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의 모든 챕터: 챕터 151 - 챕터 160
672 챕터
제151화
소원은 죽을 듯이 일을 벌인 육경한을 노려보았다.남자는 입을 놀리며 글자를 뱉었다.“안 가고 뭐해?”한 글자 한 글자가 난도질당하는 느낌이었다. 온몸이 불에 타는 듯한 고통이었다.그 어떤 폭행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다.갑자기 몸을 떨던 그녀는 겁에 질려 눈물을 떨구기 시작했다.“아니... 그럴 수 없어...”그녀는 실성한 듯 바닥을 기어서 남자의 발을 잡고 애원했다.“넌 나한테 이러면 안 돼!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그녀의 말에 진아연의 표정이 확 굳었다.육경한은 그녀의 손을 뿌리치며 냉정하게 말했다.“무슨 낯으로 과거를 말하는 거야. 서울에서 너의 소씨 가문이 비열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어?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는 있어. 내 말을 따르지 않아도 되니까 네가 선택해.”소원이 어이없이 웃었다.자유?소씨 가문이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거액의 빚을 떠안으라는 거야?그렇게 계산한다면 소원은 꽤 가치가 있는 몸이었다.그녀는 갑자기 아무렇지도 않았다. 어깨를 편 그녀는 여전히 같은 말을 했다.“육경한, 난 너에게 빚지지 않았어.”그녀는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당당하게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그때 그의 뇌리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진짜 소원의 말처럼 그랬던 걸까?소원이 진짜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면?하지만 이런 생각은 그저 한순간일 뿐이었다.육경한은 강제로 스스로를 세뇌시키며 소원의 어느 한마디도 믿지 않으려 했다.소원이 말했던 일에 대해 조사한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조사했지만 하나도 일어난 적 없었다.그는 소원이 악인이라고 생각했다. 소원은 반드시 악인이어야 했다. 아니면 지금 그가 하는 모든 것들은 그를 견딜 수 없게 만들지도 모른다.진아연은 소원을 널리 알리려는 생각을 그만뒀다.그녀가 알려질수록 진아연에게는 불리할 것 같았다.그때 그 일을 제삼자가 알지 못할 거란 보장은 없었기 때문이다.그녀는 소원의 어깨를 밟으며 말했다.“이 년이 아직도 내 앞에서 감히 내 남자를 건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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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저녁이 되어서야 이준혁의 전화가 걸려 왔다. 무슨 일이냐고 묻는 목소리는 지쳐 보였다.“내일 오는 거예요?”잠시 침묵하던 그가 말했다.“아니.”생각하던 윤혜인은 결국 입을 열었다.“오지 않는 이유가 임세희 때문인가요?”이준혁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누가 말한 거야?”윤혜인은 입술을 깨물었다. 말해 줄 사람이 필요한가?임세희는 온 세상에 알리고 있었는데 그만이 멍청하게 모르고 있었다.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한참 침묵을 지켰다.그러다 이준혁이 정적을 깼다.“세희가 여기에 온 건 맞아.”“하지만 날 찾으러 온 건 아니고 일 보러 온 거야. 각자 할 일 하며 접촉하지 않았어.”“공항에 마중 갔더군요.”“여기는 복잡하기도 하고 혼자 몸이라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어.”‘신경 쓰다’.아무렇지 않게 뱉은 말이지만 몸에 밴 습관이다.윤혜인은 목이 메이는 것 같았다. 호흡조차 힘겨웠다.멈칫하던 이준혁이 말을 이었다.“여보, 왜 이렇게 질투하는 거야?”“그럼 묻지 않을게요.”윤혜인은 담담하게 말했다.이준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또 화난 거야? 그러지 마. 요즘 눈을 제대로 붙인 적이 없어.”윤혜인은 이 말이 너무 거슬렸다. 그는 마치 그녀가 일을 만들어 트집을 잡는 것 같이 표현하고 있었다.부부는 서로 성심성의를 다해야 하지 않는가?해외에 있으며 그녀의 전화를 씹고 임세희와 함께 있는 모습까지 타인에게서 들어야 했다.그녀에게는 왜 기분이 나쁠 자격도 없단 말인가?윤혜인은 진지하게 말했다.“이준혁, 난 트집 잡은 적 없어요. 당신이 나에게 솔직하다면 그것이 무슨 일이든 모두 받아들일 수 있어요. 하지만 날 기만하지 말아요. 헤어진다고 해도 아름답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윤혜인의 말투는 그리 듣기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화가 났고 어떻게 할머니께 설명해야 할 지 떠오르지 않았다.같은 공간에 머무는 두 사람이기에 임세희만 마음먹으면 둘은 반드시 접촉할 것이다.전 세계가 모두 알 때까지 혼자 멍청이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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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의사가 말했다.“어르신의 최신 건강 검진 보고서에 따르면 전신이 무너져 있는 상태라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고 보시면 돼요. 이런 상황에서 병원에 머무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요. 집으로 모시고 최대한 마음속의 소원을 이뤄드리세요.”병실을 나선 윤혜인은 얼빠진 상태였다.구름 위를 걷는 것 같았고 온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그녀는 가까운 의자를 찾아 잠시 생각을 정리해야 했다.그때 간병이 초췌한 그녀를 발견하고 급히 다가와 물었다.“아가씨, 무슨 일이에요?”윤혜인은 아무 말 없이 휴대폰을 꺼냈다. 손이 너무 떨려 버튼을 누를 수 없었다.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아줌마, 저 대신 번호를 눌러주세요.”이준혁의 번호는 단축키 ‘1’에 저장되었다.그녀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그녀의 모습에 간병인은 깜짝 놀라며 휴대폰을 받아들여 1을 꾹- 눌렀다.신호음만 갈 뿐 응답이 없었다.다시 한번 걸어보지만, 여전히 닿지 않는다.간병인은 윤혜인을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또 걸어요?”“네.”윤혜인은 고집스러웠다.기운이 하나도 없어 그녀는 지금 그가 필요했다.그녀의 손을 잡고 할머니의 소원을 이뤄드려야 했다.세 번째 연결음이 흘러나오고 전화는 끝내 연결되었다.조금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왜 그래?”지금 다른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그녀가 울먹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돌아오면 안 돼요? 할머니가...”그때 연약한 여자의 목소리가 윤혜인의 말을 잘랐다.“오빠...”윤혜인의 심장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잘못 들은 줄 알았다. “당신, 임세희랑 같이 있는 거예요?”“그래, 세희가-”“이준혁!”윤혜인은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다시 물었다.“거기는 지금 밤인데 같이 있단 말인가요?”이준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병상에 누워있는 임세희을 바라보다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돌아가면 다 설명할게.”이윽고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이준혁은 전화를 움켜쥐고 다정하게 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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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윤혜인은 눈물을 머금고 허탈하게 웃었다.“이준혁 당신에게 우리 할머니가 중요하고 않고를 떠나 내가 중요하지 않지 않은 거지?”망설일 필요도 없이 버릴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이준혁은 더 이상 그녀의 행패를 들어주고 싶지 않았다.“이게 재밌어?”순간 그녀의 심장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 같았다.그 고통으로 제대로 설 수조차 없었다.윤혜인의 생존 본능이 당장이라도 전화를 끊어버리고 싶었다.하지만 할머니에게 아쉬움을 남겨드릴 수 없었다.그녀는 다시 한번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애원했다.“괜히 그러는 거 아니고 할머니의 상태가 안 좋아져서 당신을 너무 보고 싶어해요...”눈살을 찌푸린 이준혁은 전화상으로는 홀로 남아 슬퍼하는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인내심 있게 그녀를 달래고 있었다.“할머니를 뵈러 간다고 했으니 꼭 지킬 거야. 넌 얌전히 내가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면 돼.”윤혜인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래야만 울면서도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그녀는 거의 실성하며 외쳤다.“그저 응석을 피우는 것이 아니라 모두 진짜라고 말하고 있는데 당신은 왜 날 믿지 않는 거죠?”“믿지 않는 게 아니야. 세희가 몸이 안 좋아서 그래. 어제부터 심해져서 자리를 비울 수 없다니까. 난 절대 그녀를 홀로 해외에 남겨 둘 수 없어.”강경한 이준혁의 태도에 윤혜인은 절망했다.그녀가 자신을 너무 크게 본 것이 맞았다.이준혁에게는 임세희가 하늘이었다.외할머니가 위독하여 기다릴 수 있을지 없을지는 이준혁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그녀는 다시 한번 그를 잘못 믿었던 것 같다.“혹시 그녀가 그저 병으로 당신을 잡았다는 생각은 해 보지 않았나요?”“헛소리 그만 해. 세희가 바보도 아니고 어떻게 자신의 생명으로 그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할 수 있단 말이야?”“바보란 걸 몰랐나요? 그것은 당신이 믿어줬기 때문이죠. 항상 그 핑계로 당신을 잡고 있었잖아요. 그럼 왜 매번 당신 앞에서만 아프고 다른 사람 앞에선 멀쩡한지 생각은 안 해 봤나요?”윤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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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이 한마디에 조금 남아있던 이준혁의 상냥함이 사라졌다.그는 여자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사람이 아니었다.한두 번은 그럭저럭 맞춰줄 수 있지만 지금 윤혜인은 도가 너무 지나치다.막무가내로 억지를 부리고 있다.게다가 이런 식의 협박을 제일 싫어하는 이준혁이었다.그는 드디어 폭발했다.“윤혜인! 그만 유치하게 굴어! 헤어지잔 말로 감히 날 겁주려는 거야?”윤혜인의 마음은 이미 죽어서 그의 말은 전혀 자극이 되지 않았다.마음속의 그 환한 빛이 영원히 저물었다.“이번엔 진짜예요. 전에는 내가 눈이 멀어서 당신을 믿었어요.”“혜인이 너!”이준혁은 휴대폰을 부숴버리고 싶었다. 그는 가까스로 화를 억눌렀다.“조금 진정하는 게 좋겠어!”“뚜뚜뚜-”상대는 먼저 전화를 끊어버렸다.이준혁의 눈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는 신경질적으로 팔을 휘둘렀다.“쾅!”휴대폰이 벽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다.주훈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방금 대표님과 사모님이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그는 조심 망설이다가 물었다.“제가 한번 무슨 일인지 알아볼까요?”“됐어!”이준혁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그 사람에 대한 그 어떤 것도 보고 하지 마!”그는 그녀에게 너무 오냐오냐해서 그녀가 이렇게 막무가내라고 생각했고 뭐만 하면 헤어지자는 말과 이혼하겠다는 말로 그를 위협하는 것 같다.스스로 잘못을 뉘우칠 때까짖 내버려 둘 셈이었다.전화를 끊은 윤혜인은 조금 평온해 보였다.하지만 그저 겉면일 뿐이다.할머니는 한시가 급하다. 그녀는 반드시 당장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 단 한 시간이라도 좋으니, 할머니의 꿈을 이루어드려야 한다.그때 간호사 한 분이 다가오며 말했다.“304호 환자 가족분이시죠?”워낙 예쁜 미모여서 한두 번 스친 사이지만 간호사는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다.윤혜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요?”간호사는 연민의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이렇게 예쁜 여자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간호사가 말했다. “저기 누군가가 찾고 계시던데 얼른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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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바닥에 쓰러진 할머니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있었다. 얼굴을 닦을 기력조차 없었던 할머니는 혼잣말했다.“우리 혜인이는 때리지 말아. 너희가 말한 그런 애가 아니란 말이다. 안 돼...”그때,윤혜인의 심장은 칼에 찔린 듯했다.그리고 막무가내로 난도질당했다.왜...왜 할머니에게 그러는 거야...앞에 선 뚱뚱녀는 할머니에게 삿대질을 하며 욕설을 퍼부었다.“늙은이 잘 들어. 당신 손녀는 남의 남자를 넘보는 아주 고약한 년이야. 우리는 하늘을 대신해 따끔하게 교육하는 거야.”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혜인은 그 여자에게 덮쳤고 그녀의 팔을 세게 물었다.그러자 살이 갈아지더니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악!”뚱뚱녀의 날카로운 비명에 함께 온 무리가 식겁했다.피는 여자의 팔을 따라 흘러내렸고 윤혜인의 얼굴에도 묻었다.세게 베어 문 윤혜인은 할머니 곁으로 다가갔다.완전히 실성한 그녀는 미친 사람처럼 울부짖었다.“할머니를 또 건드리면 다 죽여버릴 거야!”간병인도 그녀를 도왔다. 비록 몸을 떨고 있었지만, 상반신으로 할머니를 단단히 보호 하고 있었다.그녀는 이 무리와 대적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옷차림만으로도 돈과 힘이 있어 보여서 도망가려고 했지만, 아가씨와 어르신이 마음에 걸렸다.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벌벌 떨면서도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이들은 나쁜 사람들이라 믿으면 안 돼요... 아가씨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에요...”구경꾼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비록 나서서 돕지 못했지만, 입으론 몇 마디 했다.얼굴에 묻은 피를 닦으며 윤혜인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증거를 남기기 시작하며 그들에게 으름장을 놓았다.“명예훼손, 비방, 폭행! 너희들 누구 하나도 도망칠 생각하지 마.”함께 온 여자는 몸을 움츠렸다. 그들은 그저 뚱뚱한 친구의 분풀이를 해주면 200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윤혜인이 제삼자가 맞는지는 그들도 알지 못했다.게다가 조금 부유한 집들이라 감방에 들어가길 원하지 않았다.주저하는 그들의 모습에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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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윤혜인은 바짝 긴장했다.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려보았다.“모두 네가 꾸민 짓이지?”송소미는 못 들은 척하며 천천히 입을 뗐다.“비록 예전에는 그랬던 적이 있지만 이미 잘못을 뉘우친 상태야. 그러니 헛소리하지 마.”이 말에 듣고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다.이제 보니 상습범이었네?동정할 가치가 없는 사람이잖아?뚱뚱녀도 자신감을 되찾으며 윤혜인의 휴대폰을 낚아채 바닥에 던져버리고 발로 밟았다.그녀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증거? 내가 지금 인정하게 해줄게.”그리고 가방에서 사진들을 한가득 꺼내 윤혜인의 얼굴에 뿌렸다.사진들이 바닥에 한가득 널브러졌다.예리한 사진 모서리가 윤혜인의 얼굴을 스쳤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사진을 보았다.자태가 너무 난해했다.모두들 태세 전환하며 너도나도 한마디씩 했다.“겉으로 봐선 아니더니 진짜네? 이렇게 미친 짓을 했을 줄이야.”“너무 역겨워! 맞아도 싼 년이야.”“나도 한때 때리고 싶네. 가증스럽긴.”“...”악의가 담긴 듣기 거북한 말들이 사방에서 공격했다.윤혜인은 천천히 몸을 돌렸고 떨리는 손으로 바닥에 떨어진 사진들을 줍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당황한 윤혜인은 이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마치 둔탁한 무언가가 그녀를 덮친 것 같았다.모두 거짓이고 조작된 것이라고 할머니께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실망이 극에 달한 할머니의 표정에 그녀는 입술을 뗄 수 없었고 목구멍이 불에 타는 것처럼 아팠다.순간, 윤혜인은 지옥으로 떨어진 것 같았다.“찰칵! 찰칵!”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모두 휴대폰을 꺼내 증거를 남기며 인터넷에 올렸다.각종 모욕적인 욕설을 퍼부으며 새로운 여론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윤혜인은 다급히 설명했다.“아니에요... 이 사진들은 모두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거에요... 얼굴을 합성한 사진이라고요...”하지만 아무리 설명해도 아무도 듣지 않았고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비웃음과 경멸의 소리는 더욱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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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이 일은 원래부터 그들과 아무 상관 없는 일이었고 그저 돈만 받고 하는 일에 지나지 않았다.송소미가 이렇게 큰 그림을 만든 것은 마치 우연처럼 가장하기 위함이었고 더욱 손쉽게 배 속의 아기를 제거하기 위해서였다.뚱뚱녀와 사진들은 모두 사전에 준비된 것이다.나중에 실수했다고 하면 되고 좀 더 돈을 들이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는데 이 와중에 다른 사람이 끼어들 줄은 몰랐다.그녀는 이상야릇하게 말했다.“또 새로 꼬신 남잔가? 정말 대단하네 윤혜인. 양쪽에 하나씩 끼...”남자는 고개를 돌렸다. 차가운 얼굴에 송소미는 입을 틀어막았다.어떻게 이럴 수가...그녀는 입술을 꾹 다물고 숨도 크게 쉴 엄두를 내지 못했다.남자의 시선은 그녀에게 머물러있지 않았다.그는 담담하게 말했다.“이들의 휴대폰을 전부 확인해 봐. 영상은 하나도 유출돼선 안 돼. 만약 삭제를 원하지 않는다면 법무부의 고소장을 받을 준비하라고 해.”감정 기복 없은 말투였지만 현장의 사람은 서늘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검은 정장을 입은 사람들은 일 처리를 확실하게 했고 병실에는 이제 송소미만 남았다.제자리에 못 박힌 듯 서있는 그녀는 다리에 힘이 풀려 도망가려 해도 몸이 따라주질 않았다.“삼...촌...”이신우는 그녀를 흘겼다.“오늘 네가 한 짓은 결국에 이씨 가문의 얼굴을 깎는 거야.”“삼촌, 그런 게 아니에요... 난 그저 지나가다 들린 것뿐이에요... 나랑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나가. 아직은 내가 직접 나서지 않을 거니까.”이신우의 목소리는 평온했지만, 송소미는 거의 울먹이다시피 했다.이게 무슨 말이가?그럼 누가 그녀를...”그리고 송소미도 끌려 나갔다.병실은 조용했다.윤혜인은 모든 것에 대해 무지하고 무감각했다.움츠린 몸을 떨며 기다시피 할머니 곁으로 갔다.그리고 조심스럽게 떨고 있는 할머니를 감싸 안았다.너무 가벼워 금방이라도 멀리 떠날 것 같았다.탁해진 눈이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 윤혜인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말하려 애를 쓰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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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할머니는 재빨리 응급실로 옮겨졌다.온몸이 경직된 윤혜인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이신우는 겉옷을 벗어 그녀에게 걸쳐주며 물었다.“걸을 수 있겠어요?”윤혜인의 작고 얼굴은 하얗게 질려 거의 반투명한 상태로 언제든지 쓰저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침대를 짚으며 강인하게 일어섰다.매우 맑은 눈동자를 가진 윤혜인이지만 지금은 공허함으로 가득했다.“고마워요.”윤혜인은 가볍게 인사했다.할머니 앞에서 어느 정도의 품위는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줘서 그에게 고마웠다.잠시 숨을 돌린 그녀는 천천히 밖으로 걸어 나갔다.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그때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가 나왔고 윤혜인에 허리를 굽히며 차분하게 말했다.“죄송합니다.”낮은 목소리는 마치 저주처럼 들렸고 텅 빈 복도에서 울려 퍼졌다. 윤혜인은 마치 총에 맞은 것처럼 뒤로 한 발 물러섰다.그녀의 두 손은 의사의 팔을 잡았다.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착간 한게 아니에요?”이렇게 심각한 건 아니었다.의사가 그저 남은 날이 많지 않았고 했을 뿐 지금 당장 떠난다고는 하지 않았다.“그럴 리 없어요... 그렇죠?... 아침에만 해도 할머니는 고향의 잣빵을 먹고 싶다고 했어요. 아직 드셔보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가는 겁이 어디 있나요?”그녀는 무릎을 꿇고 의사의 팔을 잡으며 눈물을 흘렸다.“제발... 할머니를 살려주세요... 제발요. 돈은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할머니의 병을 볼 수 있을 정도는 있다고요... 적어요...”그녀는 낮은 소리로 울먹였다.“적어도 잣빵정도는 드시고 가야죠...”할머니가 배를 곯으면 어떡하는가.윤혜인의 손이 심하게 떨렸다. 그녀는 지금 많이 혼란스러운 상태다.옆에 있던 간호사는 급히 그녀의 팔을 잡으며 위로했다.“아가씨의 마음을 이해해요. 진정하시고 눈으로 할머니를 마지막을 담으세요.”하지만 윤혜인은 가고 싶지 않았다. 붉어진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말했다.“할머니는... 거기에 없어요... 병실에서 저를 기다리고 계세요.”그녀는 몸을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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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그녀의 비명이 방안을 가득 채웠지만 응답이 없었다....윤혜인은 계속 해서 병원 복도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병원에 절차를 밟고 장례식장을 예약했다.그녀는 할머니를 집으로 모시고 싶었다.600km가 넘는 거리, 밤새도록 운전해도 다음 날에야 도착할 것이다.간병인은 그녀의 곁을 지키며 조금 쉬라고 타일렀지만, 그녀는 듣지 않았다.그저 단호하게 벤치에 앉아있었다.그녀는 할머니와 더 가까이 있고 싶었다.이신우가 다가와 윤혜인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오늘은 우연히 들른 것이어서 이미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윤혜인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눈은 하도 많이 울어서 약간 부어있었다.몸을 일으킨 그녀는 정중하게 경례했다. 그리고 입을 열었을 때 목소리는 마치 깨진 북처럼 쉬어 있었다.“오늘 감사했어요. 제가 휴대폰을 몸에 지니고 있지 않아서 병원비 영수증을 보내주시면 일이 끝나는 대로 빠른 시일내에 입금할게요.”너무 갑작스러웠기에 이신우가 각종 비용을 납부했다.이신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준혁이가 절 삼촌이라고 부르니 그럴 필요 없어요.”윤혜인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고 있어요. 하지만 확실히 해야 할 건 해야죠. 돈은 제가 꼭 갚을게요.”송소미가 그를 삼촌이라 부르고 그의 외모가 이준혁과 비슷한 것을 보아 이 씨 가무의 사람인 것 같았다.이신우는 조금 당황했다. 자신의 신분을 알면서도 선을 긋는 것을 보니 혹시 이준혁과 관계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나?그가 떠난 후.윤혜인은 병원의 벤치에 아침까지 앉아있었다.날이 밝자, 그녀는 수의와 장례를 위한 용품을 구입했다.8시도 채 되지 않았는데 차가 도착했다.간병인도 윤혜인과 함께 인하로 갔다. 오랫동안 보살펴서 감정이 남달랐고 어르신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장례식장에 도착하자 윤혜인은 침착하게 비용을 지불하고 빈소를 골랐다.아무도 제사를 지내지 않을 것 같으니 마지막 가는 길은 생략하는 것 없이 모두 할 것이다.그녀는 제사상에 올려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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