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481 - Chapter 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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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저녁 무렵, 은빛 롤스로이스 한 대가 별장으로 들어와 대문 앞에 멈췄다.유선우는 일찍이 차를 기다리고 있었다.휠체어에 앉은 그는 흰색 셔츠에 짙은 회색 모직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황혼에 물든 모습이 굉장히 근사했다.롤스로이스의 차 문이 열리며 유이안이 내렸다.그녀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아빠의 품에 뛰어들며 강아지처럼 비비적거렸다.유선우가 그녀의 작은 머리통을 만지며 눈을 가늘게 뜨고 운전석에서 내리는 젊은 남자를 보았다.비즈니스 착장을 하고 있는 것 하며, 잘생긴 얼굴과 근사한 분위기를 봤을 때 절대 운전기사는 아닌 것 같았다.하지만 조은서가 그에게 운전석을 내줬다라...그때, 조은서가 유이준을 안은 채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유선우의 눈빛을 보고는 두 사람을 소개해 줬다.“여기는 장비훈 씨, 영어 이름은 john이고, 내 개인 비서예요.”“안녕하세요. 저는 유선우라고 합니다. 조은서의 전남편이에요.”유선우는 너그럽게 대처했다.서로 얘기를 나누다가 주위에 사람이 없을 때, 유선우는 장씨 성의 비서를 보며 조은서에게 조용히 말했다.“비서가 너무 젊은 거 아니야? 비서가 필요한 거면 우리 YS그룹에서 경험 많은 비서로 두 명 보내줄게.”조은서가 담담하게 말했다.“젊든 아니든, 유 대표님이 무슨 상관이죠?”유선우는 그 말에 상처를 받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나랑은 상관 없지. 너 좋을 대로 해.”그리고는 그녀에게 이어서 물었다.“무슨 개인 사정이길래 며칠이나 나가는 거야? 여행 가?”그가 집요하게 물어보면 물어볼수록 조은서는 어이가 없어졌기에 그냥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두 아이의 짐을 꺼내고 아주머니에게 주의 사항을 당부한 뒤 고민 끝에 유선우에게 말했다.“샹겐, 샹겐에 가요!”김 비서의 말실수 덕분에 그녀는 조은혁과 박연희가 샹겐에서 지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에 직접 가서 만나고 올 생각이었다.유선우는 그저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좋은 곳이지. 시간 나면 온천도 들러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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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그러다 유이안은 유선우가 오른손으로 밥을 먹고 있는 걸 발견했다.아빠는 오른손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 아니었던가?하지만 여섯 살짜리 꼬마 아가씨는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열심히 밥을 먹었다.어찌 열심히 먹었는지 밥을 두 공기 비웠고 유 이준에게도 고기를 집어주곤 했다.유이준이 도도하게 말했다."나 고기 싫어해."밥을 먹은 후 유선우는 두 아이를 데리고 이층으로 올라갔다.한 아이는 카페 위에 앉아 장난감을 놀고 있었고 나머지 하나는 숙제를 하고 있었는데 유선우가 곁에서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가 명둔대를 졸업했다는 걸 알고 난 유이안은 점점 더 아빠를 존경하게 되었다.유이안이 자신의 펜을 유선우의 손에 쥐여주었다.유선우는 자신의 오른손에 들린 펜과 유이안을 번갈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여섯 살짜리 꼬마 애가 벌써부터 이렇게 교활하다고?하지만 아버지로서 유선우는 그에 자랑스러움을 느꼈고, 유이안의 행동에 별말 하지 않고 그저 그녀를 도와 수학 문제를 풀어주었다.똑똑한 유이안는 이제 겨우 유치원생이지만 초등학교 삼학년 문제도 풀 줄 알았다.그리고 유선우를 매우 좋아해 하루 종일 그의 곁에 붙어 있었다.저녁이 되자 유선우는 아들을 재웠다.유이준이 깊게 잡는 걸 확인하고 나가려고 할 때, 유이안이 옆방에서 들어오더니 베개와 담요를 들고 아빠의 품으로 뛰어들었다.유이안이 작은 얼굴을 유선우의 팔에 기대고는 동화책 하나를 그에게 주며 빤히 쳐다보았다.사실 유이안은 혼자 잘 수 있었지만 어쩌다가 아빠를 만났기에 더 붙어 있고 싶었다.특히 유선우의 비밀을 발견한 뒤로는 그와 함께 있는 게 더 즐거웠다.유선우는 자신의 양쪽에 있는 두 아이를 번갈아 쳐다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그는 유이안의 작은 머리통을 어루만지며 듣기 좋은 목소리로 동화책을 읽어 주었다.하지만 아이는 아이였던지라 두 개의 이야기를 다 읽기도 전에 유이안은 곯아떨어졌다.사람은 잠을 잘 때 가장 진실하다고 했던가?유이안은 잠이 들었음에도 유선우의 발을 꼭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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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말이 좋아 관리지 사실상 감시나 다름없었다.조은혁이 집에 있을 때를 제외하고 박연희는 자유가 없는 몸이었다. 조은혁이 그녀에게 좋은 옷을 입히고 좋은 음식을 먹였지만 그녀는 마치 마리오네트처럼 의지가 없는 몸 같았다.조은서 이번에 박연희를 처음 보는 것이었다.그녀는 생각보다 어렸고 피부도 하얗고 눈코입이 예뻐서 아슬아슬한 느낌을 자아내는 미인이었다.박연희는 늦은 밤, 흰 실크 가운을 입고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가운은 펑퍼짐해서 그녀가 6개월 차 된 임신부라는 게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그 옆에 있는 소파에는 조은혁이 일할 때 입던 정장 차림 그대로 노트북을 들여다보며 일을 하고 있었다.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꽤 분위기 좋은 모습이었다.그때 조은서가 낮은 목소리로 조은혁을 불렀다."오빠."조은혁은 고개를 들어 자신의 여동생을 보며 그녀가 여기 올 줄 알고 있었다는 듯 전혀 놀라지 않았다.두 사람은 오랫동안 눈을 마주하고 있다가 그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왜 이렇게 늦게 왔어? "조은혁이 노트북을 덮으며 말했다."아주머니, 은서한테 방 하나 내주세요. 그리고 야식도 좀 만들어 주시겠어요? 요즘에 소고기 만두를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조은혁의 말이 끝나자 도우미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그들은 대표님이 제일 예뻐하는 게 바로 이 여동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사모님보다 더 예뻐했다.그때, 피아노 소리가 갑자기 멈췄다.조은혁이 몸을 돌리더니 자신의 아내를 보며 부드럽게 물었다."이제 안 칠 거야? 이리 와."박연희는 낯을 좀 가렸던지라 쭈뼛쭈뼛하게 다가와 조은혁의 곁에 앉았다.그가 박연희의 배를 만지며 조은서에게 말했다."여기는 박연희, 네 새언니야. 이제 석 달만 지나면 너도 조카가 생길 거야."그리고는 박연희에게도 부드럽게 말했다."여기는 은서, 내 동생이야."박연희는 여전히 그의 품에 안긴 채 겁을 먹은 듯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조은서가 손에 들고 있던 짐을 내려놓았다.그녀가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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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그때 도우미가 만두를 들고 주방에서 나왔다.하지만 조은서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저 조은혁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그녀의 오빠는 변했다.조은서가 입술을 떨며 물었다."오빠, 진짜 단지 복수 때문에 데리고 있는 거예요?""그래."조은혁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조은서가 그런 그를 보며 슬프게 웃었다."오빠는 인정하지 않겠죠. 왜냐면 인정하는 순간 깊은 자책과 고통 속에 빠지게 될 테니까. 오빠가 그녀를 저렇게 만든 거잖아요."그녀는 조은혁을 보며 슬픈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다른 사람은 속일 수 있어도 자기 자신은 속일 수 없다.조은혁도 지금 마음이 말이 아닐 것이다.조은서는 더 이상 별장에 남아 있고 싶지 않아 가방을 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비서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 하지만 오빠, 잠시 동안은 도망갈 수 있어도 영원히 도망갈 수는 없는 거 알죠?"그 말을 남기고 조은서가 뒤돌아 떠났다.그러자 조은혁이 큰 소리로 그녀를 불렀다."조은서!"그녀는 발걸음을 멈췄지만 뒤돌아보지 않은 채 그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박연희 씨를 보면 예전의 내가 생각나요. 제가 이렇게 부탁할게요. 이제 그만 그녀를 놔주고 오빠 자신도 놔줘요."하지만 조은혁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반짝이는 샹들리에 아래에 서있는 그의 근사한 얼굴에 슬픈 기색이 떠올랐다."은서야, 우리 지난 몇 년 동안 항상 함께해 왔잖아. 근데 지금 남 때문에 우리 남매 사이의 관계 금이 가야 해?"조은서가 몸을 돌리며 그의 말을 끊었다."박연희 씨는 이제 남이 아니잖아요. 오빠가 그녀와 결혼한 순간부터 그녀는 오빠의 아내고 가족이에요. 오빠, 제발 자신한테 솔직해지세요. 오빠가 박연희 씨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그녀가 오빠의 아이를 가지는 걸 두고 봤겠어요?"그녀가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시간이 지나면 오빠도 알게 되겠죠."여러 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들었지만 그럼에도 조은서는 별장에 남아 있어서는 안됐다.그녀는 박연희를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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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박연희는 순간 온몸이 굳었다.발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지더니 그녀의 어깨에 손이 올라왔다.조은혁은 점점 멀어져 가는 조은서를 한 번 보다가 웃으며 물었다."연희야, 뭐 보고 있었어?"그가 자리에 앉으며 긴 손가락으로 박연희의 턱을 잡아 돌렸다.그녀의 큰 눈동자에는 눈물이 가득 찼다.박연희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왜 그렇게 무섭게 싸워요?"말을 마치자마자 부드러운 몸이 조은혁의 품속에 들어왔다. 그녀는 임신 6개월 차가 되었지만 체중이 겨우 백 근을 넘을까 말까 했다.가늘면서도 부드러운 몸이 그의 품에 들어오고 달콤한 취향이 풍기자 조은혁은 약간의 욕망이 일어나는 걸 느꼈다.하인우의 일이 있은 후 두 사람은 관계를 가진 적이 없었다.현재의 박연희는 정신 연령이 아이와 같았기에 그쪽으로는 관심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비록 그녀는 조은혁의 합법적인 아내였지만, 그리고 겉모습은 이미 성인이었지만 그래도 그는 그녀와 관계를 가지지 않았다.하지만 오늘 밤, 조은혁은 짜증이 났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녀가 먼저 품에 들어왔기 때문인지 충동을 참을 수가 없었다.그가 박연희를 안아 들고 침실 쪽으로 걸어갔다.그녀를 침대 위에 눕힌 후 그녀의 몸에 올라타더니 신발을 벗었다.처음부터 끝까지 조은혁은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부드러운 몸이 움직이는가 싶더니 실크로 된 잠옷이 흘러내렸다.그러자 레이스로 된 브래지어와 신생아처럼 부드럽고 흰 피부가 드러났다.짙게 태닝 된 피부와 흰 피부가 맞닿았다.박연희는 몸을 덜덜 떨며 낮은 소리로 싫다고 거부했다.하지만 조은혁이 그 말을 들을 리가 없었다.그러자 박연희가 눈물을 흘리며 작은 얼굴을 베개에 묻고 몸을 말고는 서럽게 울었다.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울어도 조은혁을 피할 수는 없었다.그의 손바닥이 올가미처럼 그녀의 몸을 누르며 그녀를 철저히 점유했다.조은혁은 지치지도 않는 듯 그녀에게 자신의 이름을 부를 것을 강요하고 자신과 눈 맞출 것을 강요했다.그녀가 말을 듣지 않으면 싫다는 것만 골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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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조은혁은 어둠 속에서 조은서가 했던 말을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조은서는 만약 그가 박연희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박연준의 여동생이 자신의 아이를 임신하도록 내버려뒀을 거냐고 물었다.하지만 조은혁은 여전히 그가 박연희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그는 성숙하고 이해심이 많은 여자를 좋아했다. 하지만 박연희는 그의 이상형과는 많이 떨어진, 덜 익은 과일 같은 사람이었다.잠에 빠져들며 그는 다시 한번 자신에게 말했다.나는 박연희를 사랑하지 않아.…조은서가 차에 타자 그의 비서인 장비훈이 몸을 기울이며 물었다."대표님, 그럼 이제 호텔로 갈까요?"조은서는 기분이 좋지 않았기에 가죽 의자에 몸을 기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일단 호텔에서 하루 묵기로 해요. 그리고 비 훈 씨, 내일 아침에 하와이로 가는 비행기 티켓 좀 끊어줘요."장비후은 그 말이 의외라고 생각했지만 깊게 묻지는 않았다.그저 호텔로 돌아와 비행기 티켓을 끊은 후 조은서에게 소식을 알렸다.조은서는 하루 종일 바삐 돌아다녔기에 매우 피곤했다.그녀는 개인 별장 식으로 인테리어를 한 온천이 있는 호텔에 묵었는데 잠자기 전 뜨끈하게 온천에 몸을 녹이려고 생각했다.온천은 개방형이었는데 그녀가 탕에 들어와 숨을 내뱉자마자 곁에 놓아두었던 핸드폰 울리기 시작했다.유선우에게서 걸려 온 전화라는 걸 확인하고 조은서가 전화를 받았다.온천에 몸을 녹이고 있었기에 목소리는 약간 잠겨있었다."이안이랑 이준이는 다 자요?"유선우가 잠깐 멈칫하더니 말했다."온천에 있어?"조은서는 옅게 웃을 뿐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다.유선우가 다급하게 물었다."그럼 그 비서는? 같이 있는 건 아니겠지?"그가 질투를 하고 있다는 게 전화기 밖에서도 느껴졌다.조은서가 그를 골려 줄 생각으로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같이 있어요. 근데 그게 왜요? 선우 씨 당신이랑은 상관없잖아요. 우리 끝난 거 아니었나요?"유선우는 그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왔다.바로 그때, 장비훈이 조은서에게 급하게 보고 할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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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하인우는 소파에 앉아 조은서를 보고 있었다.그는 조은서를 몰랐지만 그녀와 조은혁이 많이 닮아 있었기에 대강 그녀의 신분을 눈치챌 수 있었다.그는 두 눈에 깊은 분노를 담고 있었지만 어머니 앞이었기에 겨우 억누르고 있었다."뭐 하러 왔어요?"장비훈이 뭐라고 말하려 했지만 조은서가 그를 말리면서 하인우 옆에 앉았다.그녀는 하인우의 망가져버린 두 손을 물끄러미 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연희 씨가 부탁해서 찾아왔어요."하인우는 눈을 크게 뜨더니 조은서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겨우 한마디 뱉었다."연희는 어때요? 혹시 학대당하고 있어요?"그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는 하인우가 제일 잘 알았다.조은서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결국 사실을 절반만 말해 주기로 결정했다."연희 씨는 임신했어요. 당연히 오빠의 아이고요. 그러니 하인우 씨도 그녀를 잊고 잘 살아요. "하인우가 눈물을 흘렸다.그가 얼굴을 살짝 들고는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그 인간은 사람도 아니에요. 연희한테 어울리지 않는다고."그는 조은서에게 박연희를 도와줄 것을 부탁했다.조은서가 가방에서 카드 한장을 꺼내며 그에게 내밀었다.카드에는 10억이 들어 있었는데 이 돈이면 그들은 더 큰 집으로 이사해서 하인우를 돌봐줄 간병인을 고용할 수도 있었고 그의 부모님도 더 좋은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조은서는 이 돈은 박연희가 그에게 주는 것이지 조은혁의 돈이 아니라고 말했다.마지막으로 조은서가 하인우의 절망적인 얼굴을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저는 그녀를 구할 수 없어요, 하인우 씨. 그냥 그녀를 자주 만나러 가고 잘 지내고는 있나, 고용인들한테 학대당하지는 않나 지켜보기만 할 뿐이에요."그녀는 떠나기 전 고민하다가 결국 하인우에게 말해줬다."하인우 씨, 만약 저희 오빠가 박연희씨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제가 부탁했을 때 그녀를 놔줬을 거예요. 하지만 오빠는 박연희 씨를 좋아하니까 제가 몇 마디 한다고 그녀를 놔주지는 않을 거예요. 게다가 지금 두 사람 사이에는 아이도 생겼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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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허문혜가 떠난 후 조은서가 자기 차를 찾으려고 할 때,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검은색 캠핑카가 그녀를 향해 불을 깜빡깜빡했다.조은서가 눈을 가늘게 뜨고는 뒷좌석에 앉아 있는 유선우를 발견했다.기사가 차에서 뛰어내리더니 잔 걸음으로 그녀에게 다가왔다."사모님, 대표님께서 몇 시간 전부터 여기서 기다리고 계셨어요. 같이 돌아가셔서 밥 먹으려고요. 도련님과 아가씨도 기다리고 계십니다."조은서는 어이가 없었다.이건 너무 유치한 거 아닌가? 그녀가 기사에게 물었다."그럼 제 차는요?"그러자 기사가 머리를 긁적이며 죄송하다는 듯 말했다."사모님 차는 저희가 이미 별장에 잘 모셔놨습니다."그녀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에 차에 올라 탔다.차에 앉아 있던 유선우는 그녀가 올라오는 걸 보고는 머리를 약간 까딱이고는 기사에게 말했다."가죠."기사의 부드러운 주행에 차는 점점 별과 가까워지고 있었다.차 안은 침묵만이 가득했는데 조은서는 의자에 몸을 파묻고 앉아 박연희와 하인우의 일 때문에 여전히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침묵이 유지되던 와중 유선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샹겐에서 재밌게 놀다 왔어?"조은서는 그에게 한마디 하려고 하다가 그럴 기분이 아니었기에 간단하게 대답했다."네."유선우가 몸을 돌려 그녀의 눈에 매달린 눈물을 발견했다.유선우가 자기도 모르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왜 그래? 왜 올려고 해?"조은서는 말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저 가죽 의자의 얼굴을 기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선우 씨, 저 조용히 가고 싶어요."유선우도 별말 하지 않고 버튼을 눌러 뒷좌석과 앞좌석 사이를 갈라두었다. 그러고는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주었다.조은서은 순간 놀라 손을 빼내려고 하다가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유선우는 오른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오른손을 움직일 수 있게 된 건가?어둠 속에서 그녀가 그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두 사람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유선우는 그저 그녀의 손을 꽉 쥐고 있을 뿐이었다.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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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그 순간 조은서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유선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예쁜 얼굴을 코트에 묻고 있었다.그녀의 잘록한 허리에 남자의 강인한 두 팔이 넝쿨처럼 감겨 있었다.그녀의 눈물에 그의 셔츠가 촉촉하게 젖어갔지만 그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 그저 조은서를 더 꽉 끌어안을 뿐이었다.두 사람이 이렇게 서로를 안는 것은 너무 오랜만에 일어난 일이었다.밝은 태양 아래서 서로를 안은 지 너무 오래되었고 아무도 없는 밤에 서로를 끌어안는다고 해도 그건 고통으로 가득찼다.그때의 심정으로는 마치 내일이 없는 듯싶었다.유선우가 고개를 내려 품에 안긴 여인을 바라보았다.그가 잠긴 목소리로 부드럽게 말했다."은서야, 내 곁으로 돌아와 줘."하지만 조은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그를 더욱 끌어안는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렸고 그녀는 소리 없이 크게 울었다.너무 오랜 시간 동안 그녀는 유선우가 이대로 무너지지는 않을까 걱정했다.하지만 결국 그는 모든 걸 털어내고 일어섰고, 지금 조은서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했다.유선우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지만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온몸을 떨고 있었다.조은서는 아직 유선우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이토록 완전한 유선우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밝은 태양 아래 조은서가 그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지금 그들은 이혼한 부부도 아니고, 두 아이의 부모도 아니고, 그저 다시 예전의 18살 때로 돌아간 듯싶었다.그는 그녀에게 못되게 굴었고 자신을 좋아하지 말라고 했었다.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녀를 끌어안으며 다시 내 곁으로 돌아와 달라고 부드럽게 말하고 있었다.한참이 지난 후에야 조은서는 겨우 평온을 찾았다.그녀는 붉어진 코와 떨리는 입술을 한 채 여전히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선우 씨, 나는 더 이상 사랑할 자신이 없어요. 선우 씨 이제 다 나았으니까, 그러니까 다른..."그때 그녀의 허리에 감긴 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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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유선우가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조은서를 자기 품에 끌어 않았다. 그녀의 세상이 자신의 냄새로 가득 찰 수 있게.한참 뒤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은서야, 그럼 내가 다시 너를 꼬셔볼게. 네가 내 곁으로 돌아와서 나랑 결혼하고 싶어질 수 있게."…유문호와 두 아이들, 그리고 다른 도우미들은 유선우의 건강이 회복된 걸 진작에 알고 있었다.좋은 일이 일어난 걸 축하하기 위해 오찬은 다른 때보다 더 풍성하고 뜻깊었다.점심을 다 먹은 후 유문호는 핑계를 대며 자리를 빠져나갔다.조은서가 그의 뒷모습을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듯싶다가 주방으로 가 물 한 병을 꺼내려고 했다.냉장고 문을 열기 무섭게 한 남자가 그녀 대신 물을 꺼내 줬다.조은서가 고개를 들어 유선우를 바라보았고 그 또한 뭔가 생각을 하는 듯싶었다."무슨 생각 해?"조은서는 그와 길게 말하고 싶지 않았기에 고개를 가로 적었다."아무 생각 안 해요."말을 끝마친 뒤 그녀가 가려고 하자 유선우는 그녀의 팔을 잡아 자기 쪽으로 천천히 끌어당겼다. 주방에는 다른 사람들도 있었기에 그 이상의 스킨십은 하지 않았다."지금 우리 사이가 서로 속 터놓고 얘기할 사이는 아니지 않아요?"조은서가 쏘아붙였다."지금 우리 사이는 그냥 애들 얘기만 할 수 있는 사이죠.""그럼 몸의 대화는?"유선우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노골적으로 말을 뱉었다.그가 일부러 이런 말을 한다는 걸 알면서도 조은서는 얼굴을 붉혔다.그녀가 유선우의 손에서 페트병을 빼앗고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말했다."아주머니더러 애들 짐 좀 싸달라고 하세요. 애들 데리고 돌아갈 거예요."유선우가 미간을 찌푸렸다."이렇게 빨리? 며칠밖에 안 있었는데?"그는 조은서와 아이들과 더 오랫동안 같이 있고 싶었기에 그녀를 붙잡았다."이제 며칠만 지나면 설이잖아. 은서야, 여기서 같이 설 쇠자. 어머님도 모셔 올게."조은서가 천천히 페트병의 뚜껑을 닫으며 거절했다."그건 아닌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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