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보희는 인지도가 조금 있는 패션 블로거이다. 그녀는 예전에 강유리의 스타일을 흉내 내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강유리가 해외로 간 3년 동안 갈수록 도가 지나치게 과장된 패션으로 팬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반면, 최근에 강유리는 부지런히 검색어에 올랐다. 그러다가 ‘예쁜 부자 언니’란 해시태그로 어린 여성 팬들을 입덕하게 만들었다.그녀는 그런 강유리가 질투 났다. 심지어 화가 날 지경이었다.이 몹쓸 년은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욕 몇 마디 먹었는데 팬이 자신보다 많다.아우, 짜증 나!그래서 소식을 접한 그 길로 진짜인지 거짓인지 분별할 새도 없이 라이브를 켜고 병원으로 달려갔다.‘예쁜 부자 언니’ 타이틀로 그녀의 라이브 방은 전에 없던 열기로 들끓었다. 한창 잘 나가던 시절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에 조보희는 씁쓸하면서도 감격스러웠다.“유리 동생, 병원이 한바탕 소란스러웠다던데 도대체 무슨 일인가요?”관심 어린 목소리와는 반대로 눈빛은 매우 도발적이었다.그리 멍청하지 않았던 강유리도 애매하게 대답했다.조보희가 라이브를 켰을 때 던진 미끼가 ‘강유리는 왜 모 병원의 의사와 언쟁을 했을까?’ 였다.그러니 이 상황에서 다정하면서도 다급한 그녀의 안부는 아무 문제 없는 것처럼 들렸다.강유리는 조보희가 루머를 퍼뜨리려는 것을 눈치챘다. 하지만 이렇게 가증스러운 줄은 몰랐다. ‘유리 동생’이라는 순간,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하지만 이 기막힌 타이밍에 여기에 나타난 그녀가 그렇게 예뻐 보일 수 없었다......“라이브야? 사람이 이렇게 많아?”그녀는 카메라에 얼굴을 들이밀며 의아한 척 물었다.“당연하지! 난 천만 가까이 되는 팬들을 거느리는 언니란다!”의기양양하게 말을 마친 그녀는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급히 자세를 낮췄다.“우리 둘 사이가 좋은 걸 팬들이 알잖아. 너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며 도와달라고 나한테 SOS하더라고.”“곤란이 생기면 터놓고 함께 해결하면 돼! 대중들의 눈은 밝아서 절대 누군가를 편애하지 않을 거야.”“.....
“이런 일도 있다고?”“이건 병원이라고 할 수 없어.”“너무하네! 우리도 피할 수 있게 어느 병원인지 알려줘요.”“법률 어느 조항에 병원을 옮기면 안 된다고 했나요!”“아아아아, 유일하게 내가 봤던 그 의사 선생만 잘생겼나요?”“......”팬들만 송이혁의 외모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조보희도 송이혁에게 꽂혀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심지어 강유리가 옆에서 뭐라 하는지조차 들리지 않았다. 여기에 온 목적까지도 까맣게 잊고 말았다.조보희는 그저 송이혁이 욕심이나 게걸스럽게 입맛만 다시고 있었다.간단명료하게 말을 마친 강유리가 고개를 돌리니 보이는 이런 조보희의 모습에 웃음 절로 났다.“침 좀 닦아.”조보희는 무의식적으로 입을 쓱- 닦다가 갑자기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두 눈을 치켜뜨고 강유리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그녀를 비웃는 것조차도 귀찮았던 강유리는 계속해서 지휘했다.“우리 성 회장님이 화면에 잡힐 수 있게 카메라를 여기로 돌려줘! 비록 이렇게 강압적으로 할 건 아니지만 직접 여기까지 오셔서 저의 결정을 응원하시니, 이 자리를 빌려 친애하는 저의 아버지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그녀는 담담한 말투로 간결하게 말했다. 그렇게 성홍주의 머리에 차마 벗을 수 없는 그럴듯한 모자가 씌워졌다. 이렇게 된다면 반대하고 싶어도 반대하지 못하게 됐다.그는 카메라를 향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그리고는 돌아서며 낮게 입을 열었다.“강유리!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달콤한 미소를 장착한 강유리는 고개를 살짝 돌려 낮게 대답했다.“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자애로운 아버지’란 타이틀을 기꺼이 사양하시겠어요?”“......”성홍주는 아무 말도 못 했다.원하지 않아도 사람은 풀어줘야 했다.병원 원장은 정중히 사과하며 주치의의 독단적인 행위여서 병원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버벅거리며 사후에 꼭 잘 조사하겠다고 했다.그리고 신속히 전원 수속을 준비해 문 앞까지 직접 배웅했다.병원 문 앞.이미 도착
시간의 도움으로 조보희가 어떤 사람인지 강유리는 너무 잘 알게 되었다.잘생긴 남자를 보면 눈을 떼지 못하는 그녀였다.좀 전에는 화가 난 나머지 이성을 잃었던 것 같다. 그저 그녀에게 분 풀이를 하고 싶은 마음뿐이어서 옆에 누가 있던지를 신경 쓰지 못한 것 같다.아니나 다를까 씩씩거리던 그녀는 송이혁을 보고는 갑자기 얼어붙었다. 그리고 티 나게 돌변하며 몸을 배배 꼬기 시작했다.“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폐를 끼친 것 같아 저녁에 밥이라도 대접하고 싶어요.”애교 넘치는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조금전 고래고래 소리 지르던 사람 같지 않았다.강유리는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으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었다.송이혁도 마찬가지였다.그는 입꼬리를 올리고 한참 뒤에야 강유리를 보며 입을 열었다.“친구분이 독특하시네요.”“친구 아니에요!”“누가 친구래요!”두 목소리는 달랐으나 전달하고 있는 뜻은 같았다.아니꼽게 조보희를 흘기고 상관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이는 강유리였다.“난 아직 일이 남아 있으니까, 너와 남신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겠어.”말을 마친 그녀는 송이혁에게 가볍게 인사하며 먼저 병원의 남은 절차를 밟으러 갈 테니 그가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면 다시 얘기하자고 했다.돌아서던 강유리는 조보희의 눈이 부신 옷차림을 보고는 결국 참지 못하고 한마디 덧붙였다.“옷은 예쁜데 목걸이랑은 맞지 않아.”“......”조보희는 순간 흠칫하더니 얼굴이 시뻘개지며 빽- 소리 질렀다.“별꼴이야! 내가 어떻게 입고 싶으면 어떻게 입는 거지! 넌 날 질투하고 있는 거지!”예상에 적중한 반응이었다. 강유리는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저 느긋하게 돌아서 갔다.그 미운 뒷모습이 시야에서 점점 멀어지고 나서야 조보희는 안정을 되찾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재빨리 ‘교태’를 장착했다.“차를 가지고 오셨나요? 우리 어떻게 갈까요?”잠시 말이 없던 송이혁이 되물었다.“아가씨는 차를 가지고 오셨나요?”조보희의 눈이 순간 반짝였다.‘이건 거절이 아니고 동의한 거 맞지
그들은 육 씨 세 번째 안주인의 자식들이었다.육경민은 서울에서 유명한 바람둥이였다. 꽃밭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그는 하루가 멀다 하게 여자친구를 바꾸었다.육미경은 학생인데 집에서 금이야 옥이야 키운 공주였다.두 사람은 늘 잠자코 있었지만 육시준을 반대하는 일에서는 둘이 꼭 한편을 먹었다. 그리고 기회를 노리다가 트집을 잡았다.육경서는 조용히 있는 편이었지만 그 말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형수는 똑똑하고 참한 사람이에요. 누구 여자친구들처럼 육 씨 가문에 들어오려고 애쓰지 않는다고요.”육경민의 전 여자친구가 가문의 연회장에 와서 큰일을 저지른 바람에 그의 체면이 구겨졌었다. 늘 새로운 여자들 사이에서 오고 간 후과였다.이 일은 세 번째 부인의 치욕이라 그런지 육경서의 말에 모두 안색이 어두워졌다.“너!”육경민이 뭐라하기도 전에 룸의 문이 열리고 육시준이 들어왔다.모두들 고개를 번쩍 들고 그의 뒤에 따라들어오는 사람을 보고 싶어 했다.그의 부모님 얼굴에는 기대감이 서려있었다.하지만 육시준은 혼자였다.“유리는 일이 있어서 못 와요. 대신 유리가 두 분께 드리는 선물 제가 집에 갖다 놓았어요.”그는 담담하게 해석했다.하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육경민은 불현듯 뭔가 생각난 듯 말을 꺼냈다.“형, 우리를 속인 건 아니지? 할아버지가 손자며느리를 얼마나 보고 싶어 하는지 알면서! 그래서 일부로 거짓말한 거야?”70여 살 된 육청수는 나름 신경 쓴 복장으로 테이블센터에 앉아있었다. 늘 차분하고 눈빛이 날카로운 육청수는 그의 말에 표정이 어두워졌다.헛기침을 한 육청수는 육시준의 아버지에게 삿대질을 하며 눈을 부릅 떴다.“내가 뭐랬냐? 저번에 만난 그 여자애하고도 아무런 느낌이 없다 해놓고 갑자기 결혼을 해? 누구랑 결혼을 해! 다른 여자하고 눈이라도 맞았다는 거냐?”지난번 소개팅이 허무하게 끝이 난 바람에 육청수는 화가 잔뜩 치밀어 올랐지만 육시준이 결혼했다는 소식에 반신반의해하며 가족모임에 참가한 것이다.그런데
그는 눈에 빛이 반짝이는가 싶더니 갑자기 화가 난 말투로 말했다.“결혼반지까지 껴서 이 늙은이를 속일 셈이냐? 이제는 거짓말도 진짜처럼 하는구나!”육시준은 물컵을 놓고는 똑바로 앉았다.“할아버지도 아시다시피 저는 신경 쓸 가치도 없는 일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습니다. 거짓말할 필요는 더 없고요.”그는 손에 낀 반지를 만지작거렸다.“너 이놈!”“결혼한 건 사실이지만 할아버지의 요구와는 상관없이 온전히 제가 하고 싶어서 한 겁니다. 제 아내가 일이 있어서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이것 말고는 제가 딱히 잘못한 게 없습니다.”육시준의 차분하고도 확고한 목소리는 룸 안에서 울려 퍼졌고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제가 육 씨 가문에 먹칠을 했다고 생각하시면 저의 권력을 도로 회수하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인 생활에 지나치게 관여하지도 말아주세요.”룸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한 채 그를 바라보았다. 그들도 육시준이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사람들의 인상 속에 그는 과묵한 성격에 효성이 지극하고 육청수의 요구에 걸맞은 사람이 되려고 최선을 다했었다.육경민은 그가 육청수의 환심을 사려고 그러는 줄 알고 허위적인 사람이라 생각했었다.하지만 그의 말을 들은 육경민은 그의 신분과 지위로는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육 씨 가문에서는 육시준을 자랑으로 삼지만 육경민은 아니었다.육청수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고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내가 제일 자랑스러워하던 손자가… 내 말에 따르던 손자가 나더러 그의 개인적인 생활에 관여하지 말라고 하다니! 이런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개인적인 생활이라… 그에게 있을 수 없는 것이다!그는 육 씨 가문의 사람인데 이런 무책임한 말을 하다니!육청수는 목덜미를 잡고 한바탕 욕하려고 하자 육경서가 제꺽 화제를 돌렸다.“뭔 거짓말이에요! 장난은 이쯤 하는 걸로 합시다. 형수가 갑자기 일이 생겨서 나가는 바람에
육시준은 그의 평가를 칭찬으로 받아들였다. 입꼬리를 올린 그는 본론부터 얘기했다.“그래서 그 일은 잘 마무리했고?”“그럼! 금방 끝냈어. 최대한 빨리했는데도… 강유리 씨 외할아버지… 아니, 이제는 너의 외할아버지이기도 하네. 아무튼 상황이 좀 복잡해.”송이혁은 하고 싶은 말이 많았으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그의 추측에 의하면 이것은 가족 사이에 유전으로 생긴 병이 아니라는 것이다.육시준의 눈빛은 어두워졌고 목소리도 엄숙해졌다.“네가 고생이 많다. 어떤 문제가 있거나 소식이 있으면 유리한테 연락해 줘. 그리고 유리가 결정하도록 해.”송이혁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그의 태도에 놀라서 반응하지 못했던 것이다. 송이혁은 장난 섞인 말투로 물었다.“진짜 사랑하나 보다. 이렇게까지 신경 써준다고?”“내 아내한테 신경 쓰지, 그럼 너한테 신경 써줄까?”“쯧쯧. 네가 여자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아무리 강 씨 아가씨가 똑똑하긴 해도 여러 방면으로 비교해 보면 네가 훨씬 아까운데. 뭘 보고 결혼한 거야?”“송 닥터, 지금 내 아내를 비하했어?”그의 차가운 목소리는 송이혁에 대한 명백한 경고였다.송이혁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대단하다. 이 기계 같던 인간이 점점 사람 모색을 갖춰가고 있어.자신의 아내를 감싸고 들다니.그들이 알고 지낸지 오래되었지만 송이혁은 그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송이혁은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래, 내가 말실수했다! 충고 하나 하는데, 너의 할아버지 앞에서는 이런 모습 보이지 마! 할아버지가 너더러 결혼하라고 했지, 여자 때문에 흔들리라고는 안 했다? 알지?”“아는데 이미 늦었어.”“어?”이게 무슨 말이지? 가족모임에서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거야?육경서한테 전화해서 물어봐야겠다!어젯밤, 육시준이 그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그더러 강학도의 병을 봐달라고 했다. 그것도 하필 오늘 말이다.그의 끈질긴 질문 끝에 육시준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육시준은
육경서는 육 할아버지를 집으로 바래다준 뒤 부모님을 육 씨 가문의 저택으로 불렀다.거실 정밀하고 예쁘게 포장된 선물 세트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쌓여 있는 선물 뒤로 두 어르신이 놀라움에 석고상처럼 굳은 채 앉아 있었다.육모는 탐색하는 눈빛으로 말했다. “아무리 봐도 선물이 시준이 스타일이 아닌데! 얘가 이런 걸 어떻게 준비했지? 화장품도 있어?”육부는 입을 삐죽하며 한참을 생각하더니 말했다.“비서가 준비했을 수도 있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비서가 준비한 영양제를 받아본 적이 있어요? 심지어 이런 기능이 있는 걸.”육모는 정교하게 포장된 영양제 박스를 들고 약간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강유리는 이 방면에 관한 연구는 별로 없었지만, 이전에 외할아버지께 사드렸었는데, 전부 노인들의 심장 방면이었다.등급이 낮진 않지만, 목적성이 너무 강하고 적용 연령도 매우 특수했다......육부는 적용 대상를 보며 고개를 돌려 육경서에게 시선을 돌렸다. “혹시 너희 할아버지를 위해 준비 한 게 아닐까?”육경서도 이 화려한 물건들을 쳐다보며 놀란 표정으로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가, 할아버지 선물은 계획하지도 않았어!”“......”육부와 육모는 침묵했다.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더니 육모가 자리에서 일어나 육경서 곁에 앉았다. “경서야, 네 형이 네 할아버지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거 아니야? 오늘 가족 연회에서, 무슨 뜻이야?”“그냥 그런 뜻을 표현한 거에요. 무슨 문제 있어요?”육경서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며 두 사람의 표정을 살폈다.육부의 얼굴은 침착했고, 육모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네 할아버지는 줄곧 이렇게 너희에게 요구가 높았지. 하지만 할아버지도 모두 LK그룹 전체를 위한 것이니 너희도 나쁘게......”“엄마, 형이 억압당하게 내버려뒀기 때문에 지금 이런 성격이 된 거에요!”“그만 해! 무슨 억압? 어떻게 네 할아버지를 그렇게 말할 수 있어?”육부는 그를 큰소리로 제지했고, 말투에는 불쾌함이 묻어났다.
“......”육시준은 잠시 멈칫했다. “네가 정성스레 고른 건데 안 좋아하실 이유가 없지.”육시준의 말투에는 자신감 있는 확신이 묻어났고, 바로 말을 돌리며 물었다.“외할아버지 상황은 어때? 병원은 잘 옮겼어?”강유리는 살짝 눈썹을 찡그렸다. 그녀가 정성스레 준비한 선물은 맞지만, 이런 어정쩡한 대답은 조금 성의가 없어 보이는데?몇 마디 추궁하고 싶었지만, 외할아버지 얘기에 그녀는 신이 나 오후에 있었던 일을 득의양양한 말투로 생생하게 설명했다.송이혁이 봤던 사악하고 영리하게 승리를 확신하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육시준 앞에서의 그녀는 밖에서 싸워서 이기고 집에 돌아와 신이 나서 칭찬을 구하는 어린애 같았다.육시준은 자신의 생각이 웃겨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맞아, 아주 똑똑해”강유리는 멈칫하더니 갑자기 그를 빤히 쳐다봤다.육시준은 그제서야 자신의 행동이 너무 다정했음을 의식하고 조금 부자연스럽게 손을 뗐다......“이상한데,내가 병원 옮긴 일은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강유리는 의아한 말투로 물었다.“오후에 외출할 때 우리 외할아버자가 병원을 옮긴다고 말한 적 없잖아!”송이혁의 제안으로 오늘 병원을 옮기는 것은 임시로 결정한 일이었다.그가 진료를 맡을 수 있다고 한 이상 그녀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병원을 옮겨야 했다.육시준은 말문이 막혀 몇 초 동안 멍하니 반응을 못 했다. 육시준도 자신이 이런 초보적인 실수로 폭로될 줄은 몰랐다.차안은 이상한 고요한 기류에 빠졌다.임강준은 자신의 회장님이 곤경에 처한 것을 느끼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사모님, 죄송합니다,제가 대표님한테 얘기했습니다. 조보희 씨 라이브 방송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 많은 사람이 이 일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뿐만 아니라 터무니없게도 어울린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송이혁 같이 모시기 어려운 사람이 직접 방문해 강학도의 진료를 봐줬다.모두가 한결같이 두 사람 사이에 뭔가 있을 거라고 의심했다.물론, 이 일로 인해 조보희는 또