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구준이 바로 그 유명한 전신전의 전주이자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초절정 고수였다니! 게다가 들어보니 은씨 가문하고도 뭔가 있는 것 같았다!김웅신은 그제야 자신의 의형제인 반보천인이 염구준을 만나러 간다더니, 갑자기 청홍방의 부하들을 데리고 종적을 감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은씨 가문의 반보천인조차 염구준의 상대가 안 되었던 것이다!“네가 어떻게 은씨 가문을?”흑풍 존주도 은둔 가문의 일원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은씨 가문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염구준도 그들과 접촉이 있었을 거란 생각은 못했었다. 그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었다.“설마 그쪽이랑도 싸웠어? 그런데 어떻게 살아있을 수가 있지?”은씨 가문이 염구준을 봐줄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흑풍 존주는 믿기 싫었지만, 어쩌면 염구준이 그들보다 더 강한 무력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씨 가문은 염구준을 안 죽인 것이 아니라, 못 죽인 것이다!“쓸데없는 얘기는 여기까지 하지.”흑풍 존주의 정체가 밝혀진 이상 염구준도 더 이상 주저할 것이 없었다. 그는 이 말과 동시에 신형을 흐트러뜨리며 흑풍 존주를 향해 맹렬한 주먹을 날렸다. 파바바박! 보이는 것은 일격이었지만, 실제로는 눈으로 따라갈 수 없는 20번에 가까운 공격이 가해졌다. 이것은 고씨 가문의 포복용권이라 불리는 권법이었다!“염구준….”물론 흑풍 존주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열풍이 옥패를 찾아오기 전까진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야 했다. 그는 온몸에 전의를 끌어 올리며 염구준의 공격에 맞섰다.퍽, 퍽, 퍼버벅!눈 깜빡할 사이, 두 사람의 주먹이 연달아 부딪히며 주변 공기가 거세게 요동쳤다. 공중엔 마치 소형 폭탄들이 연달아 터지는 것처럼 폭발음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그 여파로 김씨 성의 담벼락들이 덜그럭거리며 흔들리며 폭풍우가 휩쓸린 듯 먼지가 피어올랐다. 그렇게 잠시, 두 사람은 50번에 넘는 공격을 서로 주고받은 다음 각자의 자리로 물러섰다. 하지만 멀쩡한 염구준과 달리 흑풍 존주는 허리와 복부에 다섯번
“존주님!”그리고 마침 해수면 위로 잠수함이 떠오르는 순간, 번쩍하고 검은 신형이 그 위로 안착하는 것이 보였다.“무사히 옥패를 찾았습니다!”그 정체는 바로 다름아닌 열풍이었다!잠수함 입구에 서 있는 그의 손에 익숙한 물체가 보였다. 좀 전에 김웅신이 바다를 향해 힘껏 던졌던 바로 그 옥패였다. 열풍의 외침이 들려오는 동시에 해수면에 있던 잠수함이 순식간에 수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반중력 장치, 수직 상승!“전략 삼급 공해 잠수함이라니, 네가 어떻게 이런 것까지?”염구준이 흑풍 존주를 차갑게 노려보며 위협을 담아 말했다.“전 세계에서 이 잠수함을 보유한 나라는 용하국과 성조국뿐일 텐데… 흑풍 존주, 네가 감히 성조국과 결탁을 하다니!”“성조국과 결탁한 것이 뭐 어때서?” 흑풍 존주가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염구준, 난 널 이길 수 없지만, 그렇다고 날 쉽게 죽일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안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열풍!”어느새 성 위로 전략 삼급 공해 잠수함… 아니 비행기가 완전한 모습으로 떠올랐다. 열풍은 자신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망설임없이 허공을 갈라 흑풍 존주 앞으로 안착했다.“존주님!”열풍은 두 손으로 옥패를 흑풍 존주에게 건넨 다음, 몸을 돌려 염구준을 향해 전툰 태세를 취했다. 동시에 흑풍 존주의 몸엔 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거센 기운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옥패… 드디어 옥패를 손에 넣었다!”흑풍 존주는 옥패를 소중히 어루만진 다음, 천천히 고개를 들어 염구준을 향해 비웃음을 날렸다. “염구준, 네가 아무리 대단한 실력을 가졌을지라도 수년간 내가 계획한 일은 망칠 수 없을 것이야! 열풍은 이미 전신 중기, 전신 정점과 큰 차이 나지 않는다! 아무리 네가 반보천인이라 할지라도, 일초에 죽일 수는 없을 터! 넌 결국 날 잡지 못할 것이다!”말을 마치는 동시에 흑풍 존주는 열풍만 남겨둔 채, 땅을 박차고 쏜살같이 하늘을 날아 비행선에 올라탔다.교토삼굴, 교활한 토끼가
쾅! 선광이 허공을 갈랐다!엄청난 돌풍과 강력한 광선이 공중을 가르며 그대로 비행선을 강타했다. 약 20키로 밖에서도 충격여파로 주변이 떨렸다. 세계 최고라 불릴 수 있는 최첨단 기술과 무학이 충돌하는 순간이었다.비행선의 금속 외벽이 함몰되며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이는 모습이 보였다. 붕괴된 비행선이 바다를 향해 빠른 속도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이뤄낸 결과라고 보기엔 너무나도 놀라웠다. 사람의 공격으로 천문학적 투자가 들어간 기체가 제대로 힘도 못 쓰고 무너졌다.흑풍 존주도 중상을 입고 비행선과 함께 바다로 추락했다.“흑충 존주….”하지만 염구준은 곧바로 그를 추격하지 않고 천천히 뻗었던 주먹을 내렸다.흑풍 존주의 기척이 갑자기 허공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좀 전의 일격으로 큰 부상을 입은 건 분명했지만, 염구준은 흑풍 존주가 겨우 이정도로 죽을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비행선이 바다로 추락하는 동시에 흑풍 존주의 기척도 없어졌다. 그렇다면 가능성은 한가지뿐이었다.‘천기석!’전에 도천연이 들키지 않고 염씨 가문을 습격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이 천기석 때문이었다. 상황을 미루어 볼 때, 흑풍 존주는 김웅신으로부터 옥패를 빼앗아올 계획을 세웠을 때부터 최악을 대비했다고 볼 수 있었다.철저한 계략에 염구준은 다시 한번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천기석으로 기척을 가렸다면, 확실히 나라도 추적은 힘들겠네.”염구준은 아쉬웠지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흑풍 존주를 추적하는 것을 일단 포기했다. 대신 한쪽 바닥에 쓰러진 채 죽어가는 김웅신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아무리 도망쳐 봤자, 내 철조망에 걸린 새. 아무리 꽁꽁 숨는다고 한들, 결국 나한테 잡힐 신세… 김웅신, 당신은 흑풍 존주의 배경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나?”김웅신의 안색은 이미 붉게 변하다 못해 보라색을 띄고 있었다. 옥패를 바다 쪽으로 던지면서 가지고 있던 모든 진기를 다 소모해 회광반조의 단계에 접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상
만에 하나 은둔세가 중 하나라도 세상에 모습을 들어낸다면, 오대강국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흑풍 존주를 상대할 생각이라면, 반드시 그 여덟 옥패를 모두 얻어야 할 것이다.”김웅신은 꺼져가는 생명의 불꽃을 느끼며 힘겹게 품에서 손바닥만 한 작은 석판을 꺼냈다. 그리고는 힘 빠진 목소리로 무심한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염구준을 향해 말했다.“처음 옥패를 찾았을 때, 이 석판에 박혀 있었다. 난 수년간 이 부서진 석판의 비밀을 풀기 위해 노력했지만, 흑풍 조직의 표식만 알아봤을뿐, 다른 단서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사람이 죽을 때가 되니, 변한다는 말이 사실인가 봐. 마지막으로 이 석판을 너에게 주마. 대신… 김씨 가문의 무고한 식솔들의 목숨만은 살려다오! 부탁… 한다….”이 말을 마지막으로 김웅신은 모든 생명력을 소진한 듯 몸을 늘어뜨렸다. 곧이어 그의 근육들이 뻣뻣해지며 피부색이 회색 빛을 띄었다. 그렇게 한시대를 풍미하던 별이 지었다.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변한다는 말에 김웅신도 해당될 줄은 예상치 못했다.염구준은 잠시 침묵한 뒤, 손을 휘저어 무형의 기운을 일으켰다. 김웅신의 손에 부서진 석판이 그의 손으로 안착했다. 염구준은 잠시 조각 안에 새겨진 단풍잎 그림을 쳐다보다가 자켓 주머니로 집어넣었다. 약 20분 뒤….“염 선생님!”멀리서 고해와 왕종서가 수백명의 금오분타 제자들을 대동하고 달려왔다. 그런데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김웅신의 시체와 멀리 추락한 비행선을 발견하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게….”손쓸 겨를도 없이 모든 상황이 끝나버렸다.“김웅신이 이미 죽은 마당에 굳이 또 목 벨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염구준이 사람들을 등진 채, 싸늘하게 굳은 김웅신의 시신을 바라보며 말했다.“오늘부터 김씨 가문은 완전히 멸문했어요. 생존자들은 해외로 모두 출국시키고 다시는 용하국으로 돌아올 수 없게 조치를 취해주세요.”말을 마친 그는 고해와 왕종서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무심히 자리를 떠났다. 김씨 가문의 멸망…
정말 놀랍게도 이 모든 성과는 염구준 단 한사람이 일주일만에 이루어 낸 것이었다. 앨리스는 과거 손씨 그룹과 협력관계를 맺기로 마음먹은 과거의 자신을 칭찬했다. 만약 그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흐지부지 지나갔더라면, 엘 가문은 김씨 가문처럼 처참한 결말을 맞이했을지도 몰랐다.“염 선생님, 참 마음이 넓은 것 같아요.”여비서가 좀 전에 받은 이메일을 보며 앨리스에게 조용히 말을 건넸다.“저희 정보원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염 선생님께서 남은 김씨 가문 사람들을 죽이지 않고 해외로 추방 보냈대요.”강하고 단호하지만, 그 와중에 선함을 잃지 않다니… 염구준은 정말 놀라운 남자였다!복잡한 표정을 짓던 그녀가 결심한 듯, 주먹을 꽉 쥐더니 입을 열었다.“아버지께 오늘 당장 손씨 그룹과 전속 계약을 체결하라고 알려줘. 앞으로 우리 회사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대리점은 전세계에 손씨 그룹뿐일 거야. 그리고 손씨 그룹과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그게 무엇이든 손익을 따지지 말고 최대한 지원하라고 해. 그렇게라도 해서 최대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수밖에 없어.”진지한 앨리스의 태도에 여비서도 비장하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저희 정보원들한테 새로 들어온 소식이 있어요. 흑풍 존주가 염구준 선생님과 싸우다가 도주했는데, 지금 생사가 불분명하대요. 만약 살아 돌아왔는데, 저희와 염구준 선생님의 편의를 봐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보복이라도 한다면….”흑풍 존주를 떠올린 앨리스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그녀는 생각에 잠긴 듯, 의자에서 일어나 창가쪽으로 다가갔다. 앨리스는 염구준을 떠올리며 눈빛이 아득해졌다. 엘 가문이 염구준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흑풍 존주가 알게 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 뻔했다.그래도 염구준과 싸우다가 도망친 것이라면 죽지 않았더라도 최소 큰 부상은 입었을 터, 당분간 큰 소란은 피우지 못할 것 같았다. 아마 지금쯤 어딘가에서 부상을 치료하고 있을 가능성이 더 컸
“존주님….”도천연은 말을 다 마치지 못했지만, 흑풍 존주의 무관심한 표정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그가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데 강요할 수는 없었다. 대신 도천연은 직접 가문에 돌아가 상황을 설명하기로 결심했다. 가문의 도움 없이 염구준을 제거할 방법이 도무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흘 후, 용하국 서북, 붉게 물든 단풍입이 나부끼는 산골짜기 사이로 적색 장포를 입은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존주님께서 예전에 있었던 그 일 때문에 가문으로 돌아가길 거부하고 계십니다.”도천연이 적색 장포를 입은 남자 뒤에서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하지만 가문을 향한 존주님의 충성심만큼은 의심하지 말아 주십시오. 지금 방방곳곳 옥패를 찾아 헤매는 것도 모두 가문 때문입니다.”‘가문으로 돌아오길 원치 않지만, 마음은 변치않았다라…’적색 장포를 입은 남자가 도천연을 향해 몸을 돌리며 냉소를 지었다.“그렇단 말이지?”시큰둥한 그의 반응에 도천연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남자의 별호는 적풍상인, 이미 30년 전에 반보천인의 경지에 오른 인물이었다. 또한 과거, 흑풍 존주에게 있었던 그 일을 옆에서 목격한 인물이기도 했다.그 사건은 흑풍 존주가 아직 한참 청춘이었을 때 일어났다. 그에겐 미래를 약속한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는데, 가문 어른들의 반대로 무정하게 헤어지게 되었다. 여자는 이 계기로 목숨을 잃었고 흑풍 존주는 분노해 옥패를 찾는다는 명목으로 가문을 떠났다. 그렇게 30여년이 지나도록 다시 가문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가문보다 사사로운 정을 더 중요시 여긴 녀석이, 충성?”적풍상인이 한심한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도천연을 향해 말했다.“굳이 그 녀석을 위해 변명할 필요 없다. 가문에서도 별로 그 녀석을 달갑게 여기고 있지 않으니. 하지만 한가지만 기억하거라! 밖에서 무슨 일을 저지르든 상관치 않겠지만, 항상 가문의 임무가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옥패의 행방을 알게된다면 미루지 말고 즉시 내게 보고하거라!”역시나 가문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옥패였
“당신 방금 흑풍의 능력이 안된다고?” 잠깐의 침묵 끝에 적풍상인은 어떤 중점을 찾은 것처럼 도천연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네 뜻은 흑풍이 그 염구준이라는 사람과 싸워서 졌다고?” 도천연은 안색이 변하지 않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존주와 염구준이 앞뒤로 두 번이나 싸웠는데 존주가 모두 중상을 입고 실패했어. 특히 두 번째는 상처가 오장육부까지 스며들어 치유된다 하더라도 후유증이 남을 거야. 염구준, 보통 실력이 아니야!” 그의 말을 들은 적풍상인은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이씨 가문의 자제로서 존주의 실력은 30년 전에 이미 무성의 경지에 이르렀다. 지금은 전신지상까지 도달해 반보천인 외에는 아무도 그의 상대가 아니었다. 그런데 속세에 반보천인이 나타났다고? 말도 안 돼.) “반보천인이라면 얕잡아 보아서는 안 돼.” 잠깐 생각하더니 적풍상인은 냉담하게 말했다. “옥패의 일은 본좌가 직접 해결할 테니…… 도천연, 본좌가 지금 수련이 난관에 부딪쳐서 돌파하려면 폐관을 해야 해. 그러니까 폐관하기 전에 네가 알아서 가문의 후배들한테 시켜.” (가문의 후배들이라…….) 도천연은 잠깐 생각하더니 눈빛이 밝아졌다. (이씨 가문에 숨겨진 인재가 많아 후배들 중에서도 훌륭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니 염구준에게 엿 먹이려면 식은 죽 먹기였다. 지금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이씨 가문의 가장 젊고 특별한 자제인 이장공이었다.) 도천연이 은둔이 가로 돌아갈 때 염구준은 청해로 돌아갔다. 이번 봉황국에 가서 한 주일 정도 있다가 다시 만난 염구준과 손가을은 오래간만에 서로 꼭 껴안았다. 그리고 염구준은 침대 머리맡에 있는 옷에서 블랙카드를 꺼내 손가을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가을아, 이거 가져.” (이건…….) “봉황국 제호 카지노의 전 재산이야. 많진 않아, 1조 정도 돼.” 염구준은 일어나 웃을 입고 김웅신이 옥패를 발견했을 때 안에 박혀 있던 금이 간 청석판을 꺼내 몇 눈 보더니 낮은 소리로
악수를 한 후에 왕근은 예의 있게 인사를 한 후 급한 눈빛으로 물었다. “청석판은 어디 있어? 그 위의 그림이 단풍잎 도문이라고? 어서 가져와 봐.” 왕교수는 다급하게 말했다. 염기준은 손가을의 옆에 서서 주머니에서 청석판을 꺼내 왕근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왕 교수님, 이거 한 번 보시겠어요?” (이건…….) 왕근은 두 손으로 청석판을 받아서 같이 온 직원 손에서 확대경을 받아 들고, 자세하게 관찰하더니 쯧쯧하더니 다시 청석판을 염구준에게 돌려주고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아직 확실치는 않은데 가능성이 엄청 크네.” 그는 염구준 손에 있는 청석판을 가리키며 출처를 설명하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염 선생, 손 대표, 혹시 외계문명에 대해서 믿는가?” (외계인?) 염구준은 눈썹을 추켜올렸다. 그리고 손가을의 예쁜 얼굴에도 놀라운 표정이 가득 찼다. “왕 교수님 뜻은…….” 왕근은 정중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이끌고 있는 심쿵연구소는 국가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전문적으로 외계문명을 연구하는 팀이야.” 그는 손에 있는 확대경을 만지작거리더니 손을 들어 자기의 안경을 밀며 말했다. “우리가 직접 본 건 아니지만 난 이 크고 큰 우주에 다른 고급 생물체가 살고 있고, 그들이 지구에 왔었다고 믿고 있어. 그리고 우리의 상고사회와 밀접한 연결이 있다고 믿어.” 외계문명이 정말로 존재하는지는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흥미진진해하는 얘기였다. 오늘날의 세계 5대 강국도 모든 걸 쏟아부어 연구를 해서 외계생물과 지구 문명의 관계를 증명하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외계문명은 단지 식사 후의 화제로만 남아 아무런 권위적인 기구의 증명도 없었다. “몇 년의 연구 끝에 우리 연구소에서 드디어 단서를 찾았어.” 왕근은 다시 손을 내밀어 청석판의 단풍잎 그림을 가리키며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아주 많은 고고문현에서 이런 단풍잎 모양의 그림을 많이 봤었는데 내가 생각한 게 맞다면 외계문명이 이 지구상에 강림했었다는 증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