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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8화

심재경이 말했다.

“다 마셔.”

안이슬이 그를 바라봤다.

그는 눈이 벌게져 취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취하지 않았다.

안이슬은 술잔을 들어 술을 쭉 들이키고는 미간을 구겼다.

심재경은 계속 그녀에게 술을 따랐다.

그리고 자신의 술잔을 들고는 말했다.

“건배할까?”

안이슬은 별 고민하지 않고 그와 건배했다.

심재경이 말했다.

“솔직하게 말해. 나한테 조금이라도 감정이 남아있어?”

안이슬의 표정은 잠시 이상해지더니 이내 덤덤함을 유지하고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없어.”

심재경은 가슴에 비수가 꽂힌 듯 아팠다.

“너...”

‘너 정말 무정하다.’

심재경은 이 말을 뱉고 싶었지만 끝내 꾹 참았다.

“솔직한 대화를 나누길 원했는데 너 정말 솔직하지 않네. 재미없어.”

그는 취한 듯 자리에서 일어설 때 몸을 비틀거렸다.

“나 잔다.”

그는 머리가 어지러운 채로 방에 돌아가려는데 부주의로 식탁 모서리에 걸려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안이슬은 그를 부축하려고 했지만 그러면 두 사람의 관계가 더 어색해질 것 같아 꾹 참고서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심재경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한마디 더 보탰다.

“네가 원한다면 난 언제든지 너를 받아줄 마음이 있어.”

안이슬은 그 말을 못 들은 척 고개를 푹 숙인 채 계속 식탁을 정리했다. 그 어떤 반응도 보여주지 않으려는 듯이 말이다.

심재경은 마음이 씁쓸했다. 그녀의 반응을 어느 정도 예상했는데도 괴로운 느낌이 들었다.

방에 돌아간 그는 문을 닫은 후 그대로 문에 기대 주저앉았다. 그리고 마구 마른세수를 시작했다.

...

다음 날 아침.

안이슬은 샛별이를 안고 정원으로 나갔다.

잠에서 깬 심재경은 거실에 나왔는데 식탁 위에 잘 차려진 아침과 해장국이 준비되어 있는 걸 발견했다.

그런데 식탁 주위를 둘러봤는데도 안이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설마 마음을 독하게 먹고 떠난 건 아니겠지?’

그는 샛별이의 방에 달려갔지만 샛별이도 없는 걸 발견하자 더욱 당황하기 시작했다.

‘설마 샛별이까지 데려간 거야?’

심재경은 허둥지둥 문밖으로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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