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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굴욕도 굴욕이지만, 이장공은 염구준의 실력에 놀랐다. 은둔세가를 나오면서 그는 이미 염구준이 옥패를 3개나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언질 받았었다. 그래서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을 거란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

처음 염구준의 공격을 받아냈을 때, 이장공은 그가 당연히 옥패의 무공을 썼을 거라 생각했었다. 옥패만 아니었어도 저 나이에 이 정도 실력은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전에 염구준이 한 말을 들은 이장공은 자신의 추측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염구준이 사용한 것은 옥패의 힘이 아닌 원씨 가문의 권법 신원통배권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전혀 대응할 수 없었다. 어쩌면 염구준의 경지는 단순 옥패만으로 얻은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싸한 예감이 들었다.

“무책이 상책인가….”

이장공은 같은 연력대에서 천재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상황파악이 빨랐다. 그는 주변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누군가가 그를 건드렸다.

“대사형.”

이제 막 무관에 입문한 정식 제자 중 한 명이 이장공을 부하며 말했다.

“축하해요, 대사형. 관주님께서 좀 전에 대사형을 공식적으로 신위무관의 개산대제자로 임명하셨어요. 하지만 화장실 청소는 대사형 업무이니, 반드시 직접 하셔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이장공은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개산대제자가 되는 건 전혀 그의 계획에 있지 않았다. 이장공은 이 말을 듣자마자 버럭 화를 내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신위무관, 염구준… 두고 봐!

“내력이 심상치 않네요.”

이장공이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원종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확실히 흑풍 존주와 뭔가 연관성이 있어 보이네요.”

그의 말대로 염구준한테 옥패가 세 개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였다. 특히 적대세력 중에는 흑풍 존주를 제외하면 그의 최측근인 도천연 정도밖에 없었다.

이장공이 흑풍 존주와 어떤 관계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깊게 얽혀 있는 것은 분명해보였다.

그를 제자로 받아들인 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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