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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오랜만이야.”

케이시가 국화꽃을 든 채 경호원을 대동하고 지현우의 곁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무덤 앞에 있는 남자는 여전히 고개를 돌리지 않았고 수중의 사진을 자신의 심장 가까이에 있는 주머니 안에 넣었다.

케이시는 지현우가 자신을 업신여기고 있는 걸 알고 있기에 그의 태도에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

그는 지현우의 옆으로 가 수중에 있는 꽃을 내려놓다가 묘비 위에 있던 여자의 사진을 발견했다.

“서유 씨?”

케이시는 그제야 자신이 왜 김초희의 무덤을 찾을 수 없었는지 알 수 있었다. ‘죽은 사람’이 김초희가 아니라 서유라 애초에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지현우는 김초희를 독차지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쓴 듯했다. 그래봤자 결국에는 그 김초희에게 배신당했지만...

케이시는 입꼬리를 올리며 지현우에게 말했다.

“이제 8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으니 연이를 돌려줘야지?”

줄곧 입을 꾹 닫고 있던 지현우가 케이시를 차갑게 쳐다보았다.

“김초희의 유언, 뭐였어?”

케이시는 몸을 일으키고는 지현우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무덤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초희의 유언이라 너한테는 무척이나 중요한가 보지?”

지현우는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놓고 답했다.

“그렇게까지 중요한 건 아니야...”

케이시는 곧 죽어도 진심을 말하지 않는 그를 보며 가죽 장갑을 낀 손을 들어 지현우의 어깨를 토닥였다.

“하, 현우야, 너는 네 그 입 때문에 팔자가 꼬일 수밖에 없어.”

케이시는 마치 세상만사를 다 경험한 사람처럼 말했다. 그런 점이 지현우는 끔찍하게도 싫었다.

그는 케이시의 손을 먼지 털 듯 털어냈다.

“함부로 내 이름 부르지 마.”

싫은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지현우와는 달리 케이시는 아까부터 지나치게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그는 지현우를 담담하게 웃었다.

“초희의 유언은 꽤 긴 영상이야. 특별히 너를 위해 남긴 거지.”

케이시는 그 말을 내뱉고는 서서히 웃음을 지워버렸다.

“뭐라고 했는지 안 궁금해?”

지현우는 어두운 표정을 여태 지우지 못했다.

“줄 거면 빨리 주고 주기 싫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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