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781 - 챕터 790
1030 챕터
제781화
그렇게 평범한 두 주일이 지나갔다. 지아는 강욱이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 이 사람은 집에 있을 때, 거의 아무런 존재감도 드러내지 않았다.오전에 지아가 집 안에 있으면 남자는 정원으로 나갔고, 안방은커녕 강욱은 거실조차 들어가지 않았다.지아가 밤에 잠든 후에야 강욱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지아가 깨어났을 때, 강욱은 이미 정원에서 아침 운동을 하고 있었다.지아는 외출하고 싶을 때, 강욱을 불렀고, 그는 휠체어를 밀면서 그녀를 데리고 마트에 가거나 때로는 동네를 돌아다녔다.필요한 말로 입을 여는 것 외에 강욱의 말은 아주 적었고, 가끔 지아는 이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렸다.그러던 어느 날, 강욱이 갑자기 거실 바깥의 유리문을 두드렸다.지아는 문을 열더니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일이야?”남자의 무뚝뚝한 얼굴에 쑥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아가씨, 제가 방금 밖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는데, 너무 불쌍해 보여서요. 제가 키우면 안 될까요?”지아는 책을 내려놓더니 좀 의아해했다.“고양이?”강욱은 우물쭈물거리며 뒤로 한 두 손을 꺼냈다. 그의 손은 아주 컸지만 그 고양이는 아주 작았다.그것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하얀 새끼 고양이였는데, 어떤 동물에게 물렸는지 귀에 작은 상처가 있었다. 자세히 보면 선명한 이빨 자국을 볼 수 있었다.지아는 고양이를 보자마자 눈물을 참지 못했다.눈동자의 색깔이나 귀에 있는 상처는 모두 하루와 똑같았다.지아는 지붕에서 떨어져 자신의 발밑에서 숨을 거둔 하루의 차가운 시체를 떠올렸다.“이건...”지아는 가슴이 무척 아파 손으로 조심스럽게 어루만지려 했지만 또 고양이를 다치게 할까 두려웠다.요 며칠 강욱이 본 지아는 정서가 매우 안정되었고 표정은 역시 항상 침착하고 차분했다.그러나 지금, 지아는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고 심지어 눈살까지 찌푸리고 있었다.“죄송해요, 아가씨. 저는 아가씨가 고양이를 싫어하실 줄 몰랐어요. 지금 바로 밖에 던질게요.”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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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2화
강욱이 말을 마치자, 지아가 머릿속으로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하루가 아니라 도윤이었다.지아는 두려움에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고, 강욱은 천천히 한 마디 덧붙였다.“이게 바로 아가씨가 전에 키우시던 그 고양이일지도 몰라요. 동물들은 이렇게 색다른 방식으로 다시 원래의 주인 앞에 나타날 수도 있으니까요.”지아는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이렇게 생각하니 기분도 좀 좋아졌다.‘사람이든 동물이든 모두 새로운 방식으로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날 거야.’‘하루도, 나도.’병원에 도착하자, 의사는 세심하게 고양이에게 검사를 했는데, 이를 본 지아는 줄곧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아기 고양이는 저항력이 좋지 않아 밖에서 떠돌다가 고양이 파보바이러스에라도 감염되면 큰일이었다.다행히 의사는 장갑을 벗더니 웃으며 말했다.“안심해요. 고양이는 아주 건강하니까요. 비록 몸은 좀 더럽지만 귀 진드기도 없네요. 이제 샤워 시킨 다음 제때에 백신을 접종하면 돼요.”지아는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아가씨, 잠깐만 기다리세요. 제가 고양이 데리고 샤워하러 갈게요.”“좋아.”지아는 유리방 밖에서 기다리면서 좀처럼 고양이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잃어버린 적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다시 얻었을 때, 지아는 그 소중함을 잘 알고 있었다.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아는 여전히 고양이를 품에 꼭 안았고, 마음속으로 이미 이 고양이를 하루로 여겼다.아기 고양이도 지아에게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지아의 옆에서 놀거나 작은 꼬리처럼 지아를 졸졸 따라다녔다. 심지어 밤에 그녀의 품에 안겨 자야 했다.지아의 마음은 마침내 따뜻함으로 메워진 것 같았다.그러나 자신의 착각인지, 지아는 자꾸 밤에 누군가의 시선을 느꼈다.이런 느낌이 다시 엄습하자, 지아는 문득 눈을 떴지만 방에 아무도 없었다.지아는 커튼을 치지 않아 한눈에 정원을 볼 수 있었다. 정원은 매우 조용했고, 자세히 보니 매화나무 아래에 한 사람이 서 있었다. 바로 강욱이었다.그러나 그는 지아를 보지 않았고, 그녀의 곁에서 자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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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강욱 씨는 이렇게 정직하고 무던한 사람인데, 내가 왜 이도윤 그 사람과 연계시킨 거지?’“고양이 좋아해?”“네, 어릴 적에 집에서 한 마리 키웠었어요. 다만 시골에서는 선택이 별로 없어서 그냥 남은 밥과 반찬을 먹였죠.”지아는 요 며칠 줄곧 표정이 차가웠고 큰 변화가 없었는데, 이 말을 듣고서야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좋아하면 앞으로 많이 놀아줘. 고양이는 활기가 많고 난 몸이 그다지 좋지 않아 오랫동안 놀아줄 수 없거든.”지아는 다리가 여전히 좋지 않아 쪼그리고 앉을 수 없었다. 게다가 심하게 움직이면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해지곤 했다. 다행히 하루는 평소 얌전하게 그녀의 다리에 누워 지아와 함께 있어줬다.강욱은 또다시 머리를 긁적였다.“괜찮으시다면 전 하루를 돌볼 수 있어요.”“그럼 부탁할게.”“에이, 부탁은 무슨. 그런데 아가씨는 계속 여기에 앉아 계실 건가요?” 강욱은 지아를 바라보았다.“응.”“잠깐만 기다리세요.”강욱은 거실에 가서 담요를 가져와 지아에게 걸쳐주었다.“임 선생님이 아가씨의 몸이 아주 약하다고 하셨어요. 이곳은 겨울에 비록 눈이 내리지 않지만 그래도 많이 추우니까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세요.”지아는 담요를 보며 멈칫하더니 마음속으로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솟구쳤다.그리고 고개를 들자, 강욱이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 아가씨, 제가 뭐라도 잘못했나요?”지아는 고개를 저었다.“그냥 옛 생각이 나서 그래.”모처럼 오늘 저녁에 지아가 말을 하자, 강욱은 대담하게 물었다.“무슨 생각인데요?”“우리가 함께 지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넌 날 무척 관심하고 있는데, 나와 사이가 무척 가까운 사람은 오히려 끊임없이 날 아프게 했어. 이게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강욱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풀밭에 앉아 고양이와 놀아주며 입을 열었다.“어린 시절, 저는 암컷 고양이를 하나 키웠어요. 그때 고양이가 임신해서 배가 하루하루 커지는 것을 보고 저는 매일 귀여운 고양이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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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4화
“반딧불이 가득한 동굴을 본 적 있으세요? 그 안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반딧불이는 마치 별처럼 반짝였어요. 또 지구의 눈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는데, 그것은 사실 거대한 못이에요.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사람의 눈과 같아서 그런 이름을 지은 거예요. 그리고 죽음의 골짜기를 들어본 적이 있으세요? 남극 대륙의 산에는 빙하가 있는데, 이 빙하는 골짜기를 향해 흘러내렸기에 얼음 폭포를 형성했어요. 하지만 그 폭포가 산골짜기 양쪽으로 흘러내릴 때, 감쪽같이 사라지는 거 있죠? 정말 장관이었어요.”지아는 들으면서 마음이 무척 설렜다.“직접 보고 싶은데. 이렇게 말하면 믿지 않겠지만, 난 가 본 곳이 정말 너무 적어.”“괜찮아요, 아가씨는 꼭 무사할 거예요. 저도 많은 불치병 환자들이 기적적으로 살아난 것을 본 적이 있거든요. 이제 다 나으시면 제가 아가씨 데리고 이리저리 여행을 다닐게요. 저에게 월급만 지불해 주시면 돼요, 어때요?”밤바람은 차가운 기운을 띠었고, 지아는 담요로 자신을 꽁꽁 싸맸다. 그리고 손을 들어 떨어진 매화 한 송이를 받았다.아기 하루는 미친 듯이 바람에 흩날리는 매화 꽃잎을 쫓았고, 그 경치는 정말 무척 아름다웠다. 지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언젠가 나도 꼭 보러 갈 거야.”이 세상은 매우 컸기에 지아는 수많은 곳에 가서 전에 해 본 적이 없는 일을 하며 자신이 낳은 그 쌍둥이를 찾고 싶었다.기분이 좋아지니 지아도 매일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건우는 지아의 안색이 점점 회복된 것을 보고 찾아오는 횟수도 점점 잦아졌다.월말에 건우와 다빈은 약혼식을 거행했다.비록 두 집안은 최고의 명문이 아닌 그저 나름 유명한 의학 가문이었지만, 축하해 주러 온 사람들은 여전히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지아도 이런 자리에 참석하고 싶었지만, 이씨 가문의 사람들에게 들킬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그녀는 집에 박혀 다빈이 보낸 사진과 동영상을 볼 수밖에 없었다. 이때, 다빈은 애교 섞인 목소리로 전화했다.“지아 언니, 오지 않아서 정말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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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5화
지아는 손에 든 레몬 물을 어루만졌다. 안에 얼음이 있었기에 포장에 물기가 조금 생겨 지아의 손바닥은 점차 차가워졌다.지아는 이 질문에 직접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되물었다.“넌? 나이도 꽤 있으니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지?”강욱은 어수룩하게 웃더니 숨기지 않고 말했다.“네, 아주 오래 전에 만난 여자예요. 그때 저는 매우 가난했고 또 상처까지 입었는데, 그런 저를 조금도 싫어하지 않고 구해줬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 여자애에게 첫눈에 반했어요.”“그 후는?”다른 사람의 첫사랑은 언제나 아름다워 보였기에 사람으로 하여금 조금의 슬픔도 느끼지 못하게 했다.“그런 게 어딨겠어요? 그 여자애는 귀한 집안 딸이었으니, 저 같은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가난뱅이에게 무슨 자격이 있다고. 저는 그저 평생 그 사람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으면 돼요.”“그럼 그 사람에게 고백은 했어?”강욱은 하늘에 나타난 둥근 달을 보고 있었기에 지아는 그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대답했다.“아니요, 그 사람은 그렇게 아름답고 완벽했으니 영원히 제 마음속에 있으면 돼요. 만약 다가간다면 저는... 저는 그 사람을 다치게 할지도 모르니까요.”지아는 웃었다.“너까지 아는 것을 그 사람이 모르다니.”“사실 저도 몰랐어요. 그 새끼 고양이들이 제 앞에서 죽을 때에야 비로소 제가 큰 잘못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때로는 지나친 사랑이 오히려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저도 그냥 이렇게 멀리서 그 사람을 바라보면 돼요.”“그 아가씨는 지금 어딨지? 잘 지내고 있는 거야?”지아는 왠지 모르게 자신을 떠올렸다. 강욱은 의미심장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는데, 착각인지 지아는 어수룩한 강욱의 눈빛이 무척 그윽해진 것을 발견했다.“네,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어요. 그럼 방금 아가씨가 말한 그 사람, 애인인가요?” 그는 화제를 돌렸다. 지아도 숨길 게 없었기에 솔직하게 말했다.“예전이라면 애인이라 할 수 있지. 그 남자를 매우 사랑했거든.”“지금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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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6화
강욱은 다급히 대답했다.“22일이요, 왜요?”지아는 하마터면 잊어버릴 뻔했는데, 소계훈의 기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남반구의 기후가 뒤바뀌었기에 그녀는 원래의 시간조차 깜박했다.“제사에 올릴 물건 좀 준비해줘.”“네, 아가씨.”지아는 지금 A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이것은 소계훈이 죽은 후 처음으로 지내는 제사였기에 지아는 제대로 그를 추모하고 싶었다.강욱은 말을 잘 들을 뿐만 아니라 일 처리 역시 매우 효율적이었다. 제물 외에 그는 심지어 지아가 추울까 봐 털 모자까지 사 왔다.지아는 강욱이 외출할 때마다 자신에게 무언가 사주는 것을 발견했다. 때로는 레몬 물이나 떡꼬치였고 이번에는 뜻밖에도 모자였다.지아가 받지 않자 강욱이 설명했다.“아가씨, 오해하지 마세요. 임 선생님이 준 월급이 아주 많아서요. 저는 아가씨가 병 때문에 많이 의기소침하신 것 같아서 재밌는 거 사드리고 싶었어요. 그리 비싼 물건이 아니니 싫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강욱이 당황한 것을 보고, 지아도 점차 그의 성격을 꿰뚫어 보았다. 그는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내심 섬세하고 부드러운 사나이였다.지아는 손을 뻗어 모자를 받더니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아주 마음에 들어. 신경 써줘서 고마워.”“아가씨가 마음에 드시니 저도 기분이 좋네요. 사실 저도 단지 아가씨가 제 이전의 고용주와 다르다고 생각해서 그래요. 제가 아가씨에게 좀 더 잘 보이면 아가씨도 절 해고하지 않겠죠?”지아는 가볍게 웃었다.“전에 난 강욱 씨가 답답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정말 단순한 사람인 것 같아.”‘고용주 앞에서 잘 보이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이 어딨어?’강욱은 더욱 어수룩하게 웃었다.“사람도 다 감정이 있는 거잖아요. 제가 아가씨에게 잘해 주면, 앞으로 아가씨가 저를 해고할 때도 제가 잘해주었던 것을 떠올리지 않을까요?”“그래, 나도 웃는 얼굴에 침을 뱉는 사람이 아니니까 안심해. 강욱 씨 해고할 생각 없어.”강욱은 환하게 웃더니 재빨리 운전하러 갔다.이곳은 소계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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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화
“펑!”지아는 불꽃놀이가 끊임없이 하늘에서 터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지난번 이렇게 아름다운 불꽃놀이를 본 것은 백채원이 큰돈을 들여서 차린 지윤의 생일 파티에서였다.다만 애석하게도 그때의 지아는 감상할 기분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자신이 가장 화려한 불꽃놀이를 본 것은 아마 15살 되던 그 해일 것이다. 소계훈은 특별히 지아를 위해 불꽃놀이 연회를 마련해 주었다.열다섯 살, 근심도 걱정도 없는 나이, 심지어 지아는 소계훈의 귀한 딸로 아무런 좌절도 당하지 않았고, 오직 미래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그때의 소계훈은 우아하면서도 부드러웠고, 그녀를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였다. 그날 소씨 집안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지아의 생일을 축하해 주러 왔다.그리고 하루는 매화나무에 나른하게 누워 머리 위의 불꽃놀이를 쳐다보았다.소계훈은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우리 지아가 원한다면, 앞으로 네 생일마다 아빠가 불꽃놀이 연회 차려줄게.”그러나 그 이후로 아무도 지아를 위해 이런 연회를 차려 주지 않았다.지아는 소계훈의 기일만 기억했고, 오늘 역시 자신의 생일이라는 것을 잊었다.4년 전, 임신한 지아는 도윤이 알아서 서프라이즈를 해줄 줄 알았지만, 하루 종일 기다려도 아무런 소식이 없을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지아는 도윤이 엄청 바빠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스스로 주방에 가서 맛있는 요리 한 상을 만들어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그러나 남자는 돌아오지 않았고, 지아는 실시간 검색어에서 도윤이 백채원과 고급 레스토랑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는 기사를 보았다.한여름이었지만 지아는 오히려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느꼈다.그 후, 두 사람은 이혼하는 등 일련의 일을 겪었으니 지아도 생일을 보낼 시간이 없었고, 그렇게 점차 자신의 생일을 잊어버렸다.하늘에 ‘생일 축하해’라는 글자를 보고서야 지아는 자신이 이미 4년 동안 생일을 보내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렇게 지아는 해변에 멈춰 서서 조용히 감상했고, 이 화려한 축제는 무려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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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지아는 즉시 문을 바라보았다.“무슨 일이야?”‘강욱 씨는 줄곧 약속을 잘 지켰는데, 오늘은 어떻게 자기 전에 날 찾아온 거지?’“저... 아가씨, 이미 잠드셨어요? 저 때문에 깨어나셨다면 정말 죄송해요.”지아는 아예 자지 않았기에 생각하다 일어나 외투를 걸친 다음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녀는 문을 열며 말했다.“아직...”그러나 말소리가 뚝 그치더니, 지아는 강욱이 케이크를 들고 그 위에 촛불까지 있는 것을 보았다, 환한 촛불은 그의 어수룩한 얼굴을 비추고 있었고, 불빛은 그의 눈을 밝게 비추었다.“아가씨, 많이 늦었지만, 생일은 아주 중요한 일이니까 절대로 놓치면 안 돼요.”그리고 지금 이 순간, 시간은 마침 11시 59분이었다.케이크는 강욱이 직접 만들었는데, 얼굴과 몸에 묻은 밀가루와 크림 얼룩을 미처 닦지 못했다.“고마워.” 지아는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곧 12시가 될 거예요. 아가씨 얼른 소원 빌고 촛불 불어요.”지아도 우물쭈물거리지 않고 얼른 눈을 감고 소원을 빌었다.‘하루빨리 아이들 만나고 싶어.’소원을 빈 후, 지아는 촛불을 불어 껐다. 그리고 시간은 마침 12시가 되었다.방안은 칠흑같이 어두웠다.어둠 속에서 지아는 저도 모르게 남자의 목소리가 매력 있다고 느꼈다.“잠깐만요, 제가 얼른 가서 불 켤게요,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세요.”불이 켜지자, 지아는 거실 테이블에 미역국 한 그릇이 놓여있는 것을 보았다.“전에 들었는데, 아가씨의 고향에서 생일을 보내는 사람은 케이크를 먹지 않아도 미역국은 꼭 마셔야 한다면서요?”남자가 설명했다.지아는 자신이 쉬는 동안 강욱이 뜻밖에도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줄은 몰랐다.“사실... 이런 거 안 해도 되는데.”“저야 당연히 아가씨가 저에게 이런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해야 하죠. 그렇지 않으면 저 정말 어떻게 집에 있는 어머니를 효도해야 할지 몰랐을 거예요. 그러니 케이크와 미역국은 정말 별거 아니에요. 그냥 제가 처음으로 영상을 따라 만든 케이크라서, 잘 구워지지 않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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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9화
지아는 영문 모른 채 강욱을 바라보았다.“또 무슨 일 있어?”강욱은 바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는데, 표정은 어색하면서도 쑥스러웠다.“생일이라면 당연히 생일 선물 있어야 하잖아요. 이건 제가 전에 떠돌아다니면서 일할 때, 절에 가서 구한 건데, 아주 영험한 부적이에요. 제가 여러 번 죽을 뻔했지만 결국 살아남았거든요. 그래서 이걸 아가씨에게 드리고 싶어요.”까무잡잡한 손바닥에는 초승달 모양의 펜던트가 있었는데, 펜던트 안에는 평안부가 하나 들어있었다.“안 돼, 이건 강욱 씨의 평안부인데, 어떻게 내가 가져갈 수 있겠어?”남자는 억지로 지아의 손에 쥐여주었다.“그냥 받으세요. 저도 더 이상 그런 위험한 일을 하지 않으니까 이 부적이 아가씨에게 행운을 가져다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비싼 물건이 아니니 싫어하지 마시고요.”지아는 강욱이 기어코 자신에게 주려고 하는 것을 보고, 그의 호의를 거절하고 싶지 않았다.“고마워. 그럼 잘 받을게.”문을 닫자, 지아는 이 초승달 펜던트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 펜던트의 줄은 금이나 은으로 만든 게 아니라 오색 실로 만든 것이었다. 심지어 펜던트조차도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몰랐다. 아무튼 플라스틱이나 옥이 아닌 것 같았다.그러나 디자인이 꽤 예뻤기에 지아도 자신이 얼른 좋아지기를 바라며 펜던트를 목에 걸었다. 지아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고, 단지 자신이 건강하길 바랄 뿐이었다.그날 밤, 지아는 아주 편안하게 잠을 잤다.강욱과의 관계는 예전과 다름없었다. 그는 이런 일을 했다고 먼저 지아와 말을 걸거나 친한 척하지 않았고, 여전히 그녀가 말한 규정을 명심하고 있었다. 별일 없을 때, 그는 지아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으며 절대로 다가오지 않았다.그렇게 두 달 정도 휴식한 후, 지아가 약물치료를 끝낸 지 이미 3개월이나 지났다.치료가 몸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많이 줄어들었고, 지아는 이미 휠체어를 떠나 스스로 걸을 수 있었다. 그래서 강욱도 이제 그녀의 곁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지아는 인터넷에서 검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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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0화
건우는 지아의 부탁을 들어주었고, 그녀를 대신 모든 것을 안배할 것이라 약속했다. 그래서 지아는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꼈다.이날 지아는 아주머니에게 맛있는 음식 가득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는데, 의의로 강욱을 불렀다.강욱은 한쪽에 서서 무언가를 의식한 듯 표정이 어두워졌다.“앉아서 같이 먹어.”“하지만 아가씨, 그래도 규정은...”“앉아.”강욱도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는 자리에 똑바로 앉아 있었고 젓가락을 움직이는 대신 다시 입을 열었다.“아가씨, 더 이상 제가 필요하지 않으신 거예요?”최근 일주일 넘는 시간 동안, 지아는 더 이상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외출할 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지아를 따라다니는 것 외에 그는 오직 물건만 들어주면 됐다.지아도 진작에 발견했다. 강욱은 비록 어수룩해 보이지만 마음은 무척 섬세했다.“이제 나도 내 일상생활을 책임질 수 있으니까 넌 더 이상 내 곁에 있을 필요가 없어. 하지만 걱정하지 마, 난 이미 임 의사에게 부탁했는데, 너에게 좋은 일자리 하나 구해 줄 거야.”비록 처음에 지아는 그 누구와도 마음을 털어놓고 싶지 않았기에 애초에 그런 규정을 세운 것이었다.그러나 몇 달 동안 함께 지내면서, 강욱은 최선을 다했기에 지아는 더 이상 그를 낯선 사람으로 취급하며 이래라저래라 하고 싶지 않았다.“너도 나이가 꽤 있으니까 앞으로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법을 어기는 일 하지 마. 이 세상에는 돈을 버는 방법이 많아. 넌 마음씨도 나쁘지 않으니 좋은 일자리를 선택해서 돈 벌어 아내를 맞이하고 아이를 낳아야지.”강욱은 묵묵히 지아의 말을 들은 다음 젓가락을 들었고 조용히 대답했다.“그래요, 알겠어요.”지아도 자신의 말 때문에 강욱이 슬퍼하고 있는 건지 잘 몰랐다. 분위기가 굳어지자, 그녀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밥을 먹었다.강욱은 일어날 때, 갑자기 입을 열어 물었다.“아가씨, 언제 출발하실 예정이죠?”“일주일 후에.”지아는 대답을 마치자 즉시 멈칫했다.강욱에게 자신이 떠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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