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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병원 청소부가 대걸레질을 하다가 잊고 간 양동이였다.

대걸레를 빨고 그 대로 놓아둔.

눈길을 걸어 병원에 오는 사람들이 남긴 시커먼 발자국을 닦던 대걸레였고.

그걸 빤 양동이의 물은 거의 흙탕물 수준.

그 오수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병실 안, 송유라의 온 몸에 끼얹어졌다.

시간이 정지된 듯 그 자리에 얼어붙은 송유라.

거뭇거뭇한 액체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타고 뚝뚝 떨어져 내렸다.

송유라 옆에 있다가 같이 봉변을 당한 장진영의 멍해진 얼굴에서도 흘러내렸다.

병실 안 모든 사람의 얼빠진 눈길이 씩씩거리는 손연지에게 쏠렸다.

“야 이 염통 썩어 빠진 썅년아! 엄한 사람 갈구는 게 재밌니? 사람 해치는 게 취미야? 니 부모님은 대체 똥을 얼마나 쳐 드셨길래 너 같은 희대의 악녀를 낳았냐? 너 같은 걸 그나마 사람 취급해 주는 구승훈이 부처님으로 다 보인다 야!”

손연지의 입에서 욕지거리가 다발총 연사로 쏟아져 나왔다.

온갖 방면으로 골고루 두드려 패는 욕설에 송유라의 동공에 9급 대지진이 일어났다.

“이... 이 천박한 년이...”

덜덜 떨리는 입술로 말을 차마 잇지 못하는 송유라.

“이 미친 년이 감히... 물을 끼얹어? 이...벌레 같은 년이?”

핏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안면이 푸들푸들 떨리기까지 했다.

“끼얹고 보니 물이 아깝네! 요강 들고올 걸 그랬나?”

한 술 더 뜨는 손연지.

병실 안에 있던 노민우가 헤 벌어진 입을 황급히 닫았다.

뭐지? 여건달? 산적 여두목?

한 손으로 옆구리를 척 짚은 채 세상 들어본 적 없는 욕설을 퍼붓는, 전투력 만렙 손연지의 모습이 그의 눈에 맺혔다.

“끼아아아악!”

그제야 정신이 돌아온 장진영이 비명을 내질렀고, 날카로운 그 소리에 병실 안 일동이 화들짝 정신을 차렸다.

병실 밖에 마찬가지로 얼어붙었던 강하리가 부랴부랴 병실에 들어섰다.

“참, 대단하네요. 강 경리 친구분.”

강하리를 본 안현우의 입가에 보일락 말락 미소가 어렸다.

강하리는 말 없이 손연지를 끌고,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병실 문에 기대 선 구승훈을 지나 병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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