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4화

정가혜가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

[서유야, 기억해. 넌 내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본 내 동생이야. 내 가족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했다면 바로 나한테 얘기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지금까지 네게 보여줬던 진심이 헛된 것처럼 느껴질 테니까.]

서유는 그 말에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정가혜는 서유를 굳게 믿었기에 서유가 경솔했다고 탓하지 않았다.

서유는 알겠다고 대답한 뒤 잘 자라는 이모티콘을 보내고서야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마음 편히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 십여 통의 부재중 전화 때문에 잠에서 깬 서유는 비몽사몽인 상태로 베개 아래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서유야, 깨어났어?”

김시후의 듣기 좋은 목소리에 서유는 다소 힘겹게 눈을 떴다.

“무슨 일 있어?”

“몸은 좀 나았어?”

서유는 짧게 “응”이라고 대답했다.

김시후는 그녀의 냉담한 태도에 조금 낙담했지만 이내 감정을 추슬렀다.

“서유야, 오늘 저녁 화진 그룹에서 축하 파티를 주최하는데 내 파트너로 참석해 줄 수 있어?”

서유는 당황하더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다.

“난 가고 싶지 않아.”

그녀의 거절에도 김시후는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부드럽게 말했다.

“날 챙겨주는 거라고 생각하고 와주면 안 돼?”

서유는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김 비서님이 챙겨주면 되지 왜 날 꼭 부르려는 거야?”

김시후는 온화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김 비서가 작은 실수를 해서 내가 부산으로 내려보냈거든.”

서유는 김시후가 입찰이 끝나면 부산으로 돌아갈 줄 알았다. 그러나 김시후는 돌아가기는커녕 본인의 비서만 돌려보냈다.

서유의 예쁜 미간이 서서히 구겨졌다.

“부산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는 거야?”

그녀의 질문에 김시후의 실망이 깊어졌다.

“내가 부산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거야?”

서유는 당연히 그가 빨리 돌아가길 바랐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그에게 신경을 써야 하니 말이다.

서유는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까지 김시후에게 소모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 얘기를 할 생각은 없었다. 김시후와는 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