다급하게 말했다.“샛별이가 사라졌어요. 아마 비비안 씨가 데리고 어디로 간 것 같은데 혹시 지금 비비안 씨와 연락이 돼요?”심재경의 머릿속은 순식간에 백지장처럼 하얘졌다.그는 하마터면 폭언을 할 뻔했지만 끝내 참았다.안이슬은 샛별이를 일부러 위험에 처하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샛별이의 엄마니까 말이다.두 사람에게 어떤 과거가 있었든 샛별이를 사랑하는 그들의 마음은 똑같다.그는 깊은숨을 들이마시고는 대답했다.“그러니까 비비안 씨가 지금 샛별이를 어디로 데려갔다는 거예요?”“네. 오늘 줄곧 이상한 모습을 보여줬었거든요.”안이슬은 분명 비비안의 의도를 눈치채고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없는 사실을 굳이 지어낼 사람도 아니었다.예전의 그녀는 법의관이기도 했고 누구보다 신중했으니 자신의 생각이 맞는다고 확신했다.그동안 조심스럽게 행동했지만 그녀는 자책할 수밖에 없었다.특히 비비안에게 그럴 생각이 있다는 걸 알고서는 더욱 조심스러워해야 했는데 말이다.“알겠어요.”심재경이 전화를 끊고는 집으로 돌아가려고 출발했다. 동시에 비비안에게 연락했다.비비안은 그의 전화를 받았다.“어디에 있어요?”심재경은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신중하게 물었다.비비안은 지금 샛별이를 자기 집으로 데려왔다.그녀가 샛별이를 데리고 간 이유는 바로 안이슬이 샛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였다.그러면 심재경은 안이슬을 자를 것이고, 그녀의 눈에 거슬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그리고 비비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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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비비안도 만반의 준비를 했기에 입꼬리를 씩 올리며 물었다.“집에 왜 경찰이 있는 거죠? 설마 무슨 일이 일어났어요? 뭘 잃어버렸나요?”안이슬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지만 그녀도 심재경과 똑같은 걱정을 가지고 있었기에 지금 감히 비비안의 심기를 건드릴 수 없었다.그녀를 궁지에 몰아넣으면 샛별이에게 불리한 상황만 더 생길 것이니 말이다.모든 울분은 샛별이를 찾은 후 쏟아내야 했다.샛별이가 사라졌을 때 비비안도 별장에 있었으니 그녀도 경찰관의 조사에 임해야 했다.“7시 30분에 뭐 하고 있었어요?”경찰관이 물었다.비비안은 거침없이 대답했다.“저녁 먹으러 밖으로 나갔어요.”“나갈 때 혹시 무슨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나요? 아이가 계속 침대에 있었나요?”“아이를 돌보는 사람은 제가 아니라 저 사람이에요.”비비안은 안이슬을 가리키고는 씩 웃었다.“아이를 잃어버린 거였어요? 강문희 씨, 이제 끝장이네요. 대표님은 절대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대표님의 아이를 잃어버렸으니 말이에요.”그녀의 질책에 안이슬은 꾹 참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정말 아무것도 못 본 거 맞아요?”경찰관이 위압감 있는 목소리로 묻자 비비안은 조금 당황했지만 여전히 침착한 얼굴로 대답했다.“네. 아무것도 못 본 거 확실해요. 아이를 돌보는 게 제 일은 아니니까요. 오히려 저 사람에게 왜 아이가 없어졌는지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비비안은 안이슬을 가리켰다.경찰관이 대답했다.“저분도 조사할 거예요.”비비안은 안이슬을 향해 씩 웃으며 말했다.“강문희 씨, 샛별이는 대표님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입니다. 그런데 그런 샛별이를 잃어버렸다니, 대표님 엄청 화를 내실 것 같은데요? 대표님이 강문희 씨를 어떻게 대할까요?”안이슬이 대답했다.“저를 집에서 쫓아내겠죠.”비비안은 안이슬이 곧 쫓겨날 거라는 생각에 입꼬리를 끌어올렸다.“당신 마음에 안 든지 꽤 되었어요. 진작 이 집에서 쫓겨났었어야죠.”비비안이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는 의자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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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4화
안이슬의 눈빛에 비비안은 조금 불편함을 느껴 그녀의 시선을 피하고는 계속 심재경 앞에서 안이슬을 질책했다.“대표님, 강문희 씨와 같은 무책임한 사람은 절대 곁에 남겨두시면 안 됩니다.”심재경은 살기가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심재경이 또박또박 말했다.심재경과 눈이 마주친 비비안은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왜 저렇게 무서운 표정을 보이시지? 왜 나를 보는 대표님의 눈빛이 저렇게 차갑지? 아마 나 때문이 아니라 강문희 씨에게 단단히 화가 나서 그렇겠지?’비비안은 마음속으로 스스로를 위로했다.이때 심재경이 또 말했다.“샛별이를 찾으면 당장 이 집에서 나가주세요.”안이슬이 대답했다.“네, 당연히 그렇게 하겠습니다.”두 사람은 호흡이 척척 맞았다.비비안은 자신의 목적을 이뤘다고 생각해 핑계를 대고는 화장실로 갔다. 그리고 또 아이를 돌보는 사람에게 전화해 아이를 경찰서 입구에 데려가달라고 했다.어차피 심재경은 무조건 강문희를 내쫓을 것이니 그녀의 목적은 달성한 거나 다름없었기에 그녀는 더 이상 샛별이를 붙잡아두고 있으면 안 되었다.만약 샛별이를 잡아간 사람이 그녀라는 사실이 심재경에게 들킨다면 심재경은 분명 그녀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안이슬이 당한 일을 그녀도 똑같이 당하게 될 것이다.하지만 안이슬이 정말 샛별이를 잃어버렸다고 해도 심재경은 그녀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비비안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녀의 결말은 반드시 안이슬보다 비참할 것이다.이 사건 담당 경찰관이 전화를 받고는 심재경에게 말했다.“경찰서 앞에 누가 아이를 두고 갔답니다. 심재경 씨의 아이인지 확인하러 가시죠.”이때 심재경도 전화를 받게 되었다. 비비안의 주소를 알아냈다는 부하의 전화였다.심재경은 그더러 비비안의 집을 잘 지키라고 했다.비비안이 아이를 집으로 데려간 적이 있으니 분명 흔적이 남았을 것이고, 그 흔적은 모두 증거였다.경찰서에 도착한 후 그들은 곧바로 샛별이를 확인했다.샛별이는 오랫동안 울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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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5화
비비안은 절대 똑똑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모든 책임을 안이슬에게 떠밀려고 했으니 말이다.“대표님, 분명 강문희 씨가 이 모든 일을 계획했을 거예요. 강문희 씨만 잡는다면 모든 일이 해결될 거예요.”그녀는 허겁지겁 심재경의 팔을 잡으며 말을 이어갔다.“반드시 강문희 씨를 제대로 혼내줘야 해요...”그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심재경은 인내심을 잃어 발로 그녀를 걷어찼다.비비안은 바닥에 쓰러져 두 손으로 배를 끌어안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심재경을 바라봤다.“대표님...”심재경은 그녀와 말 한마디 섞고 싶지 않았다.그는 샛별이를 안이슬에게 건넸다.“아이를 안고 차 안에 있어요. 이 일은 내가 해결할게요.”안이슬은 샛별이를 꼭 안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비비안은 어안이 벙벙했다.‘대표님은 왜 아직도 강문희를 믿는 거지?’“대표님, 강문희 씨는 아이를 잃어버렸다고요. 왜 아직도 강문희 씨를 믿으시는 거예요? 아이를 강문희 씨에게 맡기시는 건, 샛별이가 다시 위험해지길 바라는 거예요?”심재경은 그녀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계속 경찰관과 대화를 나눴다.비비안이 샛별이에게 손을 썼으니 심재경은 절대 그녀를 용납할 수 없다, 그래서 당연히 이 일도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아무리 샛별이에게 별일이 없다고 하지만 비비안은 샛별이에게 나쁜 마음을 품었으니 이는 용서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심재경은 납치죄로 비비안을 고소했다.비비안의 집에 샛별이의 젖병이 있었는데 아마도 샛별이를 안고 갈 때 샛별이를 달래기 위해 챙겼을 것이다. 하지만 가지고 나오는 걸 깜빡해서 젖병은 비비안의 집에 남아 있었다. 이로써 샛별이가 비비안의 집에 있었다는 게 증명되었다.게다가 비비안은 돈을 쓰고 사람을 고용했기에 명확한 증인도 있어 그녀는 뭐라고 변명할 수가 없었다.그렇게 비비안은 감옥에 갇히게 되었는데 그녀는 갇힐 때까지 심재경이 왜 그렇게 강문희를 믿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비비안은 야망은 있지만 머리가 똑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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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화
샛별이는 지금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안이슬은 아이의 침대 옆에 앉고는 쌔근쌔근 자는 아이의 얼굴을 보며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단지 샛별이가 성장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고 싶었을 뿐이다.아이가 걸음마를 떼고 말하기 시작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고 싶었고 아이가 유치원, 초등학교, 대학교로 가는 걸 옆에서 지켜보고 싶었다.또 아이가 성인이 된 후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행복한 생활을 하는 것을 봐야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으로서는...안이슬은 샛별이의 볼을 살살 쓰다듬었다.“내가 언제까지 네 옆에 있을 수 있을까?”샛별이는 언젠간 보살핌이 필요하지 않은 성인으로 성장할 것인데 그녀가 샛별이의 곁에 머무르는 시간은 제한되어 있었다.“그래도 지금 네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 나중의 일은 나중에 다시 생각하자.”안이슬이 웃으면서 말했다....그렇게 평화로운 시간이 흘렀고.비비안이 없으니 안이슬과 샛별이의 삶은 조용하고도 평온했다.하지만 단기문이 심재경 대신 샛별이를 보러 왔다며 가끔 찾아오곤 했다.이번에 심재경이 회사로 돌아간 후 단 한 번도 샛별이와 영상 통화한 적이 없었다. 아무래도 안이슬이 불편해하는 걸 눈치챈 모양이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단기문을 보내 샛별이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달라고 부탁했다.“심재경 정말 사람을 귀찮게 하네. 이슬 씨에게 찍어달라고 하면 되지, 꼭 나를 부려 먹는단 말이야.”안이슬은 그 말을 듣지 못한 척 샛별이를 돌보는 데만 전념하면서 평화로운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했다.단기문이 농담조로 그녀에게 물었다.“설마 재경이가 이슬 씨 두려워하는 거 아니에요?”안이슬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단기문이라는 사람에 대해 어느 정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변명할수록 그는 더 말을 걸어올 것이니 아무 반응을 하지 않으면 그도 흥미를 잃어 자연스럽게 더 묻지 않을 것이다....한 달 후.심재경이 일을 마치고 돌아왔다.그러면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자주 만나야 했다.임수영이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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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7화
심재경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는 술을 벌컥벌컥 들이키더니 낮은 목소리로 또 물었다.“샛별이에게 온전한 가정을 주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안이슬이 대답했다.“샛별이에게는 미안해.”거절이었다.안이슬은 그동안 너무 많은 일을 겪었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더는 심재경과 함께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 자신도 더는 심재경과 엮이는 걸 원하지 않았다.그녀는 술잔을 천천히 흔들면서 말했다.“나 진짜 명섭 씨 사랑했어.”심재경의 얼굴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안이슬이 진심으로 양명섭을 사랑했다는 말은 그도 의심치 않았다. 양명섭은 평생을 맡겨도 될 좋은 남자였으니 말이다.예전의 그도 두 사람을 축복했었지만 지금 양명섭은 이미 죽은 사람이다.“그 사람과 함께한 날이 길지는 않지만 너무나도 듬직했고 안정감 있었어. 내가 살아왔던 가장 행복한 날들이기도 했지. 하지만 내가 명섭 씨에게 엄청 미안해. 명섭 씨는 나 때문에 죽은 거야. 만약 그날 내가 명섭 씨와 싸우지 않았다면 명섭 씨는 굳이 나를 피하려고 그렇게 위험한 일에 출동하지 않았을 거고, 그러면 명섭 씨도 죽을 일이 없었겠지...”“사람이라면 언제든지 죽게 되어 있어. 너랑 상관없는 일이야.”심재경이 말했다.안이슬이 고개를 들며 그를 바라봤다.“정말이야?”심재경은 확실하게 대답했다.“응.”안이슬은 심재경이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이런 말을 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녀는 유리잔에 있던 술을 또 쭉 들이키고는 다시 술을 따랐다.술을 마시니 확실히 얘기를 꺼내기가 편해졌다.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을 술을 마신 후에 모두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그녀는 웃으면서 말을 이어갔다.“나 엄청 재수 없는 년이야...”심재경은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그의 눈빛은 평온해 보였지만 깊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심재경은 줄곧 자기 탓이라고 생각했다.자기가 안이슬을 잘 챙기지 못하고, 자기가 안이슬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다고 생각했다.만약 과거의 자신이 확고한 마음과 능력을 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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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8화
심재경이 말했다.“다 마셔.”안이슬이 그를 바라봤다.그는 눈이 벌게져 취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취하지 않았다.안이슬은 술잔을 들어 술을 쭉 들이키고는 미간을 구겼다.심재경은 계속 그녀에게 술을 따랐다.그리고 자신의 술잔을 들고는 말했다.“건배할까?”안이슬은 별 고민하지 않고 그와 건배했다.심재경이 말했다.“솔직하게 말해. 나한테 조금이라도 감정이 남아있어?”안이슬의 표정은 잠시 이상해지더니 이내 덤덤함을 유지하고는 단호하게 대답했다.“없어.”심재경은 가슴에 비수가 꽂힌 듯 아팠다.“너...”‘너 정말 무정하다.’심재경은 이 말을 뱉고 싶었지만 끝내 꾹 참았다.“솔직한 대화를 나누길 원했는데 너 정말 솔직하지 않네. 재미없어.”그는 취한 듯 자리에서 일어설 때 몸을 비틀거렸다.“나 잔다.”그는 머리가 어지러운 채로 방에 돌아가려는데 부주의로 식탁 모서리에 걸려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안이슬은 그를 부축하려고 했지만 그러면 두 사람의 관계가 더 어색해질 것 같아 꾹 참고서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심재경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한마디 더 보탰다.“네가 원한다면 난 언제든지 너를 받아줄 마음이 있어.”안이슬은 그 말을 못 들은 척 고개를 푹 숙인 채 계속 식탁을 정리했다. 그 어떤 반응도 보여주지 않으려는 듯이 말이다.심재경은 마음이 씁쓸했다. 그녀의 반응을 어느 정도 예상했는데도 괴로운 느낌이 들었다.방에 돌아간 그는 문을 닫은 후 그대로 문에 기대 주저앉았다. 그리고 마구 마른세수를 시작했다....다음 날 아침.안이슬은 샛별이를 안고 정원으로 나갔다.잠에서 깬 심재경은 거실에 나왔는데 식탁 위에 잘 차려진 아침과 해장국이 준비되어 있는 걸 발견했다.그런데 식탁 주위를 둘러봤는데도 안이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설마 마음을 독하게 먹고 떠난 건 아니겠지?’그는 샛별이의 방에 달려갔지만 샛별이도 없는 걸 발견하자 더욱 당황하기 시작했다.‘설마 샛별이까지 데려간 거야?’심재경은 허둥지둥 문밖으로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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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9화
안이슬은 샛별을 안고 집에 들어갔다.심재경은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었다. 안이슬이 가지 않은 걸 확인하고서 그는 한껏 마음이 놓였다.안이슬이 들어올 때 그는 모르는 척하며 고개를 들지도 않았다.안이슬이 의자를 끌어당기고는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그녀는 한참 주저하다가 거의 식사를 끝낸 심재경을 보고는 말했다.“만약 앞으로 결혼하게 된다면 샛별이를 나 주면 안 돼?”심재경은 안이슬이 아이를 위해서라도 자신과의 재결합을 고민해 볼 줄 알았는데 이런 요구를 할 줄이야!심재경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고 안이슬은 다급하게 설명했다.“나도 너 생각해서 한 말이야. 아이가 있으면 짐만 될 거잖아. 나도 전혀 우려가 없는 건 아니야. 만약 새엄마가 샛별이에게 못되게 굴면 어떻게 해? 너야 젊어서 아이를 더 가질 수 있지만 난 안 되잖아. 이러면 너에게 불공평한 거 아는데...”“꿈도 꾸지 마. 평생 다른 여자와 결혼하지 않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샛별이를 포기하지 않을 거야.”그가 일어서고는 손을 뻗었다.“샛별이 나 줘.”안이슬이 고민하는 사이에 심재경이 말을 이어갔다.“잊지 마. 너는 내가 모셔 온 베이비시터야. 왜, 내 아이를 독차지하려고?”안이슬이 그에게 샛별이를 넘긴 후 그는 아이를 안은 채 거실을 떠났다.심재경은 잘 알고 있었다. 만약 그가 지금 안이슬의 말에 동의한다면 그녀는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것을.안이슬은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었다.‘내가 내 뜻을 명확하게 말하지 못했나? 왜 내 마음을 안 알아주는 거지? 왜 한 번이라도 고민해 보지 않는 거냐고? 나에게 조금의 기회도 주기 싫은 거야? 샛별이를 위해서라도 마음을 돌릴 생각이 없는 거야?’그는 샛별이를 안은 채 흔들의자에 웅크려 앉아 있었다.그리고 샛별이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엄마가 어쩌면 저렇게 마음이 독해? 나를 버린 것도 모자라 널 뺏어가려고 하잖아.”샛별이는 당연히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아이는 그저 심재경의 품에 안긴 채 포동포동하고 흰 두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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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0화
안이슬은 푹 잠이 들었는지 깨어나니 벌써 12시가 다 되었다. 그리고 샛별이도 방에 없었다.방을 나서니 샛별이를 돌보고 있는 심재경이 보였다.그녀는 두 사람을 방해하지 않고 곧바로 주방으로 향했다.심재경이 말했다.“점심은 이따가 배달로 올 거야. 하지 않아도 돼.”안이슬은 그와 멀리 떨어진 곳에 서며 물었다.“샛별이는 언제 깼어?”“깬 지 오래 됐어.”심재경이 대답했다.안이슬이 입술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그런데 왜 나는 안 깨웠어?”“깊이 잠든 것 같아서.”심재경도 일부러 그녀와 거리를 두려는 듯 말했다.“샛별이를 돌보느라 수고했어. 앞으로 월급 올려줄게.”만약 두 사람이 여전히 예전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면 심재경은 단순히 그녀의 수고를 보상해 주기 위해 이 말을 했을 것이다.하지만 강문희가 안이슬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말하는 건 일부러 안이슬을 불편하게 할 생각이었다.안이슬은 침착하게 대응했다.“나야 좋지.”심재경의 말은 마치 솜에 날린 주먹처럼 안이슬에게는 전혀 타격이 없어 그는 흥미를 잃었다.안이슬은 거실에 있기 불편해 밖으로 나왔는데 심재경은 샛별이를 안은 채 따라 나왔다.“나 피하지 않아도 돼.”안이슬이 대답했다.“피한 거 아니야. 그냥 바깥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러 나왔어.”심재경은 아이의 얼굴에 뽀뽀하고는 말했다.“샛별이도 바깥의 신선한 공기 좋아하지?”안이슬은 그의 품에 안긴 아이를 봤는데 샛별이는 큰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이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안이슬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이렇게 귀엽고 말랑말랑 아이를 보니 그녀도 마음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안이슬은 세상의 좋은 것들은 모두 샛별이에게 주고 싶었다.하지만 그녀는 샛별이에게 온전한 가정조차 가져다주지 못했으니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그 생각에 안이슬은 시선을 거뒀다.산들산들 바람이 스치더니 그녀의 머리카락이 흩날려 안이슬은 다시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배달이 도착한 후 안이슬은 음식을 식탁에 세팅하고는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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