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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서유는 아이의 그 작은 행동에 이미 재가 되어버린 마음속에서 일말의 따뜻함을 느꼈다.

그녀는 연이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고통을 억누르고 천천히 바닥에서 일어났다.

“이모 이제 안 울게. 같이 방으로 들어갈까?”

“네.”

연이는 서둘러 그녀의 손을 잡고 함께 방으로 걸어갔다.

너무 세게 운 탓인지 아니면 그간의 고통이 한꺼번에 밀려든 탓인지 서유는 방으로 돌아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배가 아파 나는 것을 느꼈다.

이건 태기보다는 생리통에 가까웠다.

서유가 이런 의심을 할 때 다리를 따라 뜨거운 액체가 흘렀고 그녀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멈춰버렸다.

그동안 조지는 그녀에게 몸을 건강하게 되돌려 놔야 한다며 기력 보충제와 여러 가지 영양제를 많이 주었다.

가끔 속이 메슥거려 토하는 증상도 있었기에 한 번도 임신을 의심해보지 않았지만... 설마... 설마 이 모든 것이 다 거짓말일 줄이야!

조지만큼은 굳게 믿었는데, 그가 준 약을 얌전히 다 받아먹은 것도 그를 믿어서였는데 결과적으로 조지 역시 한통속이었다.

서유는 주먹을 꽉 쥐고 부들거리더니 실성한 것처럼 방문을 열고 나가 외쳤다.

“조지, 왜 날 속였어요! 나 임신 아닌데 왜 임신했다고 속였냐고요! 내가 당신만큼은 믿었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래요?”

서유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주먹으로 땅을 몇 번이고 내리쳤다. 어쩔 수 없이 잡은 희망이 애초부터 없던 것임을 알게 됐을 때의 고통은 아마 다른 그 어떤 고통보다 더 아플 것이다.

조지는 그녀의 외침에 서둘러 방에서 나와 피가 묻은 그녀의 치마를 보며 모든 상황을 파악했다.

그는 자괴감 가득한 얼굴로 그녀를 부축하려고 했지만 서유가 그 손을 매정하게 뿌리쳤다.

“지현우뿐만 아니라 당신도 증오해요!”

서유는 조지 앞에서 무표정인 적은 있어도 이토록 분노를 표출한 적은 없었다.

조지는 서둘러 사과하며 그저 당신을 살게 하려고 그랬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서유는 이제 그들이 하는 말은 단 한마디도 믿지 않았다.

그녀는 손을 들어 눈물을 다 닦은 후 벽을 짚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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