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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주서희는 창밖을 내다보며 눈보라에 비친 흰빛을 받으며 덤덤하게 말했다.

“주원이도 내가 왜 자기 프러포즈 받아줬냐고 물어봤었어요. 그래서 난 사랑받는 느낌이 어떤 건지 알고 싶다고 대답했고요...”

주서희의 말에 서유는 그녀의 심정이 이해가 가는 듯 덩달아 가슴이 아팠다.

옆에 있던 정가혜는 비교적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물었다.

“윤 선생 사랑해요?”

주서희는 태연자약하게 대답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앞으로 많잖아요. 혹시 알아요?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사랑하게 될지...”

그녀는 지금 윤주원을 바로 사랑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과거를 내려놓고 그와 잘살아 보려고 노력할 것이다.

사랑하든 말든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누군가를 사랑하면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거나 마찬가지였으니...

사랑하지 않으면 오히려 상대방의 행동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자신도 해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로써 소준섭에 대한 복수도 성공하는 것이다.

그녀가 뛰어내렸을 때, 소준섭은 놀라서 온몸을 떨었고 얼굴에 핏기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창백해졌다. 심지어 무서워서 그녀를 더 이상 쳐다볼 용기조차 없었다.

그녀를 잃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면 절대 소수빈이 그녀를 데려가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소준섭은 그녀에게 죽으려면 함께 죽어야 한다며 절대 자신을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녀가 피밭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 결국 손을 놓기로 했다.

주서희도 소준섭이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한때 그녀가 그를 사랑했던 것처럼. 하지만 그 사랑은 지옥으로 가는 문이었다.

주서희의 목적은 이미 달성했다. 소준섭이 앞으로 어떤 고통을 당하든 상관하지 않고 그녀는 단지 자신의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오픈 키친에서 주서희가 앞으로 자신을 사랑하게 될 거라는 말을 들은 윤주원은 천천히 입꼬리를 올리며 맑은 미소를 지었다.

지금 주서희가 당장 자신을 사랑하는 건 바라지 않았다. 그녀가 다시 시작할 마음만 있다면 윤주원은 최선을 다해 그녀를 사랑하고 보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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