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Chapter 561 - Chapter 570
693 Chapters
제561화 내 남편도 아니면서
나는 잠시 멍해졌다. 그렇다. 현재 민설아보다 내가 더 빈이 엄마 같으니 말이다.“빈이는 좋은 아이예요.”침묵 끝에 나는 겨우 한마디 답했다.“흐흐.”하지만 배인호는 차갑게 웃어 보였다. 그는 나와 달리 빈이가 자기 아들이 아니란 걸 안 뒤로 아예 마음이 차갑게 식어버린 듯했고, 오히려 내가 빈이에게 알 수 없는 감정이 생겨난 것이다.나도 내 자신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게 설마 엄마가 된 후의 후유증 같은 걸까?“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배인호가 이어서 나에게 또 한마디 되물었다. 그는 이미 민설아가 한 짓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있지만 그걸 해결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오히려 나를 보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묻는데, 그 질문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한참이 지나서도 전화를 여전히 끊지 않은 채, 배인호는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나는 끝내 용기를 내 그에게 부탁하듯이 말했다.“민설아가 더는 빈이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사람 시켜서 잘 감시해 줘요. 그게 나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니까요.”“허지영, 넌 너랑 아무런 상관이 없는 아이한테는 그렇게 마음 약하면서, 나한테는 마음 약해질 수 없는 거야?”배인호가 차갑게 나에게 물었다.“이건 서로 다른 두 가지 일이에요. 빈이는 결백하지만, 인호 씨는 아니잖아요.”나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쉽게 답할 수 있었다. 내가 배인호에게 마음 약하게 구는 건 스스로 나 자신을 잔인하게 대하는 거나 다름없는 것이다.“알겠어. 네가 이렇게나 빈이를 걱정하는데, 나도 잘 돌봐야지. 근데 문제가 하나 있어. 네가 솔직하게 답해줬으면 해.”배인호는 내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지만, 또 다른 질문을 나한테 건넸다.나는 그가 우리 집에 어떤 일이 생겼는지에 대해 질문할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우범이가 입원한 거, 너랑 연관 있는 거야?”배인호의 그 질문에 나는 말문이 막혀버렸다.어떻게 알았지?그는 내가 되묻기도 전에 이어서 계속 물었다.“나한테 숨길 필요 없어. 우범이와 내 관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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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수단을 쓰다
내 대답을 들은 엄마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엄마와 함께 거실로 돌아가 보니 아빠 혼자서 두 아이와 놀아주고 있었다. 로아와 승현이는 울지도 않고 안아달라고 떼를 쓰지도 않아 아빠 혼자서도 쉽게 돌볼 수 있었다.“뭐야? 모녀 둘이 뭘 그렇게 오래 이야기했어?”아빠가 의심스럽다는 듯 나와 엄마를 번갈아 보며 물었다.아마 엄마와 내가 자신을 병원에 보내는 일에 대해 논의한 줄로 알고 걱정하는 듯했다.내가 답했다.“별거 아니에요. 그냥 이야기 좀 나눴어요.”“둘이 나 입원하는 거에 대해 설득할 생각은 하지도 마. 난 분명히 말했어. 수술 필요할 때면 내가 알아서 병원에 갈 거라고!”아빠는 역시나 이 부분에 대해 걱정하고 계셨고, 경각심 가득한 말투로 나와 엄마를 향해 말했다.이 수술은 링거주사를 맞는 것처럼 쉬운 게 아니라, 수술 전에 반드시 다른 치료와 검사도 해야 한다고 아빠한테 설명해 드리려 했지만, 아빠의 태도를 보니 내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쓸모가 없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내일 병원에 가서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마음대로 해요!”엄마는 기분이 나쁘다는 듯 한마디 내뱉고 더는 아빠와 이야기하지 않으셨다.아빠도 엄마가 화난 걸 알지만 끝까지 고집을 부리셨고, 로아와 승현이를 두고 위층으로 올라가셨다. 이튿날 아침, 오늘은 아빠와 병원에 가야 하는 날이라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났다.나는 미리 비교적 잘 아는 유방외과 의사 선생님께 연락을 했고, 바로 검사받으러 갔다. 아빠는 내 옆에서 어디가 불편한지 묻는 것 외에, 자신이 아는 다른 경력이 많은 의사들에게 연락하여 이것저것 문의하기 시작했다.“아빠, 병원에 가서 재차 검사하고 다시 이야기해요. ”나는 아빠의 행동에 당황스러웠다. 마치 내가 당장이라도 죽는다는 통보를 받은 듯이 행동하니 말이다.“일단 먼저 물어보고. 하, 이게 다 그 배인호 때문이야!”아빠는 전화를 끊은 뒤 갑자기 화살을 배인호에게 돌렸다.“네?”나는 이해가 가지 않아 되물었다.“이게 다 화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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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내가 죽는다고 오해하다
저녁, 엄마가 회사에서 돌아왔다.아빠는 엄마가 돌아온 걸 보고 바라 다가가 내 병세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내가 병원에 입원할 수 있게끔 강력히 설득하라고 엄마에게 요구했다.나는 그들의 외동딸이다. 이 때문에 아빠는 그 말을 듣고 엄마가 다급히 나더러 치료하라고 설득할 거라 자신했다. 하지만 엄마는 피곤하다는 듯 머리를 저으며, 아주 독보적인 연기로 답했다. “됐어요, 부녀 사이에 일을 제가 간섭할 수 있는 게 아니죠. 당신도 입원해서 수술받기 싫고, 지영이도 입원해서 수술받기 싫은 거잖아요? 둘 다 죽으면 나 혼자 쓸쓸하게 여기서 로아와 승현이를 키워야죠, 어쩌겠어요.”엄마는 테이블 위의 휴지 한 장을 들며 눈을 닦아 보였다.아빠는 멍해진 채 엄마의 훌쩍이는 모습을 보더니 이어서 나를 바라봤다.나도 얼른 “송구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그들을 쳐다보지 않고 아빠가 혼자 심리전을 하도록 내버려두었다.아빠가 계속 뭐라고 하시기 전에 엄마는 이미 “의기소침한” 상태로 위층으로 올라갔고, 더 이상 우리와 얘기하고 싶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나도 아빠가 계속 뭐라 하시기 전에 바로 로아를 안고 위층으로 올라갔고, 도우미 아줌마더러 승현이를 안고 위층으로 올라와달라고 했다. 그러고는 침실문을 잠근 채 절대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나는 그날 밤 아빠의 마음이 매우 복잡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와 아빠의 동병상련 상황에서, 엄마는 이미 우리를 포기했으니, 아빠는 그의 결정을 바꿀 가능성이 아주 크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그냥 기다리는 것뿐이다.그렇게 나는 잠자리에 들었고, 핸드폰 진동 소리에 잠이 깼다.눈을 떠보니 16개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고, 9통의 메시지와 8개의 부재중 영상통화도 와있었다…이 모든 게 전부 배인호에게서 온 것이었다.이때 또 한 통의 문자메시지가 왔다.「너 계속 안 나오면, 나 사람 불러서 문 부순다.」그 문자에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거 무슨 뜻이지?나는 빈 이에게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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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같이 입원하다
“내가 병에 걸린 건 내 일인데, 대체 뭐가 미안한데요?”나는 배인호에게서 자초지종을 듣고도 바로 해명하지 않고 오히려 그에게 되물었다.이건 내 마음속에 매듭으로 남아있다. 전생에도 나는 배인호에게 물은 적 있었다. 내가 유방암 말기였던 가장 큰 이유는 결혼 5년 동안 기분이 억압된 채 산 것도 있는데 설마 그때는 양심의 가책도 못 느꼈단 말인가?그때 당시 배인호가 나에 대한 대답은 자업자득이었다.그 간단한 네 글자의 대답은 내 상처에 소금을 치는 격이었다.“노성민이 나한테 말했는데, 여자가 유방에 문제가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정서적 문제래. 전에 네가 나랑 5년 동안 살았을 때 상처 많이 받았겠네. 모든 게 내 잘못이야.”배인호는 내 병의 원인을 모두 자신의 문제로 돌리며 반성하고 있었다.그의 말이 모두 맞는 말이긴 하지만 현생에 나는 그 정도로 비참한 건 아니다. 조금 전의 그 사과는 배인호가 전생의 나에게 한 사과라고 쳐야겠다.“네, 알겠어요. 그 사과 받을게요. 밖에 추운데 얼른 돌아가요.”나는 끝까지 내 상황에 대해 해명하지 않고 그냥 배인호더러 얼른 가보라고 재촉했다.“네가 나랑 서울로 돌아가거나 해외로 가지 않는 한 여기서 널 보살펴줄 거야. 내가 전 세계 최고급 의사 선생님을 찾아 네 병을 치료할 거니까 꼭 방법이 있을 거야!”배인호는 가려 하지 않고 오히려 다급히 그의 생각에 대해 알려주었다.“만약 시중에 새로운 약이 출시되면 그거 시도해도 되고. 내가 돈을 투자해 약물을 개발해도 돼. 비용이 얼마든지 기꺼이 투자할 마음이 있어! ”나는 배인호의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게 뭐 하는 짓이지? 나 때문에 국내에 모든 일을 포기하겠다는 건가?“지영아, 너 지금 누구랑 이야기하는 거야?”이때 엄마의 목소리가 정원에서 들려왔고,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왔다.나는 얼른 배인호에게 먼저 가라는 눈치를 주었다. 어쨌든, 엄마에게 있어 배인호의 인상은 여전히 좋지 않다. 나와 배인호가 친구가 된다 해도 엄마는 동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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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한결같은 부드러움
역시나 아빠의 마음속에서는 내 목숨이 그의 목숨보다 더 소중했다.그는 마음속으로 극복하기 힘들어 치료를 거부했지만, 나의 건강까지 더해지니 마음이 움직이신 것이다.이 방법은 역시나 효과가 있었고, 나는 마음속으로 감동 받았다.“하지만 전 가고 싶지 않아요…”나는 계속하여 일부러 아빠를 자극했고, 더욱 안달 나게 만들었다.“안돼, 반드시 가야 해! 이미 사람 시켜서 네 물건 정리하라고 했어. 그러니 곧 출발할 거야.”아빠는 강경한 태도로 단칼에 내 말을 거절했다.나는 달갑지 않은 듯한 모습으로 소파에 앉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도우미 아주머니가 나 대신 옷과 일상용품들을 정리해 줄 때까지 가만히 있었고, 도우미 아주머니가 정리를 끝낸 후에야 아빠는 내 팔을 잡아당겼다.“자, 이제 병원으로 가자.”나는 터덜터덜 아빠를 따라 문을 나섰고 차에 탔다. 로아와 승현이는 병원까지 데리고 갈 수 없으므로 도우미 아줌마더러 집에서 돌보게 하였다.오늘은 엄마도 우리와 함께 문을 나섰다. 나와 엄마는 뒷자리에 앉았고, 아빠는 조수석 자리에 앉았다. 이윽고 엄마가 물었다.“오늘 웬일이에요? 저 혼자 과부로 남기게 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그래, 당신 99살까지 살아야 하는데 인생 아직 길잖아? 내가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당신 늙은 과부로 남게 할 수 있겠어?”아빠는 장난스럽게 엄마를 향해 답했다.그 말에 엄마의 얼굴색은 순식간에 변하면서 아빠에게 뭐라고 욕설을 퍼부으려는 듯했으나, 기사님이 있는지라 결국은 자신의 이미지를 지켜야 했다. 어쨌든 더는 여기에 대해 따지지 않고, 아빠가 병원에 입원하는 건 좋은 일인 것이다. 병원에 도착 후 나와 아빠는 입원 수술 절차를 밟을 준비를 하였다. 이때 내가 전에 찾았던 의사 선생님이 다시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그녀는 우리 아빠 앞에서 나에게 다른 병원을 추천해 주었다. 그 병원이 유방암 치료를 더 잘하고 최고의 효과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이다.그 말을 들은 아빠는 바로 자신의 처지에 대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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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사랑의 재앙
“네, 이제는 혼자 앉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로아는 아직 제대로 기어다닐 수는 없고 승현이는 그래도 조금 기어다닐 수 있어요.”나는 마음속으로 이게 어떤 감정인지 형용할 수 없었다. 흑과 백 사이에는 항상 회색지대가 있는 것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좋고 나쁨이 없는 것 같았다.“아마 남자아이라 더 움직이기 좋아할 거예요. 그래서 운동적인 부분에서도 더 좋을 거고요. 로아도 기어다니는 거 많이 가르쳐줘요. 발육에도 도움이 될 테니까요.”이우범은 나를 당부하며 말했다.이 모든 건 나 한 잘 알고 있다. 게다가 도우미 아주머니한테도 특별히 말씀드린 적 있고, 로아를 최대한 기어다닐 수 있게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보라고도 말했었다.“알겠어요.”나는 한마디 답한 후 더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마지막에는 말없이 전화를 끊었다. 이우범도 더는 전화를 다시 걸어오지 않았고, 나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아빠가 입원한 뒤 엄마는 회사 쪽 일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바빠지기 시작했다. 나는 엄마가 고생하는 모습을 손 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어 적극적으로 회사 일을 돕겠다고 엄마에게 말했다.전에 비록 나 혼자서 겨우겨우 집에 회사를 운영한 적 있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경험을 쌓았었다. 하여 잠깐 엄마를 도와 일을 하는 건 나도 할 수 있을 것이고, 지금은 엄마도 곁에 있으니 언제든지 나를 지휘하고 가르쳐줄 수도 있는 것이다. “지영아, 너 할 수 있겠어?”하지만 엄마는 아주 걱정스러워 보였다. 엄마한테 있어서 나는 사업적인 재능이 없는 사람이었다. 사업과 관련된 일이라면 나는 언제나 골치 아파하곤 했었으니 말이다.“엄마, 나 믿어요.”나는 더는 설명하지 않고 바로 엄마에게 답했다. 앞으로 부모님이 계속하여 회사를 관리할 수 없다면 결국은 내가 이어받아 관리도 해야 하기에 이건 지금부터라도 미리 적응해야 하는 일인 것이다.엄마도 여기까지 생각을 한 듯 흔쾌히 승낙해 주셨다. 나도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바로 엄마에게 물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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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주소를 들키다
내 위로 끝에 세희는 다시금 안정을 찾았지만, 끊임없이 흐느꼈다.지금 세희의 상황은 예전의 내 상황과 다르지만, 죽을 만큼 슬픈 감정은 같을 것이다.예전의 나는 적극적으로 배인호를 수년간 쫓아다녔지만 아무런 반응도 얻지 못했다. 이혼하기 전에 배인호는 나에 대해 깊은 감정이 있지도 않았고 이모건만큼 공격적이고 노골적으로 협박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세희의 현재 상황은 이모건이 그녀를 괴롭히며 다른 사람과의 약혼도 파탄시키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모건은 파혼해서는 안 되는 약혼자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 세희더러 세컨드를 하라는 건가?세희는 훌륭한 집안 배경과 외모를 가지고 있는데 왜 세컨드가 되어야 하나? 그녀가 스스로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은 하지만, 만약 동의한다고 해도 나와 나머지 친구들은 다시 그녀를 이모건한테서 끌어낼 것이다.어찌 됐든 나는 정식으로 배인호와 결혼도 했고, 정당한 명분도 있었는데 세희는 지금 이게 뭔 상황이란 말인가?“지영아, 나 더 이상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세희는 다소 쉰 듯한 목소리로 말했고 그 목소리에는 피곤함도 섞여 있었다.“지금 내 맞선 상대 집안에서 이모건을 조사하고 있어. 조사만 끝나면 우리 집에서도 아마 나 뭐라 할 거야.”이건 단순히 감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회사 협업과도 연관이 되어있다. 세희의 맞선 상대이면 그녀의 집안에서도 자연스레 서로 알 것이고, 회사도 어느 정도 협업 관계가 오갔을 것이다. 끝까지 조사한다면 그녀의 약혼이 취소될 뿐만 아니라 회사의 이익에도 큰 손실을 볼 것이다.세희는 지금까지 회사를 위해 헌신해 왔기에 그녀도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 원치 않을 것이다.“아니면 네가 먼저 네 엄마 아빠한테 자백하는 건 어때? 그러고 부모님이 대신 맞선 상대 집안에 명확히 말해주는 거지. 사과한다던가.”나는 그녀에게 건의를 하나 제기했다.일이 이렇게 된 이상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넬 수밖에 없고, 최대한 안정시킨 뒤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본다. “응,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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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두 남자의 연기
설마 이우범? 지금이 몇 시인데?여기 도우미 아주머니는 이우범을 모르기 때문에 나도 뭘 더는 물어볼 수 없었고, 나가서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어쨌든 만약 진짜 이우범이라면 오늘 저녁 그를 피한다 해도 내일이나 모레 중 어느 하루는 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하지만 문밖에 배인호도 있는 거라면 나는 절대 나가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늦은 저녁 시간에 그 둘은 서로 약속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동시에 우리 집 앞에 나타났는지 나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그 둘의 차는 우리 집 문 앞에 세워져 있었다. 우리 집 부근의 길이 넓어서 다행이지 그게 아니면 진짜 그 둘의 차로 꽉 막힐 것이다.문을 여는 순간 그 둘의 시선은 동시에 나에게로 향했고, 나는 마치 두 개의 총이 나를 겨누고 있는 것만 같아 무서웠다.그렇게 몇초는 다시 문을 닫고 싶었지만 내 이성의 끈이 그럴 필요 없다고 나를 알려주었다.“둘이…”나는 배인호와 이우범을 서로 번갈아 보았고, 그 둘의 얼굴색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배인호는 차갑게 이우범을 흘깃거리며 입을 열었다.“넌 여기 웬일이야? 네가 먼저 이야기해.”“네가 먼저 해. 이야기 마쳤으면 먼저 가고.”이우범도 전혀 물러설 기미가 없이 차갑게 답했다.“흐흐, 난 지영이와 엄청 중요한 일에 대해 말해야 해. 시간이 엄청나게 길어질 거니까 네가 먼저 가.”배인호 또한 매정하게 그의 말을 거절했다.하지만 이우범은 그 말을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네가 지영 씨랑 아직도 뭔 중요한 이야기를 할 게 있어?”“네가 상관할 바는 아니잖아?”배인호는 귀찮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처음부터 끝까지 나는 아무 말 없이 거기서 이 두 남자가 서로 디스하는 것을 듣고 있었다. 게다가 그 둘은 매우 진지하게 다투고 있었고, 공기 중에 화약 연기 냄새가 가득한 것만 같았다.이러다간 두 사람이 또다시 부딪힐 것 같아 내가 입을 열어 말렸다.“둘이 여긴 웬일이에요? 이미 시간도 늦었고 나도 이제는 자야 해요.”“얘 보고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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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뜻밖의 승낙
“인호 씨, 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어요.”나는 손의 서류를 내려놓으며 난처해했다.어찌 되었든 나는 진짜로 병에 든 게 아니니 말이다.하지만 배인호는 현재 내가 유방암에 걸렸다고 굳게 믿고 있고, 이미 나를 위해 유방암 전문 치료병원까지 알아봐 둔 상태였다. 나는 배인호가 더는 시간을 낭비하게 하지 않기 위해, 사실대로 그에게 말해주려 하였다.“난 반드시 이렇게 해야만 해. 그렇지 않으면 한평생 후회할 것 같거든.”배인호는 명쾌하게 말했고 그 누구보다도 진지했다.“필요한 거 있으면 나한테 말해. 최대한 다 들어줄 테니까.”그 약속은 순간 나의 마음을 움직였고, 사실대로 말해주려던 내 마음도 순식간에 사라졌다.내가 물었다.“진짜예요? 이게 병원에서의 오진이거나 혹은 진짜 기적적으로 내가 살수 있다고 해도 그 약속 끝까지 지킬 거예요?”“응, 결과가 어떻든 간에 내가 들어주기로 한 일은 반드시 지켜.”배인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또 다른 지분 계약서를 하나 더 꺼냈다.“이거 봐.”그 계약서를 본 나는 배인호가 진짜로 크게 자극을 받았구나 싶었다. 그는 어떻게 배 씨 그룹의 15% 지분을 나에게 주려고 할 수 있지? 나는 뭔 말을 했으면 좋을지 몰라 멍해 그를 바라보고만 있었다.“우리 이혼 전에 너 배 씨 그룹에 지분 가지고 싶다고 했잖아. 지금 줄게. 만약 그 뒤에 너 진짜 뭔 일이라도 생기면 이건 네 부모님이나 두 아이한테 줄 수도 있어. 네가 돈이 부족하지 않은 거 나도 잘 아는데, 이 지분돈뿐만 아니라 내 내 약속이기도 해. 네 부모님과 두 아이, 내가 잘 보살필 수 있어.”배인호는 말을 하면서 점점 더 슬퍼 보였다.나는 이 거짓 사실로 인해 배인호의 따뜻한 면을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내 마음속으로는 알 수 없는 감정이 솟구쳤고, 이건 감동 아니면 뜻밖의 상황인 듯 하다.“배 씨 그룹 지분 저도 가지고 싶었죠. 하지만 그건 우리가 이혼 전에 일이고, 이렇게나 많이 가질 생각은 없었어요.”나는 그 계약서를 배인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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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질투 겨루기
“노민준의 주소는 어떻게 알았어요?”나는 바로 그에게 되물었다.나도 노민준의 주소를 찾고 있었고, 경찰의 도움만 있으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일이다.노민준이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살던 곳은 허름한 구식 아파트였다. 그의 고향 주소에 찾아가 봐도 아무도 없었고, 허물어진 낡은 집만 남아있을 뿐이었다.하여 노민준의 주소는 나에게 크나큰 쓸모가 없다. 나는 단지 이우범이 왜 이것을 찾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지영씨에게 도움이 될 거예요. 지영 씨 그 일에 대해 내가 대놓고 도와줄 수는 없지만, 사실에 대해 알고 싶다면 내가 도와줄 수 있어요.”그러면서 이우범은 핸드폰으로 나에게 낯선 주소를 하나 보내주었고, 그건 경찰 측에서 전에 나에게 주었던 그 주소와는 다른 주소였다.나는 다시 한번 이우범을 바라보았고, 그 뜻을 알 것만 같았다.그와 민설아는 현재 협업 관계라 상대방의 약점을 손에 쥐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우범은 나를 대놓고 도와줄 수는 없지만, 몰래 나에게 도움을 줄 수는 있는 것이다.하지만…민설아가 알기라도 한다면, 이우범에게는 좋은 일이 아닐 것이다.“이미 민설아 씨와 협업하는 걸 선택하고 배인호 씨를 같이 겨냥하기로 한 거면서 왜 날 도와주는 거죠? 나와 민설아 씨 사이가 별로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잖아요? 이우범 씨, 나는 더 이상 당신에게 신세 지고 싶지 않아요. ”내 속마음은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이우범이 나에게 준 단서는 추후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내가 그에게 또 신세를 지는 거나 다름없는 일이다.“왜냐하면 이 일은 나만 지영 씨를 도울 수 있으니까요. 민설아 아주 주도면밀해요. 나 말고 그 누구도 내부 사정에 대해 알 수 없다고요.”이우범은 낮은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해주었다.“이것은 내 결정이니 너무 많은 걱정할 필요 없어요. 나한테 있어서 지영 씨가 신세 진 건 없어요. 굳이 신세 진 거라고 하면 내가 신세 진 건 있겠죠.”“그런 거 없어요.”나는 이우범의 말을 정정해 주었다.“전에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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