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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키스를 당하고 물려도 봤어.”

심재경의 눈가가 살짝 붉어지더니 목젖이 위아래로 움직였다.

“내 몸에 있는 흉터 하나하나가 항상 나를 일깨우고 있어. 이미 발생한 일을 나는 잊어버릴 수가 없어. 이것들은 나의 악몽이 되어서 평생 나를 괴롭힐 거야. 너도 이런 고통에 몸부림치고 싶어? 매번 네가 나와 사랑을 나눌 때마다 너는 내 몸의 흉터들을 보게 될 거야. 이 흉터들을 보면 너도 예전에 나한테 일어났던 일들을 생각하게 되겠지. 네는 정말 조금도 개의치 않아? 아무 생각도 없어? 심재경, 자꾸 자신을 속이지 마. 너는 그냥 보통 사람이야. 자신이 성인군자라도 된다고 망상하지 마.”

심재경이 물었다.

“방금 내가 너 조금이라도 싫어했어?”

안이슬은 멈칫하더니 말했다.

“너는 단지 욕망에 판단력을 상실했을 뿐이야.”

“그래, 욕망이라고 하자. 내가 너에 대한 욕망은 너를 갖고 싶다는 거야. 그럼 안 돼?”

그는 안이슬의 턱을 잡고 말했다.

“마음을 주고 싶지 않다면 그렇게 하지 마. 욕망을 채우는 파트너로만 살아가면 되잖아.”

안이슬은 눈을 감았다.

“좋아.”

안이슬은 이미 할 얘기를 충분히 했지만, 그가 여전히 포기하지 않으니 더는 방법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 질리게 된다면 그때면 자신의 마음을 똑똑히 볼 수 있겠지.

“네 마음 받아줄게. 그러니 샛별이를 데리고 와.”

안이슬은 뒤돌아 바닥에서 뒹굴고 있는 찢어진 옷을 주었다. 옷은 더 입을 수가 없어서 그녀는 이불을 들어서 몸을 감쌌다.

심재경은 상상하지 못한 말이라 믿기지 않았다. 안이슬이 너무 갑작스럽게 승낙했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심재경은 뭐라고 반응을 하지 못했다.

“딴말하기 없어.”

심재경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그가 정말 흥분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안이슬이 말했다.

“샛별이를 만나야겠어.”

“좀 늦게 샛별이를 데리고 올게.”

심재경이 그녀를 보고 말했다.

“좀 쉬어.”

안이슬은 침대에 앉아서 대답이 없었다. 그의 관심을 생각지 못했는지 반응이 없었다.

심재경은 그녀의 태도를 개의치 않았다. 안이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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