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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케이시가 영화관 문을 걷어차자 순식간에 조명이 켜졌다.

그는 군화를 신고 계단을 올라 한 걸음씩 지현우 앞으로 다가갔다.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앞 좌석의 버튼을 눌렀다.

그 의자가 천천히 돌아선 후 케이시는 의자에 앉아 지현우를 올려다보았다.

“짐작했겠지만 당신이 감옥에 간 건 내 작품이야.”

지현우는 생각을 접고 어둡고 빛을 잃은 눈을 천천히 들어 올려 케이시를 차갑게 쏘아보았다.

“앨런은 어릴 때부터 너한테 잘해줬어. 형 노릇을 잘했는데 왜 죽였어?”

“내 길을 막는 자는 모두 죽어야지. 그게 내 형이 됐든 누구든. 더구나 친형도 아닌데 뭐가 아쉽겠어?”

케이시는 개의치 않는 듯 입꼬리를 치켜올리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마치 그의 눈에 생명이란 모두 장난감 같았다.

“네가 앨런을 죽이면 왕실이 너한테 상속권을 넘겨줄 거라고 생각했어?”

혈연관계가 없는 양자에게 왕실이 어떻게 상속권을 넘겨줄 수 있겠는가? 그야말로 헛된 망상이었다.

“당연히 나에게 상속권을 주지 않지. 내가 그렇게 한 건 사실 모두 너 때문이야.”

지현우 때문에 그는 일찍이 덫을 놓아 그가 안으로 뛰어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시 지현우가 앨런을 치어 넘어뜨리고 떠난 뒤, 케이시는 다시 차를 몰고 앨런을 치어 죽였다.

만약 지현우가 자기 목숨으로 죄를 갚았다면 케이시는 그 정도에서 멈췄을 것이다.

하지만 지씨 가문은 왕실과 맞서서라도 지현우를 지키려 했고 결국 법정에서 1년 형만 선고받았다.

그 이유는 뜻밖에도 지현우가 떠난 후 또 다른 아시아인이 차를 몰고 앨런을 치었다는 것을 본 목격자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케이시가 치밀하게 계획했지만 그런 사각지대에 목격자가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리고 지씨 가문이 지현우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지 증거를 수집할 줄도 몰랐다.

다행히 그 영국인은 두 번째로 앨런을 친 아시아인이 케이시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거 알아? 네가 1년 형만 선고받았을 때 난 법정에서 당장 널 총으로 쏴 죽이고 싶었어.”

“하지만 어렵게 손에 넣은 물건을 충동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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