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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그 도도한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자 서유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이승하와 사이가 틀어지면 그가 사람을 보내 자기를 돌려보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그녀를 보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주태현에게 그녀를 잘 돌보라고 했다.

그리고 이승하는 며칠 동안 나타나지 않았고 마치 그녀를 완전히 잊은 듯했다. 주서희는 서유에게 며칠 동안 심부전을 치료하는 특효약을 먹어줬고 그러자 그녀의 몸은 점차 회복되었다.

서유는 걸을 수 있게 되었지만 몸은 예전 같지 않았다.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가는 것만으로도 쓰러질 것 같았다. 주서희는 특효약이 통증을 완화할 수 있지만 목숨을 구할 수 없다고 했다. 서유는 어차피 죽을 운명이다. 그 누구도 구할 수 없었다.

서유가 욕실에서 벽을 짚고 나올 때 주서희는 의료기구를 치우고 있었다. 주서희는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고 있는 서유를 보자 얼른 달려가 그녀를 부축하였다.

“서유 씨, 억지로 버티지 말고 병원에 가서 치료받으세요. 이러다가 큰일나요...”

“괜찮아요.”

서유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주서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러다 대표님께 들키실 겁니다.”

서유는 입술을 깨물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서 말인데요... 주 선생님, 저를 데리고 떠나주세요. 여기를 떠나고 싶어요.”

하지만 주서희는 난감하다는 듯 대답했다.

“대표님의 허락 없이는 누구도 서유 씨를 데리고 떠날 수 없을 겁니다.”

서유는 주서희를 더 이상 난처하게 하지 않고 그녀의 부축을 받으며 다시 침대에 앉았다. 주서희는 물컵을 들어 서유에게 건네며 말했다.

“아직 먹은 게 없을 텐데. 물이라도 좀 마셔요.”

심부전 말기 환자는 음식을 많이 먹으면 위에서 출혈이 일어나기 쉬우므로 물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물도 마시지 못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죽음에 이른 것이다.

서유는 물을 받고 고개를 들어 그녀에게 고맙다고 말하려다가 얼굴에 난 긁힌 자국을 보았다.

“서희 씨, 얼굴에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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