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미친 그날 밤: Chapter 1171 - Chapter 1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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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1화
안이슬은 지금 심재경의 머리가 아직 이성적이지 못하여 자신의 말을 잘 곱씹어보지 못했다고 생각했다.아마도 하룻밤이 지나면 이성적으로 잘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심재경은 입술을 깨물었다.“네가 아직 나를 잘 모르는 것 같네.”안이슬이 되물었다.“너는 나를 잘 알아? 네가 나를 잘 안다면 이 일이 이렇게 복잡하게 되지는 않았을 거야. 나는 단지 샛별의 베이비시터로 남고 너는 그냥 내 고용주로 있는 게 좋지 않아? 굳이 우리 사이를 이렇게 어색하게 할 필요 없잖아...”심재경이 말했다.“알았어...”안이슬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네가 뭘 알아?”심재경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곧 알게 될 거야.”말하고 그는 문을 닫았는데 방문이 다시 열리지 않았다.안이슬은 멈칫하다가 더 생각하지 않았다.심재경의 순애보는 확실히 마음을 동하게 했다. 하지만 그녀는 반드시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 했다.안이슬과 심재경은 더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녀도 자신의 마음의 짐을 덜어낼 수가 없었다.이미 금이 간 옥은 아무리 비싼 금속으로 도금을 해도 그 금을 감출 수가 없다.금이 간 자리는 영원히 남아있는 것이다.심재경이 지금 집착하는 이유가 아마 그들의 감정이 끝까지 제대로 끝맺음을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하지만 다시 시작한다고 꼭 행복할 것이라는 보장이 있는가? 심재경은 양명섭의 존재를 완전히 잊을 수 있을 것인가? 그는 안이슬의 과거를 정말 개의치 않을 수 있는가?안이슬의 얼굴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다 무시할 수 있겠는가?그녀의 지금 모습을 보면 지나온 날들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그렇게 되면 심재경은 더 고달플 것이다.설사 사랑이 있다고 하더라도 오래 유지할 수 없을 게 아닌가?안이슬은 눈을 감고 한참 있다가 주방으로 갔는데 식탁에 차려진 음식들은 이미 다 식었다. 두 사람의 관계처럼 이미 차갑게 식어있었다.강제적인 방식으로 다시 만난다고 해도 처음과 같은 느낌은 아닐 것이다.그렇다면 굳이 그럴 필요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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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2화
단기문은 휴대폰에 대고 말했다.“됐어, 끊을게.”그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방으로 가서 샛별을 안아 들었다. 안이슬은 따라 들어와서 그가 샛별이를 안아 드는 것을 빤히 보고만 있었다.그녀는 두 손을 주먹 쥐고 애써 참고 있었다. 안이슬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샛별이를 어디 데리고 가는 지 알려줄 수 있어요? 심재경이 뭐 하려는 거예요?”단기문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고 말했다.“좀 물러서지 그랬어요?”“...”“참나, 걱정하지 마세요. 샛별이를 잘 보살필게요.”말하고 그는 샛별이를 안고 방을 나섰다.안이슬이 따라 나오면서 말했다.“제가 같이 갈게요. 제가 샛별이를 보살펴 줄게요.”“당신은 나 따라오면 안 돼요.”단기문이 말했다.“당신이 오면 심재경은 계획을 실행할 수가 없잖아요.”“심재경의 계획?”안이슬은 가슴이 철렁했다.“뭐 하려는 거예요? 심재경이 아직도 정신 못 차린 거예요?”단기문이 말했다.“그래요. 두 사람 모두 머리가 어떻게 된 거죠. 세상에 풀리지 않는 일이 뭐가 있다고 굳이 이 난리를 피우는 거예요?”안이슬은 고개를 떨궜다.“참, 저도 한마디 하는데요. 당신이 고개만 끄덕이면 샛별이는 완전한 가족이 생기는 건데 도대체 뭘 망설이는 거예요? 당신이 정말 샛별이를 생각하는 건 알겠는데 그럼 샛별이를 위해서 좀 참아주면 안 되는 거예요?”단기문의 말에 안이슬이 대답했다.“저는 참는 거 없어요. 참아도 심재경이 참는 거겠죠.”“재경이는 다 감당하겠다잖아요. 그냥 감당해 볼 기회 한 번 주면 안 돼요?”안이슬은 고개를 돌렸다.이제 알겠다. 심재경은 지금 샛별이를 가지고 협박하는 건가?“샛별이 돌보기 쉽지 않아요. 울리지 않았으면 해요.”안이슬은 다정하게 샛별이의 볼을 쓰다듬었다.“...”단기문은 어이가 없었다.“좋아요. 두 사람 다 고집불통이네요.”단기문은 여전히 안이슬한테 불만이었다. 그녀가 아이를 위해서라도 심재경과 잘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안이슬이 왜 싫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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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3화
심재경은 여자를 하나 데리고 들어왔다. 그 여자는 깊은 웨이브를 한 머리에 딱 붙는 검은 색 미니스커트를 입고 새하얀 다리를 드러내고 있었다. 움직이는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속된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안이슬은 한 번 보더니 바로 시선을 옮겼다.심재경이 말했다.“네가 몇 명의 남자랑 잤다면 나도 그만한 여자와 잤어. 앞으로 우리는 대등하게 되는 거야.”안이슬은 깜짝 놀라서 심재경을 쳐다보면서 눈을 가늘게 떴다.“너 미쳤어?”심재경이 말했다.“나는 단지 우리가 평등하게 만들려는 거야. 너는 우리가 불평등하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야?”안이슬은 입술을 움찔거렸지만 말을 뱉지 못했다. 불평등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녀가 겪은 일은 어쩔 수 없었던 일들이다...심재경은 어떻게 이런 방식을 택할 수 있는 거지?“심재경, 분명히 말할게. 네가 어떻게 하든 나는 절대 마음을 돌리지 않아. 하고 싶은 대로 해.”안이슬은 뒤돌아 섰다. 심재경은 그녀를 몇 초간 빤히 쳐다보다가 말했다.“좋아.”그는 여자를 껴안고 방으로 향했다.심재경이 진짜로 하려고 하자 안이슬은 마음이 약해졌다.“이렇게 너 자신을 더럽히는 게 재밌어?”“더럽히다니? 얼마나 미인인데.”안이슬은 심재경의 눈빛을 읽을 수 없었다.“오늘은 처음일 뿐이고 앞으로 이런 일은 더 많을 거야. 하루에 한 명씩 어때?”“...”“내가 원하는 건 딱 한 마디야.”그는 한 글자씩 물었다.“나랑 다시 만날래?”안이슬은 눈을 꼭 감고 말했다.“너 마음대로 해.”말하고 그녀는 방안으로 달려가서 문을 잠갔다.심재경은 주먹을 꽉 쥐었다. 이 지경까지 왔는데 아직도 고집을 부린다고?“심 대표님?”여자가 조심스레 물었다.“계속 해야 해요?”그녀는 그냥 돈을 받고 연기를 하는 것뿐이다.심재경이 말했다.“계속해.”여자가 웃으며 말했다.“사실 저는 돈을 안 받고 진짜로 할 수 있어요.”심재경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봤고 그녀는 바로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농담이에요. 화내지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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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하지만 안이슬은 방 밖으로 나가지 않고 한 시간 동안 이 상태가 지속하였다.심재경은 그 여자에게 돈을 더 주고 떠나게 했다. 여자한테는 오늘 돈을 벌기가 참 쉬운 하루였다. 남자의 시중을 들지 않아도 되고 고약한 취향을 가진 늙은 남자들의 비위를 맞춰주지 않아도 되었다.그녀는 싱글벙글하여 돈을 건네 받았다.“이런 일이 있으면 저 또 불러주세요.”심재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자도 눈치가 빨라서 돈을 가지도 바로 떠났다. 그녀는 이 바닥에서 일하면서 돈 많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또 시중도 많이 들어줬는데 이 여자는 자신의 주제를 잘 알았다.돈 많은 사람들은 절대 자신을 마음에 두지 않을 것이고 그저 데리고 노는 것뿐이라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녀는 신데렐라가 왕자한테 시집가는 꿈을 꾸지 않았다.신데렐라는 순결이 있었지만 자신에게는 뭐가 있는가?아무 것도 없다. 이게 현실이었다.그녀의 꿈은 그저 열심히 돈을 모아서 성실한 남자를 만나 시집가는 것이다....똑똑...안이슬은 자신이 언제 울었는지도 몰랐다. 눈물이 얼굴에서 흘러내렸지만 감각이 없었다.똑똑...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또 들려왔다.안이슬은 방문을 열었다.심재경은 안이슬의 얼굴에 남은 눈물을 보더니 손을 들어서 닦아주려고 했지만 여전히 차가운 그녀의 얼굴을 보고 억지로 참았다.“왜 울어?”안이슬이 말했다.“내가 울게 뭐가 있어?”“그럼 네 얼굴에 있는 건 뭐야? 모래가 눈에 들어갔다는 얘기는 하지 마.”심재경이 말했다. 안이슬은 얼굴을 만져보고 나서야 자신이 눈물을 흘렸다는 걸 알게 되었다.왜 울었던 거지?자신의 마음이 너무 모질어서 심재경을 이 지경까지 내 몰았기 때문에 우는 건가? 아니면 심재경이 자신의 고집을 꺾으려고 이런 황당한 일을 벌인 것 때문에 우는 건가?도대체 무엇 때문인지 알 수가 없어서 안이슬은 그냥 이렇게 대답했다.“모래가 들어간 거야.”심재경은 입꼬리를 삐죽거렸다. 정말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고 있다.“안이슬,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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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화
가슴 쪽이 훤히 드러나자 안이슬은 본능적으로 움츠렸다. 하지만 여자의 힘으로 어떻게 지금 한창 화가 나 있는 남자를 당해낼 수 있겠는가.심재경은 안이슬을 침대에 눕혔다.처음에는 안이슬도 발버둥을 쳤지만 결국 저항하기를 포기하고 심재경이 마음대로 하게 놔두었다.그녀는 초점을 잃은 두 눈으로 천장만을 바라보았다!눈을 감으면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그때의 자신이었다.안이슬은 공포에 휩싸여 이를 꼭 깨물었다. 몸 아래에 있는 침대 시트는 이미 그녀에 의해 너덜너덜해졌다.몸은 통제할 수 없이 떨려왔다!안이슬은 억지로 참으면서 이성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그녀는 눈앞에 있는 이 남자는 아이의 아버지이고 그녀가 예전에 깊이 사랑했었던 남자라고 계속 되새겼다.자신을 그렇게 짓밟던 남자들이 아니다!심재경은 아주 노력했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이슬은 조금의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심재경의 마음은 조금씩 식어가서 동작을 멈추었다.“나한테는 정말 아무 느낌이 없어?”안이슬은 눈꺼풀을 뜨며 말했다.“너는 내가 더럽지도 않아?”심재경이 대답했다.“아니.”안이슬은 입술을 깨물더니 비아냥대듯 말했다.“보아하니 네가 여자를 정말 못 만나봤나 보다. 나 같이 남자들한테 몹쓸 짓을 당한 여자도 마음에 들어 하는 걸 보면. 너는 정말 남자로서 체면을 구기고 있어.”심재경은 혀로 입술을 핥았는데 입가에 아직 그녀의 냄새가 남아 있는 것 같았다. 향기롭고 달콤한 그 냄새는 그가 좋아하는 것이고 그를 정신 못 차리게 만드는 향기였다.“안이슬, 말하고 싶은 대로 다 말해. 어차피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아.”심재경은 이불을 끌어당겨서 그녀에게 덮어주었다.“푹 자고 난 다음에 우리 둘 사이의 관계에 대해 잘 생각해봐.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너한테 대한 내 마음은 이미 다 얘기했으니 너도 그 쓸모없는 자존심 좀 내려놔 봐.”말하고 그는 일어나서 바닥에 버려졌던 옷가지들을 주어서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안이슬이 그를 불러세웠다.“샛별이를 언제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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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키스를 당하고 물려도 봤어.”심재경의 눈가가 살짝 붉어지더니 목젖이 위아래로 움직였다.“내 몸에 있는 흉터 하나하나가 항상 나를 일깨우고 있어. 이미 발생한 일을 나는 잊어버릴 수가 없어. 이것들은 나의 악몽이 되어서 평생 나를 괴롭힐 거야. 너도 이런 고통에 몸부림치고 싶어? 매번 네가 나와 사랑을 나눌 때마다 너는 내 몸의 흉터들을 보게 될 거야. 이 흉터들을 보면 너도 예전에 나한테 일어났던 일들을 생각하게 되겠지. 네는 정말 조금도 개의치 않아? 아무 생각도 없어? 심재경, 자꾸 자신을 속이지 마. 너는 그냥 보통 사람이야. 자신이 성인군자라도 된다고 망상하지 마.”심재경이 물었다.“방금 내가 너 조금이라도 싫어했어?”안이슬은 멈칫하더니 말했다.“너는 단지 욕망에 판단력을 상실했을 뿐이야.”“그래, 욕망이라고 하자. 내가 너에 대한 욕망은 너를 갖고 싶다는 거야. 그럼 안 돼?”그는 안이슬의 턱을 잡고 말했다.“마음을 주고 싶지 않다면 그렇게 하지 마. 욕망을 채우는 파트너로만 살아가면 되잖아.”안이슬은 눈을 감았다.“좋아.”안이슬은 이미 할 얘기를 충분히 했지만, 그가 여전히 포기하지 않으니 더는 방법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 질리게 된다면 그때면 자신의 마음을 똑똑히 볼 수 있겠지.“네 마음 받아줄게. 그러니 샛별이를 데리고 와.”안이슬은 뒤돌아 바닥에서 뒹굴고 있는 찢어진 옷을 주었다. 옷은 더 입을 수가 없어서 그녀는 이불을 들어서 몸을 감쌌다.심재경은 상상하지 못한 말이라 믿기지 않았다. 안이슬이 너무 갑작스럽게 승낙했다.너무 갑작스러워서 심재경은 뭐라고 반응을 하지 못했다.“딴말하기 없어.”심재경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그가 정말 흥분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안이슬이 말했다.“샛별이를 만나야겠어.”“좀 늦게 샛별이를 데리고 올게.”심재경이 그녀를 보고 말했다.“좀 쉬어.”안이슬은 침대에 앉아서 대답이 없었다. 그의 관심을 생각지 못했는지 반응이 없었다.심재경은 그녀의 태도를 개의치 않았다. 안이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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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7화
심재경은 딸에게 장난을 쳤다.“엄마가 이렇게 예쁜데 네가 머리카락을 다 잡아당겨서 대머리 되면 커서 예쁜 엄마를 볼 수가 없어.”안이슬은 뒤돌아 주방으로 갔다. 이렇게 하면 심재경과의 친밀한 소통은 피할 수 있었다.“밥 안 해도 돼. 우리 외식하자.”심재경이 말했다.안이슬은 뒤돌아 있는 상태로 알겠다며 대답했다.방으로 돌아온 후 안이슬은 심재경한테서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심재경도 강요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안이슬이 받아들일 거라 믿고 있었다. 함께 오래 있으면 감정도 생길 것이다.그는 먼저 안이슬의 앞으로 걸어가서 샛별이를 그녀에게 주었다.“네가 우리 딸 안고 있어. 나는 가서 차를 가지고 올게.”안이슬은 팔을 뻗어서 샛별이를 품에 안았는데 이 과정에서 심재경과의 육체적인 접촉을 모두 차단했다.안이슬은 방으로 들어가서 기저귀와 분유통을 챙겼다. 갓난아기를 데리고 외출하려면 많은 준비물이 필요했다. 그녀는 어깨에 가방을 걸치고 품에 딸을 안았다. 나와서 차에 오를 때 안이슬은 뒷좌석에 앉아서 일부러 심재경과 거리를 두었다.심재경은 백미러로 그녀를 한 번 보더니 아무 말도 없이 시동을 걸어 출발했다....프랑스.찬이가 방학하자 송연아는 국내로 한 번 다녀오자고 제안했다. 그녀가 이 말을 꺼내자 강세헌은 그녀의 의도를 알고 이렇게 대답했다.“스위스로 가자.”“...”찬이가 물었다.“스위스에 재미난 게 있어요?”강세헌의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스위스에서는 스키를 탈 수 있어.”스키를 탈 수 있다는 말을 듣자 찬이는 바로 흥분해서 말했다.“저는 스위스로 가서 스키를 타고 싶어요.”송연아는 의미심장하게 강세헌을 보면서 말했다.“당신 일부러 그러는 거죠?”강세헌은 눈썹을 치켜뜨면서 부인하지 않았다.이렇게 말하는 건 그의 음모였으므로 송연아를 속일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속일 수도 없었다.“남의 일은 남이 알아서 할 테니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도와줘도 소용이 없어. 그러니 굳이 일을 찾아서 만들지 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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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8화
심재경은 아주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을 예약했다. 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았다.그도 식사 한 번 가지고 안이슬의 마음을 돌릴 생각은 아니었고 그저 잘 지내보자는 의미였다.심재경은 시간이 뭐든 해결해주리라 믿고 있었다. 당연히 안이슬의 생각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뀔 것이다.그의 생각은 아주 좋지만, 그의 딸은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 요리가 올라올 때부터 샛별이는 계속 울면서 보챘는데 아무리 달래도 말을 듣지 않았다.심재경이 안아줘도 안 되고 안이슬이 안아도 계속 울었다.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심재경은 샛별이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먼저 먹어. 나는 샛별이를 달래고 올게.”하지만 밖에 나가서도 샛별이는 계속 울어서 결국 안이슬도 먹지 못하고 밖으로 나가 심재경에게 말했다.“집에 가자. 샛별이가 낯선가 봐.”심재경이 말했다.“괜찮아. 가서 먹어. 내가 안고 있으면 돼.”안이슬도 마음 놓고 먹을 수가 없었다.“입맛 없어. 우리 돌아가자.”심재경은 뭐라 말하려 했지만, 안이슬의 태도가 강경한 것을 보고 따르기로 했다.“가자.”심재경이 샛별이를 안고 있었는데 안이슬이 팔을 뻗었다.“내가 안을게. 너 운전해야 하잖아.”심재경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고 잠시 침묵하더니 샛별이를 넘겨주었다.안이슬이 샛별이를 건네받아 안을 때 손가락이 무의식 간에 그와 부딪치게 되었다.안이슬은 의식적으로 움츠러들려고 했는데 심재경이 빠르게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너 팔을 움츠리면 샛별이 바닥에 떨어질 수 있어.”안이슬은 심재경과 눈을 맞추고 빠르게 손을 빼냈다. 그녀는 시선을 내리깔고 말했다.“알았으니까 놔 줘.”심재경은 아쉬웠지만, 손을 놓았다. 그는 선을 넘는 행동을 심하게 할 수가 없었는데 안이슬을 불쾌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안이슬은 샛별이를 안고 차 문을 열어 올라탔다.심재경이 운전해서 돌아갔다. 식사도 못 했다. 이상하게도 집에 도착하니 샛별이가 울음을 그쳤다. 분유를 먹이니 바로 잠이 들었다.울다가 지쳤는지 아주 잘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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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화
안이슬은 젓가락을 들고 면을 집어 입에 넣었지만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심재경은 그녀가 면만 먹는 것을 보자 토마토 달걀 볶음을 떠서 그녀의 그릇에 놓아주었다.“비벼 먹어. 네가 끊인 면인데 소금을 안 넣은 걸 몰라?”안이슬은 시선을 깔고 있었는데 아무리 해도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지만,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없었다.지금 마음속은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여 큰 파도를 일으켰다.“배 안 고파. 너 먹어.”안이슬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일어섰다.심재경은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내가 너 불편하게 하는 거야?”안이슬은 바로 고개를 저었다.“아니.”심재경이 계속 물었다.“내가 불편하게 하는 게 아니라면 왜 밥을 안 먹어? 아니면 나를 보면 밥맛이 떨어져서 식사할 수가 없는 거야?”“그런 뜻이 아닌 거 알잖아.”안이슬은 놀라운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는데 아마도 그의 말에 놀란 듯했다.심재경은 계속해서 면을 먹었고 고개를 들지 않았다.“그 뜻이 아니라면 앉아서 식사 제대로 해.”안이슬은 입술을 꼭 깨물고 한참 말이 없었다. 잠시 대치상태가 지속하고 안이슬은 천천히 앉으며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왜 이렇게 나를 난처하게 하는 거야?”심재경은 고개를 숙이고 면을 다 먹었다. 마지막에 그릇을 들고 양념까지 다 먹은 후 그릇과 젓가락을 놓고서야 그는 고개를 들어 안이슬을 보았다.그는 여전히 말이 없이 그저 안이슬을 보고만 있었다.안이슬은 그 시선이 불편하여 휴지를 건네주면서 말했다.“가서 샛별이를 좀 봐줘. 나는 여기를 정리할게.”안이슬은 이 어색한 상황을 모면하려 시도하였다.심재경은 그녀가 건네준 휴지로 입을 닦았다. 하지만 그는 일어서서 자리를 뜨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샛별이 잠들었어. 내가 가면 아마 깰 거야.”안이슬이 말했다.“그럼 가서 씻고 자.”“네 생각에는 내가 잠이 들 수 있을 것 같아?”안이슬은 짜증이 나서 말했다.“그럼 뭘 어떻게 하려고?”심재경은 그녀를 보며 평온한 말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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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0화
찬이는 아주 열심히 배웠다.송연아도 스키를 탈 줄 모르지만, 강세헌이 직접 그녀에게 가르쳐 주었다. 강세헌은 그녀에게 스키를 타는 요령과 스키를 탈 때의 자세를 가르쳐 주었다.송연아는 머리가 좋았기에 뭐든 빨리 배웠다. 한 시간밖에 안 배웠는데 거의 혼자서 탈 수 있을 정도였고, 다만 그렇게 잘 타지 못할 뿐이었다.그래도 강세헌이 뒤에서 따라왔기 때문에 넘어지지는 않았다.윤이도 함께 왔는데 너무 어린 탓에 스키를 탈 수 없고 스키장의 어린이 구역에서 눈을 가지고 놀 수밖에 없었다.케이블카를 타고 산꼭대기까지 가서 산을 내려다보니 이게 현실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녹지 않는 설산의 적설과 절벽에 매달린 현대의 빙하는 천태만상이고 빙탑으로 이루어진 영롱한 숲은 햇빛을 받아 연한 녹색을 띠어 사람들에게 웅장하고 우람하며 냉엄하고 성결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송연아는 대자연의 신비로움을 감탄했다. 산꼭대기에 서 있으면 구름을 발아래에 두고 선경을 내려다보는 느낌 일 듯하다. 송연아는 강세헌의 어깨에 기대 말했다.“여기 너무 아름다워요.”강세헌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우리 여기서 며칠 더 놀아도 돼.”송연아는 여기서 더 오래 있어도 상관없었지만 두 아이가 걱정되었다. 여기는 비교적 추운 곳이기 때문이다. 강세헌은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당신 아들은 절대 안 추워해.”송연아는 믿지 않았다.“당신이 어떻게 알아요?”강세헌은 멀지 않는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봐.”여기서는 연습 구역이 보였는데 찬이가 강사의 가르침을 받으며 아주 열심히 배우는 모습이 보였다.송연아는 웃으며 말했다.“찬이는 무슨 운동이든 다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전에는 사격을 배우겠다고 하지 않나 지금은 스키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남자아이들은 아마 이런 것들을 좋아할 것이다.송연아는 고개를 들어 강세헌을 보았다.“우리 여기서 좀 더 있다가 돌아가요.”강세헌이 대답했다.“좋아.”...안이슬은 오랫동안 생각하고 수없이 고민했다. 샛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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